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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더불어 사는 삶 마을 <밝은 누리> 방문기 - 에큐메니안

더불어 사는 삶 마을 <밝은 누리> 방문기 -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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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 마을 <밝은 누리> 방문기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교회를 찾아서 5
김영철 | 승인 2018.06.22 23:27


서울 인수동에서 <아름다운 공동체>로 시작하여 강원도 홍천에 자리 잡은 <밝은 누리>공동체를 방문한 것은 7월8일(금) 오후였다. 이 방문이 성사된 것은 거슬러 올라가 지난 5월7일-12일에 제2회 한국생태마을공동체잔치가 열렸던 경상도 창녕 성지골에서 시작된다.

전국에서 함께 하던 생태마을공동체가 한 자리에 모여 축제와 나눔을 가지고 생태마을의 전망을 세우는 이 모임에서 <밝은 누리>대표 최철호 목사가 “대안대학에 대한 토론” 모임에서 발제를 맡아서 <밝은 누리>에 대해 소개했다.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여러 방면에서 대안교육운동 마을운동 생태운동에 참여했던 김창수 선생(광주 지혜학교이사장), 유정길 선생(전국귀농귀촌운동본부 정책연구소소장), 임진철 목사(한국생태마을공동체네트워크실행위원장), 이영준 선생(충남 홍성 향기촌마을 대표), 정호진 목사(생명누리명예대표) 등이 함께 방문하게 되었던 것이다.

밝은누리 공동체는 서울에서 2시간이 채 안걸려 홍천군 서석면에 위치한 아미산 아랫마을에 터를 잡고 있었다. 서울 인수동의 도시공동체를 토대로 공동체 귀촌이라는 전략을 가지고 생명농업, 생태건축, 교육, 문화, 복지 등 다양한 소명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귀촌했던 것이다. 개인이나 가족 단위 귀농 귀촌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도울 수 있는 방안으로 채택한 것이다. 서울 인수마을과 홍천 생명평화마을은 긴밀하게 일상적으로도 교류한다고 한다고 한다.

▲ 사진 왼쪽이 밝은누리 대표 최철호 목사 ⓒ김영철


그리고 농촌과 도시가 서로 살리는 ‘논도상생 마을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었다. <밝은 누리>는 기본적으로 7-10명의 공동체가 기초를 이루고 있었다. 서울에 150명, 홍천에 100명, 그리고 최근에 경기도 수리산 밑에 20명 등 거의 300명에 가까운 공동체 식구들이 나누어 살며 서로 교류하며 살아가고 있다.

새민족교회 목회할 때 우리 교육전도사 한 분이 인수동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여 심방겸 가본적이 있었다. 기본적인 의사 결정은 이 기초공동체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기에 공동체의 자발성이 기본적으로 작동하게 되어 있었다. 홍천에는 대안중등과정인 생동중학교와 고등대학 통합과정인 삼일학림이 있다.

삼일학림은 과목 선택 학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농사력에 기초한 자율 일과 교사 학생 학부모 청소년 성인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배움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지난번 대안대학 논의 과정에서도 소개했지만 삼일학림은 필수과목은 신앙, 철학수신, 역사, 하늘땅살이(농사), 집짓기, 생활기술이고 선택과목으로 문학, 예술, 다른 나라 말글, 과학, 검정고시, 수능 등이 있었고 원하는 것을 자율적으로 구성해서 공부하고 독립학습(1년 이상) 과정도 있는 자율과목으로 이루어졌다.

놀라운 것은 삼일학림 학사로 사용하는 모든 건물들은 전통적 집짓기 방식에 따라 직접 지은 건물이었다. 생명을 살리는 건축, 자연과 호흡하며 생활 터전에 적합한 아름다운 건축을 연구하고 노동하며 나무와 흙, 돌 등 생활터전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들을 토대로 건축하는데 다양한 생태 건축 공법을 적용하고 자연에너지를 연구하고 적용하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이 직접 지은 건물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며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이루어지는 경로는 일상 생활과 역사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를 일관성 있게 고백하고 실천하는 기독청년지도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부 공동체 <기독청년아카데미>와 실제적으로 공동체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동체지도력훈련원>으로 통해서였다.

특히 공지훈은 매주 수요일 1년 동안 모이는 과정으로 공동체 구성원들이 훈련받고 채워지는 통로였다. 서울이나 홍천에서 공동체 식구들은 대부분 저녁을 같이 먹는 식탁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최철호 대표의 안내로 그날 저녁 식사를 마친 구성원들과 방문단이 함께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가졌다.

▲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밝은누리 공동체 건물들 ⓒ김영철


밝은 누리에서 최근에 역점을 두고 하는 “생명평화고운울림 기도순례”에 관한 설명도 들었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일요일에 걸쳐 전국 각지를 다니며 동북아 평화와 생명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드리는 자리였다. 지난 5월에는 광주 무등산에서 만나 순례 기도를 드리고 5.18 민주묘지에서 순례 연합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그리고 공동체 별로 흩어져 개별 프로그램을 가지기도 하는데 한 팀을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순례 기도를 이어갔다고 한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져 오다가 ‘영세중립화 통일을 토대로 한 동북아 평화체제’를 꿈꾸며 농촌 분립 후부터 준비해 오다 2017년부터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계기로 생명평화기도회를 드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각자 대안학교운동이나 마을운동을 하는 처지에서 방문단도 서로 격의없는 의견을 나누었다. 개인적인 감상은 경기도교육청이나 기타 진보교육감들의 교육청에서 앞다투어 벌이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고전적인 사례로 홍성 홍동마을과 풀무고등학교의 예를 많이 들었는데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마을교육공동체 전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마을교육공동체 생명평화마을 구상은 작은교회운동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여겨지기도 했다. 전환의 시대에 새로운 로컬 에큐메니즘에 기초한 생명망 목회가 작은교회의 지향점이라고 할 때 <밝은 누리>는 또한 작은교회운동의 핵심 모델이 될 것이다.



김영철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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