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30

임상우 박사 - Go together.- 미국에 대한 태도

 Vana Kim, [30/06/2024 11:05 AM]

[임상우 박사의 글]

Go together.


주한미군 사령관들이 이취임식에 자주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말을 다른 맥락에서 빌려 쓰고자 합니다.

저도 중추사에서 지난 몇년 동안 활동하면서 이교수님과 똑같은 경험을 해왔습니다

물론 대중들은 중립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미국에 대한 태도가 핵심입니다.

이른바 보수 또는 상당한 수의 중도 인사들도 중립화를 반미로 즉각 이해합니다.
미국의 80년 가스라이팅이 이렇게 깊숙히 스며들어있는가 새삼 놀라고 있습니다.

https://namu.wiki › 가스라이팅
대중적 유행어에 가깝다. 대상에게 정서적인 학대를 지속하여 대상이 자신의 판단력이 매우 낮다고 스스로 믿게 만들어, 그가 행위자에게 의존하게끔 만드는 세뇌의 일종 ...


반면에 이른바 진보 인사들은 중립을 항복, 내지는 즉각 통일(가능할까요?)에 저해되는 것으로 생각해서 불쾌하다는 반응까지 얻습니다.

두말 필요없이 중립은 우선 전쟁에 휘말리지 말고 평화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립은 전쟁이나 국제분규에 휘말리지 말자는 것이지 어느 국가나 국가집단을 싹 몰아내고 경제, 문화, 민간 교류까지 절연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립국(예. 스위스)은 모든 종류의 국가에 전쟁만 아니라면 문호를 개방해 얄미울 정도로 이익을 취하는 것입니다. 어느 특정국가와의 경제, 문화적 교류를 배척하는 입장을 가지고서는 중립자체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즉 미국을 탈탈 털어 쫒아내려고 하면 할수록 미국은 별수를 다 써서라도(구테타, 전쟁 포함) 안나간다는 역설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한반도가 중립화 되면 미국 당신들도 군사비 안 쓰고 동북아의 완충지대에서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데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좋게 설득해서 저물어가는 패권을 고민하고 잇는 미국이 한반도 중립화가 그들에게도 절반의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도록 해야 합니다.

즉 동북아에서 다 털리고 나갈래? 아님 반이라도 건질래? 전략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탈미 중립화 시민연대'가
미국을 탈탈 털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는데 존재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즉 한쪽으로 기운 균형추를 정반대 방향에 서 잡아당겨 중립적 균형을 이루려는 물리법칙 같은것이겠죠.

다른 한편, 한반도가 평화를 향한 중립을 취하기 위해 시민의 다수(중도는 물론 일부 보수까지)가 이를 찬성하고 운동에 까지 참여하는 것은 중립화에 가장 중요한 필요 조건입니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립화란 국제적 인정을 받아야만 달성됩니다.
결론은 국내운동, 국제담론확산이 같이 가야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저로서는 지금 후자에 힘쓰고 있으면서 모레에(24일) 국제연대를 창립합니다.
이 국제연대는 중추사 및 한중연의 국내운동과 안팍으로 짝을 이루어,
미국 달래고 얼러서
자주독립을 성취하는 그날까지 같이 하겠습니다.

Go together!


Vana Kim, [30/06/2024 11:06 AM]

(이재봉) 전쟁을 반대하면서도 ‘반미’는 꺼리거나 두려워하는 분들께

- 탈미반전 <한국중립화추진시민연대> 창립을 준비하며


저는 1980-90년대 미국에서 ‘반미주의’를 주제로 정치학석사와 박사 논문을 썼습니다. 1980년대 초 서울의 대학가에서 반정부 시위 없이는 하루해가 지지 않던 때, 단 한 번도 데모에 참여해 보지 않았습니다. 의식은 전혀 없고 겁만 잔뜩 품었죠. 부푼 꿈을 안고 ‘아름다운 나라’로 유학갔다 잠시 귀국해 한 대학 정문에 걸린 “양키 고 홈”이란 구호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미국으로 돌아가 이미 준비하던 석사 논문 주제를 바꿔 반미주의에 관해 공부한 이유입니다. 그게 재미있어 더 깊이 공부해 보려고 박사 논문도 썼고요. 미국인과 유럽인 지도교수와 심사위원들은 흥미로운 주제라며 격려해 주는데, 주위 한국인 교수와 학생들은 반미주의 논문 갖고 한국에 돌아가 밥 빌어먹을 수 있겠느냐고 걱정해 주더군요.

2021년 코로나가 널리 퍼질 때 <한반도평화경제회의>라는 단체에서 월례 화상 강좌를 마련했는데, 저는 “반미 없이 평화 없고, 친북 없이 통일 없다”는 제목의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홍보 포스터가 나가자 국내 외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은근히 반대했습니다.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라 반감이 생기고 주위에 추천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지요. 무시하고 그 제목을 고수했는데 꽤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유튜브 조회수도 제일 많았고요. 강의를 잘해서가 아니라 자극적 제목 때문에 그랬겠지만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미국의 모든 것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전쟁 없이 못 사는 미국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것이죠. 미국의 호전적 대외정책을 반대하지 않으면 전쟁에 휘말려 평화를 지킬 수 없잖아요..... 남한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 1단계는 북한과의 화해 협력인데, 반북 하면서 어떻게 화해하고 협력하며 통일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정부 방침에 따라 북한과 화해하고 협력하려면 친북하지 않을 수 없지요. 북한이 잘하는 게 있으면 우리도 따라 하는 ‘종북’도 하면서요.”

요즘 미국에 대한 의존과 종속에서 벗어나 전쟁을 반대하며 중립화로 나아가자는 운동을 시작하려는데 나라 안팎에서 걱정, 반대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반전 평화를 외치거나 진보적 통일운동을 하는 분들까지요.

첫째, 운동가들 가운데도 ‘중립’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중립은 외세들의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전쟁 당사국들 사이에서 중간 입장을 지키자는 건데, “반미 자주면 충분하지 미국과 중립이라뇨” 하는 경우입니다. 수십 년 진보 운동을 펼쳐온 유명한 분이 ‘중립’에 관해 전혀 모르니 “미국과 중립”이라는 말도 안 되는 표현을 사용하는 거잖아요.

둘째, ‘반미’ 색채가 너무 강해 ‘좌익’으로 간주 돼 대중에 접근하기 어려울 거라고 우려하는 분들 역시 적지 않습니다. ‘탈미 반전’을 내세우지 않고도 주권 확립과 중립화 운동 벌일 수 있을 텐데, 반미 구호를 내려야 대중운동에 도움 될 거라고 조언하면서요. 이 운동을 같이 준비하면서도 이런 생각 가진 분들이 더러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제 딴엔 “주한미군 철수”나 “양키 고 홈”이란 말을 좀 더 부드럽게 고쳐 “탈미 반전“을 앞세우자는 데도 이마저 ‘반미’라고 거부당하는 거죠.

물론 저는 같은 편 또는 이른바 ‘진보 진영’의 결속을 강화하는 것보다 다른 편 또는 ‘중도 보수’ 쪽의 한 사람이라도 더 설득해 평화와 통일 쪽으로 끌어오는 것을 더 중요한 운동 목표로 삼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에 대한 의존과 종속에서 벗어나 전쟁을 반대하자는 말까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비굴과 예속 아닐까요? 한국 사회에서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을 논의하는 자체가 금기시되어 있기에 전쟁 걱정 없이 평화롭게 살자는 운동을 벌이는 것조차 참 어렵네요. 그래도 뼛속까지 친미.종미.숭미라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비아냥거림과 경멸을 당하는 한국에서 ‘반미 박사’가 앞장서 ‘탈미 반전’ 내세우며 중립화 운동에 힘쓰렵니다. 40여 년 전 대학생 때 반미에 기겁하며 데모 한 번 해보지 못한 ‘민주화 운동의 죄인’이 그 죄를 조금이나마 씻기 위해 죽을 때까지 평화/통일운동에 몸담겠다는 다짐을 되살리면서요.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 만드는 데 동참해 주시기 바라며, 이재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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