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0

알라딘: 군대를 버린 나라 -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평화 이야기



알라딘: 군대를 버린 나라 -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평화 이야기




군대를 버린 나라 -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평화 이야기
아다치 리키야 (지은이),설배환 (옮긴이)검둥소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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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버린 나라 -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평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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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본
208쪽


책소개
행복지수 세계 1위, 민주주의가 꽃피는 나라, 미주 대륙의 스위스, 중남미의 우등생, 인권 공헌 국가, 에코투어리즘의 메카, 마치스모(남성 우월주의)를 극복하고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나라……. 중남미에 위치한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를 설명하는 수사들은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코스타리카를 지탱하는 힘의 근원은 군대를 버린 나라라는 데 있다.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축으로 양분되어 대립하던 1948년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중남미 화약고에서 코스타리카는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게 ‘군대 폐지’를 선언한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드는 지혜와 용기를 실천한 코스타리카, 군대를 버려 평화를 얻은 이 작은 나라의 평화 문화를 탐색했다.

코스타리카의 평화 문화에는 민주주의, 인권, 환경이라는 주요 키워드가 숨어 있다. 사회의 군사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민주화라고 보고 공평하고 공정한 선거 제도를 구축하는 데 부심해 왔던 코스타리카는 어린이들의 정치 참여를 중시하고 교육 안에서도 이를 실천해 왔으며 자국뿐만 아니라 중앙아메리카의 민주화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인식과 실천은 인권과 환경 분야에서도 놀랄 만큼 선진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교도소, 헌법 소법정, 무상 의료 등에서 살펴본 인권 현황과 에코투어리즘의 메카가 되면서 생활이 풍족해졌음에도 ‘푸라 비다’ 즉 소욕지욕의 삶을 실천하는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모습에서 평화 문화의 근간을 엿볼 수 있다.



목차


서문 코스타리카에 숨 쉬는 ‘평화’의 가치관 5

제1장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친 사람들 15
왜 ‘코스타리카’인가? 17|낙원으로 어서 오세요!­자, 코스타리카로 22|취객도 국회 출입 가능? 24|고만고만한 것이 최고­코스타리카 풍의 평화 비결 28|산다는 것­‘심층 문화’를 알기 위해 36

제2장 코스타리카 약사 41
1. 문명과 동식물의 ‘교차점’­선사시대 43
2. 빈곤과 고립­유럽인의 아메리카 대륙 진출과 식민지화 47
3.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의 독립, 그리고 커피, 바나나­중앙아메리카 연방 결성에서 내전 전야까지 51
4. 코스타리카 현대사­‘군대를 버린 나라’의 발자취 56
내전 이후 ‘군대를 버린 나라’로­굴러든 호박? 56|내전 후의 혼란기에 일어난 무력 분쟁 63|칼데론의 재역습 65|니카라과 내전과 〈적극적 영구 비무장 중립 선언〉 68
5. ‘군대를 버린 나라’의 사상 74
평화란? 77

제3장 평화의 주춧돌로서 민주주의 83
1. ‘행복한 민주적 제전’인 선거 87
2. 특이한 선거 시스템­‘제4의 권력’ 선거최고재판소 91
3. 선거와 아이들 94
4. 당신은 누구에게 한 표를 던지나요?­어린이가 만드는 모의 선거 98
5. 학내 선거와 민주주의 교육 107
6. 선거 외교와 ‘평화의 수출’ 111

제4장 인권 선진국으로서 코스타리카의 실정 115
1. 콘크리트 담이 없는 교도소 118
2. 아이들도 위헌 소송을 하는 헌법 소법정 125
3. 치료비가 전혀 들지 않는 무료 병원 132
4. 인권 외교에 의한 국제 호소 137
5. 코스타리카 국내의 인권 현황 140

제5장 ‘환경 선진국’을 향하여 145
1. 환경 파괴와 자연보호 147
2. 에코투어리즘의 메카, 몬테베르데 자연보호 구역 149
깊은 숲 속, 깊은 해저 153|삼림과 함께 살다­산타 엘레나 협동조합 159|여성의 자립과 자연환경­카셈CASEM의 사례 163
3. 바다거북의 요람­토르투게로 국립공원 172

제6장 코스타리카의 평화 문화 183
군대를 잊은 사람들 185|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 189|‘점’의 평화와 ‘선’의 평화 192|‘통합적 가치관’으로서 평화 195|평화와 건강의 유사점 198|푸라 비다­순수하고 소박한 생활과 인생 200

후기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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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서문에서 -

군대를 버린 나라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대단히 중시한다.
수도 산호세 시에서 만나 어느 할아버지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불완전하다’고 평가했다.
“저들의 대통령을 보세요. 항상 많은 무장 경비원을 줄줄이 데리고 걷잖아요.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아침 일찍 저쪽 근처 공원을 혼자서 조깅하거나
휴일에는 가족끼리 해변에 가거나 해요. 그것이 차이지요.
민주주의와 군대는 서로 양립하지 않는 것이에요.
만일 군대가 있으면 거기에 진정한 민주주의는 없어요.”
이러한 사고방식부터 해석하지 않으면
‘군대를 버린 나라’의 진정한 모습은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그들이 두뇌 속 사고 회로는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일까?
코스타리카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화’란 어떠한 것일까?
그것이 이 책의 일관된 물음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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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아다치 리키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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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연구자인 아다치 리키야는 리쓰메이칸대학 대학원 국제관계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부터 코스타리카에 머물며 국립 나시오나르대학 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했다가 2000년에 중퇴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군대를 버린 나라> 어시스턴트 프로듀서로 일했고, 지금은 평화 여행 기획, 평화 문제와 교육 문제 등에 관한 집필, 강연, 워크숍을 하며 ‘피스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평화를 만드는 교육》(공저), 《비무장 국가》 등을 펴냈다.



최근작 : <군대를 버린 나라>

설배환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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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동양사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몽골역사연구소와 서울대 역사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너는 행복하니?>, <작은 나라 큰 기적>, <군대를 버린 나라>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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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사회의 군사화’를 거부한 코스타리카
군대를 버려 평화를 얻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전운이 감도는 지역에서 평화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코스타리카는, 동쪽으로는 미국의 20세기 최대 이권 가운데 하나였고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가장 중요한 거점의 하나였던 파나마 운하가 인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지진과 내전, 계속되는 거대한 태풍 등의 영향으로 빈곤에 허덕이며 심각한 채무 상태에 빠져 있는 니카라과가 있었다. 간단히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접경 지역에 위태위태한 나라들과 이웃하고 있는 형국. 이 밖에도 36년 동안 내전을 벌인 과테말라 등 그야말로 화약고라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코스타리카는 ‘군대 폐지’를 선언했다. 1948년의 일이다.
당시 국제 관계는 군사력의 상호 균형에 의해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억지 이론’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억지 이론의 커다란 속임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상대방의 힘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자국은 상대국보다도 강한 군사력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데, 상대도 똑같은 것을 생각하므로 항상 자국에 이로운 쪽으로 균형을 잡으려고 군비 확대가 끝도 없이 계속되는 것, 그 결과 시민이 평화롭게 살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자원이 군사 활동으로 흡수되고 마는 ‘사회의 군사화’가 전개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으로 양분된 국제정치의 장에서 ‘세계의 상식’을 전면 부정하고 비무장을 감행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억지 이론을 부정하려고 하면 자기 진영에서 적대시되고, 수장인 미국이나 소련에 의해 짓밟히게 되는 것이 예사였다. 현실적으로 냉전 시대에 중남미에서 미국에 의한 직간접적인 군사적 개입이 없었던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코스타리카는 비무장을 감행했던 것이다. 그러하기에 저자는 “군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자꾸 의심하게 되고 도리어 전쟁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군대를 갖지 않는 것이 최대의 방위력이다.”라고 말하는 코스타리카 사람들을 안데르센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에서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소리치던 아이에 비유한다.
군대 폐지를 선언한 코스타리카는 이후 군대에 들일 비용을 민주주의, 인권, 환경 분야에 투입했고, 2009년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이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세계 143개국 중 1위에 올랐으며, 지난해에는 마치스모(남성 우월주의)를 극복하고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기도 했다. ‘미주 대륙의 스위스’, ‘중남미의 우등생’이라 불리는 코스타리카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군대를 버려 평화를 얻은 산증인이다.

민주주의, 인권, 환경 선진국 코스타리카
이웃 나라까지 평화로 물들이다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 외곽 슬럼가에서 만난 초등학교 5학년 소녀에게 “평화가 뭐니?”라고 묻자 소녀는 망설이지 않고 “민주주의, 인권, 환경”이라고 답한다. 저자는 코스타리카의 평화 문화를 민주주의, 인권, 환경을 키워드로 탐색한다.

‘민주주의’는 평화의 주춧돌, 아이들도 정치에 참여하는 나라
코스타리카에서 민주주의는 평화의 주춧돌로서 기능한다. 평화의 개념을 ‘폭력의 부재’에 국한시키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즉 즐거움, 기쁨, 행복,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한데 묶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코스타리카에서 선거는 그야말로 ‘행복한 민주적 제전’이 된다. ‘선거=민주주의=평화=행복’이라는 구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코스타리카에서는 아이들도 선거와 친숙하다. 정당 집회에서 발언을 하거나 노래, 연극으로 정당 집회에 참여하기도 하고, 국정 선거를 치를 때는 ‘미성년자 투표’인 모의 선거를 통해 정치에 참여한다. “아이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이 제도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민으로서 자각을 하고 어려서부터 정치에 참가하는 것이 중요해요.” 모의 선거의 운영 주체도 아이들인데, 모의 선거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린이회나 학생회 선거를 할 때도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치른다. 아이들 스스로 선거 재판소를 설치하고 선거를 운영하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정당을 조직하여 독자적인 정당 이름을 내건다. 아이들은 강령을 작성하고 정당의 색깔을 정하며 공약을 발표하고 대표를 선정하여 후보자로 삼는다. 아이들의 자기 결정권을 중시하는 것이다. 코스타리카의 첫째 교육목표는 ‘가치관으로서 민주주의’인데, 민주주의가 평화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교육행정 안에서도 인지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사회의 군사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민주화라고 보고 공평하고 공정한 선거 제도를 구축하는 데 부심해 왔던 코스타리카는 중앙아메리카의 민주화에도 기여했다. 주변 여러 나라의 정치적 불안이 자국의 안전보장과도 관련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각국 선거 담당자를 초빙하여 코스타리카의 선거 시스템을 보여 주었는데, 이를 어떤 이는 ‘평화 수출’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교도소, 헌법 소법정, 무료 병원 등으로 돌아본 ‘인권 선진국’으로서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는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로 콘크리트 담이 없는 교도소를 들 수 있다. 교도소는 아담한 주택지 같은 모습이고, 수감자들은 죄수복이 아닌 일상복 차림이다. 화단 옆에는 공중전화가 놓여 있어 수감자들은 자유롭게 전화를 할 수 있다. 교도소 안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미술 같은 예술 분야나 컴퓨터 등 전문 분야도 배울 수 있다. 직업을 갖지 못하고 일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지냈던 사람들이 많기에 교도소에서는 작업장에서 만든 것을 적정 가격으로 판매하여 수입을 가족에게 보낼 수 있게 했다. 기술을 익히고 싶으면 초빙된 외부 강사가 정성껏 가르쳐 준다.
코스타리카는 인권에 대한 몰이해, 특히 자신에게 어떤 인권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 그들을 범죄자로 내몬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갱생의 첫걸음은 자기 인식, 자기 평가, 자기 긍정, 그리고 자기 존경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수감자 자신의 인권이 존중되는 장을 보장해 줌으로써 기본적 인권이라는 것을 체감시키고 그것을 정착시킴으로써 갱생과 사회 복귀를 독려하는 것이다. 교도소는 범죄자의 속죄의 장이면서 동시에 인권 교육의 장이라는 점을 코스타리카는 여실히 보여 준다.
코스타리카의 헌법 소법정은 인권을 구제하는 문제의 시작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이 법정의 특징은 원고 적격성을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이든 외국인이든 누구라도 제소할 수 있고, 실제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제소하여 승소한 사례도 있다. 자동차로 통근하던 초등학교 교장이 아이들의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삼겠다고 고지하자 놀이터를 빼앗기게 된 어린이들이 아동권리조약에 명시된 ‘놀이할 권리’가 침해되었다며 교장을 제소했고, 심리 결과 교장은 별도의 주차 공간을 찾아야 했다. 한 고등학교에서 장발을 이유로 등교를 금지당한 학생이 교육받을 권리를 방패 삼아 교장을 고소했고, 이 역시 학생이 승리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전쟁을 시작했을 당시,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윤리적 지지’를 선언했는데 이에 격분한 몇몇 국민들이 헌법 소법정에 제소했고,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위헌 판결을 받아들여 미국 지지를 철회한 일도 있다.
인권 선진국으로서 면모를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무상 의료이다. 코스타리카의 국립병원은 보험료 납부 여부와 상관없이 국적과 상관없이 환자라는 환자는 다 받아들인다. 의료는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들만의 특권도 아니고, 국적 보유자만의 것도 아니라는 점, 생명과 건강에 경중은 없고, 기본적 인권이란 본질적으로 보편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국가 정책과 제도 속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1960년대 유엔총회에서 국제연합 인권 고등판무관 직위를 설치할 것을 제안하고, 핵무기 금지 조약안을 제출하고, 1980년에는 아메리카 대륙 인권 재판소를 유치한 코스타리카는 NGO와 국가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면서 세계를 주도하는 ‘인권 공헌 국가’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고, 국제사회에서 ‘코스타리카 지지자’를 늘려 나가고 있다. 이것이 코스타리카에 하나의 ‘방위력’이 된다.
물론 코스타리카에도 마치스모라 불리는 남성 우월주의, 선주민 문제, 고령자 인권 문제 등이 있다. 그래도 인권이란 보편적인 것이며 평화를 구축하는 가치관의 하나라는 사상과 다양한 대응 방식은 우리가 참고할 만한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푸라 비다’ 소욕지욕의 삶을 실천하는 ‘환경 선진국’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환경’이다. 코스타리카는 세계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환경 파괴에 의해 많은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파괴한 결과 수원이 고갈되는 등 일상생활에 영향이 나타나게 되자 환경을 보호하고 보전하는 움직임을 전국으로 진행하여 마침내 ‘환경 선진국’으로 불리게 되었다. 특히 몬테베르데 자연보호 구역은 코스타리카에서도 가장 먼저 자연이 조직적으로 보호된 곳 중 하나이다. 몬테베르데 자연보호 구역과 바다거북의 요람 토르투게로 국립공원은 에코투어리즘의 메카로서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주민들은 생태 관광 산업으로 생활환경이 다소 향상되고 안정을 찾았지만 소박한 삶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개발에 지나치게 경도되면 실패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현지 주민, 관광객 삼자가 함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형태를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계속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이 진로를 결정하다
‘피스 코디네이터’가 된 열네 살 소년의 평화 감수성

이 책을 쓴 저자 아다치 리키야는 현재 ‘피스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코스타리카 전문가이다. 열네 살 중학교 3학년 사회 수업에서 코스타리카가 군대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코스타리카에 관심을 갖게 된 저자는 열아홉 살이 되었을 때 우연한 기회에 코스타리카로 여행을 하고, 그 경험에 이어 2년 동안 코스타리카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사고방식, 곧 가치관과 문화를 면밀히 살핀다. 코스타리카의 평화 문화의 근간이 되는 민주주의, 인권, 환경 분야에 대해 살핀 후 통합적 가치관으로서 평화 의식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험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군대를 버린 나라> 제작에도 참여했고, 지금은 평화 여행을 기획하고 평화 문제와 교육 문제에 대해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평화 활동가로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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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bookple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군대를 버린 나라...세계가 모두 이렇게 되면 그것이 진정한 평화의 확신이 아닐까요.
나침반 2012-05-12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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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간결하게 군대와 민주주의에 대하여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sijifs 2014-12-13 공감 (0) 댓글 (0)
Thanks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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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추구하는 가치관




부국강병의 기치를 바람직한 국가관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군대를 버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군대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인구규모가 꽤 큰 코스타리카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움과 특별함으로 다가옵니다. 저자 아다치 리키야에게 코스타리카의 존재는 흥미 그 이상의 것이였을지도 모릅니다. 일본과 코스타리카는 국제적으로 군대가 없다고 공인된 나라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과정은 매우 달랐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자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코스타리카에서의 삶을 택했습니다. 일본의 헌법 9조(평화헌법)이 사실상 무력화된 지금, 저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군대가 없다면 어떤 일이 가장 우려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물리적 힘을 가진 상대방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점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대응은 힘엔 힘으로, 군대엔 군대로 대응하는 억지이론입니다. 냉전, 핵무기, 대부분의 국가가 선택하는 억지이론을 코스타리카가 선택하지 않은 것엔 흥미로운 근현대사가 있습니다. 파나마와 니카라과 사이에 있는 코스타리카의 근현대사에 내전이 있었습니다. 정통성은 있지만 물리적 힘이 없던 울라테와 군대를 가지고 국가를 지배할 수 있었지만 정통성이 없었던 피게레스의 내전은 군사력이 있었던 피게레스가 군대 폐지를 천명함으로써 종식됩니다. 군대 폐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함으로서 미국의 개입을 피하려는 의도였다는 해석이 있지만, 스스로 보유한 군사력을 폐기한다는 결정은 꽤 흥미롭습니다.

그 외에도 외부의 침략이 두 번, 이웃나라에서 발생한 내전의 불똥이 튄 것이 한 번 있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국가들의 역사 속에서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스스로 무기를 들거나, 강력한 독재자가 출현하는 등의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모두 국제기구에 호소함으로서 외적을 물러나게 합니다. 사실상 미국의 군사력을 이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스스로 무기를 들지 않는 불안함을 극복해낸 역사는 여전히 인상적입니다. 이후 코스타리카는 중립을 유지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로서 나선다는 외교정책을 통해 다른 나라의 침략을 억제합니다. 중립선언은 스스로 군대를 버린 나라이기에 더 설득력이 높습니다. 인권과 평화, 환경에 관한 국제기관 본부와 사무국을 자국에 유치하기도 합니다.

사회에 불만이 있는 사람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과도한 민족주의나 국가주의에 심취해 역사를 날조하고 강력한 국가를 원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코스타리카의 문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군대를 버렸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민문화에 있습니다. 군대를 보유하는 것은 민주주의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코스타리카 사람들이 가진 민주주의, 인권, 성, 환경 등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취급되는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가치관입니다. 민주주의는 당연하면서 즐거운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쟁취해야 한다는 사상적 기반은, 민주주의에 해가 된다고 판단하는 군대의 보유에 적극적 반대로 이어집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학내 선거를 통해 스스로 정당을 조직하고 선거를 치른 경험을 많은 아이들이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어린이회, 학생회 선거에서조차 입후보라는 것은 극히 일부 한정된 사람들의 '특권'인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제도적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우등생'이나 유명한 학생이 학생회장에 오르도록 만들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서 멀어지고 만다.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데에는 '참여'가 요구되는데,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위임시켜 버리는 것'이 문화로 정착되어 있다. 주종관계가 고정되어 있는 곳에 민주주의는 없다. - p.109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처럼, 코스타리카의 교육과 문화는 민주주의적 행위를 하는것 자체가 즐거움으로 이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코스타리카의 선거는 우리가 생각하는 선거와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코스타리카의 선거는 축제입니다. 만약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가수를 뽑는 행사가 열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최고의 자리에 뽑히기 위해 팬들끼리 홍보전을 펼친다면, 코스타리카의 선거 장면과 유사할 것 같습니다. 코스타리카에선 청소년도 선거의 중심에 있습니다. 부모와 다른 후보라도 소신있게 홍보할 뿐만 아니라, 선거장의 다양한 일을 수행하며, 청소년들의 모의 투표까지 합니다. 이 투표 결과는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국가 정책에 반영됩니다. 국회의원은 재선이 불가능하며, 입후보 비용은 무료라 국민 누구라도 정치인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자동차로 통근하던 교장이 아이들의 놀이터를 갑자기 자기 주차장으로 삼겠다고 고지하였다. 놀이터를 빼앗긴 아이들은 아동권리조약에 명시된 '놀이할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판단하고 교장을 제소하였다. 심리 결과 아이들의 승소가 확정되어 교장은 별도의 주차공간을 찾아야 했다. - p.127


국가제도 또한 이런 문화를 뒷받침해줍니다. 코스타리카의 제4법정은 어린이든 외국인이든 누구라도 제소해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한 대학생이 혼자서 고소장을 작성해 변호사도 고용하지 않고 법원에서 대통령과 싸운 적도 있습니다. 법원은 전원 일치로 대학생의 손을 들어줬고, 대통령은 패했습니다. 권력의 유무에 상관없이 법원은 언제나 옳은 쪽에 손을 들어줄거라는 사회적 신뢰가 있지 않다면, 법원을 나서도 권력이 시민들에게 보복을 가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없다면 대학생이 대통령과 법적 공방을 벌일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코스타리카는 민주주의의 광고탑이다."는 미국 관리의 평처럼, 코스타리카 시민들은 열정적으로 민주주의적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가 민주주의적 가치가 완벽하게 구현된 지상낙원인 것은 아닙니다. 코스타리카에도 남녀차별, 외국인과 내국인 문제, 고령자 문제, 빈곤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평화주의자를 추구하게 되고, 순수하고 소박한 생활이 좋다는 삶의 태도를 염원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군대를 버렸다는 사실을 단순한 특이한 가십으로 바라보지 말고,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넓은 개념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속 움직인다는 사회적 자부심을 가진 코스타리카의 가치관을 일본이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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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선 2016-05-15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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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a Vida(소박한 삶)





코스타리카. 나라 이름은 친숙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다. 콜럼버스가 최초 아메리카에 도착한 곳이 코스타리카였다. 그는 번쩍번쩍 빛나는 금장식을 걸치고 있는 원주민을 처음 만난 후 놀라서 ‘풍족한 해안(Costa Rica)’이라고 그곳을 명명했다, 는 일화가 있다. 일화에서 콜럼버스의 속물근성과 탐욕이 엿보인다. 아무튼,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코스타리카는 북쪽 니카라과와 남쪽 파나마 사이에 있다.





중앙아메리카의 많은 작은 나라 중 단지 비슷한 고만고만한 국가란 선입견을 주는 코스타리카는 알면 알수록 생각보다 많이 달랐다. 그들은 전 세계 동서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던 냉전 시기에 ‘스스로’ 군대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헌법에 넣고 비무장 국가로 선언했다. 사실 일본도 헌법에 군대 폐지를 포함하고 있지만, 자위대가 있다. 그처럼, 코스타리카도 명목상 선언일 뿐 실제 군대는 따로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코스타리카는 군대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 국가에 군대가 어떤 의미를 주는지 생각해 본다면, 정말 놀라운 결정이다. 군대를 타국 침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국가, 대표적으로 미국 같은 나라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의 군대는 전쟁 사전 억제를 타국에 암시하는 상징체계이다. 그래서 끝없는 군비경쟁으로 한 국가의 엄청난 예산이 군대에 쏟아져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적군의 침략이 있으면 국가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있다. 이 책은 코스타리카가 왜 군대를 버렸으면, 실제 외세 침략을 수차례 받았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군대 폐지 역사도 흥미롭지만, 사실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는 국민 대다수의 저변에 있는 가치관이 남다르다. 한 마디로 ‘푸라 비다(Pura Vida/Pure Life)’라고 말하는데, 순수하고 소박한 생활과 인생이란 뜻이다. 무한한 경제성장 같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생각이다. “어떤 나라든 보통 경제성장을 전제로 정책을 구상한다. 어떻게 하면 몇 퍼센트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가, 정당과 이념에 상관없이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목표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코스타리카는 영원한 경제성장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정치에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복지 등 분배 관련 정치적, 제도적 체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잘 되어 있다.


‘코스타리카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당신 국가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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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6-01-10 공감(7)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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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구타? 군대를 아예 없애면 돼




얼마 전 우리나라는 병영 구타로 모두가 곤혹을 치뤘다. 물 폭탄과 무상급식과 한진중공업사태 때문에 잠시 그것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하다. 하지만 군대가 존재하는 한 그 병영 구타는 언제든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를 것이다.



나도 경기도 연천군 삼곳리에서 전방 철책근무를 서다가 고참한테 얻어 맞은 적이 있다. 제 시간에 맞춰 완전무장을 못 했다며 군화발로 무릎이 까인 게 그것이었다. 그때 맞은 후유증을 지금도 앓고 있어서 '그 고참'을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 병영구타는 내게 추억이나 향수가 될 수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병영구타를 막는 길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군대를 아예 없애는 게 그것.

그렇게 이야기하면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다. '빈대 잡자고 초가를 태우겠느냐'고. 군대가 없어지면 누가 우리나라를 지키겠냐며 비난할지 모르겠다. 북한이 쳐들어오면 누가 막겠느냐고, 국제사회에 어려움을 당한 나라들을 위해 우리의 평화유지군은 또 어떻게 보내겠느냐며, 따져 물을지 모르겠다.

아다치 리키야가 쓴 〈군대를 버린 나라〉는 코스타리카 사람들이 맞이한 '적극적'인 평화이야기다. 그 나라는 그야말로 군대를 없앴다. 굳이 내가 '적극적'이라고 말한 것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 그들 국민들은 대부분 반대 의사를 내비쳤고, 그곳의 대통령이 미국을 지지할 때 한 대학생이 나서서 자국 대통령의 태도를 비정상적이라 여겨 법원에 제소하여 승소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처럼 그 나라가 국제사회에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까지, 자국 내부에서는 어떻게 평화체제를 구축해왔는지 이 책은 낱낱이 보여준다.

그들은 어떻게 군대를 폐기했을까? 사실 코스타리카가 스페인 지배체제로부터 독립한 것도 '아닌 밤에 홍두깨' 격이었다고 한다. 1821년에 과테말라가 스페인과 싸워 독립을 쟁취할 무렵, 그 나라도 덩달아서 독립을 한 게 그것이다. 1838년에는 중남미 연방에서 탈퇴했고, 그 뒤 1940년대에는 격동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한다. 부유층의 공화당과 빈곤층의 공산주의 인민전위당, 그리고 독자권력을 가진 가톨릭교회가 서로 상충한 게 그것이다.

1948년에 시행된 대통령 선거에서는 사회적 혼란과 내전을 불러왔는데, 그 틈을 비집고 나선 농장주가 있었으니 호세 피게레스 페레르(Jose Figueres Ferrer)가 그였다고 한다. 그는 과테말라의 아레발로 대통령과 '카리브 협정'을 체결하여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의 독재정권을 차례로 무너뜨릴 심사였다고 한다. 결국 그런 과정으로 정권은 장악했지만 내전으로 2천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여, 그 돌파구를 위해 '병영을 박물관으로 바꿉시다'는 전 국민적인 제언을 했다고 한다. 1949년 11월 7일, 새 헌법 반포와 함께 '항구적 조직으로서 군대는 금지한다'는 조항이 시행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역사에 '만약에'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만약에'가 제기된다면 재밌는 상상들을 할 수 있다. 만일 전두환 소장이 정권을 잡은 뒤에 정권 연장의 아름다운 승인을 얻기 위해 피게레스처럼 군대 폐지를 선언했다면 어땠을까? 아니, 그 이전의 일본군 출신으로서 '전투력 불유지' 내용이 들어 있는 일본의 '평화헌법'에 대해 알고 있었을 박정희가 권좌에 오른 뒤에 군대를 폐지하고 평화헌법 조항을 넣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냉전 체제에서 미국의 눈치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밉게 보였다가는 권좌에서 쉽게 물러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러나 그때 그런 조치를 취했다면 오고 오는 세대에, 아니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사실 코스타리카도 그 당시 미국의 견제와 압력을 받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미국과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설득하여 군대를 폐지해 냈던 것이다.

그런데 아다치는 그 정도만 알고 있으면 코스타리카를 아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표층적으로만 알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좀 더 심층적으로 그 나라를 알기 위해, 그는 일본 돈 100만 앤을 모은 뒤, 1991년 1월 직장에 사표를 내고 코스타리카로 날아가 2년 동안 그곳의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깊이 있게 그 나라를 파헤치게 된다.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자세와 양식과 관습과 문화와 정치와 경제와 외교 등 전반적인 것들을 훑고 다닌 게 그것이다.

그가 코스타리카에 파고들어 면면히 알게 된 건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그 나라야말로 민주주의 꽃을 피우고 있는 나라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곳의 대통령은 경호원도 하나 없이 소탈한 복장으로 산책을 즐기면서 다니고 있고, 국회 방청객엔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고, 국회 심의 법안과 의사록에 관한 정보도 누구나 쉽게 입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게 그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교도소엔 콘크리트로 된 담도 없을뿐더러, 교도소 내의 수감자가 자신의 파트너를 만나 '밀회'를 나눌 수 있도록 '사랑의 방'도 마련해 놓고 있고, 보험료 납부와 상관없이 국립병원에서는 돈 없이도 진찰과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초등학교 놀이터를 그 학교 교장이 자기 주차장으로 삼는 것에 대해 아이들이 '놀이할 권리'를 내세워 그 학교 교장을 제소하여 승소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코스타리카였던 것이다.

더욱이 해발고도 1,400-1,800미터에 위치하고 있는 '몬테베르데'는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열대 운무림'을 펼쳐 보인다고 한다. 숲은 그만큼 울창하고, 바다 속은 그만큼 깊고 맑은 곳이 그곳이라는 것이다. 그곳에 있는 수목들 연령도 보통 100년은 넘는 것들이라고 한다. 그만큼 코스타리카는 자연과 숲과 생태계를 위해 정책적으로 보호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에코투어리즘으로 얼마나 많은 관광수입을 거둬들일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순수하고 소박한 생활과 인생을 좋다고 인식한다. 아등바등 하지 않고 '고만고만한 것이 좋다'는 삶의 태도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서 군대는 불필요하며, 오히려 군대란 과대한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므로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찍이 대통령 비서관이 내게 가르쳐 준 '고만고만한 것'과 '군비 폐기'는 여기에서 사상적으로 연결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푸라 비다'(Pura vida/ Pure life)야 말로 코스타리카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인식되는 심층 문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201쪽)

군대가 없는 나라 코스타리카. 단순한 그 표층 아래에 어떤 심층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곳의 민주주의는 우리나라처럼 단순한 말이나 겉치레에만 그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민주주의는 인권과 자연 환경과 자유 등 다양한 분야가 한데 어우러져 시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들처럼 군대를 없애려면, 병영구타를 없애려면,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모두가 한데 뜻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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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2011-08-06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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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잊은 나라




지구상에 '군대를 버린 나라'가 있다, 라고 말하면 열 명에 아홉(내지 열명 모두)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인다. 군대 없는 세상을 한번도 꿈꿔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실제 군대 없는 나라가 존재하며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냐고 말하면, 분단상황을 들먹이며 역공을 해온다. 군대의 존재에 관한 한 아무런 이견을 낼 수 없는 나라였구나, 대한민국이.



p186....코스타리카에서 지낸 2년 동안 군대를 화제로 삼아 이야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영화를 촬영하는 도중에 군대에 관해 인터뷰를 하더라도 "군대? 무슨 이야기요?" 라고 오히려 의아한 표정들을 지어 보이곤 했다. 많은 코스타리카인들은 평소 군대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 잘 살지도, 발전하지도 않는, 그저 '고만고만하게' 사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나라가 코스타리카라고 한다. 물론 사람 사는 곳인데 여기라고 낙원이겠는가. 우리네 문제처럼 그곳도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은 하나마나한 얘기. 그럼에도 온국민이 '군대 같은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니 한번 이 책을 읽어볼 만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한번도 군대 없는 세상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런데 군대 없는 나라를 어떻게 유지할까? 그 방법은 바로 외교다. 약소 중립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똑똑한 외교다. 한없이 부러운 마음으로 읽었다, 이 부분은.



가능성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있다는 걸, 이 책을 읽다보면 조금씩 알게 된다. 세상일이라는 게 그렇잖은가. '그럴 수도 있다.'고 믿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런데 가능성 앞에 도사린,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또 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한 이 유쾌하지 못한 뒷맛.



나는 때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겉도는 것만 같다. 누구 말마따나 '우물쭈물하더니 내 이럴 줄 알았어."하는 기분.



함께 꿈꾸지 않으시렵니까? 군대 없는 나라를.



*퇴근 앞두고 급하게 마무리했다. 내겐 글보다 걷는 일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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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5-04-27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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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는 다른 삶의 방식, 그들의 이야기




이 책을 읽기 직전에 고(故) 김훈 중위의 죽음에 대한 내용인「그날 공동경비구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를 읽었다. 명확하게 죽음이 규명되지 않은 채 ‘진상규명 불능’이라고 결론 내려진 김훈 중위의 죽음은 고통스러웠다. 아무리 분단 상황이고 군이라는 곳이 폐쇄적인 집단이라 하더라도 현역 장교의 죽음이 16년이 지난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는 현실이 서글펐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눈이 갔는지도 모른다. 「군대를 버린 나라」라는 제목자체가 가슴에 와 닿았다. 군대가 없는 나라도 아니고 군대를 버린 나라라는 표현에는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애당초 군대라는 제도가 필요 없어서 군대가 없는 나라가 아니라 군대가 있었지만 이후에 군대를 버렸다는 의지가 부러웠다.

이 이야기는 코스타리카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일본 사람이다. 우연히 알게 된 코스타리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에 코스타리카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고 <군대를 버린 나라>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코스타리카는 낯선 나라다.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해 어디쯤에 있는 나라’ 정도만 알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사회과부도를 거의 외울 정도로 지도를 들여다봤던 나조차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나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도를 펼쳐 놓고 봐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1949년 11월 7일 새로운 헌법이 반포, 시행되었다. 이것이 현재 코스타리카 헌법이다. 제12조에 ‘항구적 조직적으로 군대는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무장 헌법’은 여기에서 탄생한 것이다.” (p.60)



책에는 코스타리카가 헌법에 군대 금지 조항을 포함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하는데 사실 그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재미가 없는 부분이었다. 식민 지배를 벗어난 후 대부분의 피식민국가가 그랬던 것처럼 군부 독재 시절을 겪고 쿠데타를 경험하기도 했다. 많은 일들이 일어난 후 어쨌든 코스타리카는 군대를 ‘버렸다’. 군대를 없앤 것도 아니고 ‘버렸다’ 일본이 2차 대전 후 타의로 군대를 가질 수 없는 헌법을 제정한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들 스스로 군대를 ‘버렸다’. 처음부터 너무 평화롭고 국민들이 온순하고 주변 정세가 아늑하기만 해서 군대를 가질 필요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여전히 인접한 국가들은 군부 독재세력이 창궐하고 있고 턱 위에는 세계의 깡패 미국이 있다. 군대를 가져도 더 가져야 할 상황인 나라가 군대를 ‘버렸다’





“본래 내가 처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 나라의 시스템도 정책도 아니고 군사적 장비도 아니었다. 코스타리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 사고방식, 곧 가치관과 문화에 흥미가 끌렸던 것이다.” (p.6)

“외무부 직원은 우리에게 ‘코스타리카가 왜 평화로운지, 그 비밀을 아세요? 그것은 빈곤과 고립이지요.’ 라고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한다.” (p.27)



단순히 군대가 없는 나라라는 사실에 흥미를 가진 저자는 코스타리카에서 공부하고 살면서 그들의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과 문화를 발견한다. 여전히 정치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빈곤을 겪고 있고 중남미와 미국의 견제를 당하고 있지만 코스타리카 국민들과 정부는 군대를 가지지 않는다.





“코스타리카인은 어디를 향해 가려고 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이 생각하는 평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일까? 그것이 ‘푸라 비다 (Pura vida/Pure life)'라는 말이다.”

“순수하고 소박한 생활과 인생을 좋다고 인식한다. 아등바등 하지 않고 ‘고만고만한 것이 좋다’는 삶의 태도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서 군대는 불필요하며, 오히려 군대란 과대한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므로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p.201)



Pura vida. 푸라 비다. 코스타리카 전체에 흐르는 그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그대로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체현된 것이다. 단순히 군대가 없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자원을 개발해 무역을 하려 하지도 않고, 아등바등 교육에 투자해 엘리트들을 양성하려 하지도 않고, 현실에 닥친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호단체에 손을 벌리지도 않는. 그런 순수한 삶. 소박한 삶. Pura vida. 사실 내가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외국인을 만나기 전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개인적인 차이가 아니라 한 국가의 국민 전체가 가진 특수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처음 몽골을 여행할 때 나는 몽골 현지인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나보다 7살이 많은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이었고 마침 여름 방학을 맞아 조카 두 명이 그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둘 다 여자아이였는데 큰 아이는 13살이고 작은 아이는 7살 이었다. 밤늦은 시간 도착해서 그날은 바로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몽골 형이 차려 준 아침을 먹은 후 나는 충격을 받았다. 조카 아이 둘이서 상을 다 치우고 설거지를 하는 것이었다. 형과 누나는 당연하게 시키고 아이들도 싫은 내색 없이 뒷정리를 했다. 사실 한국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 방학을 맞아 삼촌에 집에 온 어린 조카에게 밥상 정리와 설거지를 시킬 삼촌과 숙모가 있을까? 한두 번 아이들 교육차원에서 시킬 수도 있겠지만 몽골 아이들은 달랐다. 그 집에 있는 내내 밥상 정리와 설거지를 도맡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대청소 때에도 주어진 역할이 분명했다. 오후 늦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러 둘을 데리고 나가 놀이터에서 놀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설거지하기 싫지 않냐고. 그랬더니 오히려 그런 것을 묻는 자체가 너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당연히 하는 거라고. 집에서도 그렇다고. 그랬다. 나는 반도라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섬에서 20여 년을 살았다. 고립되고 보수적이다. 그 아이들은 대륙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책에서만 보던 내용이었는데 실제로 대륙적 기질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나니 한국과 몽골이 이렇게 다르구나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듯이 한국과 코스타리카가 다르고 일본과 코스타리카가 다른 것이다. 코스타리카 국민들은 그들의 현재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애면글면 파내지 않아도 지금의 것에 만족하고 그것을 누리고 즐기며 사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다. 어릴 때부터 경쟁하고 바쁘게 뛰어 다니며 밥도 초스피드로 먹어야만 했던 한국과 일본의 아이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사고방식이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자란 코스타리카의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한다.





“선거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함이다. 집집마다 처마 밑에 각 정당의 깃발이 내걸리고 자동차도 정당의 미니 깃발을 펄럭이며 거리를 달린다.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복장에도 정당의 색깔이 크게 늘어난다. 녹색, 백색, 적색, 청색, 황색의 원색 계통의 색을 이용한 것이 많고 눈에 잘 띤다. 정당의 깃발을 들고 있지 않아도 옷 색깔을 통해 어느 당의 지지자인지 알 수 있고 이렇게 각자 알아서 지지정당을 홍보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지지 정당을 직접 선전하는 것이다. 코스타리카에서는 이런 것이 ‘정치 활동의 자유’ 혹은 ‘표현의 자유’로 받아들여지고 중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88)



나는 한국에 살면서 이런 선거를 겪어보지 못했다. 초등학교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에도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부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선거다. 국가적인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이상한 일들이 생기고 대통령을 뽑은 선거를 한지 11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그 선거에 대한 의혹이 많은 곳이 한국이다. 한국에서도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선거 분위기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거리를 다니고 그 정당을 상징하는 깃발을 내 차에 꽂은 채 운전을 하고 혹시 내와 다른 색깔의 옷과 깃발을 발견하더라도 우르르 몰려가 방해하거나 비난하고 비판하지 않은 채 공존하는 그런 선거 분위기. 절대로, 결코, 단언컨대 나는 죽을 때까지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당연히 코스타리카의 부모들은 선거철이 되면 여러 집회에 자신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고 한다. 집회라는 것도 확성기를 앞에 세우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 마실 것을 준비하고 그냥 즐기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코스타리카의 선거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선거 분위기를 체험하는 것이다. 단순히 즐기기 위해 모였지만 다음의 지도자가 누가 될 것인지 차츰 관심을 가지게 될 테고 그로 인해 새롭게 다가 올 다음 선거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국가의 중대사인 선거도 그들만의 방식대로 ‘즐거운 것’으로 재생산된다. 그렇다 보니 ‘평화’와 ‘인권’이라는 개념은 그들에게 무척 친숙하도 한다. 비록 상대적 빈곤이 실재하고 여러 난관에 직면한 현실이지만 오랜 시간 그들 몸속으로 체현된 ‘평화’와 ‘Pura vida'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그들의 방식이자 문화가 되었다.



흔히 코스타리카와 몽골 하면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내가 몽골을 여행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 중 대다수는 ‘우와~ 거기 좋죠. 초원도 있고 하늘 정말 멋있겠다.’ 라는 반응을 한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그들에게 흐르는 가치와 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코스타리카와 몽골은 한국과는 무척 다르다. 단순히 경제규모나 GDP, GNP 규모로만 그들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저급하고 저질적인 판단 기준이다.

몽골의 어린 아이들이 삼촌 집에 가서도 당연하게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는 것처럼 코스타리카에 군대가 없는 것은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한국 사람의, 일본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는 낯설고 신기한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그것 자체가 일상이고 삶인 것이다.

코스타리카 사람들에게도 군대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군대보다 평화를 택했고 경쟁보다 함께 즐기는 것을 택한 것이다.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그들은 그들 자체로 평화롭고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상한 마무리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도 군대를 버릴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한다. 정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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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작살 2013-11-25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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