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9

(7) Yuik Kim - 금전과 권력 - 물질주의, 자본주의, 중국과 서구사회, 그리고 한국

(7) Yuik Kim - 금전과 권력 - 물질주의, 자본주의, 중국과 서구사회, 그리고 한국 버트란드 러셀은...

금전과 권력 - 물질주의, 자본주의, 중국과 서구사회, 그리고 한국

버트란드 러셀은 罗素:中国人爱钱,西方人爱权 중국인은 돈을 사랑하고, 서구인은 권력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중국인은 돈을 벌기 위해 권력을 추구하고 (이명박은 아무래도 조상이 ? ㅎㅎㅎ), 서구인이 돈을 탐하는 이유는 이를 이용해 최종적으로는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러셀은 중국에 대해서 적지 않은 관심과 호감을 갖고 있었고, 중국에서 일년간 생활한 경험도 있다. 그래서 우리도, 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중국인들이 참 돈을 좋아하긴 하지. 상인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국인들은 확실히, 돈을 사랑하는데, 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매우 물질주의적이다 materialistic. 이를테면, 중국인들은 사재기 심리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 같다. 미국과 전쟁이 발발할지도 모른다고, 주위에는 정말로 쌀을 비축해두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관찰을 통해서, 내가 점점 깨달은 것은, 중국인들의 물질관, 금전관의 기저에 깔린 생각이다.


왜 중국인들이 금전=> 물질에 집착하는가? 

  1. 그것은 ‘생존'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이고, 
  2. 더 나아가서 유교전통에 기반한 가계의 전승에 대한 집착이다. 

중국 지식인들은 사담을 나눌 때도,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중국인의 유일한 종교는 ‘생존活着, 活下去’이다. 나는 보지 못한 영화이지만 장이모의 영화 ‘인생'의 중국어 제목이 바로 活着이다.

여기서 중국인들의 이와 같은 신념의 다양한 역사적 측면이나, 사고구조를 논할만큼 아직 공부가 돼 있지는 않다. 그래서, 그냥 내가 느끼고 알게 된 바를, 이 정도만 얘기해두고 싶다.


다시 러셀의 얘기로 돌아와서,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게 있다. 자본주의를 누가 발명했나 ? 그중에서도 금융자본주의를 만들고, 지금도 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

바로 서양인들, 조금 좁혀 이야기하자면 앵글로색슨이다. 나는 금전과 권력, 탐욕, 그리고 물질주의, 자본주의를 깔끔하게 정리할 언어와 개념은 공부해 본 바가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 특히 금융자본주의의 폐해 한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가 있다. 그것은, 노동, 사람간의 관계를 포함해서, 우리가 물질이나 금전으로 쉽게 환원할 수 없는, 혹은 환원해서는 안되는 가치들을 돈으로 계량화하려한다는 것이다. 일단 계량화하면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 또, 이를 담보로 해서 대출을 포함한, 레버리지가 큰 각종 금융상품을 만들어 낸다. 우리가 지난 20여년간 경험하고 있는 금융자본주의의 실체이다.

물론, 이를 반대하는, 호혜적 마인드도 그것이 금전이든 물질이든, 아니면 시간과 공을 들여, 도움을 주고 받는 ‘서비스'이든, 서로 다르게 규정되는 적정 범위에서 (사회나 공공을 포함해서) 교환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것을 다시 초월적으로 확장시키는 것은, 종교나 영성과 같은, 다른 영역의 이야기가 되겠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보다 훨씬 서구화된 규범에 익숙해졌고, 이를 한국화해서 다른 표준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국인의 서구화 의식안에는 공공, 사회, 계약 등에 대한 규범 준수가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원해서 생각하려는 금융(시장)지상주의적 사고도 존재한다. 이를테면, 내가 돈을 냈으니, 너는 나에게 그에 상응하는 것을 (이것은 갑이 정하게 마련이다) 제공해야 한다는 ‘갑을문화'의 기저에, 분명히 이런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중국도 갈수록 이런 경향이 강해지기는 하지만, 약간만 보수적인 시골 동네로 가도, 금전이 쉽게 안먹히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바로 엊그제 내가 겪은 일이다. 집에있는 큰 도자기 판 (직경 1미터 가까이 되는)이 깨져서, 쓰레기로 처리를 해야 했다. 중국도 최근, 쓰레기 분리 수거 정책을 강력히 펴기 시작하다보니, 이런 대형 도자기 파편은, 공사쓰레기로 처리해야 한다. 마치 근처 이웃집에서 레노베이션을 하는 통에, 타일 쓰레기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전문적으로 마을에서 이런 쓰레기를 삼륜차로 가져다 버리는 이가 작업을 하고 있기에, 돈을 약간 지불할 터이니, 함께 버려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대번에 거절 당했다. 당황스러웠다. 마침 동네에서 인테리어업을 하는 아는 이웃이 지나가다 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옳다구나, 그를 통해서 부탁하니, 두말 없이 쓰레기를 받아준다. 돈도 따로 받지 않았다. 이웃의 설명에 의하면, 看人 사람 보고 받아 준다는 것이다. 초면인 나의 부탁은 돈을 지불하겠다고 해도, 받아주지 않았는데, 늘 거래하고 안면이 있는 그의 부탁은 군소리 없이 받아준다.

우리가 보다 서구화되고 현대문명의 보편에 가까와졌다는, 혹은, 맹자가 말했던 것처럼, "어찌 의義를 말하지 않고 리利를 말하냐는” 양질의 전통적 도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에 기반해서, 중국인을 비판/비난할 때, "돈밖에 모르는 떼놈” 이란 레퍼토리가, 늘 입에서 맴돌곤 한다. 바로, 내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없지 않았다. 정말 그런 걸까? 러셀같은 석학의 관찰도 그러했다니……

하지만, 내가 여기서 제기한 측면도 한번 생각해 보길 권한다. 나는 이를 다시 정리해서, 여러 층위와 각도로 비교하고 고찰해 볼 만한 능력은 아직 없다. 다만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특정 민족의 어떤 성향에 대해 예단하기전에, 금전, 물질, 탐욕과 그 배경에 대한 입체적인 사고와 이해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입체적인 사고속에서 우리가 스스로와 이웃에 대해 조금 더 깊은 이해를 가질 가능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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