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1

알라딘: 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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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 ‘이동’이라는 키워드로 식민지 시대를 다시 읽는다  |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총서 
황호덕,박광현,허병식,구인모,와타나베 나오키,나카네 다카유키,이헬렌,신승모,이철호,주후이주 (지은이)동국대학교출판부2011-02-28

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기본정보
양장본336쪽152*223mm (A5신)605gISBN : 9788978012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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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동안 식민지 시기를 다룬 책들은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독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책들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너무 식상한 이야기들의 되풀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 ‘제국과 식민지 사이의 경계 인식의 문제’라는 진부하지 않은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의 제1부 ‘식민/피식민 사이의 문화 번역’은 일본 제국이라는 권역 안 인구나 제도의 ‘이동’에서 비롯된 식민-피식민 사이의 경합과 공모의 양상에 주목하며 주로 식민자의 문제를 다뤘다. 그리고 제2부 ‘식민지 조선의 공간과 장소 표상’에서는 근대 이후 한국인들이 ‘이동’이라는 행위와 관념을 통해 어떻게 개별의 구체적인 공간과 장소를 새롭게 발견하고 자기 구성의 동력으로 활용했는지에 대해서 살피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전혀 들어보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불과 100년 전 우리의 삶 주변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동시에 식민지 시기에 관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해석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가 분명히 존재했고, 그 세계는 당시의 우리를 그리고 어쩌면 현재의 우리까지도 마취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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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5

제1부 식민/피식민 사이의 문화 번역

식민지 ‘학지’의 경합과 형성 양상 - 식민지 조선에서의 ‘제국대학’설립 과정을 중심으로
·박광현
1. ‘경합’하는 조선의 ‘제국대학’ 담론의 장
2. 『조선사강좌』 동인 그룹과 ‘경성제대’ 담론
3. 경성제대와 새로운 분과 학문의 이식
4. 초기 경성제대 교수진의 유형화
5. 식민지 공공성의 확대와 조선인 지식사회의 주변화

재조선이라는 시좌와 여행철학 - 도한 일본인의 조선상과 아베 요시시게의 한일비교문화론
·나카네 다카유키(中根隆行)
1. 여행의 어지와 요청되는‘외지’여행
2. 도한 일본인의 제국주의적 욕망과 조선 표상
3. 경성제대 시절의 아베 요시시게
4. 아베 요시시게의 여행철학과 한일비교문화론

‘식민지 이주자’의 목소리, ‘이민자’의 목소리 - 일본 초기 식민지 여행담과 안내서에 나타난‘조선’ 1894~1914
·이헬렌(Helen J. S. Lee)
1. “식민지 이주자들”의 목소리, “이민자들”의 목소리
2. 『조선잡기』
3. 『최신의 한반도』
4. 1900년대 정부의 이민정책 선전
5. 어느 일본 이민자의 증언: 『조선에 가려는 이들에게』
6. 결 론

‘외지문학’에 나타난 타자의 형상과 제국 ·신승모
1. 1940년대 전반기의 ‘외지문학’에 관한 단상
2. 제19회 아쿠타가와 수상작의 문제
3. 제국에 회수되는 ‘만주인’의 성성―야기 요시노리의「류꽝후」
4. ‘인간’을 ‘황민’으로 치환한 잘못된 구원―오비 주조의「등반」
5. 1940년대 전반기 ‘외지문학’의 오류

공간 치환과 고향 상실의 근대적 경험 - 식민통치시기의 타이완소설에 나타나는 객지와 고향
·주후이주(朱惠足)

1. 공간 전위의 근대성 경험: 나카무라 지헤이의「여행지에서」
2. 의사가족에서 좌익운동의 실패까지: 장원환의「아버지의 요구」
3. ‘일본’공간의 이식과 치환: 마스기 시즈에의「오추」
4. 안식처의 상실: 조우진보의「향수」

제2부 식민지 조선의 공간과 장소 표상

일본의 식민지 철도여행과 창가 - 『만한철도창가』(1906)를 중심으로 ·구인모
1. 서 론
2. 과거를 향한 여정, 전쟁의 자취를 더듬는 여정
3. 식민주의 욕망이 그려 낸 상상의 여정
4. 다른 식민지 철도창가의 사례
5. 국민국가, 제국의 심상지리와 철도창가
6. 결 론

근대소설에 나타난 평양 표상과 그 의미 - 서북계 개신교 엘리트 문화의 시론적 고찰
·이철호
1. 근대적 갱생을 위한 공간
2. 대동강 혹은 모더니티의 이율배반
3. 자연, 청년, 창가의 세계
4. 결론을 대신하여

장소로서의 동경 - 1930년대 식민지 조선작가의 동경 표상 ·허병식
1. 동경, 제국의 공간과 장소
2. 문명화과정과 산보의 감각
3. 이상의 동경, 모더니티의 장소
4. 박태원의 만보와 거주, 자기 테크놀로지의 장소
5. 장혁주와 식민지적 주체성의 구축
6. 장소의 균질화와 제국/식민지의 욕망 구조

경성지리지, 이중언어의 장소론 - 채만식의「종로의 주민」과 식민도시의 (언어) 감각???
·황호덕
1. 그리니치빌리지의 전설 ― 명동 문학의 신화와 그 심리
2. 식민 도시의 산책자 ― 내적 국경을 월경하는 신체
3. 장소적 육체와 그 경계 ― 국어 공간과 조선어 공간
4. 哀悼京城, 好喪京城 ― 공간에서 장소로

장혁주의 장편소설 『개간』에 대해서 ·와타나베 나오키(渡?直紀)
1. 조선인 ‘황도작가’의 만주 관련 작품
2. 사건취재의 흔적(1) ― 실재인물의 등장 등
3. 사건취재의 흔적(2) ―「리턴보고서」
4. 사건취재의 흔적(3) ― 복잡한 인간관계, 재만 조선인의 법적 지위 등의 제시
5. 후경화하는 농민들의 애환
6. 소 결

저자 소개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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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91 조선인의 나태함은 조선인의 긴 담뱃대, 느릿느릿 진행하는 일처리 등의 상징적 시구를 통해 그려진다. 예를 들어 <조선잡기>는 일본인 목수라면 반나절에 처리할 일을 조선인 목수는 사나흘이나 질질 끈다고 주장한다. 조선인이 일본과 다른 민족이며 두말할 나위 없이 열등한 인종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합적 이미지는 반복해서 나타난다.  접기
P. 213 이러한 철도창가라는 양식은 한편으로는 파노라마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의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무한한 연속만을 제시할 뿐이다. 그러한 시점의 변화는 앞장에서 살펴본 “오른편은 다카나와 센가쿠지 마흔일곱 의사 무덤 있는 곳 눈은 녹아도 남은 이름은 천년 뒤까지도”와 같은 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특별한 의미를 제시하는 장면이 아니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국민국가 혹은 제국이 허용한 시선, 그리고 정서에 따라서 제 고향은 물론 이향의 삶과 기억, 정체성을 바라보게 하는 권력이 작동한다. 철도여행이 자연으로부터 현재성과 아우라를 박탈하고 자연을 풍경의 차원으로 격하시켰다면, 이러한 권력은 철도여행의 주체 혹은 철도창가의 독자나 가창자들에게 수동적인 태도를 암암리에 요구한다. 그리고 철도창가는 근본적으로 음악이 지닌 감각적 직접성으로 이러한 권력을 쉽게 은폐한다.  접기
P. 248 1910년대를 전후해서 근대 지식인들이 일본 유학과 여행 체험에서 근대 문명과 주체성의 표상을 학습하는 ‘문명의 장소’로서 동경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자신들이 떠나온 고향 조선의 현재가 낙후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이라는 문명의 중심에 자리 잡은 동경이라는 장소는 낙후된 조선과 고도로 문명화된 일본 사이의 현격한 낙차落差를 경험하는 상상적 공간으로 격상된다. 때로 그 장소는 제국의 문명을 경험하는 식민지인들의 정체성이 유동하고 확장되는 공간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동경이라는 장소에 대한 지각체험이 불러온 것은 미개한 조선의 현재를 향해 애도를 표하는 감정과 문명의 중심인 일본의 현재에 대해 감탄하는 반응으로 드러난다. 그것은 전근대와 근대의 차이이며, 미개와 문명의 낙차이기도 하다. 그 차이의 경험이 최대치를 이루게 되는 순간이 그들이 문명의 중심인 동경에 발을 딛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이다.  접기
P. 283 경성은 식민도시이자 제국의 ‘확장’이었다. 일본은 늘 식민지를 ‘식민지’라 부르기를 주저했다. 내지와 외지의 구분이 이를 대신했다. 물론 관료들은 조선을 베트남, 인도, 아프리카와 열심히 비교해 가며 통치했다(?총독부월보?는 늘 이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동심원 구조로 확장된 제국은 조선을 헌법역憲法域 밖에 두는 한편 통치역 안에 두었고 이를 ‘합병’이라 불렀다. ‘합병’이 이루어진 농도 짙은 공간에는 식민植民이 아니라 대규모의 이민移民-아니 이사가 이루어졌다. 공식적으로 또 공법적으로 제국은 확장된 것이지 식민지를 경영했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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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황호덕 (지은이)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부교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일본 도쿄 대학 총합문화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어바인), 프린스턴 대학교, 일본 조사이 국제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했다. 고석규비평문학상과 한국비교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 <벌레와 제국>, <프랑켄 마르크스>, <근대 네이션과 그 표상들>, <개념과 역사, 근대 한국의 이중어사전>(전 2권, 공저), <전쟁하는 신민, 식민지의 국민문화>(공편)가 있고, 옮긴... 더보기
최근작 : <한국학의 학술사적 전망 2>,<개념과 역사, 근대 한국의 이중어사전 2>,<개념과 역사, 근대 한국의 이중어사전 1> … 총 13종 (모두보기)


박광현 (지은이)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 나고야대학에서 <경성제국대학과 ‘조선학’(京城帝國大學と‘朝鮮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조 일본인 지식사회 및 재일 조선인 문학을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현해탄’ 트라우마>, <한국 인문학의 형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박물관의 정치학>(공역)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월경의 기록>(공편) 등이 있다.
최근작 : <재일조선인 자기서사의 문화지리 2>,<재일조선인 자기서사의 문화지리 1>,<월경의 기록> … 총 17종 (모두보기)


허병식 (지은이)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였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하였고 현재 동국대 국문과 BK사업팀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교양의 시대-한국 근대소설과 교양의 형성》 등이 있다.
최근작 : <재일조선인 자기서사의 문화지리 1>,<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교양의 시대> … 총 9종 (모두보기)


구인모 (지은이)

2013년 현재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인문한국(HK) 교수이다. 동국대학교 학부 및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와 일본 도쿄(東京)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에서 수학했다. 주로 한국 근대시의 형성 과정을 한일비교문학·비교문화론의 관점으로 조망해왔으며, 최근에는 유성기 음반을 매개로 근대기 한국의 문학사와 문화사를 잇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저서로서는 <한국근대 시의 이상과 허상>(2008)이 있고, 번역서로서는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2010)가 있다. 그 외 몇 권의 공저와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작 : <언어의 현장성과 복합지식>,<내러티브 연구의 현황과 전망>,<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총 8종 (모두보기)


와타나베 나오키 (渡邊直紀) (지은이)

일본 무사시대학 교수. 전공은 한국 근현대문학. 1965년 도쿄 출생. 일본 게이오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에 일본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했다. 1994년에 동국대학교 대학원에 입학, 1998년 여름에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고려대학교 국제어학원 초빙전임강사를 거쳐서 2005년부터 무사시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 2011년에 UC San Diego에서, 2018년에 고려대학교에서 각각 Visiting scholar를 역임했다. 2017년 2월에 「임화 문학론 연구」로 동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최근 한국을 중심으... 더보기
최근작 : <임화문학 비평>,<전쟁과 극장>,<근대 한국, 제국과 민족의 교차로> … 총 5종 (모두보기)


나카네 다카유키 (지은이)

와세다(早田)대학 제2문학부를 졸업하고 쓰쿠바(筑波)대학 대학원 문예·언어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에히메(愛媛)대학 법문학부의 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朝鮮>表象の文化誌─近代日本と他者をめぐる知の植民地化』,『史と文の資料をむ』(공저)가 있다.
최근작 : <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이헬렌 (지은이)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대학 교수. 일본문학을 전공했으며, 주로 일본의 제국주의와 재조선 일본인 연구를 중점적으로 다뤄왔다. 대표 저서로 Reading Colonial Japan: Text, Context, and Critique(편저)와 《포위된 평화, 굴절된 전쟁기억》(공저)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Unending Stories of the Battleship Yamato:Narrating the Past, Creating a Phantom,” “Writing Colonial Relations of Everyday Life i... 더보기
최근작 : <동아시아 역사와 자기 서사의 정치학>,<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 총 2종 (모두보기)


신승모 (지은이)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일본 나고야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과제 전임연구인력(동국대)으로 재직 중이다. 최근 연구로「식민지 조선의 일본인 교사가 산출한 문학」등이 있으며, 공저서에 『제국의지리학, 만주라는경계』, 『이동의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외 다수가 있다.
최근작 : <재조일본인 2세의 문학과 정체성>,<월경의 기록>,<문화지리와 도시공간의 표상> … 총 10종 (모두보기)


이철호 (지은이)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같은 과에서 BK21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논문으로「근대적 자아의 비의」,「악마를 위한 변론: 1920년대 예술가 소설과 낭만적주체성」,「신경향파 비평의 낭만주의적 기원」,「영혼의 순례: 19-20세기 한국 지식인들의 ‘영혼’ 인식과 재전유의 궤적」등이 있다.
최근작 : <저수하의 시간, 염상섭을 읽다>,<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 총 2종 (모두보기)


주후이주 (지은이)

타이완 타이베이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나고야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타이완의 충싱(中興) 대학 타이완문학연구소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現代』的移植與飜譯-日治期台灣小說的後殖民思考』(2009)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帝國下的漢人家族再現-滿洲國殖民地臺灣」,「做爲交界場域的‘現代性’-往返於沖?八重山諸島與殖民地臺灣之間」 등이 있다.
최근작 : <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


출판사 제공 책소개


‘과거는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 창이다.’ 이 명제는 참이다. 그리고 이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과거’로 일제 식민지 시기만큼 적합한 ‘과거’는 없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식민지 시기를 다룬 책들은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독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책들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너무 식상한 이야기들의 되풀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 ‘제국과 식민지 사이의 경계 인식의 문제’라는 진부하지 않은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책 <이동의 텍스트, 횡단하는 제국>(동국대출판부 간)이 출간되어 화제다. 다양한 관점이라는 말이 이 책의 글 열 편 가운데 네 편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쓰인 원고를 번역한 것이기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전혀 들어보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불과 100년 전 우리의 삶 주변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동시에 식민지 시기에 관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해석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가 분명히 존재했고, 그 세계는 당시의 우리를 그리고 어쩌면 현재의 우리까지도 마취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는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우리에게 일제의 식민지 경험은 무엇을 남겼나?
식민지 시기의 조선은 어떤 장소 혹은 공간이었을까? 또 그곳의 사람들은 무엇을 경험하고 상상하며 살았을까? 이러한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필자들은 ‘이동(Mobility)’이라는 키워드로 식민지 시대를 다시금 읽고자 했다. ‘이동’하는 문화 주체들이 제국과 식민지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경험한 세계를 발견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을 근거로 새롭게 생성된 초국적인 문화가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문학을 비롯한 학술제도, 이민사, 문화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살피고자 했다.
식민지 시기에 관한 문화 연구자들로 구성된 필자들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식민지 역사는 지금-여기의 ‘우리’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산이다. 그 유산 중에는 지배-피지배 혹은 제국-식민지라는 이분법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무수한 세계들이 존재한다. 그 세계의 모습을 다시금 구성하고 그것을 재인식하기 위한 작업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근대성에 관한 논의를 확대시켜 줄 것으로 믿는다.”

이 책의 제1부 ‘식민/피식민 사이의 문화 번역’은 일본 제국이라는 권역 안 인구나 제도의 ‘이동’에서 비롯된 식민-피식민 사이의 경합과 공모의 양상에 주목하며 주로 식민자의 문제를 다뤘다.
그리고 제2부 ‘식민지 조선의 공간과 장소 표상’에서는 근대 이후 한국인들이 ‘이동’이라는 행위와 관념을 통해 어떻게 개별의 구체적인 공간과 장소를 새롭게 발견하고 자기 구성의 동력으로 활용했는지에 대해서 살피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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