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9

청바지 입으려고 탈북했다가 ‘1만불 펀딩’ 받고 미국 인턴까지 하고 온 썰.ssul! (1편) : 네이버 블로그

청바지 입으려고 탈북했다가 ‘1만불 펀딩’ 받고 미국 인턴까지 하고 온 썰.ssul! (1편) : 네이버 블로그:




청바지 입으려고 탈북했다가 ‘1만불 펀딩’ 받고 미국 인턴까지 하고 온 썰.ssul! (1편)

대한민국 통일부공식블로그

2023. 9. 9.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여러분은 혹시 주변에 탈북민 친구가 있으신가요? 아마 그렇지 못한 분들이 더 많을 텐데요,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저의 탈북민 친구 박은희님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려 합니다.



오늘 글은 여러분이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실 수 있도록 인터뷰 내용을 각색하여 이야기 형태로 적어 보았어요. 여러분의 탈북민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상상하며, 자유를 위해 탈북을 결심했던 내 친구 은희의 감동적이고도 소망찬 이야기​로 함께 들어가 보아요!



내 인생 슬로건은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자’ 야


안녕, 친구! 만나서 반가워. 나는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국민 박은희야. 나는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왔어. 그래서인지 내 인생 슬로건은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자’ 야. 한국에 와서 보니 이 땅에는 정말 선택과 자유가 넘쳐나서 놀랐어! 하지만 그래서인지 자유에 대한 감사함보단 당연시해지는 것들도 많은 것 같아. 나는 이 자유를 누리기 위해 정말 많이 쉽지 않은 시간을 견뎌온 만큼 내가 한 선택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어.





△ 북한 강원도 원산 위치 (ⓒ구글 지도 제공)



남한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을 보고

청바지가 너무 입어보고 싶어서 탈북하기로 결심했어


나는 17살에 탈북을 결심하게 되었어. 그 당시 나를 짝사랑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나에게 잘 보이려고 ‘개와늑대의시간’이라는 남한 드라마를 USB에 넣어서 선물해 준 거야. 그 드라마를 보고 나서 ‘와 세상엔 저런 자유가 존재하는구나’를 처음 알게 되었지. 드라마를 보며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청바지를 입은 여자들의 모습이었어. 북한에서는 여자가 머리를 기르는 것도 안 되니 짧은 치마는 물론이고, 청바지를 입는다는 건 정말이지 상상도 못 할 일이거든.





△ 2007년 방영 된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포스터 (ⓒMBC 제공)


10대 소녀가 외모에 신경 쓰는 일은 아마 전 세계 어디나 똑같을 거야. 나도 장마당을 갈 때면 몰래 귀걸이도 끼고 나팔바지를 입고 다니기도 했어. 그런데 하루는 아주 운이 좋지 않게 복장 단속반에 걸린 적이 있어. 우리 집에서 장마당까지 걸어서 15분 정도가 걸렸는데 200미터에 한 조씩 복장을 검사하는 단속반이 서 있었고, 내가 한 귀걸이를 보며 이건 자본주의 날라리풍이라며 연행하려는 거야, 안가겠다고 버티니 자전거 뒷 의자에 내 손목이 억지로 묶였고, 마치 고삐에 걸린 소처럼 억지로 질질 끌려간 적도 있어. 나팔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단속반이 아무 말 없이 와서 가위로 자르고 간 적도 있고 말이야.





△ 북한 ‘자본주의 날라리풍’ 확산추세 뉴스 화면 (ⓒ연합뉴스 제공)



내 몸 하나 스스로 컨트롤할 힘과 자유가 없는데,

과연 이 나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드라마를 보면 여자들이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그 누구도 그 여자가 긴 머리를 하든 짧은 치마를 입든 단속하지 않는데 내 현실은 너무 달랐던 거지. ‘나도 저 사람들이랑 똑같은 사람인데 왜 내 삶은 이렇게 다를까?’ 라는 인식을 하게 됐어.



탈북을 위한 준비기간 4년, 그리고 165일간의 탈북 여정



△ 주요 탈북 이동 경로 참고 (ⓒ고대신문 제공)


17살에 탈북을 처음 결심하고, 정말로 탈북하기까지는 약 4년간의 준비기간을 가졌어. 내 고향인 강원도 원산은 중국이랑 너무 멀기 때문에 중국까지 가는 루트를 파악하고 자금을 마련하는 데 오래 걸렸거든. 물론 북한의 강원도 원산에서 38선까지는 가깝지만 그리로 바로 탈북하기에는 너무 위험부담이 컸어. 중국을 통해 탈북을 도와줄 브로커 찾으면서, 탈북 후에는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일부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행적을 만들어 두었어. 훗날 내가 갑자기 사라져도 조부모님이 나는 원래 타지역에 자주 왔다 갔다 하던 손녀였다고 변명하실 수 있도록 말이야.



탈북을 위해 고향을 떠난 날, 나는 일단 강원도 원산에서 양강도 혜산시까지 가는 기차를 탔어. 원산에서 혜산시는 남한으로 따지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인데 한국에서는 기차 타고 2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72시간 동안 갔어. 혹시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니? 거기에 보면 북한은 기차가 한 번에 목적지까지 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전력이 부족하다 보니 기차가 가다가 서고, 가다가 서고를 반복하면서 3일 동안 그 안에서 살다시피 하는 거지.





△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중 북한 기차 내부 장면 (ⓒtvN 제공)


혜산에 힘들게 도착했는데 브로커와 연락이 닿지 않아서 두 달 동안 숨어 기다렸고, 겨우 만나 압록강을 넘게 되었어. 그날은 새벽 3시였는데 같이 탈북하는 팀에 한 살배기 아기가 같이 있었거든? 새벽에 물이 차가워지니 ​강을 건너는데 아이가 막 울기 시작하는 거야. ​그때 그 두려웠던 심정은 지금도 너무 생생해. 나는 4년 동안 탈북을 준비했고, 두 달 동안 혜산에서 숨어 살다가 이제 드디어 압록강을 넘으려는데 아이가 울기 시작하니까 너무 절망적이었던 거 있지. 그래도 나는 꼭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멍멍이, 고양이 소리를 흉내를 내며 아이를 달래줬어. 다행히도 울음을 그쳤고, 브로커와 중국으로 넘어가는 데만 일주일이 걸린 것 같아.



아마 탈북 과정 중의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중국에서

라오스산으로 국경을 넘을 때였던 것 같아



△ 태국 경찰서에서 제 3국 행을 기다리는 탈북민들 (ⓒVOA 제공)


중국과 라오스 접경에 있는 산을 자정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7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넘었어.​ 우리 팀에 80살 넘은 할머니와 한 살짜리 아이를 같이 데리고 가다 보니 더 오래 걸린 것 같아. 몇 시간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산을 오르는데 사람에게 정말 이런 초인간적인 힘이 있다는 걸 처음 경험했어. 마침내 라오스 국경 넘었을 때는 하얀 위액만 쏟아냈던 것 같아.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왜 탈북을 결심해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



△ 라오스 메콩강으로 이동하고 있는 탈북 일가족 (ⓒ북한인권시민연합 제공)


탈북의 거의 마지막 코스인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갈 땐 흔히들 말하는 악어강(메콩강)을 건너 태국 경찰서에 도착했어. ​우리는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하고 한 달 반 동안 태국 어딘가에 있는 감옥에서 대기했지. 몇 평 남짓한 곳에서 수십 명과 같이 쪼그려 잠을 잤고, 샤워도 물을 묻히는 수준밖에 하지 못했어. 같은 공간에 태국 범죄자들과 함께 있었는데 우리에게 물을 뿌리며 괴롭혔지만, 우리는 난민이다 보니 갈등을 만들면 안 돼서 참을 수밖에 없었어. 50일 정도 후에 드디어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져 방콕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했지! 와우~



21살 북한 강원도 원산 출신 탈북민 청년,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 도착하다


17살에 처음 탈북을 결심하고 생사를 넘나들며 21살에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 도착했을 때는 막상 눈물이 마구 쏟아지거나, 날아갈 듯이 기뻤다기보단 일단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왔던 것 같아.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좇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잡혀갈 두려움과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니까. 드디어 편히 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럼, 남한에 왔으니 내 인생에는 꽃길이 펼쳐졌었을까? 그건 정말로 모르는 말씀! 탈북만큼이나 험난하고 고군분투했던 나의 남한 정착 이야기, 다음 편에서 계속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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