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파병됐다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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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큰 문제입니다. 한국에 강한 좌파가 필요합니다. 불안 노동 문제부터 제대로 잡히지 않는 기후 정책까지, 좌파만이 해낼 수 있는 의제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본인들의 선험적인 민족주의적 “믿음”에 입각해서 분명한 사실도 “가짜뉴스” 취급하신 이 “자주파” 분들은, 외국인 노동자 인권 유린, 혐중의 창궐, 성소수자 차별, 기후 등등 오늘날 한국 사회의 누적된 문제들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까요? 분단 문제를 중시하는 것도 좋고 남북 평화, 공존을 향해 가는 것도 대단히 좋습니다. 단, 시대착오적인 근본주의적 민족주의 관념에 대한 자성을 스스로 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May be an image of 1 person, television, newsroom and text that says "러, 북한군 참전 인정 이인선기자 기자 기사임력 기사입력2025/04/26[20:4 2025/04/26 [20:47] O6bEAИHEHHAR rPynnИPOBKA BOЙcK rPynиpoBKaBoйcKom ) ညမ repacиmoBBB иmOBB,B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이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쿠르스크주 해방과 관련해 보고하고 있 다. 크혐린궁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이 쿠르스크주를 해방하는 데 북한 군인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쿠르스크주 해방에 관한 보고를 하면서 나왔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파병됐다는 뉴스가 처음 나왔을 때는 혼동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사실 확인을 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고, 우크라이나 정보국이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정황도 의심에 부채질을 했지요.
그러나 미국 국방부도 파병사실을 인정했고 많은 서방 언론들이 그 입장에서 보도하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봐야 했을 겁니다. 서방 유력 언론의 언론인들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 편향의 시각을 갖고 있지만 언론인으로서 직업적 기준이 매우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사실을 보도할 때 복수의 소스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 기사를 보면 우크라이나 군과 협력하는 미군이나 다른 군대 장교들의 '북한군 참전을 확인해주는' 코멘트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물론 그 언론들도 편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걸러서 봐야겠지만 적어도 북한군 파병 여부 같은 사안을 계속 왜곡하면서 보도하지 않으리란 것은 상식일 겁니다.
나중에는 조선일보가 직접 우크라이나에 가서 북한군 포로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지요. 저는 기자가 인터뷰한 오디오를 들었는데 북한 사람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사람인데 웬 콧수염이 있냐' '목소리가 북한사람같지 않다' 등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거짓이라고, 우크라이나의 심리전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그분들 맨 앞에 있는 '대단한 전문성을 가진' 분이 계속 그런 주장을 하니 사실이 아닌 주장에 점점 깊이가 생기는 반면 상식과는 멀어져 갔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아무리 대단한 학식과 전문성이 있어도 보통사람의 상식보다 못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저는 그동안 여러 큰 사건들을 취재하면서 학식이 높은 분들이 음모론을 주장하는 모습을 여러번 봤습니다. 사실 그런 분들일수록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분들 중에도 심지어 통계학자도 있으니 할 말 다했지요. 그런 분들일수록 자기 세계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은 만악의 근원이다' 같은 것입니다. 그런 자기확신과 자존심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증거들이 나올 때 사심을 갖지 않고 판단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집니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쌓은 학식과 전문성을 허구를 정밀하게 구축하는 데 쓰게 되고, 순수하게 자신을 믿는 많은 사람들을 오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북한군이 파병된 것을 러시아군 참모총장이 인정해야 사실로 받아들이는(혹은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정도의 한국 사회는, 물론 사회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겠지만, 상당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북한군 파병문제에 대해 이럴진대 세월호 문제는 어떨 것이며, 또 새롭게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겠습니까.
그동안 북한군 파병이 거짓이라는 주장을 보도해온 언론이 사실을 인정하는 기사를 썼기에 반가워서 공유합니다. 그간의 자사 보도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면 더 좋았을 텐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네요. 그러나 어쨋든 인정한 것만이라도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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