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4

주진형 슬기로운 페북 생활 2

(4) Facebook
<슬기로운 페북 생활 2>
3천명이 넘는 페친을 300명 이하로 줄이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다.
첫째, 내 담벼락이 간결해졌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올린 글과 내가 팔로우 하기로 한 사람들의 글만 올라온다. 그러니 읽을 만한 글의 비중이 높아졌다.
둘째, 계속 팔로우 할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하기가 쉬워졌다. 내 지인들은 자주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요즘 내 담벼락의 글은 대부분 내가 팔로우 하는 사람들이 쓴 것 들이다. 이번에 보니, 상당수는 내가 언제 왜 팔로우 하기로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참에 팔로우 할 사람도 대폭 정리했다. 그러자 담벼락이 더 간결해졌다.
셋째, 이게 제일 중요한데, 페이스북에 쓰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요새는 새롭게 올라온 글이 많지 않아 하루 이틀 지나 와보면 약 반은 그전에 이미 본 것들이다. 새로운 것이 적으니 그만큼 다시 찾아오는 빈도가 적어졌다. 다들 페북 중독을 경계하는데 페친을 대폭 줄이니 그게 저절로 된다.
넷째, 전용 앱을 통해 페이스북에 들어오면 광고가 엄청 많아졌다. 직접 세어보니 개인이 올린 포스팅 3개가 지나면 광고가 하나씩 규칙적으로 떠서 매우 불편하다. 이것이 페이스북 친구를 줄여서 생긴 현상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시점 상으로는 페친을 대폭 줄인 후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둘사이에 분명 관련이 있는 것 같다. 페친이 많은 사람들에겐 덜 번거롭게 해 페북 활동을 더 많이 하도록 유도하려는 제작사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다섯째, 하지만 페이스 북 앱이 아니라 웹 브라우저를 통해 페이스북에 들어오면 광고가 훨씬 줄어든다. 거의 2주에 걸쳐 여러번 확인한 것이니 확실하다. 왜 사용자 경험을 전용 앱과 웹브라우저 사이에 다르게 하는지 추측해보면, 아마 웹 브라우저 사용자가 아직 완전히 자기들에게 넘어오지 않은 사용자라고 간주해서 자기들을 계속 사용하도록 유혹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광고가 너무 많아서 귀찮은 사람은 페북 전용 앱 대신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페북은 유용한 도구이지만 결국은 이 회사가 우리에게 광고를 팔기 위해 만든 도구다. 기왕이면 각자에게 더 유용한 방식으로 쓰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나는 그것을 페친을 대폭 축소하는 것에서 찾았다.
페이스북 친구 줄이기가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독하게 마음 먹고 공을 들였는데 제법 보람이 있다. 스마트 폰의 페이스북 전용 앱에는 페친 정리를 더 쉽게 하는 기능이 있는데, 원하는 사람들은 이걸 사용해 보길 권한다.
정승국, Hyuk Bom Kwon and 3.6K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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