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투즈의 <파괴의 대가: 나치 경제의 성립과 붕괴>를 보면서 느끼는건데 이미 바이마르 시절부터 독일은 무장해제를 포기하고 사실상 군수경제로 다시 회귀하고 있었다. 나치독일도 결국 목표는 자급자족적 생활권 경제를 만들어 독자적으로 전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고 본다. 세계대전의 총력전 속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고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경제를 만들어놓은 상황에서 세계시장에 의존하여 확대재생산을 하는 게 아니라 타국에 대한 점령과 수탈을 통한 확대재생산을 택했기 때문에 독일이 전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체제의 조건이 이미 전쟁을 원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2차세계대전이 터지면서 해외수입이 차단당했기 때문에 특히 식료품 조달에서 애로사항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전쟁을 지속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 전쟁의 성격 자체가 점령지에서의 체계적인 수탈과 착취를 통해 전쟁을 지속하는 것으로 바뀐다. 이렇게 타국민에 대한 착취를 하는 걸 정당화했던 게 인종주의였기에 오키 다케시는 타국의 노동력과 자원 수탈에 의존하여 전쟁을 지속하는 나치즘 경제를 "인종주의적 수탈경제"라 지칭한다.
즉 나치즘의 인종주의적 세계관과 전쟁경제 간의 결합이 근대국가 자체를 그토록 끔찍한 대학살과 전쟁을 지속하게 하는 기계로 바뀌버린 것이다. 여기에 전에 말했던 다중지배 등의 개념이 들어가면 그 근대국가마저 해체시켜버리며 폭주하는 나치즘의 전모가 그려지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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