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8

백승종 - “개천에서도 꽃은 피지 않습니까? 여러분! 제가 미천하게 태어난 게 잘못이 아니잖습니까?” 2021년... | Facebook

(2) 백승종 - “개천에서도 꽃은 피지 않습니까? 여러분! 제가 미천하게 태어난 게 잘못이 아니잖습니까?” 2021년... |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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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도 꽃은 피지 않습니까? 여러분! 제가 미천하게 태어난 게 잘못이 아니잖습니까?”
2021년 12월 3일, 이재명 후보는 전라북도 군산에서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였다. 그때 그는 이 말을 하였다. “제가 미천하게 태어난 것이 잘못이 아니잖습니까?” 얼마나 가슴에 깊은 한이 맺혔으면 이런 표현을 하였을까. 이재명 후보의 연설을 경청한 시민들은 손바닥이 아플 때까지 박수를 보내며 그를 응원하였다.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한 장면이다.
알다시피 이재명은 불우한 가정에 태어나 일찌감치 ‘소년공’으로 갖은 고생을 다 하였다. 말과 글로 다 옮기기 어려운 고초가 있었으나, 그는 우뚝 일어나 사법시험에 합격하였다. 대개 그처럼 초년에 많은 고생을 한 사람이라면 돈에 원한이 깊을 것이라, 평생 돈 타령만 일삼으며 호의호식을 바란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은 그릇이 큰 사람이라, 대의(大義)를 좇았다.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자신이 “미천”하였다고 솔직히 고백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렇게 말하고 나면 세상 사람들이 고개를 내저으며 깔보기 일쑤이다. 웬만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자신이 겪은 억울함 또는 불우함을 말하기가 어렵다. “미투”가 어려운 일이 되는 까닭, 세상에 만연한 “갑질”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다 그런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평생 “을”로 살면서 허다한 횡포를 겪었으나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미천”한 시절을 잠시 회상하자 이 세상의 “갑질 연대”가 기다리던 호재를 만났다는 듯 호통을 쳐댄다. “국민 모독”, “국민 비하”라고 이 후보를 비난하며, “가난하면 다 쌍욕하냐”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국민의 힘>의 공격을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 최대한 증폭하는 데 여념이 없다. 국민의 힘은 이름만 야당이지 실제로는 여당도 이런 여당이 없다. 온갖 매체를 주무르며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김)”의 경지가 무엇인지를 날마다 보여준다.
나는 이재명의 말, “개천에서도 꽃은 피지 않습니까? 여러분! 제가 미천하게 태어난 게 잘못이 아니잖습니까?”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공자의 수줍은 고백을 떠올렸다. 다들 아는 대로 공자야말로 정말 미천하게 자라났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그는 여러 가지 일에 종사하였고, 결과적으로 보통사람보다는 여러 가지 방면에 능하였다. 만능에 가까운 자신의 재능을 어느 고위 관리가 칭찬하더라는 말을 듣고, 공자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논어>>, 자한(子罕) 편)
“나는 소싯적에 미천했고, 그래서 별 쓸모도 없는 여러 가지 일을 잘 하는 것이다.”(吾少也, 賤故, 多能鄙事.)
집안이 대단하지 못했던 터라 공자는 남의 업신여김을 당할 때가 많았다. 어렵게 얻은 벼슬자리도 요즘 말로 “갑질 연대”의 갖은 모함과 음해에 걸려 어이없이 빼앗겨야 했다. 그래도 그는 실망하지 않고 행여나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 줄 통치자가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믿고 14년 동안 천하를 주유하며 고난의 행군을 계속하였다. 하지만 공자를 재상 자리에 앉혀 세상의 폐습을 바로잡고자 하는 왕은 어디에도 없었다. 노년에 공자는 고국으로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여 큰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미천”한 이재명을 우리는 조롱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 보듬어서 대통령으로 만들 것인가. 오늘도(2021. 12. 5) 이재명은 진안, 장수 등 여러 지방을 순회하며 시민들의 손목을 쥐고 자신의 포부를 말하였다고 한다. 그가 미천하게 태어난 것이 무슨 잘못이랴. 그가 우리 보통사람들의 자랑이요, 희망이 될 수 있게 힘을 모으자. 작은 개천에서도 향기로운 꽃은 얼마든지 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확인하면 안 되겠는가. 고대 중국 사회는 가여운 공자를 이리저리 밀어냈으나 21세기 대한민국은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역사 앞에 증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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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Myung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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