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홍 선배가 '닛케이를 읽으라고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시더군요.
오늘 이 기사처럼 수준있는 정책분석 기사가 실리기 때문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이충원
- 저출생 대책의 맹점-부담의 근원(상) 양립?
오늘 이 기사처럼 수준있는 정책분석 기사가 실리기 때문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이충원
- 저출생 대책의 맹점-부담의 근원(상) 양립?
"나는 포기했을 뿐" 잔업 전제로 한 일하는 방식에 한계
(닛케이 9.17 조간 경제·정책면)
2024년 일본 출생아 수가 70만 명을 밑도는 등 저출산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야근과 전근을 전제로 한 일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고, 장시간 노동과 가사-육아를 병행하지 않는 한 누구나 무언가를 포기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 지원과 저출산 대책에 무엇이 부족한가?
대형 건설사에 근무하는 40대 여성은 첫 아이를 출산한 후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인기 있는 설계부에서 활약하던 그녀는 아이를 낳고 정시 퇴근을 하게 되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끊임없이 시간에 쫓기고 악몽에 시달렸다. 어느 날 눈물이 멈추지 않아 정신건강 상담실로 달려갔다.
남편은 집안일과 육아에 협조적이지만 근무시간을 줄이지 않는다. 평일에는 혼자 아이를 돌봐야 했다.
소위 말하는 라인직(핵심 부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쉬웠지만, 자신과 가정이 망가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지원 부서로 옮겼다. 승진도 했다. 그래도 주변에서 '잘 병행하고 있구나'라는 말을 들으면 반박하고 싶었다. "나는 일선에 남는 것을 포기했을 뿐이다."
여성은 직장에서 '남성 못지않게' 일하고, 가정에서는 '전업주부 못지않은' 가사와 육아를 요구받으며 이중고를 겪는다. 게이오대 데라이 교코 교수(공공경제학)는 "장시간 노동을 전제로 한 정규직 제도 하에서 양립할 수 있는 것은 '슈퍼우먼'만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2015~19년 첫 아이 출산 후 취업 지속률은 69.5%로, 여전히 30%의 여성이 출산을 계기로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정규직 비율이 20대 후반을 정점으로 낮아지는 'L자형 곡선'도 여전하다.
지금까지의 일-가정 양립 지원은 여성의 취업을 촉진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 남성 중심의 장시간 노동에 대한 시정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9년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이 시행되고, 정부는 연장근로 규제 강화 등에 힘써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노동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주 49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은 23년 15.2%로 서구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 남성은 21.8%에 달한다.
낮은 초과근무 할증률도 한 요인이다. 일본은 월 60시간 초과까지 25%인 반면 미국이나 영국은 50%, 프랑스도 주 8시간 초과 시 50%다. 저렴한 야근수당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나 경영자에게 야근 해소에 대한 절박감은 크지 않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기존 직원에게 야근을 시킬 경우와 새로 채용할 경우의 인건비를 비교한 '균형할증임금률'은 21년 44.3%였다. 할증률이 이보다 높으면 신규로 채용하는 것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잔업을 억제할 수 있다.
최근 변화의 조짐도 있다. 고치현은 지난 10일, 26년도 1년간 실험적으로 직원의 할증 임금률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조례안을 현 의회에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조례가 통과되면 지자체로는 처음이다.
이 현은 전국적으로도 특히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지역이다. 장시간 노동을 해소해 다양한 인재가 활약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마다 쇼지 지사는 "최첨단 개혁을 통해 전국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의 미취학, 부모의 간병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나홀로' 일할 수 없는 인재가 늘어난다. 잔업 해소뿐만 아니라 '단시간 정사원' 등 유연한 근무 방식 제시가 핵심이다. 정사원의 대우로 하루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주휴일을 3~4일로 단축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24년 사업장의 도입률은 15.9%에 불과하다.
내각부에 따르면 여성의 잠재 노동력은 약 290만 명에 달한다. 남성까지 합치면 약 540만 명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리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저출산 고령화와 인력 부족 속에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