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0

문재인 전 대통령, 내란사태 보며 “자괴감…국민께 송구스러워” 인터뷰 1-4

문재인 전 대통령, 내란사태 보며 “자괴감…국민께 송구스러워”

문재인 전 대통령, 내란사태 보며 “자괴감…국민께 송구스러워”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첫 인터뷰

이런 사람들에 정권 넘겨 자괴감
물론 저에게 제일 큰 책임이 있다
윤, 책임 인정이 대통령의 남은 도리
민주당, 이기려면 더 포용·확장해야”

박찬수기자
  • 수정 2025-02-10 
3:21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평산마을 자택에서 퇴임 뒤 처음으로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계엄·탄핵 사태를 보면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 없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평산마을 자택에서 퇴임 뒤 처음으로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계엄·탄핵 사태를 보면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 없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은 7일 “이번 계엄·탄핵 사태를 보면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 없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데 대해선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재임 시절 윤석열 검사의 검찰총장 발탁에 대해선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퇴임한 뒤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2시간 동안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때의 충격과 분노,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 더불어민주당의 진로 등 최근 현안뿐 아니라 재임 시절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발탁한 과정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 소식을 처음 접하고는 “처음엔 믿어지지 않아 유튜브 가짜뉴스인가 그런 생각까지 했다. 

  • 야당을 반국가 세력이라며 일거에 척결하겠다는 걸 듣고서 윤 대통령이 정말 망상의 병이 깊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윤 대통령이 탄핵 재판에서 내란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에 대해선 “어떻게든 연명해보고자 하는 태도가 너무 추하고 서글프게 느껴졌다.

이제라도 빨리 책임을 인정하고 나라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데 협력하는 게 대통령의 남은 도리”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초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과정과 관련해서 “찬반 의견이 갈렸는데, 반대 의견은 소수였지만 윤 검사를 가까이에서 겪어본 이들의 의견이었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후보 2명 중 다른 한분은 검찰개혁에 반대하는데 윤 후보자는 지지하겠다고 했다. 당시에 나하고 조국 민정수석이 검찰개혁에 너무 꽂혀 있었달까 그래서 윤 후보자를 선택했는데, 그 순간이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이런 사람들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이 아주 컸다. 게다가 이번에 계엄·탄핵 사태가 나니까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단초가 된 건 검찰총장 임명이지만 더 유감스러운 건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라며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점에 대해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우리 정부에서는 물론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다.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기필코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 오는 것이 민주당의 역사적 책무”라며 “민주당이 이기려면 좀 더 포용하고 확장해야 한다. 경쟁을 자꾸 분열로 비판하며 밀쳐내는 건 민주당을 협소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엔 이재명 대표의 경쟁자가 없다. 그럴수록 확장해야 한다. (설 연휴 때 찾아온) 이 대표에게도 이런 얘기를 했고, 이 대표도 나와 생각이 같다”고 덧붙였다.

박찬수 대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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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① “윤석열 발탁, 두고두고 후회한다”

단독 인터뷰 ㅣ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 과정

당시 윤 총장 임명 반대 의견은 소수
‘욱하는 기질 있고 자기 제어 안된다’
가까이서 겪어본 이들의 평가라 고민
검찰개혁 의지 긍정적으로 말해 낙점

박찬수기자
  • 수정 2025-02-10 11:58
  • 등록 2025-02-10 05: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
17:22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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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은 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과 그 이후 그가 이를 발판으로 대통령까지 된 과정, 계엄과 탄핵 사태를 보면서 느꼈던 자괴감을 털어놨다. 문 전 대통령은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면서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물론 그중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람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이 아주 컸다. 게다가 이번에 계엄, 탄핵 사태가 생기니까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국민께 송구스러웠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 과정에 대해선 여러 사람이 언급을 했지만, 최종 인사권자였던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이에 관한 생각을 소상히 밝힌 것은 처음이다.

― 지난해 12월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대통령님은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진짜 어이가 없었죠. 황당했고요. 나는 사실 몰랐어요. 퇴근한 비서진들이 전화를 해 줘서 알게 됐는데 처음에는 뭐 믿어지지 않으니까 어디서 뭐 유튜브 가짜뉴스를 봤나 이런 정도 생각을 하고 TV를 켜서 이제 확인을 해 보니 정말인 거예요. 그래서 대통령 담화를 두 번 세 번 재방송하는 걸 거듭 듣고 비로소 이제 실감하게 됐는데, 정말 참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죠.

비상계엄이라는 게 우리 헌법상의 제도로는 남아 있지만 이미 수십 년 전에 박물관 수장고에 들어간 유물 같은 것이거든요. 그것을 21세기 대명천지에 꺼내서 국민을 상대로 휘두른다는 것이, 그것이 뭐 생각할 수 있는 일입니까? 야당 세력을 전부 반국가 세력이라고 지칭하면서,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겠다, 이런 걸 듣고는 대통령이 정말 망상의 병이 깊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도 엄청나게 부끄러운 일이 생겼는데, 나는 전임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고민을 했죠. 국회가 계엄 해제 의결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그것이 잘 되면 좋지만 만약에 실제로 국회의원들이 체포 구금당한다거나 또는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서 그 의결이 당장 되지 않을 경우, 그러면 전임 대통령으로서 곧바로 서울로 빨리 가야 할 것 같고, 가서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행동하거나 긴급하게 외신 기자회견이라도 해야겠다, 하다못해 무슨 농성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이런 고민을 했어요.

다행스럽게 민주당 중심의 국회가 신속하게 계엄 해제 의결을 해 주어서 그나마 큰 다행이었고, 아마 국제사회도 한국이라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비상계엄이라니 하고 경악했다가 온 국민과 국회가 함께 힘을 모아서 거기에 맞서고 계엄 해제를 해낸 과정을 보면서 그 민주주의 회복력에 다 경탄을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껄끄러울 수도 있는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 재임 초기에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했던 게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 특수부의 힘이 세져 검찰개혁의 걸림돌이 됐고 윤석열은 검찰총장으로 발탁됐다가 그 뒤에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대통령까지 오르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지금 시점에서 당시를 돌아보신다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우선은 아마 지금 검찰, 검사 출신들이 나라를 마구잡이로 농단하는 가히 검찰 왕국의 시대가 오다 보니 그 시기에 검찰 개혁이 더 철저하게 되었으면 하는 그런 맥락의 이야기 같은데, 우선은 그 국정농단 수사라는 것이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가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작이 됐었고요, 그다음에 그때는 적폐 청산에 대한 국민 요구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그 시기에 검찰이 그 수사를 좀 대충 하고 말도록 검찰의 권한을 뺀다거나 힘을 약화한다거나 그런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러니 검찰 개혁은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고,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문제였죠.

그뿐만 아니라 우리 검찰 개혁의 본질, 그게 검찰이 가진 수사권을 경찰에 다 넘기고 검찰은 기소청으로서 역할을 하게끔 한다는 건데, 이게 70년의 제도를 바꾸는 것이어서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해요.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입니다. 당장 검찰의 수사권을 다 경찰에 넘긴다면, 그러면 경찰이 그 수사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경찰이 지금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수준에 와 있나 또는 경찰이 국민에게서 그만한 신뢰는 또 받고 있는 것이냐, 이런 걸 생각하면 그게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검찰의 수사 권한을 단계적으로 경찰로 옮겨서 검찰의 수사 권한을 점차 줄여나가고 종래에는 검찰의 수사 권한이 모두 다 경찰에 넘어가게 하는 이 과정은 몇 년간에 걸쳐서, 말하자면 착근시켜 가면서 이렇게 조금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이룰 수밖에 없는 과제다, 우리 정부 동안에 이것까지는 해야겠다고 생각한 검찰 개혁은 이루었습니다. 검찰의 수사 권한을 좁혔고요, 그다음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설립을 했고요, 그다음에 경찰은 국수본(국가수사본부) 이렇게 했고요, 그래서 조금 더 한 걸음 더 나아간 검찰개혁은 이제 다음 정부가 이어가야 하는데, 다음 정부가 그것을 역행하는 그런 정부가 들어섰던 거죠. 그래서 그때 검찰개혁이 미진했다는 것은 사후적으로 좀 아쉬워서 하는 이야기이고, 그 당시를 온당하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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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러운 것은 이번에 윤석열 정부의 행태, 그다음에 계엄까지 포함해서, 이걸 보면서 이제는 국민이 검찰의 완전한 개혁, 검찰의 수사권을 전적으로 전부 다 경찰로 넘기고 그 검찰은 기소청으로서만 존속해야 한다는, 이 검찰개혁의 방향에 대해서 이제는 모든 국민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만큼 공감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 정부는 조속히 그런 검찰 개혁을 완성하고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에 나와, 책을 사는 시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에 나와, 책을 사는 시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좀 더 구체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으로 발탁할 때 청와대 안팎 의견이 확연히 갈렸다고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책에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님이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발탁하신 이유와 그 과정은 어땠는지,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아, 그렇죠. 어쨌든 그게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가장 단초가 되는 것이니까요. 후회가 되죠. 실제로 그 당시에 찬반 의견이 나뉘었던 것이 맞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지지하고 찬성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고요, 반대하는 의견이 소수였습니다. 민주당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찬성하는 그런 의견이었고요. 그러나 이 반대 의견이 수적으로는 작아도 이렇게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 내가 보기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제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하면, 윤석열 중앙지검장 당시에 뭐 법무부 장관을 했다든지 어쨌든 그 시기에 윤석열을 가까이에서 겪어본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윤석열 후보자에 대해서 말하자면, 욱하기를 잘하는 그런 성격이고, 말하자면 자기 제어를 잘 못 할 때가 많이 있다, 그리고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들을 이렇게 아주 챙기는 그런 식의 스타일이다 이런 의견들을, 이게 나중에 보면 다 사실로 그 말이 맞는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죠, 어쨌든 가까이서 겪어본 사람들이 그 겪어본 바에 의해서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인사에서 그런 의견이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반대가 수는 작지만, 충분히 귀담아들을 만한 그런 내용이어서 그러나 이제 뭐 다수는 지지하고 찬성하고 그래서 이제 많은 고민이 됐죠.

그래서 당시에 조국 민정수석하고 나 사이에, 당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가 4명이었는데 그 4명 모두를 조국 수석이 직접 다 한 명 한 명 인터뷰를 해보고 당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검찰개혁에 대한 각 후보자의 의지나 생각을 확인해 보기로 했는데, 조국 수석이 4명을 다 만나본 결과 나머지 3명은 전부 검찰개혁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고 윤석열 후보자만 말하자면 검찰개혁에 대해 지지하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최종적으로 2명으로 압축시켜서 고민했어요. (윤석열 후보자 말고) 다른 한 분은 조국 수석하고 같은 시기에 대학을 다니기도 했고 또 우리 정부에서 검찰 고위직을 하면서 조국 수석하고 인간적인 관계도 나쁘지 않고 소통도 꽤 잘 되는 그런 관계였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분은 검사로서 검찰개혁을 찬성할 수 없다고 검찰개혁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견을 말했다는 거고, 말하자면 검사 마인드가 강하다는 겁니다. 그다음에 이제 다른 한 사람이 윤석열, 소통에는 좀 불편할 수 있지만, 검찰개혁 의지만큼은 어쨌든 좀 이렇게 긍정적으로 말했고, 실제로 윤석열 후보는 중앙지검장 할 때 검찰개혁에 대해서 좀 호의적인 그런 태도를 보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제 고민을 했죠.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조국 수석과 좀 소통이 되고 관계가 좋은 그런 쪽을 선택하는 것이 순리였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 당시에 나하고 조국 수석은 검찰개혁이라는 데 너무, 말하자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달까 거기에 너무 꽂혀 있었달까, 그래서 다소 불편할 수 있어도 윤석열 후보자를 선택하게 된 것인데 그로써 그 이후에 굉장히 많은 일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그 순간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죠.”

(문 전 대통령은 공식 인터뷰가 끝난 뒤 좀 자유로운 대화에서 조국 전 혁신당 대표를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며 “한없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전 대표가 대단한 게, (윤석열 말고) 다른 검찰총장 후보자와 친했는데도 그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았다. 검찰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때 조국 전 대표와 친한 그 후보자를 추천했다면 그 사람을 시켰을 텐데, 그렇게 하지를 않더라”라고 말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길로 가고 있구나, 기대가 어긋났구나 하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시게 됐습니까?

“조국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조국 후보자 일가에 대한 수사는 명백히 조국 수석이 주도했던 검찰개혁 또 앞으로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더 강도 높게 행해질 검찰개혁에 대한 보복이고 발목잡기였거든요. 그때 이제 처음 안 거죠. 그 바람에 조국 장관 후보자 가족들은 이른바 풍비박산이 났죠. 사실 참 인간적으로 아이러니해요.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할 때 가장 지지한 사람이 조국 수석이었고 그다음에 검찰총장으로 발탁할 때도 조국 수석이 편이 되어준 셈인데, 거꾸로 윤석열 당시 총장으로부터 그런 일을 겪었으니 참으로 인간적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죠.”

― 윤석열 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수사에 들어가면서, 내가 사람을 잘못 썼구나 후회를 하셨습니까?

“그렇죠. 왜냐하면 윤석열 총장이 ‘아무리 조국 수석이라도 용납할 수 없는 게 이른바 사모펀드다’라며 그게 사기라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사모펀드는 다 무죄가 났잖아요. 전혀 (관계없는) 그냥 뭐 무슨 표창장이라든지 다른 것으로 틀어서 가족들을 다 그렇게 만든 거죠.”

― 결국 대통령님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참담하게 실패를 했는데 그 실패의 일부는 그를 발탁했던 대통령님 책임이 아니냐는 겁니다. 이런 주장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어쨌든 윤석열 정부가 너무 못했잖아요? 너무나 수준 낮은 정부, 이번 계엄 이전에도 그냥 정말로 참 못하고 수준 낮은 정치를 했는데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 음 그런 게 아주 크죠.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아 정말 국민한테 참 송구스러웠고요. 거기에다가 이번 탄핵, 계엄 사태가 생기고 나니까 정말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죠.

이제 그 시작이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인 것은 맞는데, 검찰총장이라는 자리가 대통령 되는 자리는 아니거든요. 원래 검찰총장은 오히려 퇴임하고 정치로 들어가는 것이 비판받는 자리죠. 왜냐하면 정치 중립성에 대한 요구 때문에 그런데, 검찰총장 발탁이 끝이 아니고 그 이후에 예를 들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어떤 징계, 이런 과정들이 매끄럽게 잘 안 되고 엉성하게 되면서 거꾸로 굉장히 많은 역풍을 받고 그 바람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정치적으로 아주 키워준 거죠. 그래서 마치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만들어 주어서 그게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로까지 올려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또 끝이 아니라 더 유감스러운 것은 사실 지난번 대선이에요. 왜냐하면 윤석열 후보가 어쨌든 지난번 대선 과정에서 이미 보여줬어요. 이 사람이 말하자면 유능한 검사일지는 몰라도 대통령 자질은 전혀 없는 사람, 뭐 비전이나 정책 능력 같은 것도 전혀 없고,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그때 이미 드러났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손쉬운 상대로 여겼어요. 우리 쪽 후보(이재명 후보)가 비전이나 정책 능력 또는 대통령으로서 자질이나 이런 부분들이 훨씬 출중하기 때문에 쉽게 이길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아마도 비전이나 정책 능력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선거로 갔다면 당연히 그렇게 됐을 거예요. 역대 대통령 선거가 그렇게 해왔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말하자면 극심한 어떤 네거티브 선거에 의해서, 마치 비호감 경쟁인양 그렇게 선거가 흘러가 버렸고 그 프레임에서 결국은 벗어나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죠.

그렇게 전 과정을 통해서 후회하는 대목이 여러 군데 있지만,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은, 물론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을 테고, 그에 대해서 우리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께 송구스럽죠.”

― 좀 전에 말씀하셨습니다만,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하고 윤석열 검찰총장하고 첨예한 갈등을 겪었단 말입니다. 그때 아무리 검찰총장이 임기가 보장된 자리라고 해도 왜 대통령 인사권을 행사해서 검찰총장을 그만두게 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그런 부분들은 우리 한겨레신문 같은 매체가 제대로 알려야 하는 건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제왕적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에게 제왕적인 권한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거랑 같은 거죠. 모순되는 주장인데요, 우선은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을 해임할 수 있는 인사권이 없어요. 그러니까 그런 권한이 아예 없는 겁니다. 한다면 정치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는 있을지 모르죠.

예를 들면 ‘신뢰하지 않는다’ 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말한다든지 뭐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언론을 통해서 압박한다든지 실제로 과거의 권위주의 시대에는 대통령이 조금 불편하게 여긴다는 것만 이렇게 좀 해도 검찰총장들이 알아서 물러나는 그런 시대가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이제 시대가 다르죠. 지금은 그렇게 압박했다가는 윤석열 총장 본인은 물론이고 검찰 조직 전체가 반발하고 나설 거고 당연히 보수 언론들도 들고일어날 거고 그러면 엄청난 역풍이 생기고 그것은 또 대선에서 굉장히 큰 악재가 되겠죠. 그거를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고요, 자꾸 대통령에게 권한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니까 그런 말들이 있는 건데, 그 부분들은 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분명히 좀 해 주면 좋겠어요.

그 당시에 윤석열 총장을 그만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무부 장관이 징계 건의로서 징계 해임을 할 수가 있어서, 실제로 당시 법무부 장관이 그렇게 하려고 시도를 했죠. 그런데 그 과정이 아주 잘 처리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처리되지 않고 진행이 됐기 때문에, 말하자면 해임도 못 하고 거꾸로 역풍을 받고 정치적으로 이 사람을 키워주는 결과가 되었던 것이죠.”

박찬수 대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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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② “민주당 포용·확장 먼저…이재명 대표도 공감”

단독 인터뷰 ㅣ 윤석열 탄핵과 민주당의 진로

내란 부정하는 윤석열, 대통령으로서 추하고 서글퍼
빨리 나라 안정에 협력하는 게 대통령의 남은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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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기자
  • 수정 2025-02-10 11:48
  • 등록 2025-0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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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1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내란이 아니었고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탄핵 재판에선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모든 책임을 군 지휘관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국민이 생각해온 ‘책임있는 대통령의 모습’과는 굉장히 거리가 멉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윤 대통령의 태도,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은 서글프죠. 정말 추하고 창피한 모습이지 않습니까? 계엄 선포 자체가 잘못됐지만, 그 때문에 두 달 이상 나라를 완전히 뒤집어서 국민들 잠 못 자게 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추운 밤거리에서 고생하게 만들고, 지금 민생 경제도 아주 어렵게 만들었는데 그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책임감이 있다면 이제라도 빨리 책임을 인정하고 나라를 빠르게 안정화시키는 데 협력하는 것이 대통령의 남은 도리이지 않나요? 그저 어떻게 연명해 보고자 하는 태도가 너무 추하고 창피하고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 그럼에도 윤 대통령을 지키자는 보수 세력의 시위는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구속 날에는 시위대가 법원을 습격해 난동을 부리기도 했고요. 극우 세력이 파시즘으로 진화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그 분들 대부분이 잘못된 정보, 가짜뉴스 이런 것에 선동이 되는 거고 또 부화뇌동하는 거죠. 그러니 우선은 헌법재판소를 통한 탄핵 절차, 그다음에 법원을 통한 형사 처벌의 절차 가 최대한 빨리 이루어져서 대통령의 계엄선포 행위가 반헌법적인 행위다 라는 것을 헌법재판소로부터 빨리 판정 받고, 또 그것이 내란 행위로서 엄한 벌을 받아야 되는 행위다 라는 것을 법원을 통해서 빨리 확정이 되고, 그렇게 하면 많은 국민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요, 당연히 그 과정에서 아주 폭력적인 그런 행동을 하는 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극우 유튜버를 통한 가짜뉴스, 선동, 그로 인한 국민 분열, 또 그걸 통한 극우·극단주의 세력의 득세 이런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유럽이나 미국도 다 함께 겪고 있는 그런 문제예요. 실제로 다자 정상회의에 가 보면, 정상들이 의제 외에 뭔가 의논할 시간이 생기면 그때 한결같이 걱정하는 것이 이런 가짜뉴스를 통한 극우 세력의 부상, 특히 유럽 국가들이 많은 걱정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에 대한 뾰족한 대응책을 지금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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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유튜브를 통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행위를 규제해야 하는데, 이 규제가 섣불리 이루어지면 이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것이어서, 오히려 시민사회라든가 진보적인 언론이라든가 이런 쪽에서 좀 더 앞장서서 반대하는 게 현실이거든요. 그런 염려도 충분히 일리 있고 존중해야 되겠지만, 이제 극우 유튜브들의 가짜뉴스 생산과 그로 인한 국민 선동·분열, 이런 것이 나라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드는 단계에 왔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을 거의 정치적 내전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라는 것이 이번 계엄의 과정을 통해서 확인된 거 아니에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죠. 그래서 이제는 정말 어떻게 적절한 수준으로 그것을 통제하고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들의 가짜 뉴스뿐 아니라 집회·시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집회·시위도 원래 자신의 어떤 주장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허용되는 기본권이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집회·시위의 본연의 목적을 넘어서 아주 혐오적인 집회·시위라든지,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의 집회· 시위라든지, 심지어 고성능 마이크와 녹음기 하나만 있으면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이름 하에 종일 욕설 테이프를 틀 수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거든요. 우리 사회가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민주화되고 난 이후에는 아주 관대하게 계속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는데, 이제는 그 부분도 합리적인 규제 이런 것을 찾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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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나라엔 나름대로 민주주의가 뿌리내렸다고 많은 국민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비상계엄 사태를 보니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민주주의를 공고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탄핵 이후에 조기 대선이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고요, 조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확실히 이뤄서, 말하자면 확실한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줘야죠. 대선 과정에서 잘 선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네거티브 공세에 넘어가서 사람을 선택하면 이런 일이 또 되풀이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정책 능력을 갖고 있느냐, 얼마나 대통령 준비가 돼 있느냐, 이것을 보고 선택을 한다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테지요.

그리고 아까 얘기했다시피 지금 민주주의 위기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위기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유럽 같은 경우도 뭐 말하자면 극우 정당들이 지금 막 여기저기서 제1당으로 부상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미국도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민주주의에 대한 어떤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죠. 그래서 민주주의를 우리가 지켜 나가려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들, 아까 말한 극단적인 유튜브나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선동하거나 하는 행위에 대해서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는 방어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그 점에 대해서 다들 필요성을 생각하면서도 그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거나 또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거나 하는 이유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지혜를 모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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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 마당에서 키우는 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 마당에서 키우는 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정말 잘했죠. 민주당이 정말 신속하게 국회로 집결해서 빠른 시간 내에 계엄 해제 의결을 함으로써, 말하자면 계엄을 실효시켰죠. 물론 많은 국민들이 함께 힘이 돼 주셨고요. 이렇게 놀라운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그 과정에 민주당이 앞장섰다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탄핵 소추도 민주당이 주도해서, 이제 탄핵 재판이 열리게 되고, 또 윤석열 대통령은 형사상으로도 기소가 돼서 지금 재판을 받게 됐기 때문에 이제는 민주당이 좀 더 국정을 책임지는 그런 자세를 가져야 되겠다고 생각하고요, 국민들 기대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이재명 대표에게 이제는 정말 경제가 어려워서 추경이 너무 시급하니까, 전국민 지원금이라든가 또는 지역화폐라든가 또 추경 규모라든가 이런 민주당표 추경을 하는 것에 욕심 부리지 말고 그냥 정부 쪽에 전폭적으로 협력해서 추경이 하루빨리 실행되도록 하는 게 좋겠다 라고 내가 조언을 했고, 이재명 대표도 동의를 했어요. 실제로 그런 입장을 발표도 했죠. 그러니 정부여당이 빨리 야당하고 협의해서 신속하게 추경을 수립하고, 또 실행해서 국민들 삶을 안정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 민주당의 다음 과제는 기필코 조기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 오는 거죠. 그게 지금 민주당에 주어진 하나의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기 위해서 이재명 대표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민주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주당이 좀 더 포용하고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돼요. 그리고 그 확장된 이후에 확장된 힘을 하나로 모으는 그런 단합이 마지막 단계로 이루어져야 되는 거죠.

민주당이 이겼던 2017년 대선을 되돌아보면, 그때는 나와 이재명 후보, 안희정 후보 이 세 사람이 아주 치열하게 경쟁했지 않습니까?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민주당이 크게 확장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확장된 가운데 단합함으로써 우리가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었죠.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는 그 당시에 이재명 후보 같은 분, 그 당시에 안희정 후보 같은 분들이 지금 없어요. 그럼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만 가지고 51%가 되냐 하면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잖아요. 경쟁도 하고 그걸 통해서 지지도 더 넓게 모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 바깥에 있는 조국혁신당도 그 역할을 해줘야 돼요. 그런 이후에 범야권이 하나로 힘을 모아서 정권 교체를 해내야 되는 거죠.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떤 활동이나 경쟁에 대해서 자꾸 민주당 내 일각에서 그것을 자꾸 분열로 비판하고 밀쳐내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에요. 그런 것이 민주당을 더 협소하게 만드는 거죠. 지난번 총선 때 조국혁신당의 역할만 보더라도 당시에 민주당 내에 많은 사람들이 분열이라고 비판을 했지만, 결국 조국혁신당이 이루어낸 것은 확장이었잖아요. 조국혁신당도 성공했을 뿐 아니라 민주당도 그 덕분에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가 있었죠. 민주당이 조금 더 이렇게 개방하고 포용하고 확장해 나가고, 그런 뒤에 다시 힘을 모으는 그런 과정으로 잘 이끌어가 주기를 이재명 대표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공식 인터뷰가 끝난 뒤 조금 자유롭게 대화하는 자리에서 ‘확장과 포용’에 관해서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에겐 경쟁자가 없는 거 아닌가요? 그럴수록 더 확장을 해야지요. 내가 (설 연휴 때 찾아온) 이재명 대표에게도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 대표도 나와 똑같은 생각이에요. 그런데 주변에서 좀 강경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 지금 말씀은 포용과 확장을 이룬 다음에 단결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 뜻으로 이해해도 됩니까?

“예 그렇습니다. 단합은 맨 마지막에 우리 대표 선수, 누가 대표 선수가 되든 그 대표 선수를 향해서 다 단합하는 것이죠.”

― 대통령님은 2018년 3월에 국회에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발의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 전신이죠,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의결 정족수가 안돼 폐기가 됐습니다. 요즘 다시 개헌론이 제기됩니다. 현실적으로 대선 전 개헌은 어렵다고 보는데, 차기 정부에서의 개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선 전 개헌은 어렵지만 대선과 동시에 개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해요. 그러니까 대통령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할 수 있죠. 그래서 개헌이 이루어지면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그 개정된 헌법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할 수 있죠. 개헌안이 공고되고 난 이후에 국회가 60일 내에 의결하면 되고 또 30일 내에 국민투표에 회부해야 되니까, 국회가 의결하는 날짜를 30일 이내로 당기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여야 정부가 적어도 최소 공약수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죠. 지금 이 계엄 사태에 대해 말하자면,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소한도의 개헌 정도는 합의하는 것이 맞죠. 그러나 지금 정부나 국민의힘이 하는 행태로 보건데, 그런 반성들이 있는 것 같지 않고, 그래서 그 개헌은 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음 대선 때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그렇게 해서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 초에 개헌을 이루어내는 것, 그것이 이제 현실적인 방안이겠죠. 사실은 나도 (2017년 대선) 당시에 그렇게 선거 때 공약하고 취임 이후에 개헌안을 발의했는데, 그때는 우리가 소수당이어서 개헌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입장에 있거든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의 기둥에 시민들이 남긴 글과 사진, 그림이 빼곡히 붙어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의 기둥에 시민들이 남긴 글과 사진, 그림이 빼곡히 붙어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지금 개헌 요구가 나오는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의식 같습니다. 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서 국회를 장악하려 했다는 충격이 큰데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는 우리 대통령제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이었나요? 별로 힘이 없는 대통령이었죠. 나도 제왕적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이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는 그런 일탈하는 대통령들이 있었던 거죠. 모두 알다시피 다 국민의힘 쪽 대통령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그것을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규정해서 내각 책임제로 그렇게 바꾸면 해결되느냐, 내각 책임제로 가게 되면 이제는 정부 권력과 그 다음에 행정부의 권력과 국회 권력을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그야말로 제왕적 당대표, 제왕적 총리가 가능하죠. 그래서 이것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사람의 문제고 운용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대통령제에서 대통령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있는 부분들은 계속 권한을 줄여 나가고, 국회의 통제 권한을 더 높여 나가는 그런 개헌은 해야 되겠고요, 그런 토대 위에서 4년 대통령 중임제 개헌 정도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또 국민들이 지지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4년 중임제 개헌이 되더라도 대통령제인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바뀌면 적어도 첫 4년 동안은 다음 재선을 바라보기 때문에 훨씬 더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그런 정치를 하게 될 거에요. 그러면 두 번째 임기 때는 이제 안 그럴 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임기 때는 첫 번째 임기 때 했던 정책 기조들을 이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또 거기서 일탈할 가능성은 훨씬 더 적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4년 중임제 개헌과 함께 대통령의 사면권이라든지, 아까도 얘기했지만 전시 사변도 아닌데 막 계엄을 할 수 있다든지 이런 부분들을 억제하고 그에 대해서 국회의 통제 권한을 더 강화되는 이런 류의 개헌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 대통령님이 당선되실 때도 탄핵 이후에 당선되셨는데, 그 이후에 광범위한 탄핵 연대가 검찰의 수사라든지 여러 가지를 거치면서 너무 협소해졌던 거 아니냐,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됐던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는 오히려 그 반대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금 우리가 계엄 이후에, 지금 탄핵 재판에 들어가고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기소되고, 이런 상황 속에서 말하자면 저쪽에서 하는 행태를 보십시오. 그런 상황에서도 극구 계엄이 정당했다고 주장하고 그 다음에 오히려 이쪽이 내란이라고 우기고 그러지 않습니까? 오히려 그렇게 막 결집하지 않나요?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 때도, 지금 김대중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평가받지 않습니까?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 때 마치 역대 최악의 대통령인 것처럼 그렇게 비판하고 매도하지 않았나요? 실패한 대통령이라고요. 노무현 대통령은요? 지지도가 형편없었죠. 지금 우리가 돌이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참으로 많은 개혁을 이루었고, 그러나 이라크 파병했다고 떨어져 나가고, 한미 FTA 한다고 떨어져 나가고, 계속 그러면서 결국은 퇴임 무렵에는 그냥 지지받지 못하는..., 나는 우리 쪽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제 우리 쪽 사람들은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맞지 않으면 비판할 수 있죠. 그게 우리 쪽의 특성이긴 하지만, 그러나 탄핵 연대라는 게 만약에 있었다면 탄핵 연대가 그렇게 무너져서는 안 되는 거죠. 훨씬 더 굳건해야 하는 거죠. 문재인 정부가 거꾸로 간 정부입니까? 기대에는 못 미쳤을지 몰라도 그 방향대로 가려고 노력했던 정부인 것은 분명한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탄핵 연대라는 게 있었다면, 끝까지 뒷받침하고 밀어줘서 정권을 재창출할 때까지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 그게 기대에 못 미쳤다고, 그럼 탄핵 연대가 와해돼 가지고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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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③ “트럼프는 첫인상 중요시해…첫 회담이 관건”

단독 인터뷰 ㅣ 트럼프 2기 출범과 북한

트럼프는 기존 외교 문법 무시하고 예측 불허
반면 이념적이지 않고 실용적이라 편한 측면도
의도적 ‘과장된 주장’…정확한 팩트로 반박해야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이미 추진하고 있을 것
대북정책 기조 바꾸지 않으면 소외 자초하는 꼴

박찬수기자
  • 수정 2025-02-10 11:49
  • 등록 2025-02-10 05: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
16:48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 자택 접견실에 놓여 있는, 2018년 9월19일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찍은 연설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이 사진은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이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라고 한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 자택 접견실에 놓여 있는, 2018년 9월19일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찍은 연설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이 사진은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이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라고 한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전 세계가 통상 전쟁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은 재임 기간에 트럼프를 여러 번 만나신 적이 있는데요, 지난해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를 가장 잘 다룬 외국 정상 중 한 사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대통령님 보시기에 트럼프는 어떤 지도자인지요? 앞으로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를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뭐 다 잘 알다시피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고 아주 강하게 압박하는 그런 스타일이죠. 기존의 외교 문법을 아예 무시하기도 하고, 또 예측 불허의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반면에 한편으로는 좀 이념적이지 않고 아주 실용적인 그런 모습을 보여서 또 상대하기에 편한 면도 있습니다. 제가 겪어본 바에 의하면, 궁금한 사항들엔 질문도 많이 하고 그 답변을 또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토론하기 때문에 나로서는 말하자면 대화가 통했다, 대화할 만했다 그렇게 느꼈습니다.

이게 가장 좋았던 것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 기존의 공화당 정치인이나 보수 정치인들과 달리 이념적이지 않고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게 참 좋았습니다. 원래 일반적인 공화당 정치인들이나 보수 정치인들은 북한을 악의 세력으로 규정을 하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해서 북한을 굴복시켜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거든요.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제재와 압박도 필요하지만 과연 그동안 제재와 압박을 지속한 결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이 됐느냐, 그 위협이 감소됐냐, 실패하지 않았냐,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계속 이렇게 고도화돼서 이제 위협적이 된 것 아니냐, 그러니 제재와 압박 외에도 대화의 방법도 함께 구사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군사적 옵션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한-미 양국 모두에게 너무나 큰 희생이 따르기 때문에 그것은 도저히 취할 수가 없는 방법이다, 그래서 외교적 방법 사용해야 되고 외교적 방법으로도 충분히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렇게 설명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설명에 아주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정말 기존의 미국 국가지도자들과 달리 김정은과 직접 만나는 그런 톱다운 정상회담을 해 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대화가 다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취임할 당시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최고로 치솟고 전쟁 위기가 우리 한반도를 가득 뒤덮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실용적인 접근이 적어도 트럼프 임기 동안 또 우리 정부의 임기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거든요.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큰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으로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이라든지 연합훈련이라든지 또는 한반도의 전략 자산들을 전개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아주 비용이 많이 드는 낭비다, 또는 어리석은 전쟁 놀이다 이런 식으로 실용적으로 생각하면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트럼프의 태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요즘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굉장히 노력하는데요, 대통령님 재임 시기에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으로 고생하셨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 과장된 주장도 많이 합니다. 실제로 대화를 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한반도 문제를 그렇게 깊이 알지 못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한-미 간 문제에 정통하지만,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수많은 세계 문제의 하나일 뿐이고 때로는 후순위의 문제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 이익을 앞세워 외교를 해 온다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우리 국익을 지키는 그런 협상의 원칙을 반드시 견제할 필요가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좀 정확하지 않은 정보 속에서 과장된 주장을 하면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조곤조곤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만날 때마다 방위비 분담 이야기하면 주한미군이 4만 명이다, 그런데도 한국이 방위비 분담 전혀 안 하고 안보 무임승차하고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한반도 주한미군은 2만8500명이거든요. 그 2만8500명은 미국 의회가 설정한 선이에요. 그렇게 설명해 주고 그 다음에 안보 무임승차라는 말이 사실이 아닌 것이 한국 국방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7%쯤 됩니다.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에요. 당시 일본은 1% 남짓, 유럽 국가들은 다 2% 미만 그러니까 2.7% 이렇게 높은 국방비를 부담한 나라가 없어요. 게다가 우리는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한국 전쟁 이후 미국이 벌인 모든 전쟁에 참전해서 말하자면 동맹국의 의리를 다 했습니다. 그런 나라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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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국은 절대로 안보 무임승차가 아닐뿐더러 가장 높은 안보 비용을 부담하는 나라이고 미국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우리 나름대로도 미국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온 나라다, 이런 거를 설명하죠. 뿐만 아니라 방위비도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고, 그것도 한국 경제가 발전하는 데 따라서 새로 협상할 때마다 항상 빠르게 인상시켜 왔다, 거기에 주한미군 기지들을 부지를 무상 제공하는 거라든지, 평택 미군기지 건설 비용 100억 불을 한국 정부가 부담했다든지 이런 점들까지 감안하면 한국은 충분히 높은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 이렇게 이제 설명을 하면, 물론 그렇게 설명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5배 한꺼번에 뭐 뭐 이런 요구를 철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설명을 듣고 나면 요구하는 강도가 훨씬 약해져요.

심지어 미국 측의 협상 대표들도 한국 입장 충분히 이해하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지침이 있어서 우리는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였거든요. 그런 교착 상태가 계속되었기 때문에 나는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우리 협상 대표단을 철수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아무런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때는 끝내 방위비 분담 협정을 타결하지 못하고 바이든 정부로 넘어와서 바이든 대통령과 보다 합리적인 금액의 방위비 분담 협정을, 5개년 단위죠, 할 수가 있었죠.

그래서 나는 방위비 분담 협정이 정치적인 어떤 협상이 되지 않도록 협상 대표를 국방부나 군 측 인사로 하지 않고 기재부 출신 재정 전문가를 협상 대표로 내보냈습니다. 그래서 모든 정치적인 문제는 다 대통령에게 미루고 당신은 오로지 기존의 방위 분담의 틀에 의하면 우리가 얼마의 방위비를 분담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냐 그런 순 기술적인 사항만 가지고 협상하라 그렇게 지침을 주었죠. 앞으로 새 정부가 미국과 방위비 분담 협정을 만약에 하게 된다면 그때 그 협상 대표단들에게서 충분한 경험담을 듣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아마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재협상 요구를 해올지 모르겠는데 사실 우리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방위비 분담 협정이 이미 체결돼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국회 동의까지 거친 일종의 조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유효기간 내에 새로 협상을 하자는 것은 일종의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거예요. 미국이 방위비 분담 인상을 요구한다면 새로운 협정이 만료될 즈음에 가서 그때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때 요구할 일이죠. 그래서 그런 점들을 극구 내세우면서 미국의 방위비 분담 재협상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만약에 부득이하게 재협상을 하더라도 최대한 협상의 시기를 늦추어서 일본이나 독일의 재협상이 먼저 이루어지고 난 이후에 그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협상에 나서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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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자택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만약에 다음 정부가 출범해서 차기 대통령이 ‘트럼프와 상대하는 법’을 대통령님에게 여쭤본다면, 어떤 얘기를 조금 더 해 주시겠어요?

“우선은 아까 말한 우리의 외교의 원칙, 우리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나 경제적 측면에서나 한-미 동맹을 최대한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원칙의 기조 하에 우리 국익을 지키는 원칙을 확실히 지켜 나갈 필요가 있고요. 그래서 수용할 건 수용하면서도 아닌 부분은 아니다 라고 분명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미국이) 거세게 몰아치고 요구하면 면전에서 딱 거절하기 어려워서 그 순간을 그냥 어물쩍하게 넘기고 돌아와서 실무적으로 다른 모색을 하는 걸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미국은 그런 태도를 가장 싫어합니다. 아닌 것은 면전에서 아니다라고 해야지, 면전에서는 아무 이야기하지 않고 마치 동의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 돌아서서 딴 소리하는 것을 가장 싫어해요. 오히려 동맹국 간에 이견이 있는 것이 너무 당연한 것이다, 이견은 이견대로 드러내 놓고 동맹국 간에 협의해 나가는 것이 가장 건강한 동맹이다, 미국은 그런 점을 늘 강조합니다. 우리 대통령과 외교 당국도 늘 그런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죠.

우리 한국의 정상회담에 나서는 분들은 적어도 그 한반도 문제 또는 한미 간의 문제 어쨌든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이슈가 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통달하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하고 처음 대면했을 때, 보통 정상회담은 서로 간에 의제별로 대화할 내용들을 미리 정리해서 차례대로 주고받는 이른바 약속 대련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식의 외교 정공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가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들을 마구 질문을 하는 겁니다. 때로는 공격적인 질문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다행히 그 질문들이 내가 다 충분히 소화하고 있는 문제들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잘 답변할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을 지나고 나니까 아주 분위기가 풀리면서 그 뒤부터는 화기애애하게 남은 일정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겪어 보니 트럼프 대통령은 첫인상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보였어요. 첫 회담이 아주 잘 되었기 때문에 나는 임기 내내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대통령님이 지금 말씀하신 동맹 간에도 이견이 있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거다, 굉장히 좋은 말씀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수 언론은 한-미 간에 조금 이견이 있으면 ‘한-미 간 이견 있다’며 1면 톱 기사로 막 나오고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부처 간에도 이견이 많거든요. 우리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국무부 다르고 국방부 다르고 또는 대통령 안보실 얘기도 다르고, 미국이 다른 것은 전략적으로 그런 것이다, ‘배드캅 굿캅’ 이런 식의 전략적인 접근이라고 하면서 우리 내부의 이견이나 우리하고 미국 사이에 이견이 있으면 마치 큰일 나는 무슨 분열처럼 여기는 거 큰 병폐죠. 우리가 외교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주고,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밀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 과정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잘 지냈다’라는 얘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1기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큰 걸로 보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추진할 것으로 보고, 이미 지금 추진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을 대화의 자리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말들을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꽤 많은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즉각 종식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먼저 매달리고 북한과의 대화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난 이후에나 도모할 거라고 예측하는데 나는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하고 대화는 김정은 위원장 쪽에서 호응만 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전에도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1기 때 외교를 통해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그거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하지 못했던 일이거든요. 해낸다면 굉장한 업적인 거죠, 그 문턱에서 멈췄던 경험이 있죠. 그것도 트럼프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본인은 협상할 뜻이 있었지만 주변 네오콘들에게 강하게 발목이 잡혀서 끝까지 가지 못한 것이어서 나는 2기 때는 반드시 그런 협상 목표를 달성해서 아주 큰 업적을 남기고자 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욕심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처럼 북한을 적대시하고 대화를 하지 않는 정책 기조를 계속 가지고 간다면 한국은 그냥 북-미 대화에서 소외되고 패싱 되는 걸 자초하는 꼴이 되는 거죠. 그래서 한국이 빨리 북한과의 정책 기조를 대결에서 대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고요, 실제로 북-미 간에 마주 앉는다 해도 한국이 그 대화를 촉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남북 관계의 진전 없이 북-미 간에만 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정부가 속히 대화 기조로 전환해야 되죠. 그리고 그런 대화를 통해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아예 없애거나 줄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보조를 맞춰갈 필요가 있는 거죠.”

― 그런데 김정은 북한 위원장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워낙 실망해서 과연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오겠냐고 보는 분석가들도 좀 있거든요. 대통령님은 북한도 결국은 북-미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십니까?

“대신에 몸값을 높이려고 하겠죠. 그동안 북한 핵과 미사일이 훨씬 더 발전했기 때문에, 지금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협상에는 나오지만 몸값은 훨씬 높이려고 할 것이고 그 점에서 북-미 간 대화에 들어가기 위한 이른바 샅바 싸움 같은 것이 벌어지겠죠. 아마도 북한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과거처럼 비핵화가 아니라 핵 동결 또는 핵 군축 이런 쪽으로 협상 대화의 목표를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남한에서는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핵 보유론이 점점 더 커질 가능성도 클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뿐만 아니고 일각에서 절충안으로 제시했던 전술핵을 다시 한국에 배치하는 것까지도 미국은 절대 동의하지 않고 있죠. 지난번 한-미 간의 핵 문제 협상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자체 핵무장론을 내려놓는 대신에 핵 운용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핵우산을 강화하는 쪽으로 합의한 적이 있었거든요. 아마 미국은 그렇게 나올 겁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것은 우리가 NPT 체제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한-미 동맹에 아주 큰 균열이 생기고 또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게 되죠. 한국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일본, 대만도 핵무장 쪽으로 나서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핵 도미노 현상도 일어날 수 있는데 그건 미국으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일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미국 쪽에서는 한국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우리가 놓지 않겠다고 하면 미국도 그 점까지 거부하거나 부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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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④ “윤석열 정부, 중·러와 등 돌린 건 큰 실수”

단독 인터뷰 ㅣ 한·미·일 군사협력과 북한

노태우 정부 이래 한국 외교 전통적 기조 무너져
중·러와 관계 악화, 국제적 ‘북핵 억제 체제’ 와해
북한 ‘적대적 두 국가론’, 김일성 유훈도 깨 유감
남북관계 나빠져도 평화 유지 위한 안전판 필요

박찬수기자
  • 수정 2025-02-10 10:36
  • 등록 2025-02-10 05: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
16:54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박찬수 대기자의 질문에 뭔가 생각을 하며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박찬수 대기자의 질문에 뭔가 생각을 하며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지난 2년 반 동안의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특히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핵심이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대통령님 생각은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후퇴시킨 한국 외교, 다른 국내 정치의 어떤 후퇴보다 훨씬 더 오래갈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이런 4대 강국에 둘러싸인 그런 지정학적 위치를 갖고 있죠. 그래서 4대 강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만 우리 안보를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4대 강국 가운데 어느 한쪽과 편이 되고 어느 한쪽은 적이 된다면 한국 안보는 그 순간에 위태로워지는 거죠.

한·미·일 3국 군사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사실은 이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으로 필요하다는 말은 일단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화하더라도 중국, 북한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하는데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 러시아와 등을 돌리면서 거꾸로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의 삼각 협력 체제를 만들어 버린 거거든요. 그래서 서로 대립하는 그런 관계가 됐죠. 그러면 한·미·일 삼각 군사 협력이 필요한 이유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억제하기 위한 건데 그러면 억제됐습니까? 오히려 윤석열 정부 동안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엄청나게 발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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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 때는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적극 지지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주었는데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 간의 삼각 협력이 강화되면서 북한은 오히려 외교적으로 숨통이 트인 거죠. 특히 ICBM 발사 도발 같은 경우는 유례없을 정도의 도발이었는데, 그러면 과거 같으면 유엔 안보리 제재가 추가돼야 하는 거 아닙니까? 유엔 안보리 제재를 추가했습니까? 아예 운도 떼지 못했죠. 왜냐하면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니까. 그 전까지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 대해서 러시아나 중국이 항상 동의했고, 제재에 동참해 줬거든요. 이런 국제 억제 체제가 아예 와해돼 버린 거죠. 이것은 윤석열 정부가 자초한 겁니다.

이런 정치 안보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미국하고 일본은 중국하고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것처럼 보여도, 정치면에서는 그렇지만 경제면에서는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교역이 늘어나고 아주 활발한 협력을 하거든요. 그렇게 정치와 경제를 분명하게 구분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진짜 속없게도 중국하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거리를 둬서, 경제 부분에서도 훨씬 보태줬어요. 러시아하고도 물론이고요. 정말 우리가 전통적으로 해온 균형 외교, 이 균형 외교라는 것이 우리 정부가 주장한 것이 아닙니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 외교 이후에 역대 모든 정부 심지어 보수 정부조차도 미국과 동맹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중국·러시아의 관계를 또 매우 중요하게 다루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어요. 그것이 우리 정부까지 이어져 왔는데 윤석열 정부가 균형 외교라는 한국 외교의 전통적인 기조 자체를 무너뜨려 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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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시 복원하지 않으면 정말 큰 일이죠.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러시아와의 관계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협력 이런 것은 이제 더는 할 수가 없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지금 공약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고 보조를 맞춰 나가는 게 필요하고요. 그래서 아마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고 나면 그다음에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러시아와 유럽과의 관계도 개선되는 계기가 될 텐데, 한국도 그 계기에 러시아와 관계를 복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해 가야 합니다.”

― 남북 관계는 항상 대립과 긴장 관계였지만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이후에는 남북 모두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공통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면서 남북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어떻게 보시나요?

“정말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원래 남북한이 유엔 동시 가입을 할 때 북한은 굉장히 소극적이었어요. 왜 소극적이냐 하면, 말하자면 분단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 남북 간에 ‘우리가 국제법적으로는 비록 2개의 국가지만 내부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는 그런 특수한 관계다’라고 다짐하고 그것을 국제사회에 천명했죠. 그래서 예를 들면 남북 간의 상품 교역에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개성공단 생산 제품에 대해서 FTA를 적용한다거나 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양해해 줄 수 있었던 거죠. 이렇게 남북한이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것은 북쪽에서는 김일성 주석 때부터 내려오는 거의 유훈 같은 거예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와서 그 유훈도 깨고, 통일을 지상 과제로 여기던 기조도 다 내려놓고 이제는 한국하고 상대하지 않고 돌아앉겠다고 선언을 한 거거든요. 우리로서는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고요, 북한이 다시 같은 민족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그런 기조로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제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것은 남북한 모두가 서로 평화 통일을 지향하면서 노력해 나갈 때만 성립할 수 있는 그런 말이잖아요. 윤석열 정부처럼 서로 적대시하고 대결하는 그런 식의 기조를 취하면서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다 이런 말은 그야말로 위선이고 빈말인 거죠. 그러니 윤석열 정부의 아주 강경한 대북 적대 정책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 그거 역시 윤석열 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국제법적으로는 엄연히 두 국가인 것이 맞아요. 북한이 그렇게 주장하는 이상은 우리가 두 국가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죠. 유엔에도 각각 가입한 주권 국가이니까요. 그러나 같은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고 서로 이웃에 있는 나라지 않습니까? 적대 관계 속에서 돌아앉아 있으면 우리 남한에도 북한에도 정말로 그것은 비극이지요. 그래서 두 국가라고 하더라도 서로 평화롭고 사이좋게 지내는 그런 좋은 이웃 국가가 돼야겠죠. 그러려면 최소한도 지금 판문점의 연락 채널이라든지 그다음에 군사 핫라인 같은 최소한의 남북 간의 소통 창구를 조속히 좀 복원해야 하고요. 그다음에 9·19 군사합의도 조속히 복원해서, 설령 남북한 관계가 조금 나빠지더라도 적어도 평화는 유지할 수 있는 최후의 안전판 같은 것은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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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의 평산책방에 나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의 평산책방에 나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앞으로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남북 화해 정책을 편다면, 지금 같은 북한의 적대적인 대남 정책들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십니까?

“당연히 그러리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북한도 북한 내부의 경제 성장을 지금 최우선 과제로 해야 하니까,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그걸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는데 국제사회와 등을 돌리고 앉아서 자기들끼리 자력 경쟁의 형태로 경제를 성장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도 국제사회의 정상 국가로서 국제사회와 개방적인 관계를 갖고, 또 미국과의 관계나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해 나가고 하는 것은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죠. 김정은 위원장식 표현에 의하면 북한 인민 생활의 어떤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고요. 북한이 지난 정부 시기에 비핵화 대응에 나선 이유도 그 때문이죠.

비핵화하는 대신에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와 함께 경제 성장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핵도 내려놓을 수 있겠다, 그렇게 해서 지난번에 비핵화 대화에 나섰던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그런 형편만 된다면, 또 그런 보장만 된다면 언제든지 우리 한국과 다시 대화 관계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전에 한·미·일 군사협력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참 허무한 결과인 것이 한-미 동맹을 최고로 해서 다른 모든 것을 희생시켜 가면서 중시하는 태도를 취한 결과가, 그러면 지금 트럼프가 미국 국익을 위해서 여러 가지 압박 정책을 펴는데 한국은 예외로 쳐 주나요?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그건 그거고, 또 한국은 한국대로 지금 다시 엄혹한 현실에 맞닥뜨려야 하거든요. 일본하고 관계가 좋아졌다고 그걸 크게 내세우지만 실제로 일본으로부터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실제 관계가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요? 그냥 그러니까 참 허무한 외교인 거죠. 북한과의 관계도 북한을 타도 대상처럼 말하고 강경한 주장을 하고 뭔가 도발하면 그보다 백배 천배로 응징하고, 이렇게 하면 국민 입장에서 당장은 시원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것이 국가 안보를 멍들이는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이게 국제적으로 한국 외교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때 트럼프 대통령이 G7 체제를 확대하려고 도모를 하면서 첫 번째 확대 대상 국가가 한국이었어요. 우리한테 그 제안을 해 왔죠. 그때 다른 회원국들이 동의하지 않아서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왜 이제 한국이 첫 번째 대상 국가가 됐느냐 하면,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미국과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고 강대국이지만 아태 지역 모든 국가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또 다른 국가를 찾고, 그것이 한국이 된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처럼 우리가 스스로 미국과 일본의 하위 파트너로 들어가 버리면 국제사회에서 한국 외교의 독자성을 인정하면서 존중하고 대접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 대통령님은 재임 중에 세 차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셨고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도 끌어냈습니다. 그런데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에는 북-미 간, 남북 간 관계도 굉장히 안 좋아졌고 지금은 그때의 성과는 거의 흔적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재임 중의 대북 정책을 돌아보신다면 어떤 점이 좀 미흡했고 부족했다, 아쉽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결과적으로 아쉽죠. 더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러나 아까도 얼핏 이야기했지만 2017년 취임 당시에 높았던 전쟁 위기를 생각하면 이렇게 남북 대화 그리고 북-미 대화를 통해서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 북한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시키고, 또 남북 간에 세 차례 정상회담하고, 북-미 간에도 두 차례 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그리고 5년 내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 나간 것은 아주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 불안하고 비교해 보더라도, 그때의 평화가 얼마나 소중했냐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에 오니까 그때 일이 다 물거품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이 아까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을 만약에 하게 된다면 그것은 앞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거든요. 그때 멈췄던 선에서 다시 나아갈 수 있는 거죠. 그것은 이미 큰 하나의 이정표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아쉬웠다면, 너무 기간이 짧았어요. 70년 간 전쟁까지 겪은 적대 관계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게 1~2년, 2~3년 만에 될 일이 아니죠. 정상 간에 한두 번 만난다고 그게 이루어질 일도 아니고요. 실제로 남북 간, 북미 간 정상회담이 있었던 건 2018년, 2019년 2년 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곧바로 미국이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서 대화를 지속하기 어려웠고 또 코로나 상황이 겹치면서 북한이 아주 철저한 봉쇄 체제로 모든 국경을 봉쇄하는 체제로 나갔기 때문에 북한과 어떤 접촉도 어려운 상황이 됐고요.

그렇게 잠시 숨 고르는 과정이 있더라도 대화가 다시 이어져야 하는데, 미국도 정권이 바뀌고 우리 한국도 정권이 바뀌고, 그 바뀐 정권이 기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완전히 번복하는 그런 정책을 해 나가고, 이게 제일 아쉬운 거죠. 그래서 남북 관계, 대화의 지속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점이고요, 미련이 좀 남는다면 그래도 그 와중에 어떻게 해서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만큼은 조금 되살렸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미련은 남습니다.

그 당시로써는 하노이 회담 전망을 좋게 봤기 때문에 그게 성공하면 제재 문제가 부분적으로나마 해결되고, 이러면 개성공단이나 감가상각 문제는 자동으로 풀리게 되는 거여서 그 흐름에 맡기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이 부분을 따로 어떻게 추진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이제 결과를 놓고 보면,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한 예외 승인을 우리가 고집부려서라도 어떻게든 받아내서 그거라도 살려 놓았다면, 그러면 남북 관계가 완전히 파탄하는 것을 막는 마지막 보루 역할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미련은 남습니다.”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시민들이 책을 사고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시민들이 책을 사고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그와 관련해서 대통령님 재임 기간인 2020년에 북한이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지 않았습니까? 그거는 우리 국민에겐 충격이었는데요, 그때 어떠셨습니까?

“그때의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북한 자신도 판문점 회담 이후에 세계에, 말하자면 김정은 위원장이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고 할 정도로 정상국가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을 해왔던 건데, 그 한 번의 폭거로 다시 삼류국가, 깡패국가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간 거 아닙니까? 북한으로서도 엄청난 자해 행위를 한 것이고요. 앞으로 남북이 다시 대화를 계속한다면 그 부분은 좀 짚고 넘어가서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보좌했던 신동호 시인이 쓴 책 <대통령의 독서>를 페이스북에 추천하신 걸 봤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재임 중에 바쁘실 텐데 책은 얼마나 읽으셨습니까?

“저는 책을 읽기를 원래 좋아하니까 대통령 중에도 꾸준히 읽고 또 책 추천도 꾸준하게 했어요. 다만 이제 독서가 좀 달라지긴 했는데, 그 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역사 분야라든지 또는 문학 이런 쪽을 많이 읽었다면, 대통령 재임 중에는 국정 운영에 뭔가 좀 도움될 만한, 말하자면 국가가 가야 할 어떤 미래, 그 어떤 걸 통찰할 수 있는 체계라든지, 또 당시에 코로나 상황이 컸고 기후 위기가 심각했으니까 그런 쪽 책을 주로 많이 봤죠. 정말로 대통령뿐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반드시 좋은 정치를 하고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겠죠. 그러나 책을 읽지 않으면 통찰력이나 분별력을 갖출 수가 없어요.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만약에 학창 시절에 읽은 독서가 끝이라면 그 뒤에 어떻게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면서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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