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0

중장년 사무직 근로자 조기퇴직 위기

중장년 사무직 근로자 조기퇴직 위기
삼성경제연구원 ‘중장년 화이트칼라 지속고용의 과제’ 보고서 발표
2013년 01월 09일 (수) 정태영 기자  anjty@safety.or.kr
직종별 정년제, 임금피크제 도입 서둘러야

40~50대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조기퇴직에 직면해 있어 가계경제와 국가재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장년 화이트칼라 지속고용의 과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화이트칼라(white-collar)란 일반적으로 신사복이나 와이셔츠 차림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 계층을 일컫는 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사무직 근로자는 총 427만명으로 2000년 313만명보다 3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특히 45세 이상 59세 사이의 중장년층은 같은 기간 38만명에서 91만명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문제는 중장년층 사무직 근로자들이 이른바 ‘4말5초 퇴직’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40대 말에서 50대 초반에 임원이 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연구소가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화이트칼라의 체감 정년은 53.9세로 기업의 평균 정년인 57.7세보다 3.8년 짧았다. 아울러 생산직 등 비(非)화이트칼라 직종의 체감 정년 55.7세와 비교해봐도 2년이 빨랐다.

보고서는 이처럼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고용이 불안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첫 손에 꼽았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젊은 층의 1.5배 수준인 453만6,000원에 달했다. 또한 이는 중장년 블루칼라의 평균 임금(255만6,000원) 비해서도 1.8배 높은 수치다. 즉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기업에서는 조기퇴직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의 발달로 사무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수평적 조직구조가 확산돼 중장년층을 배치할만한 관리자 직책이 줄어든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2009년 15만2,000개에 달하던 관리자 직책은 2011년 14만개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 △준비 부족으로 전직 능력저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과 조직활력 저하 등도 고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들의 조기 퇴직이 가계의 소득감소는 물론 기업의 노하우 손실과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재정 악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90만8,000명에 달하는 중장년 사무직 근로자들이 모두 53.9세에 조기퇴직을 한다고 가정하면 실업급여 예산은 현재보다 약 4,608억원이 더 필요해 국가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특히 자녀교육과 결혼, 주택대출 상환 등 소비지출이 최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 조기퇴직으로 가계소득이 끊길 경우 자칫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불안이 찾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정부, 기업은 물론 개인의 적극적인 노력이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속고용에 초점을 둔 직종별 정년제 추진 △화이트칼라형 임금피크제 도입 △직무재교육 강화 △근로시간 및 근무형태 유연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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