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1

알라딘: 풍장의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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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의 교실 
야마다 에이미 (지은이),박유하 (옮긴이)민음사2009-04-30원제 : 蝶?の纏足·風葬の敎室



풍장의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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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254쪽130*194mm356gISBN : 9788937482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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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蝶?の纏足·風葬の敎室 (新潮文庫) (文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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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야마다 에이미의 초기 대표작 세 편을 모은 소설집. 성장소설의 수작으로 평가되는 표제작 '풍장의 교실'은 도시에서 시골의 초등학교로 전학 온 5학년 소녀가 경험하는 인간의 악의를 단순하고도 강렬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제17회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막 성에 눈뜬 여중생의 미묘한 우정을 그려낸 여류문학상 수상작 '나비의 전족'과, 작가의 개성적인 연애관이 잘 드러난 '제시의 등뼈'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파격적인 데뷔에 이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구축한 이 세 작품을 통해 야마다 에이미의 문제의식의 중핵을 이루는 초기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목차
풍장의 교실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나는 지금, 내 속에 새로운 감정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건 책임이라는 말에 이어 내 마음 밑바닥에 항상 자리할 것입니다. 내가 탄생시킨 살인법은 경멸이라는 두 글자였습니다. 인간을 죽인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남자아이의 신발에 욕망을 느끼는 내가 인간이라면, 나는 그녀들을 나와 똑같은 위치에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선 자신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이들을 동물로 끌어내립니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죽여 나가는 것입니다. - '풍장의 교실' 중에서  접기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라 입구까지 전속력으로 달렸습니다. 정말로 창피했습니다. 딱히 부끄러운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요. 상스러운 말을 한 사람이 아니라 들은 사람이 오히려 부끄러운 기분이 들다니요. 나는 인간의 책임 전가 구조의 교묘함에 아연해졌습니다. - p. 34, 풍장의 교실 중 - hellas
추천글
미소 지으며 세상에 복수하고 싶을 때 - 조안나
저자 및 역자소개
야마다 에이미 (山田詠美)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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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메이지대학교 4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도쿄의 클럽에서 서빙을 하거나 모델 일을 하는 등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85년 거친 성애 묘사와 도발적 상상력으로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킨 『베드 타임 아이스』로 문예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이 작품으로 제94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이어서 1987년 『솔뮤직 러버스 온리』로 나오키상을, 1988년에는 『풍장의 교실』로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1996년 『애니멀 로직』으로 이즈미 교카상을, 2000년에는 『사랑의 습관 A2Z』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슈거 앤 스파 이스』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받았다. 특히 『사랑의 습관 A2Z』는 직설적인 성 묘사로 유명한 야마다 에이미가 뜻밖에도 인간의 내면, 그것도 사랑심리에 중점을 둔 글을 써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방과 후의 음표』, 『공주님』, 『나는 공부를 못해』, 『120% COOOL』, 『추잉껌』, 『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학문』, 『타이니 스토리』 등이 있다. 접기
수상 : 2001년 요미우리 문학상, 1987년 나오키상
최근작 : <사랑의 습관 A2Z>,<타이니 스토리 Tiny Stories>,<일본대표작가 대표작품 10선 세트 - 전10권> … 총 103종 (모두보기)
박유하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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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게이오 대학과 와세다 대학 대학원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아직 무명이었던 오에 겐자부로와 가라타니 고진 등 현대 일본의 지성을 번역, 소개하는 한편 일본 근대문학을 ‘다시 읽는’ 작업을 해왔다. 민족주의를 넘어선 대화를 모색하는 한일 지식인모임 ‘한일, 연대 21’을 조직하는 등 탈제국/탈냉전적인 시각에서 동아시아의 역사화해를 위한 연구와 활동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세종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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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뉴턴의 아틀리에>,<릿터 Littor 2020.4.5>등 총 1,779종
대표분야 : 고전 1위 (브랜드 지수 4,559,198점), 일본소설 3위 (브랜드 지수 600,896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4위 (브랜드 지수 852,964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아름답게, 도도하게, 욕망의 주인이 되어 날개를 펴자

제17회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 여류문학상 수상작
야마다 에이미가 선사하는 잔혹하고 매력적인 성장소설집

여자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남자란 그렇게 좋은 걸까? 유혹하는 법과 경멸하는 법에 눈을 뜬 초등학생, 친구의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자의 육체를 탐닉하는 소녀, 애인의 아들과 싸우며 진정한 사랑을 배우는 여성. 나이도, 처지도 다르지만 제대로 사랑하고 제대로 욕망할 줄 아는 주인공들의 세 가지 빛깔 발돋움.

대담하고 감각적인 묘사와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틀을 허무는 과감한 시도로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손꼽히는 야마다 에이미의 초기 대표작 세 편을 모은 『풍장의 교실』이 출간되었다. 성장소설의 수작으로 평가되는 「풍장의 교실」은 도시에서 시골의 초등학교로 전학 온 5학년 소녀가 경험하는 인간의 악의를 단순하고도 강렬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제17회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막 성에 눈뜬 여중생의 미묘한 우정을 그려낸 여류문학상 수상작 「나비의 전족」과, 야마다 에이미의 개성적인 연애관이 잘 드러난 「제시의 등뼈」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파격적인 데뷔에 이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구축한 이 세 작품을 통해 야마다 에이미의 문제의식의 중핵을 이루는 초기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집단의 광기와 순수한 악의에 침식당하는 사춘기의 세계 ―「풍장의 교실」

시골로 전학 온 초등학교 5학년 소녀 ‘모토미야 안’은 예쁘장한 외모와 도시 출신이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반 아이들의 호기심과 동경을 한 몸에 받는다. 그러나 주위의 과도한 관심은 어느 순간을 계기로 비뚤어진 질투로 바뀌고 ‘안’은 순식간에 모든 아이들이 적대시하는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만다. 언어폭력에 이어 신체적인 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이유 없는 악의에 절망한 ‘안’은 급기야 자살까지 생각하지만, 이윽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학교라는 폐쇄적인 세계 안에서 싸워 나가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나는 지금, 내 속에 새로운 감정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건 책임이라는 말에 이어 내 마음 밑바닥에 항상 자리할 것입니다. 내가 탄생시킨 살인법은 경멸이라는 두 글자였습니다. 인간을 죽인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남자아이의 신발에 욕망을 느끼는 내가 인간이라면, 나는 그녀들을 나와 똑같은 위치에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선 자신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이들을 동물로 끌어내립니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죽여 나가는 것입니다.
_「풍장의 교실」 중에서

「풍장의 교실」은 주로 성인 남녀의 관계를 대담하고 감각적으로 묘사해 온 야마다 에이미의 다른 작품들과 일견 다른 인상을 주지만, 주인공의 나이와 상황에 관계없이 그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유의 육체적인 표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수업 시간 앞자리에 앉은 또래 남학생의 커다란 손이나 목뼈, 체육 수업을 하는 운동장에서 느껴지는 타인의 묘한 체취 등,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무의식적인 신체감각에 초점을 맞추어 독특하고 매혹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안’이 마음을 열고 대하는 같은 반 남학생 악코는 이지메라는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그녀를 구해 주지는 못하지만 그에 대한 비밀스런 욕망은 삭막한 교실 안에서 유일하게 숨통을 트이게 해준다. 조숙하고 독립적이며 어딘가 나르시시즘을 간직한 듯한 주인공 ‘안’이 자신을 향한 호기심과 질투, 동경과 증오의 감정이 한순간에 뒤집히는 광경을 목격하는 장면과, 집단의 폭력이 소름 끼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교실의 풍경을 통해 순수하기 때문에 더욱 잔혹한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고스란히 비추어 낸다.

소녀에서 여자로 가는 자유롭고도 고독한 성장통의 과정 ―「나비의 전족」

「나비의 전족」의 주인공 히토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억눌러 온 친구 에리코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같은 중학교의 남학생 무기오를 택한다. 눈에 띄는 외모와 화려한 분위기로 언제나 주목의 대상이 되는 에리코를 옆에서 돋보이게 해 주는 역할에만 만족해야 했던 그녀는 에리코 몰래 무기오와 성관계를 가지면서 처음으로 그녀를 앞섰다는 성취감을 맛본다.
추상적인 감정을 육체의 언어로 전복시키는 야마다 에이미의 작품 세계는 불필요한 심리 묘사 대신 신체감각의 필터를 통해 사춘기 소녀가 여자가 되어 가는 과정과 성장통을 그린다. 이성에 눈뜨기 전인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유사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해 온 동성 친구와의 관계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던 히토미는 무기오의 육체를 통해 비로소 그 속박에서 자유로워진다. 그 과정 역시 이성에 대한 동경이나 연애 감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형태와 행위로 나타나는 남자의 ‘몸’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순수한 욕망으로 그려지고 있다.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애증의 화학작용 ―「제시의 등뼈」

「제시의 등뼈」는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그의 애인과 어린 아들이 겪는 갈등을 통해, 서로 거북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이 애정과 증오를 오가며 형성해 가는 관계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충동적이고 자유분방한 연애관을 지닌 코코는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릭과 그의 아들 제시와 동거하면서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일상적인 연애에 눈을 뜬다. 그러나 부모의 불화로 애정 표현에 서툰 제시는 코코에게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표한다. 코코는 제시를 릭의 부속품으로 받아들이고 표면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다가가지만 돌아오는 것은 반항과 거부뿐이다. 제시의 그런 행동이 그 나름의 비뚤어진 애정 표현의 방식이란 것과,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뿌리 깊은 증오심의 정체를 깨닫고 나서야, 이유 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작은 악마 같던 제시를 코코는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세 작품 중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이 작품은 『베드 타임 아이스』로 데뷔한 이듬해에 발표되었다. 전작에서 표현되던 농밀한 남녀 관계의 구도에 더해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제시라는 열한 살짜리 소년을 등장시킴으로써, 보다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형태를 담은 특이한 러브 스토리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일본의 여성 작가들이 대체적으로 가족의 붕괴와 같은 관계의 단절에 관심을 기울였던 데 비해 야마다 에이미의 관심은 오히려 관계의 가능성을 향하고 있다. 육체가 관계의 매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야마다의 소설 속 여성들은, ‘남자의 몸에 대한 욕망’을 거리낌 없이 표현한다. 이는 동시대 작가 중 누구보다 앞선 시도이기도 했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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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100자평을 쓰지 않으나, 백만년만에 만난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에 대해선 안 쓸 수가 없다. 좋다. 좋구나! 그녀의 문체, 스토리 그리고 소설 속에 나타나는 삶에 대한 방식, 어느 것 하나 빼놓을 것이 없다. 밑줄 긋고 또 긋고, 내 사춘기는 어땠는지 생각해본다.  구매
readersu 2014-07-31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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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거침 없는 집중력의 야마다에이미님... 민음사 책 내지좀 좋은것으로 안될까예?  구매
윤재홍 2009-06-27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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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주인공들이 초딩->중딩->성인으로 넘어가나 속알맹이는 어째 비슷하다. 주인공들의 `이 몸은 다 알고 있느니라`화법에 불편한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 전형적인 장치나 장면도 보이지만 그마저도 흥미롭게 읽힌다.  구매
말그미미 2013-04-24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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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3개로 이루어진 소설책인데 어는 하나도 빼놓을 것 없이 즐겁게 읽었어요  구매
ABC 2010-12-1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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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새창으로 보기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집 <풍장의 교실>에는 표제작인 '풍장의 교실'을 비롯하여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이렇게 세 편의 중편소설이 실려 있다. 야마다 에이미는 현대 일본 여성 작가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되고 있지만, '풍장의 교실' 역시 그녀의 작품 중 결이 다른 독보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육체가 관계의 매개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 작가는 그녀가 쓴 소설 속 여성들이 대개 '남자의 몸에 대한 욕망'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반면, '풍장의 교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 소녀라는 점과 주인공을 둘러싼 같은 반 여학생들의 '악의'가 소설의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모토미야 안은 유난히 전근이 잦은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여름방학이면 가족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여름방학 숙제에서 해방된 '나'(모토미야 안)는 혼자서 들판 같은 곳을 걸으며 시간을 소일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전학이 잦았던 '나'는 또래의 친구들보다 눈치가 빠르고 인간에 대한 이해도 높았다. 말하자면 '나'는 다양한 아이들과 만나며 일찌감치 애어른이 된 것이다.



"일단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결코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몸속 깊은 곳에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사는 곳이 바뀐다 해도, 카멜레온처럼 피부색은 변할지언정 기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쓸데없는 저항을 일찌감치 단념하고, 어딜 가든 나 자신을 바꾸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p.16)



도회지에서 시골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온 '나'는 처음에는 예쁜 용모와 도회지 출신 다운 세련된 미적 감각을 지닌 탓에 동경의 대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점차 따돌림을 받게 된다.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요시자와 선생님과 에미코에게 있었다. 쾌활한 성격의 총각인 요시자와는 체육을 담당하는 인기 선생님이었다. '나'에 대한 요시자와 선생님의 편애가 반장인 에미코의 심기를 자극했고 그때부터 에미코의 복수가 시작되었다.



"나는 내가 제물이 되어 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것은 내가 제일 걱정하던 일입니다. 물처럼 잔잔한 인생. 나는 그것만을 바랐는데, 교실에선 언제나 제물을 필요로 하는 종교가 판을 칩니다. 나는 몇 번이고 전학을 하면서 그것을 실감했습니다." (p.38)



'나'에 대한 집요한 따돌림과 보복이 도를 넘어서고 있었고 담임 선생님조차 아이들과 동조하는 듯했다. 학급에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악코가 유일했다. '나'는 메모지를 통해 악코에게 속내를 털어놓고는 했지만 악코는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었다.



"내 피부 한 꺼풀을 벗겨 내면 슬픔의 덩어리가 있다는 걸 아무도 몰랐던 겁니다. 알아야 하는 선생님들조차. 하긴 어린애에 불과한 선생님들한테 그런 대단한 것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실망도 하지 않았습니다." (p.41)



"절망, 그건 인간에게서 감정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몸이 나른해집니다. 나는 턱을 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내 마음은 항상 쭈그리고 앉은 모습입니다. 일어서기가 귀찮습니다. 검은 장막을 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하는 게 고작입니다." (p.48)



어느 날 에미코를 향해 웃었다는 이유로 '나'를 향해 아이들의 무차별적인 폭력이 있었고, 이를 목격한 요시자와 선생님이 '나'를 양호실로 보내주었다. '나'는 양호실에서 더럽혀진 교복을 벗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채 잠이 들었다. 그러나 일어나 보니 속치마가 사라지고 없었다. 교실로 돌아왔을 때 '나'의 속치마는 적셔진 채 '나'의 얼굴에 씌워졌고, '나'는 그때의 충격으로 인해 자살을 결심한다.



"인간이 짐승의 눈이 될 때, 거기엔 도덕도 상식도 없고 심지어 감정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거기에 존재하는 건 습성뿐입니다. 그리고 그 습성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 끓어오르는 욕망뿐입니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는 요시자와 선생님에게 어깨를 맡긴 채로 교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p.57)



자살을 결심한 '나'는 유서에 남길 말을 고민한다. 그날 밤 '나'를 걱정하는 엄마와 언니의 대화를 듣고 마음을 고쳐 먹은 나는 수동적으로 당하기만 했던 그동안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을 놀리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향해 공격적인 방법으로 대항한다. '나'는 그들을 철저하게 경멸하는 것이다.



"내가 탄생시킨 살인법은 경멸이라는 두 글자였습니다. 인간을 죽인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남자아이의 신발에 욕망을 느끼는 내가 인간이라면, 나는 그녀들을 나와 똑같은 위치에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선 자신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이들을 끌어내립니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죽여나가는 것입니다." (p.78)



소설의 말미에서 '나는 생각한다. '죽은 사람을 들에 내버려 두는 것을 풍장(風葬)이라고 한답니다. 그건 잔혹한 풍습일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의 따돌림과 집단 괴롭힘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직장 내에서의 따돌림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비단 인성 교육의 부재나 윤리 의식의 상실에서 비롯된다고 보지 않는다. 과학이 발달하고 이런 추세에 따라 오프라인에서의 접촉이 현저히 줄어듦에 따라 사람들은 인간관계와 이해 충돌의 해결책을 학습하지 못한다. 어찌 보면 우리는 사회성이 결여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를 끝없이 양산하고 있는 셈인데 그것을 오직 법으로만 해결하려 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들이 득시글거리고 있다. 본래의 모습을 숨긴 채. 우리는 지금 위험하기 짝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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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9-04-13 공감(1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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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편의 단편.

일단 이전에 읽었던 야마다 에이미 - 솔뮤직 러버스 온리-는 취향의 저편에 있었던 기억.

과연 어떨지...라는 심정으로 읽었는데 좋다.

주인공의 과한 자의식과 여성적인 것, 남성적인 것에 대한 이질감 느껴지는 강박을 지우고 들여다보면...

아니. 어쩌면 그 과함과 강박이 야마다 에이미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본질을 지우고 나머지가 좋다는 것은 오히려 험담에 가까울까?

어떻든 간에

풍장의 교실과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모두 어떤 타입의 인간들을 통찰하는 시선이 분명하다.

나는 제시의 등뼈가 꽤 괜찮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라 입구까지 전속력으로 달렸습니다. 정말로 창피했습니다. 딱히 부끄러운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요. 상스러운 말을 한 사람이 아니라 들은 사람이 오히려 부끄러운 기분이 들다니요. 나는 인간의 책임 전가 구조의 교묘함에 아연해졌습니다. - p. 34, 풍장의 교실 중

2016. Apr.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라 입구까지 전속력으로 달렸습니다. 정말로 창피했습니다. 딱히 부끄러운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요. 상스러운 말을 한 사람이 아니라 들은 사람이 오히려 부끄러운 기분이 들다니요. 나는 인간의 책임 전가 구조의 교묘함에 아연해졌습니다. - p. 34, 풍장의 교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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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16-04-1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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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 새로운 감정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새창으로 보기



벌써 눈물의 계절, 7월이 왔다. 7월은 내가 태어난 달이기에, 나는 항상 비오는 날 생일 파티를 해야 했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초대했던 많은 친구들이 단지 비가 온다는 이유만으로 오지 않을 때 느꼈던 쓸쓸함은, 하필 장마가 낀 달에 날 낳은 엄마마저 원망하게 만들었다. 어릴 땐 화장실을 같이 갈 ‘단짝 친구’가 하느님보다 중요한 존재였다. 그렇게 학교와 친구가 세상의 전부이던 시절, 당신은 왕따(이지메)를 당해본적이 있나요? 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본 작가가 있다.


철저히 몸과 욕망, 발칙함과 도발이라는 콘셉트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야마다 에이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의 소설을 처음 만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도서관에서 세워져있지도 않고 ‘누워’ 있던 그녀의 소설집 『공주님』을 처음 발견했을 때 유치한 표지와 제목에 피식거리며 그 책을 슬슬 넘겼다가, 밤을 꼴딱 새버렸다. 그 후 그녀의 전작, 신작은 모두 내 장바구니에 담겨지게 되었다. ‘낭만을 버리고 순정을 짓밟고 당신 스스로에게 솔직하라’고 말하는 연애 소설의 여왕, 야마다 에이미의 대표작 중에서도 전설의 초기작 세 편을 묶은 『풍장의 교실』이 드디어! 재출간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소설집의 표제작 「풍장의 교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은희경의 장편 『새의 선물』보다 일상어로 된 짧은 문장으로 어른과 아이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수작이다.


내가 ‘물처럼 잔잔한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과 달리이 소설의 화자인 ‘모토미야 안’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그런 ‘어른보다 어른스러운’ 생각을 한다. 1학기가 끝남과 동시에 전학을 가는 생활을 반복하는 동안 일찍이 세상의 이치를 알아버린 조숙한 아이이다. 이 ‘계집애’가 겪어야했던 따돌림의 생생한 묘사는 지나간 내 모든 학창시절의 기억을 흔들어놓았다. 물론 나는 자살을 시도할 만큼의 심한 왕따 경험은 없다. 하지만 서서히 ‘교실의 부품’으로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편한 것인가를 절실하게 느낀 다음부터 이 소설은 더 이상 ‘학창 시절만의 비망록’이 아니었다. 그 무대가 비단 교실과 학교의 범위 안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에 유혹하는 법과 피 하나 내지 않고 세상에 복수하는 법을 전수받고 싶을 때마다 빌려 읽었다. 감정을 배제한 ‘절망’의 상태를 조금씩 맛본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제목에 있는 ‘풍장風葬’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죽은 사람을 들에 내버려 두는 것을 풍장이라고 한답니다’라고 담담히 말하는 ‘안’의 마지막 모습에서 불현듯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필승>의 후렴구가 생각났다. “아무도 모르게 내 속에서 살고 있는 널 죽일 거야” 나는 이 노래를 고등학교 연극부 오디션 현장에서 대걸레를 들고 목청껏 불렀다. 아무도 모르게 죽이고 싶은 존재는 날 구속하는 사람이었거나, 중학교 내내 따라다닌 ‘1등에 대한 집착’ 또는 ‘따분한 평화’였는지도 모른다.


81페이지밖에 안 되는 「풍장의 교실」을 읽고 나면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패닉 상태에 빠지거나, ‘어린아이의 장난 같은데......’라며 회피하고 싶어질 것이다. 한때 8만원까지도 호가했던 절판본을 모체로 하고 있는 이 책의 ‘소문의 진상’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이에게만 주어지는 쾌감일 것이다. 내가 줄거리를 이 자리에서 다 말한다고 해도 얻을 수 없다. 나는 지금, 내 속에 새로운 감정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p78) 그리고 마음속에 하나의 묘지를 품고 풀과 나무를 천천히 밟는 의식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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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이스트 2009-07-1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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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서 벗어나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이 소설들은 혹시 '편견'에 관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작가에 대한 편견부터 깨고,)
사람들은 꽤 쉽게 무언가를 판단하고 결정한 다음에는
쉽게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판단의 근거는 그 결과와 그것이 지속되는 시간에 비하면, 굉장히 미약해서
겨우 몇 개의 정보에 의존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마치 오랜 시간 관찰하고 판단한 결과인냥 그것을 믿고 그 편견에 따라 행동한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하나의 '진실'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 새로운 편견으로 변형된 진실을 깨기도 한다.


'풍장의 교실'

한 전학생이 자신들에게 나눠져야 할 '사랑'이나 아이들간의 '우정'을 머지않아 파괴할 것이라는 
아이들의 편견, 그 아이에 관한 턱없이 높은 동경과 이후의 맹목적인 괴롭힘과 극복. 그녀 마음의 풍장.


'나비의 전족'

 뭔가에 구속되어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원한다거나,  뭔가를 구속하고 있는 사람만이 강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편견. 그녀의 그늘은 정말 구속이고, 또다른 그녀의 탈출은 제대로 된 탈출이었을까?


'제시의 등뼈'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까지 사랑하는 것은 크나큰 관용이라는 편견과,  그 반대의 것이 옳다는 오만에 대한 편견,
밥과 청소를 해주는 것으로 엄마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편견.

편견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조차 편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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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정리 2011-10-2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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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유의하자. 새창으로 보기
풍장의 교실이라고 제목을 들었을때  내가 기대한 내용은 절대 이런 것이 아니었다.얼렁뚱땅 덜렁이인 나는 풍장 風葬을 풍경風磬으로 잘못 알아듣고는 학교에 물고기 풍경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가운데 선생과 제자 사이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소설일거라 맘대로 짐작해 버린 것이다.그런데 아무리 읽어도 감동적인 스토리가 전개될 생각을 도무지 안 하지 뭔가. 반어적인 제목인가보다 뜨악해 하면서 읽은 결과 드디어 알게 된 사연인 즉슨, 그 풍경이 아니고 풍장이었다는 사실이었다. 하필이면 작가가 풍장의 유래를 마지막에 소개하는 바람에 다 읽는 동안에도 전혀 눈치를 못챘으니 이걸 누구에게 탓해야 하는지 참으로 (물론 나지만!) 뻘쭘했다. 그나 저나 초등학교 교실에 난데없는 풍장 風葬 타령이라니,어찌된  영문일까?( 風葬---들에 시체를 그냥 내 버려두는 매장법,자연이 알아서 시체를 해체 하도록 둔 뒤 몇 년 뒤에 남아 있는 뼈를 수습해 정식 장례를 치른다고 한다.)



야마다 에이미의 걸작 단편 셋을 모은 단편집이다.<풍장의 교실><나비의 전족>그리고 <제시의 등뼈>라는 단편들로,저자의 개성이 유감없이 일관되게 발휘되고 있던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었다.첫번째 단편인 <풍장의 교실>에서는 전학 온 주인공이 서서히 반 아이들에게 왕따 당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는데 ,왕따에 못이겨 자살을 생각하던 주인공은 결국 다른 교우들을 마음속으로 죽임으로써 그들의 잔인함에 대응하게 되는 과정들을 그린 것이다. 풍장이란 마음속에 버려진 교우들의 시체를 상징하는 주인공의 비유라고 보심 되겠다. <나비의 전족>은 우정이라는 미명하에 자신을 후광처럼 달고 다니는 친구에게 벗어나기 위해 남자와 섹스를 하고 다니는 소녀의 심리를 <제시의 등뼈>는 흑인 남자친구의 혼혈 아들을 돌보면서 생기는 갈등을 조명한 것이다.

확실히 야마다 에이미는 다른 작가와는 차별되는 면이 있어는 보였다. 극단적일만치 섬세한 심리묘사도 그랬지만 섹스를 다루는 범상 찮은 태도에서도 그녀가 다른 작가와 다름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의 소설이 히트를 친 후 그녀의 문란한 사생활이 논란거리가 되었다고 하던데 전혀 이상할 게 없더라. 너무도 적나라하고 거침없는 표현들을 보고 있자니 나 역시도 작가의 실제 경험이 아닐까 라는 추측이 들었으니 말이다. 어쩜 작가가 글을 잘 쓰긴 한다는걸 확실히 보여주는 예이기도 했지만 찜찜한 심정을 숨기기는 힘들었다. 

탄탄한 문장에 섬뜩하게 공감시키는 심리묘사,유려한 문체에 영리한 전개등은 어쨌거나 그녀가 무게 있는 소설가임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일본 소설의 특징인 가벼움에서 탈피해 진지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던 작가,단 한편만 읽은 상태에서 이렇게 말하긴 좀 그렇지만 요시모토 바나나가 아직도 소녀적인 감성에서 벗어나지 않은 듯 했다면  그녀는 초등 시절에 이미 소녀시절과 바이 바이 한게 아닐까 싶게 조숙한게 아닐까 싶었다. 실은 너무 조숙해서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고나 할까. 되바라진 적이 없었던 내가 현실성 운운한다는게 우스운 일일지 모르겠지만서도.예민하고 삐딱하며 영악하고 발악하듯 현실에 대처하던 다양한 연령층의 여자들을 만나 볼 수 있던 소설,잘 쓴 소설이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나와 취향이 다른 분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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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사 2009-05-1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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