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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Favourites · Soeodrnstpa29i4m48v9060m10terfbi930c8 t:505g14 et01 oNi6u0ug ·
좋은 목사
1.
무수한 신자들이 좋은 목사를 찾는다. 좋은 목사 만나는 것이 구원의 지름길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신앙은 종교개혁 이전에 미성숙한 신자가 가졌던 신앙관이다. 종교 개혁은 목사가 위대한 영성가라는 주장을 거두어들였다. 그 대신 목사도 한낱 죄인이라는 인식을 공고히 하였다.
루터 이후 개신교는 구교가 성직자에게 부여했던 영성적 권위, 즉 성례전적(sacramental) 권위나 교도권(teaching authority)을 인정하지 않았다. 목사는 영적 존재가 아니라, 평신도와 다름없이 구원자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는 죄인이며,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죄악과 싸워 이겨나가야 하는 한 신앙의 구도자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2.
개신교 신학에 의하면 좋은 목사는 없다. 다만 목사 역시 자기의 선한 싸움을 하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 중의 하나다. 그런데, 신자 수가 많다고 우쭐대고, 교회 수장직을 탐하고, 교회 권력을 사사롭게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목사가 많다. 그런 자 주변을 서성이며 이득을 찾는 자들도 부지기수다.
스스로 영성가인 체하며 평신도를 자애롭게 지배하는 목사도 허다하다. 자기가 지배하던 교회의 신자 수를 늘려 팔아먹는 목사, 그 짓을 편드는 장로도 부지기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각 대상으로 전락한 교회라는 생각이 얼마나 보편적이면 목사가 은퇴하며 공적을 따져가며 권리금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배후에서 지배하는 풍조도 만연하다.
이런 각종 기이한 비기독교적 행태는 목사 혼자 저지르지 않는다. 목사 수보다 더 많은 장로가 동조하고 앞장서서 하는 짓이다. 목사 편에 서는 것이 하늘의 뜻인 것처럼 목사를 섬기는 장로가 앞장서서 이런 짓을 한다. 목사를 섬겨야 대대손손 축복을 받든다고 여긴다. 미신도 이런 미신이 따로 없다.
교회에서 일어나는 비리, 배리, 전근대적 관행, 이 모든 것들은 신도들이 침묵하고 묵인하는 등 합작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한 편에선 이렇게 사악한 목사에게 동조하고, 다른 편에선 좋은 목사 어디 없느냐고 내게 묻는다.
3.
18세기에 눈뜨고 지켜볼 수 없도록 부패한 성직자들의 횡포에 시달리던 죠지 폭스(Grorge Fox)가 퀘이커 신앙을 가지게 된 이유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자기의 믿음과 신앙의 원천을 교단이나, 교회나, 영성가 목사에게서 찾던 자기의 영성적 불성실을 깨달았다. 그분,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 외에 어디서 지름길을 찾는다는 말인가?
그 후, 폭스는 어느 누구 앞에서도 모자를 벗지 않았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자신의 주인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심지어 영국 국왕 앞에서도 모자를 벗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 후, 오직 그의 주, 예수의 제자로만 살아갔다. 그는 탐욕 없는 단순한 삶을 살아갔고, 평생 자기 양심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갔다. 예수의 제자 됨 외에는 다른 명예나 자리다툼에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폭력에 저항하는 평화주의적인 삶을 살았다.
4.
요한 웨슬리가 노예제도가 상식이었던 세계에서 노예제 폐지 운동에 나선 것도, 옥스포드 출신의 특권, 자신의 지성을 자기를 위한 것으로 사사화하지 않았던 것도, 온갖 사치를 버리고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살아갔던 이유도 퀘이커 교도들과의 만남에서 배우고 깨달은 것 때문이다.
퀘이커 신앙은 모든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뜻으로 안내하는 빛이 주어져 있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퀘이커들은 삶이 고독하거나, 외로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적으로 깨어있는 신도라면 그 빛의 조명을 받아 선과 악을 구별하며 살아가는 신앙 이성의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좋은 목사를 찾지 않는다. 목사의 설교를 듣고 아멘 할렐루야를 연호하며 은혜받았다는 상투어도 남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의 예배에는 목사의 잘 난 체하는 설교가 없다. 침묵 속에 들려오는 메시지에 영혼의 귀를 기울이고 산다.
5.
이들은 각기 그리스도를 따라 단순, 평화, 정직, 평등, 섬김의 길을 따른다. 자기 욕망을 충족하고 자랑거리를 가지려 다른 위대한 영성가를 찾지 않는다. 그런 존재는 없다. 만일 있다면, 자기 죄를 감추고 사람의 허영과 과시 욕망을 조정하며 영성가인 체하는 사이비다. 교회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자를 따르지 않는다.
우리는 좋은 목사 찾지 말고, 좋은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해 힘써야 한다. 사람이 많고 넓은 길에는 예수로 가는 길은 없다. 폭스는 자기 장례식을 가장 저렴한 관을 사용해 치르게 했다. 웨슬리는 자기 관을 덮을 천을 구입하는 것도 아까워하며, 장례 후에 팔아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구제비에 보태라고 했다.
요즘 대형 교회 목사의 장례식이 천국입성을 외치며 화려하기 짝이 없는 것을 보면, 죽어서도 허영과 과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나는 그런 장례식엔 가지 않는다. 좋은 목사는 없다. 찾지 마시라.
All reactions:616김영재, 우희종 and 614 others
43 comments
김용규
귀한 내용 감사합니다
좋온 목사는 없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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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로
목사님 큰 박수보냅니다
Hae-Yong Park
아멘! 공감합니다. 온전한 예수님의 제자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귀한 말씀 저장해 놓겠습니다.
임원
종교로부터 분화된 신앙의 길로 접어드는 깨인 신도들이 늘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더 이상 숫자놀음에 연연하지 말고 교회는 공동체와 사회를 향해 함께 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소박한 모습으로 변신 했으면 하는데요
Barnabas Park
주님은 목사보다...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말씀의 목마른자...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가슴앓이를 하며...애통하며 기도하는 자에게 찾아오셔서 위로하시며 함께하신다..
목사가 별 것 있나? 그냥 주를 위해서 죽어야 하는 그런 사람...
그래서 목사의 직분을 가졌고..순회 선교사로 오늘은 이곳으로.. 내일은 저곳으로 떠나야 할
연약한 자!
그냥 아브라함처럼..믿음의 사람
한 신앙인으로 살다가...
주님 부르시는 그날 천국에 대한
산 소망으로 살고 싶다....
윤미순
Shiwhang Kang
수요보다 훨씬 초과하는 목사의 공급… 목사 안수 받는 것이 인서울 대학입시보다 쉬울 듯. 전문 직업 없이 전업으로 목사 노릇하는 것은 교인들의 헌금에 의존하는 기생충이라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십일조 안 하면 지옥 간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지껄이는 목사들이 나오죠.
남혜선
기독교에 존경할만한 목회자가, 신학자가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드러나지는 않아도 그런 분들의 지도하에 건강한 그리스도인들이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런 장년 기독인들에 의해 청년기독인들이 다음 세대를 이어가리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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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비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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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오
퀘이커 함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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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yoen Cho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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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lsung Park
오랜 시행착오 끝에 목사님 말씀이
무슨소리 인지.이해가 됩니다.
이름없이 빛도 없이 봉사하며 살다가 흙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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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
참으로 새겨 들을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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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il Kim
통쾌한 사자후입니다. 제가 제 자신을 봐도 알.수 있습니다. 말로 먹고 살은.삶이.부끄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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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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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 Hwan Lee
목사도 은사의 하나인데 성직이라는 우월감에 사로 잡혀 자신의 말을 하나님의 말로 착각하는 자들 이들을 목회자라 부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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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
좋은 목사님들도 많으시겠지만 주변의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교세와 헌금을 불리는데만 열중하시는 것같아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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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周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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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un Re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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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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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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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Sik Choi
교수님..! 귀한 말씀 감사드리고, 모든 내용에 동의합니다. 다만, 현 교회 시스템 안에 머무는 한은 '좋은 목사'를 찾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일주일 동안 수차례 설교를 들어야 하고, 교회 재정 사용, 부교역자 선임, 지원할 선교사(지) 선정 등등에 담임목사 의견이 절대적인 시스템 내에서 '좋은 목사'가 절실합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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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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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g Mun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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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우
귀한 글 옮겨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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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영
오늘도 귀한 글 ! 공감! 공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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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woo Jang
목사의 직함에 앞서 예수의 가르침을 삶으로 살아내는 살아있는 신앙인이 되는게 먼저입니다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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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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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복
교수님 진실한 종교의 길을 잘 배우고 갑니다. 깨어있는 영혼이 필요한 시기인것 같습니다. 분별력있는 지혜로 바른 신앙의 길을 나이60이 되어 찾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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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선
교수님.
저의 고민과 같아 공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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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nabas Park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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