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gok Lee
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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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과 도덕이 함께 붕괴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이 참담합니다.
이런 현실은 우연히 갑자기 생긴 현상이 아닙니다.
압축적인 변화의 이면(裏面)에서 이미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정치 지도자(대통령)들의 개인적인 과오가 큰 역할을 한 것도 있지만, 그런 지도자가 나올 수밖에 없던 역사의 흐름이 있습니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위기나 혼돈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혼돈이 우연이 아닌 것처럼, 변혁의 기운도 우연이 아닙니다.
요즘 저는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과 가끔 대화를 하는 기회가 있습니다.
그 때 저는 세가지 면에서 실력을 갖추라고 조언합니다.
첫째는 담론입니다.
현실과 유리된 낡은 담론들을 과감히 청산하고, 압도적인 담론을 제시할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사회적 대타협과 연합정치는 더 이상 미적거릴 선택과목이 아닙니다.
비록 소수당일지라도 시대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담론을 가진다면, 연합정치를 견인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광폭(廣幅) 정당으로 출발해야 가능합니다.
둘째는 도덕입니다.
이제 공공연한 악(惡)이 활개치기 힘든 정도는 되었습니다.
위선(僞善)과 거짓 그리고 아전인수의 자기합리화를 넘어서는 것이 우리 시대 도덕의 목표입니다.
자기가 틀림없다는 착각 즉 확증편향에서 벗어나려는 자각이 새로운 당의 문화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것이 도덕입니다.
이 도덕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소수당이지만 새로운 정치를 견인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이제 국민들은 그런 정당의 출현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셋째는 전략(戰略)입니다.
지금의 적대적 공생관계인 양당 독점체제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바라는 국민들이 적어도 30%는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국민들의 뜻을 받아서, 30%까지는 안되더라도 적어도 10% 정도의 의석(議席) 그러니까 30명 정도의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전략을 갖추는 것입니다.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객관적인 필요성이나 역설적으로 말하면 여건은 좋아졌는데,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심(求心)을 만들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과거 삼김(三金) 시대와 같은 인물 중심의 구심은 이루어지기도 힘들지만, 그것은 넘어서야할 과제입니다.
새로운 구심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연대와 협력의 능력입니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 담론과 도덕을 구체적 현실에 적용하는 능력입니다.
아마도 10%의 의석을 갖는 새로운 정당(그 형태는 다양할 수 있고, 그런 형태를 창조하는 것이 전략적 능력)이 내년 총선에서 가능하다면, 평화적으로 연합정치를 견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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