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9

강주영 - 한옥을 그윽히 쳐다볼 일이다.

강주영 - 전주에 오면 한옥마을 거리를 배회하지 마시고 한옥을 그윽히 쳐다볼 일이다. 답답한 마음에 전라감영에 와서... | Facebook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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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오면 한옥마을 거리를 배회하지 마시고 한옥을 그윽히 쳐다볼 일이다. 답답한 마음에 전라감영에 와서 가을 하늘을 보며 멍 때린다.
저마다 보는 눈이 있으나 35년 건축쟁이 강 목수는 이렇게 본다. 한옥은 하늘을 사모하고, 땅을 품고, 사람을 모시니 천지인 삼재가 어떻게 귀신의 힘으로 묘용을 이루냐가 관건이다.
 
그 아름다움을, 천지인天地人
의 조화를 목수가 어찌 하겠는가? 귀신이 아니고서는 할 수가 없다. 귀신이 먹잽이, 톱잽이, 끌잽이, 드잽이들을 움직여, 자르고 깎고, 다듬고, 바심질, 가심질하여, 매화향이나 국화꽃향 날리는 날 숫장부와 암장부를 서로 맞추니 '인人'이 탄생하고, 용마루와 귀가 솟으니 '천天'을 사모하며 기단과 주초에서 기둥이 솟으니 지地다. 천지인이니 삼태극이요, 삼태극의 묘용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공포에도 깃들었다. 천지인은 접화군생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는 바람일 뿐, 성리학의 천인합일이 아니다. 합일한다면 천 하나일 것인데, 삼태극이 각자 자리를 지켜서 맞물려 돌아야지 만물이 자연화생하는 것이다. 무명은 천지지시요, 유명은 만물지모이며, 도생일수라는 노자의 사유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삼태극 사유와는 완전히 다른 것인데 그 누가 삼태극을 노자와 성리학에 바치며, 동학을 개신노자, 개신유교로 읽는가? 목수들은 삼태극도, 동학도 모르는데 다듬고 맞추다보면 절로 삼태극이 되고 동학쟁이가 된다. 천지인이 조화를 이루지 않고서야 어찌 존재자들이 존재하는 집을 이루랴. 동학이 수운의 동학만 동학이겠는가. 단군도 동학이요. 원효도 동학이요, 만적도 동학이요, 허균, 정여립도 동학이다.
 
메추라기가 지저귀어야 바람이 불어 대붕이 날지, 어찌 홀로 대붕이 날겠는가? 이를 일러 풍류라 하고 풍류가 다시개벽하여 동학이 되었다. 조선건축은 바로 이 지점에 미학이 있다. 콘크리트 건물은 온갖 서양 쓰레기로 가득한데, 서양이라도 전동성당은 아름답다.
목조가 이닌 콘크리트로 집을 짓더라도, 어설피 한옥을 흉내낼 일 은 아니며, 천지인 3재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한다면 그 또한 한옥이다. K건축이 도래하는 것이다.
이2 태극과 괘를 붙인 태극기는 우리 것도 아닌 성리학의 상징일 뿐이다. 지금 공론할 바는 아니니, 장차 개헌논의가 있다면 태극기와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

사진마다 해설을 담았다.














+3



잔라감영 관풍각


전라감영 선화당, 정면7칸, 측면4칸 28칸 집이다. 장대석기단에 주초는 원주초다. 창호는 세살문이다. 단청이 없으니 백골집이다. 용마루, 내림마루, 추녀마루에 하얗게 보이는 게 양성바름이다. 권위건축에 사용된다.


선들은 하늘을 사모하고, 팔작 합각의 사람 인人자가 선명하다.



공포는 2제공이고 앞으로 보이는 것이 살미고 좌우로 나간 것이 첨차다.
공포는 장식도 있으나 처마부의 지붕 하중을 받기 위해 기둥열의 안과 밖으로도 도리라는 수평부재를 대기도 하는데 중도리, 종도리를 빼고, 공포가 지지하는 출목수를 세어 외3출목, 내3출목 이런다. 출목이 없는 집을 익공집이라 한다. 전라감영은 외1출목이니 익공집은 아니며, 기둥 사이에는 공포가 없으니 주심포집이다. 얼핏 보면 익공집인데, 출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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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gyu Choi

캬 좋쿠나 좆타
에헤라디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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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영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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