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8

14 “남북교회, 통일 논의 보단 일단 자주 만나야” …강명도 교수 인터뷰-국민일보



“남북교회, 통일 논의 보단 일단 자주 만나야” …강명도 교수 인터뷰-국민일보

“남북교회, 통일 논의 보단 일단 자주 만나야” …강명도 교수 인터뷰
입력 : 2014-01-09 17:28

지난해 한국교회는 북한 유일의 기독교단체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협력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조그련의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참석은 이뤄지지 못했고, 굳은 결의로 베를린을 출발한 평화열차는 결국 북한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남북관계, 그리고 남북교회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 교계 통일 사역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고,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제안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조그련의 새 중앙위원장 강명철(54) 목사의 6촌인 강명도(55) 경민대 인성교육원 북한학 교수는 9일 “지금 남북교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주 만나 서로의 신학과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탈북한 강 교수는 남북한의 교회가 현재 상황에서 통일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정치의 영역인 통일에 교회와 목회자가 직접 관여하는 것에 대해 그는 경계했다. 하지만 적어도 매달 한 차례씩 남북의 종교인들이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사실상 종교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교회가 복음전파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표면상으로는 복음전파를 목적이라고 할 것”이라며 “남북한의 교회가 자주 만나 서로의 신학과 신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 순간 상대방의 입장과 논리를 이해하려 할 것이고, 그것이 결국 평화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을 방문한 남한 목회자들이 사려깊게 처신할 것을 당부했다. 강 교수는 “몇 년 전 북한을 방문한 한 목회자가 좋은 호텔에 머물며 고급 승용차를 타고 금수산태양궁전 김일성 시신에 참배하는 등의 모습이 북한 TV에 보도됐다”며 “그것을 본 북한 주민들이 한국교회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물었다. “목회자라면 진보와 보수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에 앞서 핍박받는 이웃인 북한 인민에 자신의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조그련에 대해서도 그는 “종교를 통해 북한의 지배체제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단체인 만큼 정권교체나 지도부 교체에도 역할이나 기능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회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더욱 나서줄 것도 그는 요청했다. 강 교수는 북한 기득권층이 사용하게 될 병원이나 학교가 아니라 탁아소(유치원)와 고아원 등에 우유나 빵, 과자 등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유통기한이 길지 않은 제품은 전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북한 정부에는 상대방의 제안을 진정성 있게 받아줄 것을 주문했다. 강 교수는 “의심부터 시작하면 결국 대결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일단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말한 것을 좋게 받아주고, 북한도 우리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7922094&code=61221111&sid1=al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