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7

알라딘: 개구리 모옌

알라딘: [전자책] 개구리


[eBook] 개구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4
모옌
(지은이),심규호,유소영 (옮긴이)민음사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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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문학상,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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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설 주간 1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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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 604쪽

책소개

포크너,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현대 문학의 거장 모옌 대표작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가둘 수 없듯,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도 절대 막아서는 안 된다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목차


한국어 판 서문 7

1부 13
2부 145
3부 261
4부 315
5부 481

작품 해설 582
작가 연보 593


책속에서


첫문장
존경하는 스기타니 요시토 선생님께 헤어진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고향에서 조석으로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P. 31 이런 ‘늙은 산파들’ 이야기만 나오면 고모는 치를 떨었어요. 얼마나 많은 아이와 산모들이 이런 늙은 요괴들의 손에 죽어 갔는지 모른다고 욕을 했습니다. (…) 고모는 그들이 밀대로 산모의 배를 누르고, 마치 아이가 입으로 삐져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낡은 천 조각으로 산모의 입을 틀어막는다고 했어요. 해부학에 대한 지식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그들이 산모의 생리학적 구조를 알 리가 없다고 하셨죠. 접기
P. 40 당시 고모 나이 겨우 열일곱이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경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출신 성분까지 화려하니 이미 우리 둥베이 가오미 지역에 영향력이 대단해서 뭇사람이 우러러보는 중요한 인물이었죠. 물론 고모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이기도 했지요.
P. 64 우리 고모에게 에니카 손목시계를 선물한 사람은 공군 조종사였어요. 그 시절에 공군 조종사라니!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형들이랑 누나는 개구리처럼 개굴개굴 소리 지르고 저는 공중제비를 했어요.
P. 112 우리 어머니가 고모에게 물었습니다. 고모가 하는 계획생육이라는 운동이 괜히 고모 혼자 애써 추진하는 일이에요, 아니면 상부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에요? 애써 추진하는 일이라니요? 고모가 씩씩거리며 말했어요. 이건 당의 부름이자 마오 주석의 지시, 국가의 정책이라고요. 마오 주석이 뭐라고 했어요? 인류는 스스로를 통제해서 계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어요. 접기
P. 166 지금 사람들이 내게 붙여 준 ‘살아 있는 염라대왕’이란 별명 말이야, 이 고모는 이 별명을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해! 계획생육 정책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라면 고모는 향 피우고 목욕재계하고 받겠어. 하지만 정책을 위반한 임신이라면……. 고모가 허공을 향해 손을 내리치며 말을 맺었습니다. 절대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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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모옌 (莫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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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가오미(高密)에서 1955년에 태어났다. 2011년에 한국 만해문화대상(문예부문)과 중국 마오둔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12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66년에 학업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었다. 1973년 8월에 가오미현 제5 면실유 가공공장에 들어갔다. 1976년 2월에 입대하여 해방군 병사, 분대장, 교관, 간사 등 직책을 역임하였다. 1978년부터 창작을 시작하였고, 1981년에 처녀작 「봄밤에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春夜雨)」를 발표하였다. 1984년에 해방군예술대학 문학과에 입학하였고, 1985년에 출세작인 「투명한 홍당무(透明的紅蘿蔔)」를 발표하였다. 1986년에 시리즈 소설인 『붉은 수수 가족(紅高粱家族)』을 발표하여 문단을 뒤흔들었다. 1988년 가을에 베이징사범대학과 중국작가협회가 공동으로 개설한 대학원에 입학하였고, 1991년 봄에 졸업하면서, 문예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7년에 검찰일보사로 이직하였다. 2007년에 문화부 중국예술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문학원 원장을 맡았고, 현재 베이징사범대학 교수, 박사생 지도교수, 국제창작센터(國際寫作中心) 주임 등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11편, 중편소설 20여 편, 단편소설 100여 편과 연극, 희곡, 텔레비전 드라마 극본, 산문, 시(詩)와 사(詞)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창작하였다. 중국 내외 많은 대학의 초빙교수를 역임하였다. 아울러 옥스퍼드대학, 미국 시애틀의 시티대학, 프랑스 마르세유대학, 홍콩, 마카오 등지 열몇 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 혹은 원사 칭호를 받았다. 접기

수상 : 2012년 노벨문학상, 2011년 마오둔문학상
최근작 : <다른 세계와 나>,<고향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돌풍> … 총 55종 (모두보기)

심규호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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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졸업, 동 대학원 중문학 박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중국학연구회, 중국문학이론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 제주중국학회 회장이다. 저서로 『육조삼가 창작론 연구』, 『도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읽기』, 『부운재』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중국사상사』, 『중국문학비평소사』, 『마오쩌둥 평전』, 『덩샤오핑과 그의 시대』, 『개구리』, 『중국문화답사기』, 『중국사강요』, 『완적집』, 『낙타샹즈』 등 70여 권이 있다.

최근작 :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완적집>,<한자로 세상읽기> … 총 93종 (모두보기)

유소영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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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제주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번역 강의를 맡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일야서』(공역), 『개구리』(공역), 『모옌 중단편선』(공역), 『9천 반의 아이들』, 『괜찮아, 괜찮아』, 『장미의 문』, 『중국회화사』,『물고기인 척!』 등 다수가 있다.

최근작 : <지용.주용의 통째로 외우는 중국어 일기> … 총 9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가둘 수 없듯,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도 절대 막아서는 안 된다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1970년대 본격적으로 논의되어 수십 년간 지속된 산아 제한 정책은 인구 팽창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던 시기 중국의 사회적, 경제적 필요에 의해 시행되었지만 생
명 윤리와 관련된 다양한 논란을 낳았고 특히 많은 여자아이가 호적에 오르지 못
한 채 ‘어둠의 자식’으로 남는 등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했다. 2012년 노벨 문학
상 수상 당시, 중국 민간 문화를 바탕으로 ‘환각 리얼리즘’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모옌은 『개구리』에서 다산의 상징인 ‘개구리’ 토템을 모티프로 하여, 경제 발전
이라는 명분 아래 생명의 탄생조차 법으로 옭아매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 숨 쉬는 민중의 생명력을 찬미한다.
▶ 『개구리』는 생명의 본질을 추구하면서 인간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보여 준다.
─ 마오둔 문학상 선정 위원회
▶ 중국인에게 가장 민감한 주제를 다룬 대담한 소설. ─ 《차이나 데일리》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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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읽었어요
정말 재밌습니다
베아트리체 2023-03-26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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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은 신이다.
박천길 2024-05-21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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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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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개구리

농촌에선 자식도 재산이다. 풍요와 다산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런 시골에서 농사꾼들에게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한다. 거기다 대를 잇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던 그 시대에,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이 하나만 낳으라니 온갖 불행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존경받던 산부인과 의사인 고모는, 정부의 시책에 따라, “계획생육”을 철저히 따른다. 아이를 이미 낳은 집의 남편들은 정관수술을, 부인들에겐 루프를, 임신한 이들에겐 낙태를.
철저하고 집요하며 광신적인 고모, 그런 고모와 임산부와의 추격전은 처절하고, 그 끝은 악몽같다. 그러나 고모에게도 이유는 있다. 고모의 연인, 왕샤오티는 비행기를 몰고 대만으로 투항해 버리고, 고모는 남아서 당성을 의심받고 목숨마저 위태로울지도 모른다.


위대한 지도자 덕에, 누구는 목숨을 잃고, 누구는 고아가 되고, 누구는 홀애비가 되고, 누구는 태어나지도 못하고 버려진다.


카더우(올챙이란 뜻으로 고모가 지어준 아명이다)가 스키타니 요시오에게 그런 고모의 이야기를 편지형식으로 쓰다가, 결말 부분은 희곡으로 마무리된다.
(말년의 고모 모습과 희곡에서, 우리나라의 구담사가 떠올랐다. 구담사는 낙태된 아이들의 명복을 비는 절로, 그 곳에 가면 작은 아이 동자상들이 가득하다.)


아이를 점지해주신다는 지모낭랑의 사당은 부서진다. 과거의 것들은 무너지고, 그 위에 새로운 토대를 세운다고 하지만, 무엇이 다를까.
사당을 모시고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모습이, 당과 마오쩌둥으로 대상이 바뀐다. 다시 지어진 휘황찬란한 낭랑의 사당앞에 이젠 금전들이 오가고, 황소개구리 회사에선 또 다른 의미의 올챙이로 돈을 번다.
법으로 생명을 제한하고, 번외편의 생명에는 벌금을 메기는 나라다. 그런 나라가 이젠 돈으로 생명을 제한하고 번외편에게도 돈으로 생명을 준다.


가부장적인 모습과 산아제한 정책은 우리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새학년이 시작되면 선생님이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호구조사였다.
지금은 생소하겠지만, 그 때는 아이들에게 식구수를 물으며 손을 들게 했다.
한 명, 두 명 주로 세명 까지는 괜찮았다. 그렇지만 다섯에서 손을 들면, 선생님의 놀란 눈과 아이들이 쳐다보는 시선.
60명쯤 되는 반 아이들 중에 형제자매가 다섯이상인 친구는 보통 한 둘 정도였다. 친구들 대부분이 장녀거나 차녀였고, 그 애들의 형제자매관계는 둘 아니면 셋이었다.
그래서인지 식구가 많은 것이 학기 초엔 언제나 부끄럽고 잘못된 느낌이 들었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시대에 다섯이라니.
국가의 시책이라는게 얼마나 웃긴가. 이미 태어나 버린 아이들은 번외편이란 느낌, 잘못 태어난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금방 잊어버릴 수 있을까, 그 순간을.
그러고 보면 중국의 번외편들은 더 했을 것, 내가 태어난 순간이 기쁨이 아니라 벌금을 내야하는 불법행위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황허에 떨어진 꽃잎>이 생각났다. 산아제한과 남아선호에 의해, 딸이 태어나면 비닐봉지에 담아 황허에 버리는 것이다, 아들이 태어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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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12 공감(55) 댓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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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와 재현



오래전 스타벅스 신촌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닉네임을 정해야 했다. 아버지의 이름 마지막 글자 ‘휴(休)’자를 따서 Hugh를 적어냈더니, 점장님이 발음하기 힘들다고 바꾸라고 했었더랬다. 그 때 처음 아버지의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할머니는 6남매를 낳고 마지막으로 막내인 아버지를 낳으면서 이젠 정말 쉬고싶으셨을까. ‘이름이 천해야 오래 산다카이!’ 할아버지 말씀에 놀고 먹으라며 천한 이름을 붙이고싶으셨을지도. 몇 년 전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당신의 휴식은 충분히 천하지 못했구나 되내었다.




사촌형이 술을 마시다가 나에게 심장 관리를 잘 하라고 했다. 큰아버지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우리가족들은 대대로 안좋은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몇년 전 사귀던 애인이 내 가슴을 베고 자다가 심장소리가 이상하다고 했다. 백신의 부작용인 듯 했지만 괜히 불안하여 애플워치의 긴급 연락망에 애인 전화번호를 연결해놓았었다. 혼자 자다가 심장이 멈추면 이 사람에게 전화 해주렴. 백신 효과가 사라지자 증상도 같이 사라져서 잊어버리고 몇 년을 보냈는데 저번주부터 갑자기 다시 심장박동이 건너뛴다. 이번엔 애플워치 긴급 연락망에 적힌 옛애인의 전화번호를 아차 싶어 지웠다. 그날은 밝고(晶) 넓다(浩)는 내 이름에서 천한 부분을 고민하며 잠들었다.




이상하게 뛰는 심장을 무시하고 이번 주말엔 모옌의 개구리를 읽었다. 친한 형에게 빌려 읽었던 모옌의 중단편들이 너무 재밌었던 터라 장편을 읽어보자 싶어서 사놓았었는데, 한참 뒤에야.




개구리는 중국에서 70년대부터 시작된 계획생육 정책이란 배경 속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한 고모를 중심으로 여러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계획생육 정책이란 산아제한 정책의 중국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중국은 이것을 엄격하게 추진했던 터라 국민을 대상으로 정관수술과 루프수술은 물론, 도망친 임신부들까지 잡아와 임신중단 수술까지 강제로 시행했다. 소설은 이런 역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천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몸부림이다. 자신이 살기위해, 아내와 남편을 살리기 위해, 또 자식을 살리기위해 말도 안되는 일들을 한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그리고 이 계획생육까지 사실이라고 믿기 힘든 일들이 중국에서 정말 실제로 일어난 탓에 마치 마술적 리얼리즘같은 실제 이야기들에 홀려 미친듯한 흡입력으로 마지막까지 읽었다. 살면서 이렇게 빠져들어 읽은 소설은 아마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모옌은 고모가 실제로 산부인과 의사였고, 오래 전부터 고모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 마음 먹었다고 적혀있다. 다만 정부의 계획생육 정책을 비판해야 했기에 망설였는데, 결국 계획생육을 배경으로 한 인간들의 이야기로 방향을 정한 뒤 소설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소설 개구리는 고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각본가 커더우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형식적으로 굉장히 특이한데, 고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편지들이 이어진 뒤 마지막으로 결국 완성하게된 ‘개구리’라는 연극 극본으로 마무리된다. 이야기의 재미 만으로도 끝내주게 몰입시키지만, 나는 마지막에 현실을 재현한 연극의 각본을 넣은 이 형식이 그 무엇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인생이 나에게 큰 슬픔을 안겨다줄때 난 내가 슬픔을 연기하고 있다는 감각을 한 적이 있다. 마치 오래전 보았던 한 장면을 재현하는 느낌.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는다고 수군대는 친척들 속에서 나는 내 안의 천함을 찾아 헤맸다. 어쩌면 연극이란, 예술이란 이런 슬픔을 놓아두는 곳이려나 싶다. 삶을 재현한다는 것은 예술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 불완전한 재현 속에는 결국 하지 못했던 말들, 얼굴에 뱉지 못하고 삼켰던 침들, 혹은 참지 못했던 헛구역질들이 담겨진다. 이 연극이 사실이냐 아니냐, 혹은 얼만큼 사실이냐는 질문만큼 우스운 것은 없다. 다만 나는 훌륭한 배우가 아니었을 뿐.




개구리속 고모는 흙인형을 빚으며, 출산시킨 9800명의 아이와 유산시킨 2800명의 아이를 재현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재현한다. 그리고 작가 모옌도 고모의 이야기를 소설로 재현한다. 이 반복 속에서 아마 인간은 조금씩 치유될 것이라 믿는다.




역사는 대체 왜 배우는거야? 라고 누가 물었던 적이 있었다. 글쎄 왜일까. 흑인이나 게이가 차별받는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열등해서라고 설명할 순 없으니까..?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해서 결국 시원한 대답은 하지 못했던 기억이지만, 이런 역사 소설을 읽게되면 다시 그 질문이 떠오른다. 아마도 더 좋은 이야기로 세상을 해석하고 만들어내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인간은 세상을 이야기로 이해한다.




이제 잠들어서 눈을 뜨면 다시 한 주가 시작된다. 어제를 재현하며 오늘 또 내일을 살아간다. 어제를 재현한 오늘에는 어떤 진심들이 담길지. 반복해서 들었다 내리는 체육관의 무거운 쇳덩이는 점점 더 가벼워질지. 내 하루는 얼마나 치유될지. 불가해한 내 심장은 아마도 미처 꿈틀대지 못한 어제의 박동을 뒤늦게 재현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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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 2024-02-0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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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의 『개구리』



























이 책을 이제야 읽는다. 꽤 오래 가지고만 있었던 책이다. 왜 중국 작가의 글은 낯설고 부담스러울까? 서양문화와 영미문학에 너무 익숙한 우리 한국의 독자들에게 지리상 더 가까운 위치인 중국 문학은 다소 거리가 멀었다. 나 역시 그중 한 사람^^ 다들 올해 수상 작가인 욘 포세의 작품에 집중할 때 나는 오히려 10년 전 수상 작가, 그것도 중국 작가의 책을 집어 들었으니 나는 청개구리인지도 모른다. 남들 다 좋다는 거는 일단 피하고, 남들이 다 밉다고 하는 것에는 오히려 동정심과 애정을 느끼는 청개구리 아웃사이더!!!


모옌은 환상적인 리얼리즘을 민간 구전문학과 역사, 그리고 동시대와 융합시켰다는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였다. 그는 30년 넘는 세월 동안 자신의 고향인 산둥성 가오미현의 민중들의 삶을 서술해왔다. 중화인민공화국부터 최근 격동의 중국 근현대사를 가로지르는 작품을 써왔다. 그래서일까?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당대 말이 많았다는데... 그의 작품으로는 영화화된 《붉은 수수밭》과 《생사피로》 《 술의 나라 》 《 풍유비둔》 그리고 이 책 《개구리》등이 있다.


무려 122년 동안 수상 작가를 배출해 온 노벨문학상!! 물론 모옌 이전에 2000년에 수상한 가오싱젠 작가가 있지만, 그는 중국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한 작가이다.

중국 문학은 잘 모르고 상대적으로 적게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중국 작가님은 위화 작가나 찬쉐 작가..... 아니면 옌롄커 작가 정도?

이 소설 개구리 1950년대 중국 시골의 모습은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 저줄생 시대인 요즘 중국의 생육 정책을 소재로 한 소설을 접하니 더욱 인상적이다. 안아제한정책은 우리에게도 있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1950년대 이후 인구가 3억 늘었다고 한다. 그래서 무려 50년간 산아제한 정책을 펼친다. 산아제한 정책의 구호는 중국스럽?게 공포감이 일어난다. 묶어버린다. 핏물이 강을 이뤄도 아이를 사산시킨다 등등의 문장.

소설의 주인공 고모는 산부인과 의사다. 신식 의료지식을 알고 있었고 생명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인물, 송아지까지 손으로 받아낼 정도였다. 그러나, 1965년부터 주석이 계획 생육 사업,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면서 고모는 점점 변하는데....


의사가 2명뿐인 위생소의 주임으로 일하면서 남자들은 정관수술을 시키고, 아들을 꼭 낳아야 한다며 죽기 살기로 도망가는 산모를 잡아다 수술대에 눕히는 것은 보통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모는 태아 살육자의 모습으로 변한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구조를 들여다보게 된다. 단지 중국의 문제도 아니었다. 한쪽에서는 인구 절벽의 시대를 맞아 국가 소멸론까지 대두되는 반면, 어느 나라에서는 의료시설도 없이 아이를 낳다 죽는 임산부들, 그럼에도 피임을 적절히 하지 못해 당장 먹을 것이 없음에도 인구가 늘어나는 아이러니! 세계는 두 얼굴을 가졌다.



























제목이 다산의 상징인 《개구리》라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저자는 생명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내 주위에는 중국 소설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다^^ 취향과 무관한 소설도 한번쯤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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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lor_moon 2023-11-11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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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개구리 (모옌 著, 민음사)



“개구리 (모옌 著, 심규호, 유소영 共譯, 민음사, 원제 : 蛙)”를 읽었습니다.






이 소설의 저자는 모옌 (莫言, 1955~)입니다. 모옌은 관모예 (管谟业)가 본명으로 말을 하지 않고 글로 이야기하겠다는 의미의 필명이라고 합니다. 모옌은 위화(余华, 1960~), 옌롄커(阎连科, 1958~) 등과 함께 중국 현대 문학을 이끌어가는 최고봉 중 하나로 중국 국적을 가진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들은 “붉은 수수밭 (심혜영 譯, 문학과지성사, 원제 : 红高粱家族)”이라던가 “열세 걸음 (임홍빈 譯, 문학동네, 원제 : 十三步)”, ”달빛을 베다 (임홍빈 譯, 문학동네, 원제 : 月光斩)”, “인생은 고달파 (이욱연 譯, 창비, 원제 : 生死疲劳, 전 2권)” 등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붉은 수수밭”은 장예모 (张艺谋, 1950~)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적도 있습니다.




이 작품 “개구리”는 중국의 골치거리 중 하나의 원인이 된 ‘계획생육’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계획생육(計劃生育)’은 만혼(晩婚), 만육(晩育), 소생(少生), 우생(優生)이라는 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낳고 기르는 것을 국가에서 계획한다는 의미로 중국 국가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의미합니다. 어감은 다소 끔찍하지만 우리나라도 역시 비슷한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한 바 있었습니다. 다만 ‘계획생육’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다른 점은 바로 보다 강제력이 강했다는 것입니다.

지역이나 상황, 시기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자녀를 1명만 낳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벌금, 처벌, 해고 등의 불이익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소황제 (小皇帝) 문제라던가 중국의 경제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문제 등을 야기하고 있으며 최근 다산 정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뉴스도 나올 정도입니다.




이 작품 “개구리”는. 국가가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방식으로 ‘사람’을 통제할 경우 사람의 삶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지 사회 비판만을 하기 위해 이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예전에 읽었던 모옌의 소설이 대부분 그러하듯,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모옌, #개구리, #심규호, #유소영,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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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ca.Kim 2021-08-1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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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생육 와…

중국 작가들의 소설은 다 이런건가? 이 책을 쓴 모옌이라는 작가도 그렇고 위화도 그렇고, 정말 이야기의 스케일과 짜임새가 장난 아니다. 장편임에도 중언부언 하지않고 여러 개의 이야기가 힘을 잃지 않으면서 쭉 끝까지 이어지며 흡인력 있게 밀고나가는 것이— 유명한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 ‘붉은 수수’가 모옌의 작품이었다는 걸 이번에서야 알았다.

오래 전에 ‘중국에서는 인구문제 때문에 정부에서 가정마다 자녀를 딱 한 명씩 밖에 낳을 수 없도록 제한한다더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래서 비밀리에 태어난 신분없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이 소설은 그 당시 ‘계획생육’을 담당하던 산부인과 의사 고모가 주인공이다.

20대 아가씨 때부터 무식한 방법으로 출산에 참여하여 산부와 아기를 죽음으로 몰아가던 산파들을 비난하며 새생명 탄생에 기쁨과 보람을 느끼던 고모가 당의 정책에 따라 불법임신한 여자들을 찾아내 중절시키는 일에 앞장서며 점차 독해지기 시작한다. 급기야 작품의 화자인 조카의 부인이 몰래 둘째를 임신하자 중절수술을 집도하다 산모가 사망하는 지경에 이르른다.

실제 작가의 고모를 모티브로 지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중국의 남존여비사상과 당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인민들, 그 와중에 돈있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비인간적인 인신매매•대리모 시장에 관한 현실들. 우리나라 소설 혹은 여타 다른나라 소설들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들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한번 읽기시작해서 멈추기 힘들 정도로 빠져들었다. 길지만 지루하지 않았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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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고모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갑자기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 방법은 사실 간단했다. 그것은 바로 고모를 대상으로 쓰는 것이었다. 나는 아주 분명하게 나 자신에게 일렀다. 나는 중국 ‘계획생육’의 역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쓰는 것이며, 소설을 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을 쓰는 것이라고. 나는 ‘사람을 똑바로 보고 쓰기’로 했다. 고모를 원형으로 하고 허구와 상상을 덧붙여 세계 문학에서 일찍이 출현한 적이 없는 인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만약 그런 인물을 제대로 묘사해 낸다면 소설은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실패할 것이다. 이렇게 쓴다면 ‘계획생육’은 역사적 배경이 될 것이고, 인물을 형상화하는 데 필요한 것이 될 것이다.

개구리 | 모옌, 심규호, 유소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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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다이앤 2023-01-0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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