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1
<번역청을 설립하라> > 국민청원 > 대한민국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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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진행중] <번역청을 설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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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시작2018-01-08
청원마감2018-02-07
26일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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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참여 4,354 명
청원개요
1. 미개한 중세 유럽은 선진 이슬람 문명의 학문적 성과물을 대대적으로 번역함으로써 스승인 이슬람 문명을 추월하고 나아가 근대 세계를 지배했습니다. 역사학자들이 ‘12세기 르네상스’라고 부르는 사건이지요. 번역을 통해 후발 문명이 선진 문명을 추월한 대표 사례입니다. ‘번역 왕국’ 일본에는 전 세계의 지식이 거의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번역되어 있어서, 모국어만으로도 노벨상을 탈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번역은 일류 국가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선행 조건입니다. 번역은 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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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인정하듯 한글은 가장 과학적입니다. 그러나 ‘콘텐츠’가 부족한 게 큰 약점이지요. 온 시민이 한국어만으로 전 세계의 지식·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하는 일은 세종대왕의 후손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자 책무입니다. 번역은 지식 민주주의의 기반입니다. 지식 민주주의가 빠진 민주주의는 온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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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동번역기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계도 학습을 해야 합니다. 마중물이 필요한 거죠. 번역물이 다량 확보된 언어일수록 자동번역기 성능이 좋아집니다. ‘알파고’도 수백만 개의 기보를 학습한 끝에 놀라운 실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하려면 지금이라도 양질의 번역 텍스트를 대대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역사에는 ‘월반’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착실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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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양의 동양학 연구자들은 연구 대상 동양 고전이 자국어로 번역되어 있지 않은 경우 고전 텍스트 번역 작업을 최우선시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학과 한국학 전공의 석사·박사학위 논문 절반 이상이 번역으로 채워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번역을 학문적 업적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지요. 그들에게 동양학이 외국학이듯, 우리에게는 서양학이 외국학입니다. 서양이 동양을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하여 콘텐츠를 확대하듯이, 우리 또한 전 세계의 정보와 지식을 모국어로 옮겨 콘텐츠를 축적해야 합니다. 그것은 모국어에 대한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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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번역청’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국립번역원’도 좋고 ‘번역위원회’도 좋습니다. 번역을 시장에 맡길 수 없습니다. OECD 가입국 중 일인당 독서량 최하 수준인 한국의 출판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빙하기입니다. 번역에 뜻을 둔 우수 인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21세기 지식 정보 사회에서 지식이 고갈된다면 나라의 장래를 낙관할 수 없습니다. 적극적인 정부 개입과 지원만이 악순환에 빠진 번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번역을 도로, 항만, 철도, 통신 같은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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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문 연구자는 자신들의 공부에 필요한 언어를 배워 읽고 써야 하지만 교양과 기초 학문을 두루 섭렵해야 할 시민들이 외국어로 텍스트를 읽을 경우 모국어로 읽을 때보다 학습 능률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인간은 모국어로 사고할 때 가장 창의적이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이유를 되새겨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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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문학의 위기’란 말이 나온 지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의 인문학은 ‘학문 후속 세대 단절’을 우려할 정도로 피폐했습니다. 번역 활동은 인문학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민주 시민에게 인문학적 성찰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성숙한 시민의식 없이는 민주주의도 발전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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