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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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워진남북관계와
다시 보는 ‘쌍중단’
반환점 돈 문재인 정부와 남북관계






2020 도쿄 올림픽 휴전을 제안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군사연습을 중지하는 것은 금기영역인 것만은 아니다. 2018년의 상황을 돌아보자. 그 중심에 평창 올림픽이 있었다. 올림픽 휴전은 평화 올림픽의 정신이었고 국제사회의 합법적 규범이었다. 그에 따라 우리는 올림픽 휴전을 제안했고 그 일환으로 군사연습을 연기하여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쌍중단을 현실화하여 실행에 옮겼다.

2020년은 도쿄 올림픽이 있는 해이다. 7월 도쿄 올림픽을 전후하여 한반도에는 두 번의 한미군사연습이 예정되어 있다. 3월에 예정된 한미군사연습에 북한이 2017년 이전처럼 대응하기 시작한다면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는 다시 한번 화염과 분노의 길로 갈 것이다. 8월에 예정된 군사연습기간에 북한이 강경도발에 나선다면 도쿄 올림픽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초유의 사태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미 북한의 전력은 동북아를 자신의 전역으로 만들고 있고, 지난 7월 선보인 3,000톤급 잠수함과 10월에 드러낸 사정거리 2,000km를 넘는 북극성 3호는 도쿄 올림픽을 겨냥한 무력시위의 초입으로 보인다.

차라리 이 판에 우리가 나서 도쿄 올림픽 휴전을 제안하면 어떨까? 평창 올림픽을 맞아 올림픽 휴전을 통해 평화로 가는 9·19를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이웃 나라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2020년, 다시 한번 올림픽 휴전을 선언하고 나서자는 것이다. 그 길이야말로 남·북·미·중에 일본까지 평화의 터전으로 끌어들이는 창의적 대로이다. 그리고 1년 반 뒤 겨울이면 다시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다. 그렇게 되면 결국 2018년, 2020년, 그리고 2022년 격년으로 한반도에 올림픽으로 인한 휴전이 반복될 것이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우리가 먼저 내달리는 게 맞을 성싶다. 좌고우면하지 말자. 금강산이고 개성이고 심지어 9·19도 그 시작은 쌍중단이지 않을까?
이정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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