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0

이인영 “정세 전환기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야...북측의 현명한 대처 기대” - 민중의소리

이인영 “정세 전환기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야...북측의 현명한 대처 기대”

첫 기자간담회, 100여일 간의 소회 묻자 “아쉬운 점 있지만 후회는 대체로 없다”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발행 2020-11-09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사진 = 뉴시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까지의 기간에 "남북간의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나 공간이 더 크게 열릴 수도 있다"고 전망하며,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한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세 전환기를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신뢰를 만든다면, 계속해서 이어질 더 좋은 정세의 흐름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면서, 2000년 북미 '공동 코뮤니케' 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사례로 들며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이 있었기에 북미관계의 진전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짚었다.

이 장관은 "북측이 신중하고 현명하고 유연하게 전환의 시기에 대처해 나오길 기대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북이 남북·북미 간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고 비핵화에 전향적 의지를 보여주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아가고 평화 협력 공간이 확대되는 성과를 다함께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장관은 새로 들어설 미 바이든 행정부와의 공조에 기대감을 표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평화의 현자'가 되어서 우리 겨레에게 좋은 친구로 다가오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차기 정부의 정책 검토에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 조야와 소통하겠다"라며, "역사적으로 미국 정부는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늘 경청했고, 미국의 대북 관여 방식 또한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기조에 일정정도 영향을 받아왔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역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한미 간 지지 토대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로 삼겠다"면서, "이 과정에서 한미 동맹 또한 평화질서를 주도하는, 보다 새로운 단계로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9.ⓒ사진 = 뉴시스

또 이 장관은 향후 통일부의 과제를 '평화의 시간을 만드는 것'으로 꼽으며,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림없이 지속하고, 전환기의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계기가 되는대로 북미관계의 진전에서 분명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남북간 대화와 협력 구조를 만들고, 코로나19 방역, 보건·의료, 재해·재난, 기후·환경 분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 한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를 위한 협력을 본격화하겠다"면서, 이 과정에서 "국민이 안심, 공감하고 함께 할 변화를 위해 소통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4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간의 소회에 대해 그는 "그동안 남북관계 복원 위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평화를 향해 묵묵히 한 방향으로 걸어왔다"면서, "아쉬운 점 있지만 후회는 대체로 없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미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로의 교체가 앞선 오바마 대통령 시절 대북 정책 '전략적 인내'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 시절과 바이든 당선자의 취임 이후 상황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당국자는 그간 "핵 개발 진전", "(대북) 제재 작동" 등의 상황 변화가 있다고 짚었다. 또 "한국 정부 집권당의 성격에도 차이가 있다"면서, "바이든 당선자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햇볕정책을 강하게 지지했고, 김 대통령을 진심으로 존경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앞의 것은 걱정되는 차이지만, 뒤에 것은 기대할 수 있는 차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시절 전략적 인내를 넘어서는 새 접근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 같다고 보고 출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동맹을 우선시하는 바이든 당선자 측의 노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긍정성이 있다"라며, "북미간 직접 대화의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소통하고 의견수렴해 반영을 거치는 것 그 자체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좋은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 장관이 바이든 당선자 측 인사와 접촉하기 위해 방미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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