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1

[유레카] 중국 원전의 불안한 ‘대약진’…남의 일이 아니다 : 칼럼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유레카] 중국 원전의 불안한 ‘대약진’…남의 일이 아니다 : 칼럼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중국 원전의 불안한 ‘대약진’…남의 일이 아니다
등록 :2021-03-16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년이었던 지난주 중국 정부가 신규 원전을 대대적으로 증설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11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개된 ‘14차 5개년 계획’에는 2025년까지 중국의 원전 설비 용량을 70GW(기가와트)로 늘리는 계획이 담겼다. 현재 51GW인 원전 용량을 급속도로 늘리는 것으로, 연해 지역에 3세대 첨단 원자로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선박에 원자로를 실은 ‘해상 부유식 핵동력 플랫폼’도 짓겠다고 했다. 가동 중인 중국의 원자로는 49기로 미국(94기), 프랑스(56기)에 이어 3위다. 하지만, 미국과 프랑스가 원전 건설을 줄이고 있는 데 비해 중국은 원자로 55기를 건설중이거나 건설 예정이어서 몇년 뒤면 세계 최대 원전 국가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1964년 세계 5번째로 원자폭탄을 개발했지만 원전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캐나다 기술을 도입해 1991년 12월 저장성 자싱에서 첫 원전(친산원전)을 가동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뒤에는 모든 원전 프로젝트 심의를 전면 중단했으나 2015년 원전 계획을 재가동했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맞추고 석탄 발전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겠다며 원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개발한 3세대 첨단 원자로인 화룽 1호 기술을 적용한 첫 원자로인 푸칭 5호기도 지난해 9월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원전은 동남부 연해지역인 광둥, 푸젠, 저장, 산둥에 집중돼 있어, 사고가 일어나면 해류와 편서풍을 타고 한국 서해와 남해로 방사능 오염 물질이 유입될 위험이 크다. 환경단체들이 ‘바다 위의 체르노빌’이라 우려하는 해상 부유식 핵동력 플랫폼을 인천에서 400㎞ 거리에 불과한 산둥성 옌타이 인근에서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중국에서도 원전 확대에 반대하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있었다. 시민들의 시위로 2013년 광둥성 장먼에서 핵연료 공장 건설이 중단됐고, 2016년에는 장쑤성 롄윈강에서 핵폐기물 처리시설 건설도 취소됐다. 하지만 이후 중국 당국의 시민운동 탄압이 심해지면서 비판적 목소리는 사라졌다. ‘원자로 자주개발’ 성과를 과시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중단된 내륙 지역 원전 건설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만 높다. 중국이 구호로 내건 ‘인류운명공동체’에 어른거리는 불안한 그림자다.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86976.html?_fr=mt2&fbclid=IwAR1imb5b6qnrxY_yr0p7-Z6p9gh9vUoKZXCBRhM42_YKITq-nVbNqJroxWw#csidxbdc96d56ea720a7bc50a25dce4cc4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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