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0

손민석 -이승만 학당 책 "그렇게나 인민을 위하는 사상을 지닌 이들이 어째서 그렇게 무자비하게 인민을 도살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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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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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승만연구원에서 나오는 학술연구서 및 번역서는 처음에는 좀 진지한 학술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내게 거의 희극 소설처럼 느껴진다. 내가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등을 공부하면서 많이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는 지점인데 어떤 한 인물을 연구할 때 가장 어려운 지점은 그의 실천과 이론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가이다.

 이 말이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면 좀더 구체적으로 "그렇게나 인민을 위하는 사상을 지닌 이들이 어째서 그렇게 무자비하게 인민을 도살했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자유민주주의 체제 내에서의 인물연구는 편한 지점이 있다. 실천과 이론 간의 모순이 대량학살 등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지도자의 자율성이 크게 작용하는 외교행위를 제외하면 거의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승만에 대해 설명할 때도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승만이 한국에 기독교적 습속(토크빌적 의미에서)을 심어 '아시아의 미국'을 만들려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이 도대체 왜 그렇게 무수히 많은 학살을 방조했는지에 대한 해명을 많은 이들이 하지 않는다. 비판하는 이들은 그저 비난을 퍼붓기 바쁘고, 옹호하는 이들은 희생자들이 친공산주의자들이었다고 매도하거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하나의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한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승만의 국가주의(혹은 나라만들기)와 민족주의 간의 간극이 학살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합리화, 정당화 했던 게 이승만의 기독교 - (자유)민주주의 - 전체주의(공산주의)에 대한 사상적 태도이고.. 좀더 자세하고 엄밀하게 논해보고 싶은데..

 아무튼 맨날 했던 말 또하고 또하는 이승만 찬양론자들 좀 그만 보고 싶네. 예를 들어 연세대 김학은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에 진중권이 <폭력과 상스러움>에서 완전히 바보 등신 취급을 했는데 이제 와서 이승만 찬양글이나 쓰고 있으니.. 잠깐 인용해보자.


""이 자를 보신 분은 즉각 인근 파출소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머머 어떻게 이런 일이? 그게 다 "사회적 행동주의자들" 때문이란다. 즉 이들이 ... "평등부를 만들"더니 ... 모든 면에서 명실공히 평등한지 감시하도록 하였다." "지능이 평균 이상"인 자는 "귀에 지능장애 수화기"를 달고 다녀야 한다. 평등부가 발신하는 금속성의 소리가 "우수한 두뇌를 방해하여 평균지능을 유지하게 한다"는 거다. ... 

연세대 경제학과 김학은 교수. UFO 평등군단의 위협 앞에서 초록빛 지구의 장래를 걱정하신다. 미제 만화책에 충격 잡수시고 우리의 결단을 촉구하신다. "자유와 평등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글쎄? "자유를 택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도 많아야 한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유혹은 더 커지고 이럴 때에 우리는 단련해야 한다." One two, One two. 교수님, 귀에 부착한 "지능장애 수화기" 떼세요. 그거 아무나 다는 거 아닙니다. "평균 이상"만 다는 거래요. 농담하자는 겁니까? 일상언어에서 '평등'과 '평균'이라는 말은 의미가 다르죠? ... 정말 수준 안 맞아 못 놀아주겠다."(진중권, <폭력과 상스러움>, 현상수배 천재를 잡아라 발췌.)

 다시 봐도 낄낄거리게 된다. 김학은 같은 수준 낮은 인간들이 찬양글이나 쓰고 있으니.. 답답허다. 이승만도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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