2019-05-19

칭화대 동문들 “‘중 국력 미 추월’ 주장하는 후안강 해임하라” : 중국 : 국제 : 뉴스 : 한겨레



칭화대 동문들 “‘중 국력 미 추월’ 주장하는 후안강 해임하라” : 중국 : 국제 : 뉴스 : 한겨레




칭화대 동문들 “‘중 국력 미 추월’ 주장하는 후안강 해임하라”

등록 :2018-08-03 13:26수정 :2018-08-03 16:30


후 ‘중국 종합국력 미국 추월’ 주장에 ‘엉터리 연구’ 비난
시진핑·리커창 등 중국 지도부 직접 대면하는 유력 학자
미-중 무역전 이후 중국 ‘굴기론’보다는 ‘경계론’이 힘 얻어


후안강 칭화대 교수. 한겨레 자료중국의 국력이 미국을 추월했다고 주장해온 후안강(65·사진) 

칭화대 교수에 대해, 칭화대 동문들이 “그의 관점은 정책에 잘못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해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2일 중국 최고 명문 칭화대 동문들이 이 대학 추융 총장에게 보내는 ‘호소문’이 화제가 됐다. 이날 저녁까지 서명한 적어도 1천명은 대부분 1980년대 졸업한 이들이었고, 재학생도 눈에 띄었다. ‘후안강의 칭화대 국정연구원 원장 및 교수 직무 해임 호소문’이란 이 글은 “납세자들의 연구 경비로 상식에 어긋나는 연구 결론을 내면서 모교의 명성을 더럽혔다”며 후 교수의 해임을 요구했다.
호소문은 후 교수가 엉터리 연구로 중국 지도부와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난했다. 그가 미국과 중국의 국력을 비교한 것은 “결론을 위해 지표를 만들면서 식자들의 웃음을 샀다”고 했고, ‘군사자원=병력 수+군사지출’이라는 모델로 분석한 군사력 비교는 “만약 이렇다면, 긴 창과 큰 칼에 장수만 있으면 백전백승이란 뜻인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호소문은 그가 주장했던 ‘중국 종합국력 미국 추월’이 “위로는 국가 정책을 그릇되게 만들었고, 아래로는 많은 백성들을 현혹시켰으며, 멀리는 다른 나라의 경계심을 불러왔고, 가까이는 이웃나라들의 공포를 일으켰으니, ‘국가와 백성을 망쳤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글이 나온 뒤 후 교수는 언론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후 교수는 2016년 중국이 이미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이자, 최대 수출입국가, 최대 규모 경제국가가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 강좌에선 중국의 종합국력이 미국을 추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 교수는 중국과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후 과정 연구를 했으며, 2000년부터 칭화대 국정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그의 보고는 중국공산당에 여러 차례 보고됐으며, 중국 최고지도부의 학습회의인 중난하이 좌담회에 초청되는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과 직접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도 중국의 유력한 학자로 여러 차례 소개돼온 후안강 교수는, ‘국수주의’ 여론의 선봉에 서있는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 중국과학원 산하 반도체칩 브랜드 룽신의 책임자로 중국이 세계 반도체 기술을 선도한다고 주장하는 후웨이우 등과 함께 묶어 ‘3후’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사회에서는 중국의 ‘굴기’(떨쳐 일어남)를 강조하는 후 교수 같은 인물보다는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정보통신(IT) 기업 중싱(ZTE)이 핵심기술의 부재 탓에 미국의 제재로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등 ‘아직은 아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현실이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달 세 차례 연재된 기사에서 중국의 성과와 역량을 과장하는 일부 보도가 “허황된 이야기로 국가를 공격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류야둥 <과기일보> 총편집은 한 포럼에서 “과학 분야에서 중국과 서방 선진국의 차이는 좁혀지긴커녕 오히려 커졌는데, 일부 인사들은 중국이 세계 최고를 달성한 양 떠든다”고 비판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을 맡았던 룽융투 전 수석대표는 지난 2월 “(중국은) 발전도, 개개인의 소양도, 종합국력도, 미국과 비교하면 아주 큰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긴박감과 위기감을 갖고 세계 선진 수준을 부단히 쫓아가야 하며, 득의양양하며 스스로 즐거워해선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china/856114.html#csidx2ad8fddcba9399d980fdb5b14cf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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