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법조] 전수미 변호사 - 시사저널
차세대리더-법조] 전수미 변호사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승인 2020.10.21
변함없는 북한 인권 지킴이
전수미 변호사는 '북한 인권 지킴이'로 통한다. 전 변호사는 "어릴 때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 봉사활동을 하다가 한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 사람들은 왜 가까이에 있는 북한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니?'라는 말을 듣고 머리에 망치를 맞은거 같았다"면서 "그 직후부터는 북한인권 NGO에서 일하며 외부와 북한이탈주민들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고, UN에 북한인권 실태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박정훈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전 변호사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2014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법조인이 된 것도 북한이탈주민을 돕기 위해서다. 전 변호사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민원 전화가 오면 그냥 넘기거나 단체의 다른 변호사님들을 소개 해 드리곤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북한이탈주민들이 법정 구속당하고 변호인 조력이 필요한데도 변호사님들은 다들 바빠시더라"면서 "'그럼 내가 법공부해서 도와드려야 겠다”'라고 마음 먹게 됐다. 그 뒤로 법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 3년 동안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고, 이렇게 변호사가 됐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지난 8월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북한 인권단체의 방만한 운영 실태를 고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 변호사는 “북한 인권단체에 지급된 후원금 일부가 유흥비 등으로 쓰이며, 영수증도 제출하지 않는다”면서 “후원금을 빼돌리기 위해 대북 전단에 쓰이는 풍선 등의 장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변호사는 탈북민 신변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 간부가 탈북민 여성을 장기간 성폭행한 사건의 피해자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전 변호사는 지난 7월28일 해당 경찰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는 "북한에서 온 여성들의 지원에 마음을 다하는 건, 제가 NGO에서 일하면서 겪은 지역차별, 여자라는 멸시, 성폭행 때문이다. 북한에서 온 여성들은 남한에 오기까지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멸시와 성적인 고통을 받는다"면서 "(그래서) 저같은 피해자를 한명이라도 더 만들고 싶지 않아서, 내가 겪은 일들을 다른 북한여성들이 겪지 않았으면 해서, 단 한명이라도 더 구하고 싶어서 이렇게 북향민(북한이탈주민) 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여성들이 자꾸 자기 탓을 하면서 자살기도를 하시더라.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당신이 당한 피해는 당신의 탓이 아니라고,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그러니 스스로 탓하지 말고, 죽지 말고 우리 함께 하자는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제가 과거에 경험했던 일을 미투했다"면서 "그 다음날부터 저에게 쏟아지는 연락은 다 괜찮은데, 문제는 저희 가족-제 남편에게 지인들이 연락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 상태를 걱정하기 보다는 ‘네 부인이 과거에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도 결혼했냐’ 며 마치 그런 여자와 결혼한 남편을 불쌍하다는 식으로 위로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순간 한숨이 나오더라. '아. 이게 현실이구나. 아직 대한민국은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이렇게 앞과 뒤가 다른 남한땅에서 살아야 하는 북한여성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이 얼마나 클지 상상할 수 없다. 이들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변호사는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자문위원,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지원특별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법무부 통일법무지원단 자문위원, 화해평화연구소 소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진정으로 헌법에 기초해 북향민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생각한다면, 목숨걸고 이곳에 오자마자 시설(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가두고 본인(정부)들이 원하는 ‘정보획득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면서 "국가정보원의 ‘북한이탈주민 관리지침’, 경찰청의 ‘북한이탈주민 관리지침’ 등은 법적인 근거도 없는 내부 지침이고, 그들이 행하는 북향민에 대한 인권유린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향민들을 ‘북한 정보획득’의 수단,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감시하는 이 모든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없애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9년 북향민 변호사 1호가 탄생했다. 북향민들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북향민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투자를 하려고 한다. 또한 북향민들과 남한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도록 제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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