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3

문 대통령 “종전선언, 국제사회가 힘 모아달라”

문 대통령 “종전선언, 국제사회가 힘 모아달라”

문 대통령 “종전선언, 국제사회가 힘 모아달라”

입력
 
 수정2020.09.23. 오전 8:09
유엔총회 연설서 “한반도 비핵화·항구적 평화 여는 문”
북과 대화 재개 모색…북한 포함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제안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남북 관계가 장기 교착된 국면에서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사그라진 종전선언을 다시 꺼내들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보낸 화상연설을 통해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라면서 “한반도에 남아 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며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서 종전선언을 약속했고, 같은 해 9월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면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종전선언은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잠정합의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담 결렬 이후 추진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 원칙을 제시하고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밝힌 점을 거론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돼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한다”며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세계적인 현상이고 방역·보건 분야의 국제적 연대와 협력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이를 고리로 한 북한 및 주변국과의 협력을 제안한 것이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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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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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종전선언, 국제사회가 힘 모아달라”
하지만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기는커녕 콧방귀도 안 뀔 것을 문재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재인의 종전선언 발언은 북한 정권에 보내는 메시지로 보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때문에 행동의 제약이 있다는 점을 김정은 정권이 양해해 달라는 것, 이것이 문재인과 민주당이 줄곧 주장해온 종전선언 추진의 정치적 함의다. 
남은 임기동안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같은 추가적인 도발이 발생하면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무엇보다 우려하는 문재인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다시 김정은 정권에 간청하는 것이다. ‘남은 임기동안 제 체면은 살려 주십시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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