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냥
비상계엄선포는 미친짓이었다.
첫째, 비상사태 요건이 충족 안 된 무리한 결정이었고 둘째, 사회적 물리적으로 계엄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실현불가능한 결정이었다.
잠자리에 들려다가 오빠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텔레비전을 켠 나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태진행을 시간별로 복기해보면 대통령은 애초에 계엄을 현실화시킬 결의가 없었다.
모든 군사적 행동에 수반되는 피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사전준비도 거의 없었고 허둥지둥 계엄을 선포했다가, 법적 절차에 따라 국회의 해제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 그 증거다.
형사사건을 보면 최후에 폭력을 쓴 자가 죄인으로 법의 심판대에 오른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진짜 원인제공자는 가해자가 아닌 경우도 많다. 법적으로는 피해자 위치에 있지만 사태를 그 지경까지 몰고 간 것은 피해자이고 그가 도덕적으로는 가해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윤대통령이 비상계엄의 칼을 든 것은 마땅히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그 칼을 들기까지는 국회의 입법독재가 그만큼 무도하게 대통령을 몰아간 사실은 분명하다.
윤대통령이 선포한 한밤중 계엄사태로 이재명의 민주당은 신이 났을 것이다. 긴가민가 쳐둔 올가미에 곰같은 사냥물이 걸려들었으니 비장한 척 하지만 내심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지만 정치의 세계는 법의 세계와 다르다.
계엄선포는 한 밤중에 터져나온 대통령의 비명같은 것이었다.
국민들은 그 비명을 듣고 작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엄중한 상황에 있는지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통령이 분명 과도하고 극단적인 수단을 쓴 잘못을 했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을 몰고간 것의 실체를 뚜렷하게 감지하게 된 것이다.
미련한 곰같은 대통령이 올가미에 걸려 돌이킬 수 없는 자충수를 두었다. 국정은 나몰라라, 용의주도하게 곰을 거기까지 몰고간 이재명의 민주당은 포박한 사냥감을 높이 들고 화려하게 정권을 잡을 수순만을 손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현실정치는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이재명 피하고자 윤석열을 선택했더니 이제 윤석열의 좌충우돌 이년반을 견딘 후에 다시 이재명의 오년을 견뎌야한다면. 이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대한민국 위기가 극에 이르렀다. 무섭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지금이야말로 모아니면 도요, 전부 아니면 전무의 악순환 대결정치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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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Pak
<대통령 짓 목해먹겠다>는 말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했던 상황이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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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Sejin Pak 저도 그 생각을 했습니다. 그 전철을 윤대통령이 그대로 밟을까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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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Pak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7075...
윤 대통령은 왜 지금 비상계엄 선포했나..."국회, 자유민주주의 전복 기도" | 중앙일보
JOONGANG.CO.KR
윤 대통령은 왜 지금 비상계엄 선포했나..."국회, 자유민주주의 전복 기도" | 중앙일보
윤 대통령은 왜 지금 비상계엄 선포했나..."국회, 자유민주주의 전복 기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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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Sejin Pak 전액삭감은 국회의 통상적 기능인 예산감시기능을 완전히 벗어난 거지요. 대통령과 검찰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중대한 행위지요. 대통령의 심정이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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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현
저도 계엄 해프팅 덕에 민주당이 내년 예산안 갖고 얼마나 국가 전복을 시도하고 있는지 알게 됐어요! 마약 수사 관련 예산안 전액 삭감?! 진짜 간첩이라고 보지 않을 수가 없어요.
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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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스칼렛현 민노총등의 요구를 받고 간첩죄의 대상을 북한에만 묶어두려는 이재명의 민주당이니 오죽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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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ee Kim
스칼렛현 저도 심야 계엄령 덕분에 야당이 휘두르는 칼춤 처음 알게 되었...
2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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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Eunhee Kim 그죠! 마약수사예산삭감이나 간첩죄개정불응 등을 보면 민주당이 도대체 대한민국의 국횐지 중국대리정당인지 의심스러울때가 있어요.
2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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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ee Kim
박정미 맞아요. 국민의 뜻과는 거리가 먼 야당의 독재, 에휴~
2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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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Woo Lee
애처가 윤통이 김여사가 게임이나 하다 자라고 한 얘기를 잘못 알아듣고 계엄선포했다가 취소했다는 설이 유력해 보입니다. ㅎ 이재명은 결코 살아남지 못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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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Jeong-Woo Lee 웃프네요. 위기가 기회를 품고 있다는 말이 이렇게 간절하게 되새겨지기는 처음입니다.
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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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흠
어쩌면 이렇게 정확히 보실까요 선배님 ^^
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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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김정흠 에구구. 현실진단도 진단이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거라는 예측이 꼭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습니다.
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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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흠
박정미 정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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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철
2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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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박희철 고맙습니다. 기운 내시지요.
2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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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 Yong Kim
우울한 날에 선생님의 글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
2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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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김종용 어차피 벌어진 일입니다. 어떻게 수습하고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느냐에 따라 국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힘내시지요.
2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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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Rang Lee
윤통의 꽥 !
가혹한 오년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간절히 ㅎ
2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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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Sang Rang Lee 윤석열의 오년은 좌충우돌이지만 이재명의 오년은 집요하고 체계적으로 대한민국을 망가뜨릴겁니다. 절대 되어서는 안됩니다.
2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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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Rang Lee
박정미 같은 생각입니다. .
그 잘난 서유럽의 종말이
왜 그렇게 되어가는지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알것을
누구는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졌다고 하더니
어제는 일찍 잘려고 애를 썼더니 ㅎ
레오나르도 다빈치 !
May be an illustration of text
2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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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재
답답한 처지에서 나온 하소연-..
2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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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곰의 지능이 얼마나 높은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더군요.
19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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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임미옥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지는데 뜻밖의 묘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치밀한 계산인지 아니면 봉사 문고리 잡은 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1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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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박정미 다른 방법이 있었을까요? 저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자 심사민행深思敏行이라 여기고 싶습니다.
1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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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박정미
임미옥 놀랍습니다. 이렇게 다 꿰뚫어보시다니요!
1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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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won Yoon
임미옥 하옇튼 시인과 수필가의 차이.
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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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윤일원 시인은 직관이 앞서죠. 그러나 직관은 항상 함정이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상황을 헤아리나 주변 여건을 꼼꼼히 살펴 논리적인 통찰을 하지 않음으로써 오류에 빠질 우려가 있지요. 대통령도 시인 기질이 있을까요? 논리와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면 벌이는 일이 비현실적이고 엉성해집니다. 직관적으로 그 심정을 이해하나 논리적으로 통찰해 보면 이 충격파로 흔들린 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습니다.
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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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won Yoon
임미옥 대단합니다. 예리함이 곳곳에서 페부를 찔러요.
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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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윤일원 기질은 절대 못 바꿉니다. 그는 난세의 영웅으로 나선 그때 기질 그대로 영웅답게 몰락할 것 같군요. 그래서 정치는 영웅이 아니라 여우들이 해야 하나 봅니다.
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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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임미옥 다 죽어 나가떨어질 것만 같은 상처입은 곰이 목덜미에 이빨을 박은 노회한 여우를 마지막 일격으로 한방에 때려눕히는 광경을 상상해봅니다. 영웅의 최후는 그 다음에 오는 것이죠.
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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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박정미 고소원입니다.
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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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진
백프로 공감합니다
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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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won Yoon
오늘 기갑 최고의 전략가인 주은식 장군 글도 음미해볼만합니다.
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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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Rang Lee
윤일원 그치않아도
저도읽고
정미쌤에게 보내드렸어요 ^^
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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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won Yoon
다시 예전의 싸한 느낌이 도는 글. 전쟁의 암운이 감도는 가운데 풍운아들이 저마다 깃발을 들고 휘 달리지만 나홀로 독야청청하리로다.
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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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윤일원 주은식장군님 페북에 들어가봤더니 친구공개로 글을 쓰신 듯 합니다. 이상랑작가님이 보내주신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일기 시작한 페북세상의 낙관적 기류는 주장군님이 원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있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여러 정황을 볼 때 비상계엄 선포 당시를 설명하고 윤대통령의 의도를 해명하기보다는 이후의 대응책에 더 많은 시사점을 주는 글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미 벌어진 일은 바꿀 수 없으니 기성의 사실은 좀 더 유리하게 해석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 작전의 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주장군님의 탁월함이 빛난다고 봅니다.
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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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won Yoon
박정미 강렬하기는 박쌤이 나아요.
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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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윤일원 아이고! 무슨 과찬을. ㅎㅎㅎ 고맙습니다. 정치는 법칙이 아니고 생물이라 희망의 기운을 많은 사람이 공유해갈수록 희망은 필연으로 현실화되는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다 힘을 내서 다시 희망을 퍼뜨려봐요. 윤박사님 화이팅!
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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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순
금쪽이에게 나라를 맡겨놓고
엉망이된 이 나라를
또 다른 핑계로 옹호하는 태도에
분노를 넘어 무력함에 빠진다.
언제 또 어떤 미친짓을 할지 모르는데
어디까지 감내하라는건지
정말 못살겠다.
5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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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박애순 아이고! 다운! 다운! 전화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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