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8

히로시마 원폭 80주년 기념식, ‘미일 전쟁동맹 규탄’ 시위 < 민족국제 < 기사 < 기사본문 - 현장언론 민플러스

히로시마 원폭 80주년 기념식, ‘미일 전쟁동맹 규탄’ 시위 < 민족국제 < 기사 < 기사본문 - 현장언론 민플러스

히로시마 원폭 80주년 기념식, ‘미일 전쟁동맹 규탄’ 시위
기자명 박다송 기자
승인 2025.08.07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지 80년을 맞아 일본 히로시마에서 공식 추모식이 열렸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핵무기 폐기’와 ‘미일 군사동맹 해체’를 요구하며 평화기념공원 인근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6일 오전, 시위 참가자들은 “미일동맹은 전쟁동맹이다”, “핵전쟁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SNS에 공유된 영상과 사진에는 다수의 경찰 병력이 배치된 모습과 함께 바닥에 앉아 시위를 이어가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일부 시위대는 현장에서 농성을 시도했다. 경찰이 물리적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충돌도 일어났다. 지역 언론은 시위 도중 연행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방위비를 증액하고 미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확대하며 ‘핵 공유’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군사력 증강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비핵 3원칙’을 표방해온 일본에서 핵무기 배치 논의가 나오는 것은 역사적 비극을 겪은 히로시마 시민들에게 충격적인 일이라는 반응이다.

이날 평화기념공원에서는 공식 추모식인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식’이 열렸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마츠이 카즈미 히로시마 시장을 비롯하여 미국과 영국 대표단을 포함한 120개국 이상 외교 사절단이 참석했다.


연설에 나선 어느 누구도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국가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일본은 피폭국이라는 피해만 부각시키고 정작 전쟁 당사국으로 주변국에 가한 피해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히로시마에서는 매년 8월 6일, 전쟁의 참상을 되새기며 평화를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왔다. 하지만 올해 원폭 투하 80년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방위정책은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도입, 유럽과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군수협정 체결 등 미국 주도의 ‘전쟁동맹’ 편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이 과거의 군국주의적 팽창 야망을 드러낸 채, 전쟁국가의 모습을 갖추려는 것으로 역사적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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