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정국의 풍경 -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신복룡 (지은이)
중앙books(중앙북스)2024-08-15





























Sales Point : 1,576
10.0 100자평(0)리뷰(18)
548쪽
책소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학자이자 인물 연구가로 손꼽히는 신복룡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인물‘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나간 책 『해방정국의 풍경』(2024, 중앙북스)을 펴냈다. 이승만, 김구, 김일성, 박헌영 등 한국 현대사를 풍미하는 좌익과 중도, 우익을 대표하는 인물들 사이에 일어난 일화와 사건을 상세히 소개하며, 이에 대한 치밀한 분석으로 한국 역사의 진실과 이면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목차
서문
글머리에
제1장 해방 :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
제2장 제2차 세계대전 전시 회담 : 4대국 영수들의 꿈과 좌절
제3장 한반도 분단의 결정 과정 : 3성조정위원회의 젊은 장교들
제4장 신탁 통치 파동 : 돌아오지 않는 다리
제5장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 : 송진우
제6장 장덕수의 소설 같은 삶
제7장 미소공동위원회 : 하지 장군의 꿈과 야망
제8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1) : 일제 시대와 해방정국
제9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2) : 좌우합작의 희생자들
제10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1) : 은원의 30년, 임시정부
제11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2) : 단독 정부를 둘러싼 갈등
제12장 백관수 : 한 애국자의 얼룩진 삶
제13장 친일 논쟁 : 그 떨쳐야 할 업장
제14장 박헌영 : 한 공산주의자의 사랑과 야망
제15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1) : 청년 마르크시스트의 탄생
제16장 세 번의 비극(1) : 대구 사건
제17장 남북협상(1) : 김구와 김일성의 다른 계산
제18장 남북협상(2) : 돌아오지 않은 사람, 홍명희
제19장 남북협상(3) : 돌아오지 않은 사람, 백남운과 이극로
제20장 한숨 돌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제21장 세 번의 비극(2) : 제주 4·3 사건
제22장 세 번의 비극(3) : 여수·순천 사건
제23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2) : 한국전쟁
제24장 한국전쟁의 미스터리 : 미국의 함정이었나?
제25장 맥아더 : “미국의 시저”
제26장 자식을 가슴에 묻은 모택동
제27장 휴전 회담(1) : 후회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제28장 휴전 회담(2) : 밀사들의 막전 막후
제29장 휴전 회담(3) : 북방한계선(NLL)의 실체
제30장 죽산 조봉암의 해원
제31장 통일 논의를 둘러싼 허구들
제32장 무엇이 통일을 가로막는가?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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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80~81우리는 해방정국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좌우익의 갈등이 비극을 낳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좌익 내부의 갈등과 우익 내부의 갈등이 좌우익 사이의 갈등보다 더 심각했고 더 적의(敵意)에 차 있었으며 잔혹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해방정국을 더욱 비극의 길로 몰아갔다는 점이다. 몽양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해방정국의 희생자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념이 다른 적대 세력의 손에 희생된 것이 아니라, 우익은 우익의 손에 죽었고 좌익은 좌익의 손에 죽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이데올로기 집단 안에서도 중도 온건 노선을 배신이나 변절 또는 기회주의자로 보려는 극단적 도그마와 성숙하지 않은 이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에서 해방정국에서 이념이나 노선의 문제는 당사자들이나 후세의 사가들에 의해 과장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난마와 같은 해방정국에서 “신탁 통치의 문제를 가슴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냉정과 이성으로 지혜롭게 고민하자”고 주장하던 고하나 설산이나 몽양은 좌우의 십자포화로 말미암아 희생되었다. 접기
P. 90지금 일부 김구를 숭모하는 사람은 “이승만이 김구를 죽였다”고 내놓고 말하고 있고, 이에 질세라 이승만 측에서는 “김구가 장덕수와 여운형을 죽인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진실을 밝히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암살의 배후란 본디 희미하며, 이와 같은 갈등과 마찰이 서로에게는 상처를 주며 누군가에겐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덮어야 한다. 접기
P. 115격동기의 정치적 양상은 “질주”이다. 그것이 오른쪽으로 치닫든 왼쪽으로 치닫든, 격정의 소음 속에서 민중에게 호소하려면 먼저 크게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사태를 관망하며, 야심을 버리지 않고 처신을 조심하는 무리가 있는데, 해방정국에서 그들을 중도파라 부른다. 온건파(Moderate)라는 용어는 들어봤지만, 중도파(Middle-of-the-Road)라는 용어에 생소했던 미군정은 저들이 “왔다 갔다 하는 무리”(wobbler)인가 의심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우선 미국인들이 보기에 저들이 “뻘갱이”(pinko)인지 “퍼랭이”(blue)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낮에 보면 퍼랭이 같고 밤에 보면 뻘갱이 같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했다. 접기
P. 141~142이런 상황에서 이승만과 김구가 갈등하게 된 첫 번째 사건은 통속적이게도 돈 문제였다. 이승만이 상해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한 3개월 동안 임정이 그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은 독립운동 자금의 문제였다. 이승만도 그 문제에 관해서는 책임질 수 있다는 언질을 주었다. 하와이 교포와 미국 동부 교포들의 헌금이 있었으나 “푼돈” 정도에 그쳤고, 이승만 자신도 생활이 여유롭지 않았다.(서재필의 증언) 그가 임정을 도와준 것은 공식적으로 200달러가 전부였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볼 때 그때의 1달러는 지금의 한화 2만 원 정도이다. 이것은 이승만이 임정을 홀대해서가 아니라 실은 그 자신도 어려운 삶을 살고 있어 임정을 재정적으로 도와줄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접기
P. 246김일성의 가짜 논쟁에 관한 나의 논문이 발표된 다음 나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나의 글을 읽는 독자의 소감에는 “아슬아슬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드디어 사고가 났다. 곧 “김일성은 가짜라고 일관되게 주장한 성균관대학교 이명영 교수는 중앙정보부 요원이었다”는 구절이 필화(筆禍)가 되었다. 정확히 말해서 이명영이 중앙정보부 요원이 아니었는데 일부 항간에서 오고 가던 이야기와 인터넷에 오르내리던 이야기를 확인하지 않고 쓴 것이 나의 실수였다. 유족의 입장에서 볼 때 선대가 중앙정보부의 요원이었다는 기록에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몹시 당황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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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신복룡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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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괴산 출신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동 대학원 수료(정치학박사, 1977), 건국대학교 교수(1979~2007), Georgetown University 방문 교수(1985~86),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1999~2000), 건국대학교 중앙도서관장·대학원장 역임, 한국정치학회 학술상 수상(2001),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 회장(2007),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2007~2012), 한국정치학회 인재(仁齋)저술상 수상(2011),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심사위원(장)(2009~2022)
저서
· 『한국정... 더보기
최근작 : <한국분단사연구 1943∼1953 (양장)>,<한국현대사관계 미국관문서자료집 - 전2권>,<전봉준 평전> … 총 107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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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프렌즈 미국 서부>,<홍콩백끼>,<프렌즈 후쿠오카 : 유후인.벳부.키타큐슈>등 총 382종
대표분야 : 다이어트 1위 (브랜드 지수 167,649점), 여행 2위 (브랜드 지수 417,036점), 인터넷 연재 만화 6위 (브랜드 지수 261,413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 대립이 가장 극심했던 해방정국 시기를 통해,
비통하고도 찬란한 역사의 거울을 다시금 비춰주는 책!
본 도서의 제목자로 쓰인 해방정국解防政局은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 대림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다. 한국사에서는 보통 이 시기를 현대사로 간주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군정 기간(1945~1948)은 사실상 1907년부터 1910년까지의 일본의 통감(統監) 정치보다 더 자유롭거나 주권적인 국가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4대 강국의 `해방을 시켜주지만, 독립을 시키지 않는다`는 확고한 정책 하에서 한국은 미국의 준식민지로 불리었다. 그러다 대한민국이 수립되었으나 곧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3개월 정도 `공화국 군대` 가 지배하던 시대를 맞이했고, 이는 중공군이 참전했다 물러난 `겨울 피난`(1·4후퇴)이 끝난 1952년 3월까지 계속되었다. 다시 대한민국은 주권을 찾았으나, 그 과정에서 일본, 미군정, 대한민국, 이른바 인민공화국(북한), 미8군 사령관(UN군 사령관)을 거쳐 다시 대한민국이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다. 통치권자가 여섯 번은 바뀐 셈인데, 저자는 현대사에 이렇게 팔자가 드센 세대가 일찍이 없었으며, 이 기간에 겪은 10년의 세월은 누구에게나 소설이었고, 밤새 이야기를 해도 쉬이 끝내기 어려운 한국전쟁의 전말이라 이야기한다.
현재 팔순을 훌쩍 넘긴 저자는 지금껏 강의나 연구서에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풀어놓는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은 결국 사람이 저지른 업보였고, 그 가운데 일부만을 우발이론(contingency theory)으로 메꿀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격동의 시대에 이념, 체제, 강대국의 입김이 세태를 좌지우지했을 수 있지만, 어느 시대이든 사람이 독립 변수였기에, 이 책은 바로 그 사람,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최근 세간의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들의 희생과 투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2024) 을 본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그 당시의 생생한 상황과 이승만 대통령, 김구 등 당시 건국 1세대 인물들에 대한 저자 특유의 분석을 엿볼 수도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승만과 김구는 현실 인식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김구는 민중적인 지지 기반이 취약해 민중 봉기나 지지에 대한 국가 건설이 당초 불가능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윤봉길이나 이봉창 의사처럼 순교자적 희생정신으로 무장된 개별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그를 테러리즘에 몰두하게 했다고도 전한다. 이는 김구를 숭모하는 무리에게는 반발을 살 수도 있는 분석이나, 저자는 테러리즘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는 ‘자금이나 훈련이 부족해 조직적인 투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략) 순교자적 우국심으로 무장된 개별적 투사가 적군에게 무장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중략) 적군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투쟁 방법‘을 뜻한다고 전한다. 또한 한국 독립운동사를 전공하는 학자들은 이를 ’의열 투쟁’이라고도 일컫는데, 본질적으로 테러리즘과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는 흥미로운 의견도 덧붙이고 있다.
영화 ‘건국전쟁’(2024)에는 “이승만이 민주주의자였기 때문에 혁명이 일어났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저자는 이에 대해 역사의 평가가 그렇게 바뀐다면, 수유리에 묻힌 150명의 영혼은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 라며 반문한다. 역사에는 모든 정치인이 과오와 공덕을 함께 이루었으나, 그렇다고 공덕이 과오를 덮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저자는 무엇보다 지금 와서 이승만이나 김구의 숭모자들이 해야 할 일은 누구의 죄를 묻기보다는 양쪽 후손들이 먼저 화해하고 좌익에 대해 항거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승만과 김구의 기일에 서로 초대장을 보내고, 그 답례로 조화를 들고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 저자의 소망이다.
십수 년 전, 매체 사이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작,
2025년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출간되다
이 책은 본래 2015년에 광복 70주년을 맞아 『주간조선』에 연재되던 글을 엮어 2017년에 1판이 출간되었으며, 본판은 절판 상태였는데 이번에 중앙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됐다. 저자는 연재를 진행하던 당시 좌우익 모두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고 전한다. 우익들은 저자를 빨갱이라고 몰아붙였고, 좌익들은 보수 신문에 기생(寄生)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대구 사건과 여순 사건, 제주 4·3사건, 그리고 김일성(金日成)의 항일 투쟁과 가짜 논쟁의 진위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룰 무렵 『주간조선』 데스크로부터 저자의 글이 『조선일보』의 입장과는 달리 다소 좌경의 색채를 보이고 있으니 용어들을 수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결국 연재는 끝을 보지 못하고 17회로 마감됐다.
2025년은 곧 해방 80주년을 맞는 해이다. 2025년을 앞두고 저자는 논란이 많았던 원고를 새롭게 더중앙플러스에서 온라인상으로 연재하고, 또 책을 다시 펴낼 기회를 얻게 됐다. 이 책은 역사학의 주류 논쟁에서 조금 비켜 서서 교과서나 연구서 또는 강의실에서 말할 수 없었던 해방정국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해방정국의 공부에 몰두하는 것은 대단한 고뇌의 결과도 아니고 이념의 경도나 편들기도 아니며, 그저 담담하고 소박한 소망, 곧 왜 해방정국은 파열했는가에 관한 질문일 뿐이라 이야기한다. 한국 5,000년 역사에서 망국과 일제,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과 지금의 암울한 현실의 밑바닥에는 분단이라는 업장(karma)이 깔려 있다고 확신하기에 염력(念力)도 없이 이 화두를 잡고 몇십 년을 보냈다고 한다. 저자는 해방과 분단 80년을 앞둔 현재의 상황에서 그 시대를 돌아보는 것은 그때나 이제나 역사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그래서 그저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고치려는 소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전한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해방정국 시기를 제대로 돌아보며,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진정한 역사적 의미를 나름대로 찾게 될 것이다. 접기
평점 분포

10.0
해방정국의 풍경
우리 민족은 36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족의 철제 하에 신음하다가 1945년 해방의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그 기쁨도 잠시, 남북이 분단되고 좌우가 대립하여 급기야는 동족 상잔의 비극까지 이어졌습니다. 1945년부터 1948년 단정 수립까지를 보통 해방공간, 해방 정국이라 부르는데요. 신복룡 박사님의 이 묵직한 책을 보면 우리 민족이 그 기간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장래를 모색하고 민족의 앞날을 설계하려 노력했는지 그 생생한 단면을 개관할 수 있습니다. 분량도 풍성하거니와 대석학의 원대한 통찰까지 지면 곳곳에 숨어 있기에 독자로서는 너무도 행복하면서도 유익한 독서가 가능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역사는 대개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 간 쟁패의 연속으로 채워졌습니다. p29를 보면 저자께서도 버나드로 몽고메리의 말을 인용하여 "결국 해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패권자가 된다"고 소결론을 내십니다. 일본은 왜 그리도 잔인하거나 호전적이었나? 이에 대해서는 무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도 언급이 있다고 하시며, 이렇게 호전적이고 냉혈 기질이 다분한 그들, 집단의 명예와 가치를 위해 (자신을 포함하여) 개인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릴 것을 당연시하는 그들의 심성이, 바다를 지배하는 실력과 결합되었을 때 이웃 반도에 위치한 우리 겨레에 어떤 피해가 닥쳤는지는 이미 역사를 통해 우리가 확인한 바입니다.
언변 좋고, 부티 나고, 사회적 지위도 번듯한,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사람, 아마도 우리 모두가 이런 유형이 되고 싶어하며 혹은 그런 사람과 친분을 맺길 원할 것입니다. 저자는 몽양 여운형을 가리켜 그런 축복 받은 인물이었겠다고 추정하며, 다만 이런 분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처럼, 해방공간에서처럼 좌와 우가 극렬히 대립하는 국면에서 과연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지, 양자를 조화롭게 중재하는 게 가장 바람직했겠으나 그런 고상하고 숭고한 시도가 좌절했을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 실감나게 보여 준 위인이 바로 몽양 아니었겠냐는 취지로 말씀하십니다. 합리적인 중도가 설 자리가 없었다는 게 해방공간 비극의 한 국면이었음은 우리 모두가 통감하는 바입니다.
p147을 보면 저자의 참으로 심오한 통찰이 담긴 말씀이 나옵니다. 해방공간은 과연 좌우의 대립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방울뱀도 동종의 공격에 대해서나 생사를 걸고 싸우지, 이종과의 대치 상태에서는 상대가 강하다 싶을 때 적정선에서 꼬리를 미리 내리는 게 보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우파 내에서, 또는 좌파 안에서의 권력 투쟁이 더 심각했으며, 이승만과 백범의 갈등도 두 사람 모두 (각각의 이유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대표하는 이들이었기에 더욱 심각성을 띠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두 사람이 대등한 위치에서 대립했는지에 대해 저자는 회의적입니다. 백범은 올곧은 지사형 인물이었지 권력투쟁 쪽에는 무관심했으며 실제로 한 살 연상이었던 이승만에 대해서도 대체로는 형님 대접을 하며 양보하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반면 이승만은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 권력욕의 화신 같은 권위주의적 성격이었습니다.
"용서해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과거의 원한을 간직하고 살아야 할까요? 대체로 사람은 아무리 지독한 악몽에 대해서도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면 잊기 마련인데, 이는 머리가 나쁘거나 사람이 물러터져서가 아니라, 나쁜 기억을 갖고 사는 게 자신의 생리적 건강 유지에 해롭기 때문입니다. 전후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색출 처단은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었으나, 그저 생계 유지를 위해 적군에 몸을 허락했던 매춘부 등에 대한 린치, 마녀사냥, 사력구제 등 한심한 분풀이에 그쳤던 일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이걸 자랑스러워할 게 아니라 반대로 자성의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또 칼 야스페르스 역시, 뉘른베르크 재판은 진정한 전범자를 가리는 정의의 심판장이 아니라, 거꾸로 크고작은 공범자들이 자신만은 가담의 책임을 면하려고 더 큰 범죄자를 지목하기에 바빴던 위선의 퍼레이드였다는 취지로 말한 적 있었다고 p199에 나옵니다.
김일성은 과연 진짜 독립 운동가였을까요 아님 가짜를 덧칠한 과장일까요? 일단 나이 서른을 갓 넘긴 젊은 나이였다고 해서 그 많은 공훈이 그것만으로 부정될 근거는 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북측에서는 만주 일대의 가혹한 기후, 지형 조건을 고려할 때 오히려 젊은이라야 그런 행적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옹호하기도 합니다. 반면, 만주 일대에서 벌어진 일련의 혁혁한 공적은 1920년대까지도 거슬러올라가는데, 그 많은 전승이 심지어 10대 시절의 김일성에게 낱낱이 귀속되는 게 과연 물리적으로 가능하냐는 상식 선의 반론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한국전은 과연 남침을 유도한 미국의 음모 같은 게 개재했었나? 이 역시도 근 70년 동안 불씨가 꺼지지 않고 이어지는 오래된 논쟁거리입니다. 미 국무성에서 유엔 담당 업무를 맡던 D W 웨인하우스가 이미 한국전이 발발하기도 전에, 침략자로서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이미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수정주의도 두 갈래 입장이 있는데 하나는 브루스 쿠밍스(=커밍스)의 주장처럼 미국의 압도적인 구조적 유도 끝에 북한이 필연적으로 남침을 감행한, 사실상의 북침설이며, 다른 하나는 이 신복룡 박사님처럼 미국이 어설프게 뭔가 함정을 파 두기는 했었는데 우연도 다분히 개재하여 북한이 덜컥 미끼를 물었다는 입장입니다.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신복룡 박사님의 이 주제에 한정된 어떤 압권(壓卷)이 하나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었는데 마침 딱 맞게 이 멋진 신간이 출간되어 독자로서 너무 행복하고 책을 받아들어 읽게 된 자체가 영광입니다. 원래 주간조선에 연재되던 아티클을 모은 2017년 지식산업사판이 있었고, 이 신간은 그에 여운형, 김규식론, 남북협상 등의 화제가 더 보강되었습니다. 두고두고 읽으며 제 마음의 양식과 교양의 원천으로 삼겠습니다!
- 접기
빙혈 2024-10-14 공감(3) 댓글(0)

한국은 일본 제국의 식민지를 벗어나자마자,
한국 전쟁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몰락하는 비극을 맞는다.
해방둥이가 노인이 된 상황에서,
해방의 격변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좌편향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현재 상황에서,
역사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지 않으면,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 될 것이다.
해방 정국을 겪어 내면서 건국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해방정국의 풍경"을 선택한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제1장 해방 :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
제2장 제2차 세계대전 전시 회담 : 4대국 영수들의 꿈과 좌절
제3장 한반도 분단의 결정 과정 : 3성조정위원회의 젊은 장교들
제4장 신탁 통치 파동 : 돌아오지 않는 다리
제5장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 : 송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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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2) : 단독 정부를 둘러싼 갈등
제12장 백관수 : 한 애국자의 얼룩진 삶
제13장 친일 논쟁 : 그 떨쳐야 할 업장
제14장 박헌영 : 한 공산주의자의 사랑과 야망
제15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1) : 청년 마르크시스트의 탄생
제16장 세 번의 비극(1) : 대구 사건
제17장 남북협상(1) : 김구와 김일성의 다른 계산
제18장 남북협상(2) : 돌아오지 않은 사람, 홍명희
제19장 남북협상(3) : 돌아오지 않은 사람, 백남운과 이극로
제20장 한숨 돌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제21장 세 번의 비극(2) : 제주 4·3 사건
제22장 세 번의 비극(3) : 여수·순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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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맥아더 : “미국의 시저”
제26장 자식을 가슴에 묻은 모택동
제27장 휴전 회담(1) : 후회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제28장 휴전 회담(2) : 밀사들의 막전 막후
제29장 휴전 회담(3) : 북방한계선(NLL)의 실체
제30장 죽산 조봉암의 해원
제31장 통일 논의를 둘러싼 허구들
제32장 무엇이 통일을 가로막는가?
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 해방 :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 에서는
정조의 시대가 끝난 조선은 이미 국가로서의 활력을 잃는다.
뼈 빠지게 일한다고 하더라도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체념은
조선인을 가난으로 몰아넣고 민심의 이탈은 망국의 원인이 된다.
문민 우위의 원칙, 공도 정책 등 어리석은 실정을 한
무능한 조선왕조가 아니라, 친일파에 대한 팔매질로
망국의 죄상을 전가한다.
제2장 제2차 세계대전 전시 회담 : 4대국 영수들의 꿈과 좌절에서는
루스벨트, 처칠, 장개석은 카이로 에서 회동한다.
한국의 신탁 통치가 논의된다.
루스벨트 는 외교 문제를 혼자 처리하고, 소련을 잘 다룬다고 착각한다.
루스벨트가 급사하자, 트루먼 이 대통령 직책을 승계하고,
처칠은 총선 패배로 물러나고, 애틀리 가 수상으로 취임한다.
한국의 운명에는 필연보다 우발적인 경우가 많다.
제3장 한반도 분단의 결정 과정 : 3성조정위원회의 젊은 장교들에서는
유태계 자본 로스차일드 가 운영을 맡은
로즈장학재단 의 로즈 스칼라 후원을 받은
조지 링컨, 찰스 본스틸, 딘 러스크 는
3성조정위원회에서 활동한다.
소련군의 한반도 남진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
서울과 인천이 포함되는 38도 선을 보고한다.
미 해군 수뇌부는 40도 까지 북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일개 육군 소장의 의견이 채택되고, 소련은 예상보다
위도가 남쪽으로 내려간 데 놀라면서,
해상이나 대평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위도에 따른 분할이 일어난다.
제4장 신탁 통치 파동 : 돌아오지 않는 다리 에서는
임시 정부 대통령 이승만이 UN의 한반도 위임 통치 의견을 피력하자,
김구는 이승만을 반민족주의자로 몰아 탄핵으로 파면시킨다.
신탁통치는 좌우익의 적대 행위의 시발점이며,
분단의 고착화로 가는 원인을 제공한다.
루스벨트 는 필리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은 2-30년의 신탁 통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소련은 북한의 신속한 소비에트화를 자신하고,
영국은 한국의 가치가 중요하지 않았으며,
중국은 미국의 비위를 건드릴 입장이 아니다.
김구가 파업 요청 등 격렬한 반탁 운동을 조장하자,
미국은 쿠데타 로 판단한다.
이승만은 반탁을 우익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며,
반탁 운동을 전개한다.
박헌영은 소련의 지령을 받고 반탁에서 찬탁으로 노선을 바꾼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찬탁, 반탁에 몰두하며,
국론 통일 노력을 하지 않는다.
제5장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 : 송진우 에서는
온건 중도 노선 지도자들에게는 설 땅이 없다.
온건파들은 대중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의지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하며,
자신을 보호하는 지혜가 부족하다.
좌우익 갈등보다는, 좌익 내부, 우익 내부 갈등이
더 심각하고 잔혹해지면서, 해방 정국을 비극으로 이끈다.
중도 온건파가 설 자리가 없어지자, 전쟁과 분단의 비극이 이어진다.
제6장 장덕수의 소설 같은 삶 에서는
암살은 해방정국에서 문제를 푸는 한 방법이 된다.
장덕수는 중국 공산당 진독수와 이름이 비슷해
일본 유학 시절 공산주의자로 오해 받는다.
모스크바 의정서를 받아들이고, 미소공위에 참여해,
민족의 의지를 스스로 밝히고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덕수 암살에 김구의 수족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 군정은 김구의 살인 교사를 의심한다.
찬탁은 매국, 반탁은 애국이라는 부질없는 논리에,
민중은 이성을 잃고 휘말리지만,
지도자들은 올바른 길을 인도하는 소명을 감당하지 않는다.
제7장 미소공동위원회 : 하지 장군의 꿈과 야망 에서는
하지 장군은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지휘관으로 정글 전투의 권위자다.
하지 는 정부의 인계를 순조롭게 진행하고자,
아베 총독을 시간이 흐른 뒤에 교체하려고 하지만,
한국인의 정서는 허락하지 않는다.
군정은 한국 실정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가지지 못한다.
하지 는 일본인이 떠난 자리를 친일 부역 한국인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마음 내키지 않아 하지만,
통역정치라는 소통의 어려움은 오해를 낳는다.
미소공동위원회는 처음부터 되지 않을 일을 논의한다.
좌파 찬탁 진영은 소련군의 후원 아래 남한을 개혁하려 시도하고,
미국은 민전을 통한 소련의 한국 지배 전략에 대응해 무리한 논리를 편다.
국무성과 군정간 의견차이, 소련의 북한 소비에트화 성공 등은
미소공위의 판을 깬다.
해방정국의 문제는 외교관과 개혁가가 다루어야 할 성격이지만,
하지 는 정치적 감각이 없는 투철한 무인으로,
신생 독립국가에 연민과 선의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맡겨진 직무에 최선을 다한다.
제8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1) : 일제 시대와 해방정국 에서는
인간은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이어지는 운명적인 존재다.
여운형은 도쿄에서 조선 독립을 주장하는 연설을 하면서,
일본 정가 거물들과 인연을 맺는다.
김구가 여운형을 상해 일본영사관 밀정으로 의심하자,
여운형은 임정의 살해 위협 때문에 상해를 떠난다.
제9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2) : 좌우합작의 희생자들 에서는
미군정사령관 하지 는 국내파 민족 지도자의 선봉 여운형이
신생 국가의 지도자가 될 만하다고 판단하고,
중도파를 동원해 극좌, 극우의 갈등을 초극하려 한다.
여운형은 공산주의자와 연루되고, 군정청에서 한자리 얻으려 하므로,
한국을 방공의 보루로 삼으려는 미국에게 내키지 않는다.
여운형이 북한 지도자와 연계에도 신경을 쓰자,
미국은 여운형의 인민당을 황폐화시키며,
극우로 치닫는 우익이 정국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여운형을 좌익으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
여운형은 박헌영을 압도하면, 좌익의 주도권을 잡고,
정국의 중심으로 부상하리라 계산한다.
여운형은 해방정국에서 가장 정확한 현실 인식과 판단을 갖추지만,
공명심이 강하고, 조직적이지 못하며,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
처사를 보이면서, 지도자들 사이에 불신을 증폭시킨다.
김규식은 희박한 좌우합작 좌우합작 가능성을 알지만,
미 군정의 요정으로 합작에 참여한다.
제10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1) : 은원의 30년, 임시정부 에서는
이승만은 양녕대군의 후손으로, 유교적 권위주의에 매몰된다.
김구는 역신 김자점의 후손으로 열등감을 갖는다.
이승만은 상해 임시 정부 국무총리로 당선되었지만,
대통령으로 직함을 부르면서, 임정과 갈등을 겪는다.
이승만은 임정 대통령으로 취임하지만, 상해에 귀임하지 않는다.
레닌이 임정에 60만 루블을 지원하면서, 살인이 발생하자,
엉뚱하게 이승만에 대한 원성이 고조된다.
미 대통령 윌슨 에게 국제연맹에 의한 위임통치로
일본 지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임정은 이승만을 탄핵해 해임시킨다.
가슴으로 살아온 김구는 냉혈하고 전략 개념이 부족했고,
이지로 살아온 이승만은 차가운 판단력이 있었지만
장점을 합하고 단점을 극복하면서 내일을 풀어가지 못한다.
김구는 테러리즘에 몰두하지만, 이승만은 외교우선주의를 선택한다.
의회는 국내 민족주의자와 중국계 민족주의자가 장악해,
이승만에게 반감을 표출한다.
제11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2) : 단독 정부를 둘러싼 갈등 에서는
이승만은 단독 정부 수립을 주장하면서, 정국 운영의 기선을 제압하려 한다.
남한의 소비에트화를 막야야 한다는 소명의식,
이승만의 정치적 판단과 권력 의지는,
단정이 분단의 영구화로 갈 수 있음을 무시한다.
김구는 단정을 지지하다가, 통일지상주의로 노선을 바꾼다.
군정과 이승만은 김구가 장덕수 암살에 개입한 것을 의심하고,
제주 4.3사건은 국회 내 구도를 우파 대 좌파의 대결로 변경시킨다.
안두희는 김구를 암살하고, 박기서 는 뇌졸중에 걸린 노인 안두희를 때려죽인다.
역사에는 모든 정치인이 과오와 함께 공업을 이룬다.
이승만과 김구의 키재기가, 건국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도 투쟁을 고집한다.
제12장 백관수 : 한 애국자의 얼룩진 삶 에서는
근촌 백관수는 미묘하고도 접근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대일 항쟁노선에서 외교우선주의로 분류될 수 있는 자치론은
패배주의, 순응주의라는 비난을 받는 분위기다.
동아일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복간 처분을 받는 대신,
총독부 시국강연반, 경성군사후원연맹 창립에 참여한다.
해방 후, 백관수는 영국식 의회 제도를 주장하면서,
이승만과 갈등을 유발하고, 6.25에 납북된다.
도쿄 2.8 독립선언의 주역이 친일 논재에 휘말리고,
애국지사의 반열에서 제외되는 것은 비극적인 사실이다.
제13장 친일 논쟁 : 그 떨쳐야 할 업장 에서는
반일을 외쳐야 애국인 시대, 일본에 관해 긍정적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토착 왜구로 온갖 고초를 겪어야 하는 시대다.
한국인은 중화주의라는 백내장이 깔려 있다.
친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반일을 외치고 있다.
김구는 일제 시대에 국내에 남아 있던 사람은 모두 친일파이며,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자, 사람들은 아연실색한다.
이승만은 친일파 처단을 주장하는 김구나 좌익의 주장을 따르지 않는다.
망국의 원인을 몇 명의 친일파에게 추궁함으로써,
망국이라는 거대 담론을 희석한다.
과거사 청산은 당사자에 대한 할퀴기의 역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제14장 박헌영 : 한 공산주의자의 사랑과 야망 에서는
역사학이 소명으로서의 학문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싸움이 좌우로만 치닫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동학 연구는 합리성이나 객관성을 떠나,
전두환 대통령 시대에 배정된 돈을 어떻게 나누느냐로,
머리가 터지게 싸우고 있다.
박헌영은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으로 인민전선에 물두한다.
일제시대의 토지 모순에서 해방정국의 해법을 얻으려 한다.
해방 직후 여론조사는 민중의 사회주의에 대한 선호를 보여준다.
조선공산당이 찬탁 노선을 지지하면서,
남한에서 박헌영의 정치 생명은 끝난다.
북한에서 재기할 꿈을 꾸지만, 스탈린은 김일성을 지도자로 낙점한다.
지지기반이 없는 평양에서, 박헌영은 국외자에 지나지 않는다.
스탈린이 죽자, 김일성은 남로당을 숙청한다.
김일성은 정적 박헌영을 한국전쟁 개전 책임의 희생양으로 선택한다.
제15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1) : 청년 마르크시스트의 탄생 에서는
김일성은 대부분의 공산주의자 지도자처럼
젊은 시절 기독교를 믿으며,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조직을 이끄는 방법을 배운다.
김일성은 보천보 사건으로 항일 빨치산으로서 이름을 드날린다.
토굴 생활에서, 야행성, 굴토성, 광선기피증을 갖게 되고,
고소공포증, 비행기피증이 생긴다.
지배 계급에는 신화를 생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 정권이 존재하는 한 김일성 신화의 존재 가치는 감소되지 않는다.
제16장 세 번의 비극(1) : 대구 사건 에서는
1946년 조선공산당 수뇌부는 9월 9일 총파업을 지시한다.
대구는 대체로 좌익적 분위기가 강하며 우익을 압도한다.
9월 30일 남로당원은 민중을 선동해 시위를 하고,
사체를 들것에 싣고 경찰서 앞에서 군중심리를 격분시킨다.
군정의 계엄령이 선포되고, 무법천지가 된다.
무장 시위대가 경찰서장과 경관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수감 중이던 죄수들이 탈출하며, 공무원 가족을 납치한다.
대구 사건은 신생국 창설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의 표출이지만,
박헌영은 공산 혁명으로 미화하고, 우익은 이념을 덧씌운다.
제17장 남북협상(1) : 김구와 김일성의 다른 계산 에서는
단정과 분단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김규식은 새로운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한다.
김일성은 인민위원회 조직을 완성하고 단정 수립 순서를 밟지만,
단정을 추진했다는 역사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평양에 남한 지도자를 참석시켜 북한의 단정 수립을 윤색한다.
북한은 김구를 제국주의의 주구라고 격렬하게 비판하지만,
김구를 이용해 이승만의 단정 의지를 규탄하고,
북한의 단정 추진을 합리화한다.
김구와 김규식은 통일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귀국한다.
김구의 북행은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이다.
제18장 남북협상(2) : 돌아오지 않은 사람, 홍명희 에서는
홍명희는 충북 괴산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인물이다.
홍명희는 평양으로 올라가, 북한에 남기로 작정한다.
이기붕이 부통령에 당선되자, 괴산 사람들 사이에는
남북한 부통령이 모두 괴산 사람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남북 협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비교적 냉혹하다.
제19장 남북협상(3) : 돌아오지 않은 사람, 백남운과 이극로 에서는
좌파 지식인들은 남한의 우익적 분위기에 억압을 느끼자,
북한으로 넘어간다.
북한 교육상,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
조국통일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극로 등을 소개한다.
김구, 김규식은 단독정부 수립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 를 성립하기 위해 도피한다.
제20장 한숨 돌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에서는
김구 는 좌파일 수 없는 데, 자칭 진보 세력이
묘소를 찾아가 국경일 행사를 치른다.
이념의 왜곡으로부터 김구를 구출해야 한다.
현대사 연구자들은 해방정국사를 설명하면서 이데올로기 문제를 과장한다.
제21장 세 번의 비극(2) : 제주 4·3 사건 에서는
해방 후 5만 명이 제주도로 귀환하면서,
상당수가 좌익 사상에 젖어 있고, 남로당과 연결된다.
남로당이 암약하면서, 좌우익 충돌이 확대되고,
민심이 격분하면서, 도민들은 경찰서와 우익을 습격한다.
경찰관과 민간이 사망하자, 군정은 본토 경찰을 파견하고,
비상경비사령부를 설치하여 해상교통망을 차단해
외부 세력의 가세를 막고, 민병대 귀순을 유도한다.
남로당 세력은 일본군이 버리고 간 무기를 모아 무장하고,
팔로군 출신들이 군사 훈련을 담당해, 기세가 당당하다.
박진경 중령이 초토화 작전으로 대대적인 토벌이 시작되면서,
산간 주민들이 도주해 유격대에 가담하기 시작한다.
박진경 대령 진급 축하연 후 문상길 중위 등이 박진경을 살해한다.
여순 사건이 일어나고, 유격대가 경찰 초소를 공격하자,
경비대와 경찰은 제주도 주민을 해안으로 소개한 후,
유격대와 가족들을 살해한다.
남로당은 승리할 수 없는 때에 무장 투쟁에 뛰어들고,
우익들에게 양민 학살이라는 오명을 안겨준다.
제22장 세 번의 비극(3) : 여수·순천 사건 에서는
국방경비대 정보처장 백선엽은 군부에서 남로당 첩자들을
정리하기 위해, 조용하면서 대규모적인 정보 수집 활동을 전개한다.
제주도 토벌 작전에 출동 준비를 갖추고, 여수항 출항 지시를 받자,
숙청의 위협을 느낀 좌익 군인들은 제주도 토벌 작전에 불복하고,
장교를 사살하고, 여수경찰서와 순천경찰서를 점령한다.
반란군은 인민위원회를 설치하고, 공무원, 경찰 가족, 우익 정당,
청년 단원 등을 인민재판에 회부해 총살한다.
여수, 순천 반란은 초토화 작전으로 종식된다.
여수, 순천 사건은 군부 안에 있던 공산주의자들의 사주로 일어났고,
여수, 순천 사건 이후로 한국은 엄혹한 우익의 길로 접어든다.
김일성은 개전 후 빨치산과 지하당원의 봉기로 남한의 붕괴를 장담한다.
서울 점령으로 한반도 전역의 공산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서울 점령 후 3일 동안 군인, 경찰, 민족 반역자 등 납치를 통해
납북 협상의 우위를 장악하려 한다.
음모론은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어려울 때 가장 편리한 논리다.
애치슨의 극동방위선은 한국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극동의 섬을 연결한 해상권으로 극동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인천상륙작전은 허점을 찔러 인천을 공격하여 승리하지만,
중공군은 야음을 이용해 압록강을 넘어 장진호 일대까지 접근한다.
장진호 전투는 미국 해병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흥남 부두에서 메리디스 빅토리 호는 1만4천 명의 민간인을 후송한다.
장진호 전투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필수 과목에 들어 있다.
한국은 좌파 정권 수립과 함께, 육군사관학교에서
한국전쟁사가 선택 과목으로 강등된다.
맥아더는 만주에 원폭 투하를 건의하지만,
트루먼은 맥아더 원수를 퇴역시킨다.
맥아더 동상이 서 있는 인천 자유공원에서는
지금도 좌파들이 동상 철거 시위를 벌인다.
제26장 자식을 가슴에 묻은 모택동 에서는
모택동은 혁명 초기 30만 병력을 서금에 집결시켜,
모든 화력을 한곳에 집중하면서 탈출로를 뚫는다.
연안에 도착한 2만 명은 소비에트 정부를 수립한다.
모택동은 전후 복구를 위해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지만,
김일성의 참전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모택동은 아들 모안영에게 팽덕회를 돕게 한다.
신혼 초 였던 아들은 폭격으로 전사하고 북한에 묻힌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막은 책임이 있지만,
한국의 분단과 현대사의 비극을 치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없다.
제27장 휴전 회담(1) : 후회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에서는
김일성은 남한 공산화가 가능하다고 오판한다.
스탈린은 한국전쟁 개전을 후회하면서,
중공에 대한 군수지원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
막대한 경제적 희생, 높아지는 인명 피해 등은
미국에게 큰 부담이 된다.
중국은 군사 대국으로 국제적 위신을 높이지만,
전후 경제 복구가 무위로 돌아가는 심각한 타격을 입자,
소련에게 휴전 문제를 자문한다.
스탈린 은 일찍 카드를 보이지 말라는 답신을 한다.
가장 소통스러운 것은 군량의 보급이다.
소련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을 고갈시키면서,
유럽 주둔 연합군의 재동원을 지연시킨다.
소련은 휴전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과 함께,
미국도 휴전을 제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이승만의 반공노선은 북진통일론으로 나타나자,
미국은 이승만이 휴전을 반대할 경우 제거 계획을 세우고,
미국의 강수에 이승만은 물러선다.
제28장 휴전 회담(2) : 밀사들의 막전 막후 에서는
중공을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국무성 공식 입장이었음에도,
국무성은 중공을 휴전 협상의 상대국으로 지목한다.
미국이 중공의 UN 가입을 지지하면, 중공에 대한 국가 승인 의미까지 갖는다.
찰스 B. 마셜, G. F. 케넌 등 밀사들이 휴전을 교섭한다.
공산 측은 회담 공개를 요구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며,
미국은 중공의 정치 선전장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박진목, 최익환 등 밀사 등이 북행하지만,
결실 없이, 남로당 숙청의 빌미가 되며,
역사의 제물이 된다.
제29장 휴전 회담(3) : 북방한계선(NLL)의 실체 에서는
조선의 후두부는 옹진반도와 아산만이다.
웅진반도와 서해 5도는 휴전 회담 내내 중요한 쟁점이 된다.
침착하고 노련한 협상가 터너 조이 제독,
날카롭고 단호하게 중공 대표단을 이끈 해방,
군인이 아닌 중국 회담 요원들은 미군의 동정을 염탐한다.
모택동과 주은래는 외교부 부부장 이극농을
휴전 회담의 막후에서 지시하도록 한다.
이극농은 적의 의중을 정확하게 꿰뚫는 능력을 지닌다.
미국의 조바심을 읽고, 지연전술 전략을 선택한다.
북방한계선에 대한 어떠한 일차 문건도 보이지 않는다.
해상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패퇴한 공산군 측은
UN군의 서해 도서 점령을 격퇴할 여력이 없고,
해상권이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을 간과한다.
백령도 정상에서 장산곶을 바라보면
목에 비수를 겨누고 있는 듯하다.
제30장 죽산 조봉암의 해원 에서는
현장체험적 공산주의자 박헌영은
이론적 공산주의자 조봉암에 열패감을 느낀다.
박헌영은 민전에서 조봉암을 제명 처분하고,
조봉암은 극우, 극좌 배척 운동을 시작한다.
조봉암은 볼셰비즘을 지양한 사회주의자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고,
보수와 좌익이 함께 의심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조봉암을 죽였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제31장 통일 논의를 둘러싼 허구들 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20세기 안에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자,
김일성은 공감을 표하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통일은 멀어진다.
북한의 멸망은 쉽지 않으며, 북한 붕괴가 남한의 흡수 통일을 의미하지 않는다.
민중주의는 신화며, 미망이다.
통일은 지도자의 의지와 경륜, 역사 인식의 결정체다.
남북한의 갈등은 지배 계급의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악이다.
정통성의 도전을 받았던 남한 군부 정권,
세습 권력의 상실이 두려운 북한 유일 체제는
권력자로서 잃는 것이 있다면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의 분단이 냉전의 소산이었다면,
현재 분단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분단과, 한국전쟁, 분단의 고착화는
정치인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부른 것이다.
제32장 무엇이 통일을 가로막는가? 에서는
우리와 유사한 남북 예멘의 통일과 내전은 시사를 준다.
통일 비용, 남북의 군사 문화, 지배 계급의 통일 의지박약 등 내인
국제적 역학 관계의 영향을 받는다.
민족의 과제인 분단 문제를 극복할 것인가는,
남북한 스스로 선택할 문제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2차 세계대전 말부터 한국전쟁까지
주요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연합국 4대국 영수, 38선을 결정한 3성조정위원회 장교들,
신탁 통치 파동과 송진우, 장덕수 등 중도파의 몰락,
미 군정 하지 장군, 여운형, 김규식, 이승만, 김구,
백관수, 친일 논쟁의 문제점, 박헌영, 김일성,
대구 사건, 김일성의 남북협상에 이용당한 김구,
월북을 선택한 홍명희, 백남운, 이극로,
제주 4·3 사건, 여수·순천 사건,
한국전쟁, 맥아더, 모택동, 휴전을 위해 활약한 밀사들,
휴전 회담의 치열한 진행 과정,
죽산 조봉암의 실체, 통일 논의와 통일이 어려운 이유를 살펴본다.
조선인은 뼈 빠지게 일해도 내 것이 될 수 없다고 체념하면서,
조선은 국가로서의 활력을 잃는다.
망국의 원인은 무능한 조선왕조에 대한 민심의 이탈이지만,
친일파에 대한 팔매질로 망국의 죄상을 전가한다.
루스벨트, 처칠, 장개석은 카이로 에서 회동하면서,
한국의 신탁 통치를 논의한다.
로스차일드 가 운영하는 로즈장학재단 의 장학생
조지 링컨, 찰스 본스틸, 딘 러스크 는
3성조정위원회에서 38도 선을 계획한다.
미 해군 수뇌부는 40도 까지 북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위도 38도에 따른 분할이 일어난다.
신탁통치는 좌우익의 적대 행위의 시발점이며,
분단의 고착화로 가는 원인을 제공한다.
김구는 격렬한 반탁 운동을 조장하고,
이승만은 반탁을 우익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며,
박헌영은 소련의 지령을 받고 반탁에서 찬탁으로 노선을 바꾼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찬탁, 반탁에 몰두하며,
국론 통일 노력을 하지 않는다.
온건 중도 노선 지도자들에게는 설 땅이 없다.
좌우익 갈등보다는, 좌익 내부, 우익 내부 갈등이 심각해지며,
중도 온건파가 설 자리가 없어지자, 전쟁과 분단의 비극이 이어진다.
암살은 해방정국에서 문제를 푸는 한 방법이 된다.
장덕수 암살에 김구의 수족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 군정은 김구의 살인 교사를 의심한다.
하지 장군은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지휘관으로 정글 전투의 권위자다.
하지 가 이끄는 군정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가지지 못한다.
하지 는 일본인이 떠난 자리를 친일 부역 한국인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
미소공동위원회는 처음부터 되지 않을 일을 논의한다.
하지 는 정치적 감각이 없는 투철한 무인으로,
신생 독립국가에 연민과 선의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맡겨진 직무에 최선을 다한다.
여운형은 일본 정가 거물들과 인연을 맺는다.
김구가 여운형을 상해 일본영사관 밀정으로 의심하자,
여운형은 임정의 살해 위협 때문에 상해를 떠난다.
미군정사령관 하지 는 중도파를 동원해 극좌, 극우의 갈등을 초극하려 한다.
한국을 방공의 보루로 삼으려는 미국은 여운형이 내키지 않는다.
미국은 극우로 치닫는 우익이 정국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여운형을 좌익으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
여운형은 해방정국에서 가장 정확한 현실 인식과 판단을 갖추지만,
공명심이 강하고, 조직적이지 못하며,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
처사를 보이면서, 지도자들 사이에 불신을 증폭시킨다.
김규식은 희박한 좌우합작 좌우합작 가능성을 알지만,
미 군정의 요정으로 합작에 참여한다.
이승만은 양녕대군의 후손으로, 유교적 권위주의에 매몰된다.
김구는 역신 김자점의 후손으로 열등감을 갖는다.
이승만은 상해 임시 정부 국무총리로 당선되었지만,
대통령으로 직함을 부르면서, 임정과 갈등을 겪는다.
이승만이 일본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 국제연맹에 의한 위임통치를
이야기를 하자, 임정은 이승만을 탄핵한다.
김구는 테러리즘에 몰두하지만, 이승만은 외교우선주의를 선택한다.
장점을 합하고 단점을 극복하면서 내일을 풀어가지 못한다.
이승만은 남한의 소비에트화를 막야야 한다는 소명의식,
정치적 판단과 권력 의지는 단독 정부 수립을 주장한다.
김구는 단정을 지지하다가, 통일지상주의로 노선을 바꾼다.,
제주 4.3사건은 국회 내 구도를 우파 대 좌파의 대결로 변경시킨다.
이승만과 김구의 키재기가, 건국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도 투쟁을 고집하는 상황이다.
백관수는 동아일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복간 처분을 받는 대신,
총독부 시국강연반, 경성군사후원연맹 창립에 참여한다.
도쿄 2.8 독립선언의 주역이 친일 논재에 휘말리고,
애국지사의 반열에서 제외되는 것은 비극적인 사실이다.
한국인은 중화주의라는 백내장이 깔려 있으며,
친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반일을 외치고 있다.
김구는 일제 시대에 국내에 남아 있던 사람은 모두 친일파라고 주장한다.
이승만은 친일파 처단을 주장하는 김구나 좌익의 주장을 따르지 않고
망국의 원인을 몇 명의 친일파에게 추궁한다.
과거사 청산은 당사자에 대한 할퀴기의 역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박헌영은 인민전선에 물두하고, 해방정국 해법으로 토지를 이용하려 한다.
한국 민중은 사회주의를 압도적으로 선호하지만,
조선공산당이 찬탁을 지지하면서, 박헌영의 정치 생명은 끝난다.
북한에서 재기할 꿈을 꾸지만, 박헌영은 국외자에 지나지 않는다.
스탈린이 죽자, 김일성은 박헌영을 한국전쟁 개전 책임의 희생양으로 선택한다.
김일성은 보천보 사건으로 항일 빨치산으로서 이름을 드날린다.
지배 계급에는 신화를 생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 정권이 존재하는 한 김일성 신화의 존재 가치는 감소되지 않는다.
1946년 조선공산당 수뇌부는 9월 9일 총파업을 지시한다.
9월 30일 남로당원은 민중을 선동하고, 군중심리를 격분시킨다.
무장 시위대가 경찰서장과 경관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수감 중이던 죄수들이 탈출하며, 공무원 가족을 납치한다
대구 사건은 신생국 창설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의 표출이지만,
박헌영은 공산 혁명으로 미화하고, 우익은 이념을 덧씌운다.
김일성은 단정 수립 순서를 밟지만, 단정 추진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김구를 이용해 이승만의 단정 의지를 규탄하고,
북한의 단정 추진을 합리화한다.
김구와 김규식은 통일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귀국한다.
김구의 북행은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이다.
홍명희는 평양으로 올라가, 북한에 남기로 작정한다.
이기붕이 부통령에 당선되자, 남북한 부통령이 모두
괴산 사람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북한 교육상,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
조국통일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극로 등
북한으로 넘어간 좌파 지식인들을 소개한다.
김구 는 좌파일 수 없는 데, 자칭 진보 세력이
묘소를 찾아가 국경일 행사를 치른다.
이념의 왜곡으로부터 김구를 구출해야 한다.
해방 후 5만 명이 제주도로 귀환하면서,
상당수가 좌익 사상에 젖어 있고, 남로당과 연결된다.
남로당이 암약하면서, 도민들은 경찰서와 우익을 습격하고,
경찰관과 민간이 사망하자, 군정은 본토 경찰을 파견하고,
비상경비사령부를 설치한다.
박진경 중령이 초토화 작전으로 대대적인 토벌이 시작되면서,
산간 주민들이 도주해 유격대에 가담하기 시작한다.
문상길 중위 등이 박진경을 살해한다.
여순 사건이 일어나고, 유격대가 경찰 초소를 공격하자,
경비대와 경찰은 제주도 주민을 해안으로 소개한 후,
유격대와 가족들을 살해한다.
제주도 토벌 작전에 출동 준비를 갖추고, 여수항 출항 지시를 받자,
연대 주임상사 지창수는 출병 장교 환송 회식 자리에서 장교를 사살한다.
숙청의 위협을 느낀 좌익 군인들은 제주도 토벌 작전에 불복하고,
여수경찰서와 순천경찰서를 점령한다.
여수를 점령한 반란군은 인민위원회를 설치하고,
공무원, 경찰 가족, 우익 정당, 청년 단원 등을 인민재판에 회부해 총살한다.
여수, 순천 반란은 초토화 작전으로 종식되었으며,
처절한 보복 살인이 벌어진다.
여수, 순천 사건은 군부 안에 있던 공산주의자들의 사주로 일어났고,
여수, 순천 사건 이후로 한국은 엄혹한 우익의 길로 접어든다.
권좌에 오른 김일성은 도박사의 자기 최면에 빠진다.
김일성은 개전 후 남한 빨치산과 지하당원의 봉기로 남한의 붕괴를 장담한다.
김일성은 장마가 오기 전에 전쟁을 종식해야 하며,
옹진-서울의 장악에 주력한다.
서울을 점령하자 3일 동안 군인, 경찰, 민족 반역자 등
납치를 통해 납북 협상의 우위를 장악하려 한다.
김일성은 서울을 점령함으로써 한반도 전역의 공산화가
가능하리라 오판한다.
민족주의적 열망은 국제 문제의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원인일 경우가 많다.
애치슨의 극동방위선은 한국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극동의 섬을 연결한 해상권으로 극동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함정설, 유인설 등 한국 전쟁 음모론은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어려울 때 가장 편리한 논리다.
맥아더는 수원 비행장에 도착해, 개전 초 한강 남쪽 전선을 살펴본다.
인천상륙작전은 승리를 위한 작전이다.
허점을 찔러 인천을 공격하며, 영광을 얻는다.
중공군은 압록강을 넘어 야음을 틈타 장진호 일대까지 접근한다.
장진호 전투는 미국 해병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흥남 부두에서 퇴각을 위한 승선이 시작되고,
메리디스 빅토리 호는 1만4천 명의 민간인을 후송한다.
맥아더는 만주에 원폭 투하를 건의하지만,
트루먼은 맥아더 원수를 퇴역시킨다.
모택동은 전후 복구를 위해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지만,
김일성의 참전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모택동은 아들 모안영에게 팽덕회를 돕게 한다.
신혼 초 였던 아들은 폭격으로 전사하고 북한에 묻힌다.
김일성은 남한 공산화가 가능하다고 오판한다.
스탈린은 한국전쟁 개전을 후회하고,
미국은 막대한 경제적 희생, 인명 피해 등이 큰 부담이 되며,
중국은 전후 경제 복구가 무위로 돌아간다.
중국이 소련에게 휴전 문제를 자문하자,
스탈린 은 일찍 카드를 보이지 말라는 답신을 한다.
소련은 미국의 힘을 고갈시키면서,
유럽 주둔 연합군의 재동원을 지연시키며,
휴전의 시점을 저울질 한다.
미국은 이승만이 휴전을 반대할 경우 제거 계획을 세우고,
이승만은 북진통일에서 물러선다.
국무성이 중공을 휴전 협상의 상대국으로 지목하는 것은
중공에 대한 국가 승인 의미까지 갖는다.
공산 측은 회담 공개를 요구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며,
미국은 중공의 정치 선전장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웅진반도와 서해 5도는 휴전 회담에서 중요한 쟁점이지만,
북방한계선에 대한 어떠한 일차 문건도 보이지 않는다.
해상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패퇴한 공산군 측은
UN군의 서해 도서 점령을 격퇴할 여력이 없고,
해상권이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을 간과한다.
현장체험적 공산주의자 박헌영은
이론적 공산주의자 조봉암에 열패감을 느낀다.
조봉암은 볼셰비즘을 지양한 사회주의자로,
보수와 좌익의 의심을 받는다.
북한 붕괴가 남한의 흡수 통일을 의미하지 않는다.
민중주의는 신화며, 미망이다.
통일은 지도자의 의지와 경륜, 역사 인식의 결정체다.
남북한의 갈등은 지배 계급의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악이다.
분단과, 한국전쟁, 분단의 고착화는
정치인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부른 것이다.
통일은 통일 비용, 남북의 군사 문화, 지배 계급의 통일 의지박약 등 내인과
국제적 역학 관계의 영향을 받는다.
분단 문제를 극복할 것인가는 남북한 스스로 선택할 문제다.
해방정국은 남북한을 형성시킨 중요한 시기며,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암울한 시대다.
현대사의 비극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똑같은 비극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다.
이념과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해방정국의 현실을 제대로 보는 것은
한국의 현실이 일어난 배경을 이해하고,
한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필요하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한국의 성립 과정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발생한 모순과 갈등의 근본 원인을 생각하고,
한국의 현실을 이해하도록 한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중요 인물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를 증언한다.
인물들의 성장 배경, 성격 등을 이해하면서,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한국 현대사의 바른 이해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헤쳐나갈 지혜를 전한다.
중앙북스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해방정국의 풍경"을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해방정국의풍경 #중앙북스 #서평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신복룡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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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달인 2024-10-2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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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정국의 풍경
79년 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일제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러나 광복의 기쁨은 순간이었고 곧 바로 국토가 분단되고, 분단 정부가 수립되었으며, 민족 역사상 최악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벌어졌다. 1953년 7월 27일, 수백만의 사상자와 수천만의 이산가족, 폐허가 된 국토와 골 깊은 적대감을 남긴 채 전쟁의 포화가 멈추고 정전협정이 체결되어 지금까지 정전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남북관계는 상대방을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날로 강화하고, 한·미·일은 핵확장억지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책은 정치학자이자 인물 연구가인 신복룡 박사가 이승만, 김구, 김일성, 박헌영 등 한국 현대사를 풍미하는 좌익과 중도, 우익을 대표하는 인물들 사이에 일어난 일화와 사건을 상세히 소개하며, 이에 대한 치밀한 분석으로 한국 역사의 진실과 이면을 상세히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는 해방정국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좌우익의 갈등이 비극을 낳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좌익 내부의 갈등과 우익 내부의 갈등이 좌우익 사이의 갈등보다 더 심각했고 더 적의(敵意)에 차 있었으며 잔혹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해방정국을 더욱 비극의 길로 몰아갔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한국의 정치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적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야가 상대를 증오하고 적대시하는 요즘 행태와 극한 정쟁을 보면서 지금이 마치 1945년 해방 직후란 착각이 들 정도다. 해방정국에는 김구·여운형·장덕수·송진우 등이 암살되는 비극이 잦았다. 지금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세 치 혀로 상대의 숨통을 끊어 놓고야 말겠다는 극단적 태도는 결코 덜 험악하지 않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해방정국을 심층적으로 해부한 이유에 대해 “왜 해방정국이 파열했는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하면서 “현대사의 비극은 결국 사람이 저지른 업보였고 그 가운데 일부만 우발이론으로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승만과 김구는 해방 정국의 최대 라이벌이었다.”고 말한다. 이승만과 김구가 갈등하게 된 첫 사건은 돈 문제였다고 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저자는 “일부 김구를 숭모하는 사람은 ‘이승만이 김구를 죽였다’고 내놓고 말하고 있고, 이승만 측에서는 ‘김구가 장덕수와 여운형을 죽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하면서 “지금 이승만이나 김구의 숭모자들이 해야 할 일은 내가 법통이니,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를 두고 다툴 것이 아니라 그 양쪽 후손들이 먼저 화해하고 좌익에 대해 항거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남과 북이 통일하지 말고, 두 개의 국가로 지내자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데, 저자는 한국의 통일에 대해 “문득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이는 체제 경쟁에서 남한의 승리나 북한의 붕괴에 의한 통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우발성을 의미하는 것이다.”(p.532) 라고 말했다.
해방과 분단 80년을 앞둔 현재의 상황에서 그 시대를 돌아보는 것은 그때나 이제나 역사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 책을 통해서 해방정국 시기를 제대로 돌아보며,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진정한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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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2024-09-2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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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해방정국, 한국전쟁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지은이 신복룡 선생은 원로 정치학자. 주된 연구 분야는 정치사상사로, 구체적으로 구한말의 동학과 전봉준의 일생에 몰두해있다. 1985년 40 나이에 미국 유학을 계기로 현대사로 눈길을 돌렸다. 해방정국의 자료 1만 5천여 쪽을 복사하여 돌아온 후, 2001년 <한국분단사연구:1943~1953>, 대한민국 광복군이 설립되고 3년이 지난 시점부터 한국전쟁의 정전까지를 담아냈다.
이후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주간 조선>에 연재했던 글이 이 책의 바탕을 이룬다. 좌, 우로부터 보수신문에 기생하는 사람으로, 우파 쪽에서는 빨갱이라고, 오도 가도 못 하는 사면초가의 상태가 됐다. 아무튼, 이 책은 2017년 학교를 떠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해방정국사를 정리한 역사와 절반의 구술사로 엮어냈다. 노학자는 주간 조선에 연재하려고 2016년부터 썼던 원고를 2024년 광복절을 앞두고 마무리했다. 실로 9년 동안을, 자신이 세상에 내놓는 마지막 책이자, 지금까지 속 시원하게 자기 생각을 떨어놓을 수 없었던 여러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쓴 글이다. 이 책은 3판으로 중앙북스에서 펴냈다.

신복룡 선생은 이 책의 곳곳에 좌우 어느 쪽으로부터도 자신의 주장과 견해가 지지받지 못함을 답답하게 여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 선생은 6.25 전쟁이라는 용어에 민감하다. 3년 동안의 전쟁을 발발 일을 기준으로 이름 붙이는 예는 없다. “한국전쟁”이란 표현이 적합하고, 국내에서 벌어진 전쟁이라 내전이라는 부른다고, 전 성신여대 교수로 통일부 장관인 김영호(87년 녹두비평사건으로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이후, 뉴라이트로 전향)는 그의 책<한국전쟁의 기원과 전개 과정>(두레, 1998, 성신여대출판사에서 2006. 다시 출간)에서 한국전쟁이 미, 소 냉전의 소산이었지 김일성의 결심이 아니었고, 김일성은 서울만 점령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남한 전역을 공산화하려 했다고 하여, 신복룡의 내전설 즉, 김일성의 개전 의지에 따른 전쟁이었다는 논리보다는 한국전쟁이라는 거대한 미, 소 냉전 구도 속에서 김일성은 한낱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김일성에게 더 강한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겠냐고….
와다 하루키는 한국전쟁의 개전 의지는 김일성의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썼다(<와다 하루키의 한국전쟁 전사>(남상구,조윤수 역, 청아출판사,2023), 현상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기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이 책은 <해방전후사의 인식>(전 6권, 한길사, 2004년 25주년 재출간, 한국의 근현대사연구 발전과 역사관에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송건호, 백기완, 강만길, 최장집, 김윤식 등이 저술에 참여했다) 중 1~3권 해방 3년사(1948년 정부 수립)와 4권 해방 8년사(한국전쟁 종전까지)에서 언급된 내용 속, 인물들을 중심으로 해방정국, 한국전쟁을 살펴보고 있어, 결이 다르다. 곳곳에 인용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아포리즘과 사상, 이것이 어떻게 미군지휘부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다룬 총 32장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실려있다.

신복룡의 정치사상사적 인식, 이른바 역사적 인식
그는 영국의 역사학자 스트래치의 글에서 영향받은 바가 크다고 적었다. “역사가의 첫 번째 필요조건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여기에 “우리에게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해가면서, 촘스키의 말처럼 “가진 무리가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권력과 재화를 합리화하기 위한 모종의 합의(놈 촘스키<지식인의 자격>(황소걸음, 2024)에게 지나지 않는가, 해방에서 한국전쟁의 정전(휴전)까지 10년 동안 수백만의 사람이 죽었지만, 이들의 주검 앞에 이데올로기의 의미는 무엇인지,
선행연구를 애써 보려 하지 않는 이유는 선입견이 생기기에 그렇다고, 달리 말하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며,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정해놓은 조건과 관념의 틀에서 문제를 보게 되면 마치 베이컨이 지적했던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책은 자료를 토대로 한 역사연구와 구술사가 함께 실려있다. 인물탐구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유념해서 정독해야 할 부분으로는 1장 해방,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다. 조선의 ‘중화주의’도그마, 서양인이 지적하는 ‘부패’ 김영호(통일부 장관)가 왜곡하는 우리 역사, 자학 사관과 반일종족주의 낙성대파 등 뉴라이트적 접근과는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38도선은 누가 그었나
30대의 영관급 장교들이 그었다는 딘 러스키 국무장관의 말을 신복룡 선생은 허풍이라고 규정한다. 미국이 공개한 자료 속에서 러스키 헛소리를 깨버리는데, 당시 미국과 소련은 일본을 두고 바다를 북과 남으로 나눠서 담당하기로 했던 합의가 있었기에, 우리 동해 쪽에서 서해 쪽으로 쭉 그어 내려오다가 38도로 그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근거 자료를 찾아 하나하나 답을 해주고 있는 매주 흥미롭고 귀중한 자료다.

아마도 이 책의 압권은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한국전쟁의 참전(미, 소 등)에 영향을 끼친 인물연구다. 어떤 장군이 무슨 결정에 관여했는지, 당시의 해군성, 전쟁성, 국무장관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등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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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bh 2024-10-0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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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정국의 풍경


때로는 매우 예민한 주제로도 볼 수 있고 우리 역사를 좋아하며 공부하는 입장에 있어서도 가장 정치적인 가치 판단이나 영향력 등을 체감할 수 있는 시기에 관한 내용과 소개, 이 책은 그 의미에 대해 전하는 한국 현대사 관련한 책으로 기존의 관점에서 더해진 인물 중심으로 구성으로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해방 정국 관련한 역사책일 것이다. <해방정국의 풍경> 격동의 현대사를 보낸 우리의 입장에서 잊혀진 인물이나 사건 등을 접할 수도 있고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이나 이해도와는 어떤 점에서 차이점이 발생될 수 있는지도 함께 배우며 알아 보게 될 것이다.
<해방정국의 풍경> 지금까지도 우리는 남북 분단으로 인해 엄청난 비용적 낭비와 안보적 불안, 사람들이 느끼는 일상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요소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통일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안타까운 감정이 들지만 결국 이런 문제나 원인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자 한다면 해방 정국에 대한 역사에 대해 자세히 배우며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도 이런 기본적인 구성을 통해 표현하면서도 유명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건과 의미에 대해 함께 소개해 주고 있어서 긍정적일 것이다.


물론 지나친 정치적 해석이나 자신만의 정치 철학을 고수한다면 책의 내용 자체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했으면 하며 그만큼 지금까지도 논쟁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도 많고 요즘처럼 양극단적 사고가 당연시 되는 현실에서는 이에 대한 일정한 가치 판단과 중립적인 입장을 잘 취하며 역사적 의미에 대해 배워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해방정국의 풍경> 하지만 정치적인 의미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왜 이런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가 나뉘는지, 그리고 어렵게 느껴지는 영역에 있어서는 어떤 형태로 우리 현대사를 배우며 판단해 나가야 하는지도 함께 접하며 고려해 보게 된다.
<해방정국의 풍경> 그만큼 중요한 시기의 역사를 표현하기도 하면서도 각 세대나 정치 진영, 혹은 이념적인 잣대로 인해 충분히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우리가 현대사 공부를 제대로 해나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저자가 말하는 소개와 가이드라인을 통해 접하며 자세히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현대사를 관통했던 주요 인물들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점이나 다양한 시대적, 상황적, 사회적 배경 등에 대해서도 함께 접하며 공부해 볼 수 있는 현대사 관련 가이드북, 이 책이 갖는 특장점일 것이며 관심이 있다면 배우며 판단해 볼 것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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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 Point : 1,576

548쪽
책소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학자이자 인물 연구가로 손꼽히는 신복룡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인물‘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나간 책 『해방정국의 풍경』(2024, 중앙북스)을 펴냈다. 이승만, 김구, 김일성, 박헌영 등 한국 현대사를 풍미하는 좌익과 중도, 우익을 대표하는 인물들 사이에 일어난 일화와 사건을 상세히 소개하며, 이에 대한 치밀한 분석으로 한국 역사의 진실과 이면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목차
서문
글머리에
제1장 해방 :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
제2장 제2차 세계대전 전시 회담 : 4대국 영수들의 꿈과 좌절
제3장 한반도 분단의 결정 과정 : 3성조정위원회의 젊은 장교들
제4장 신탁 통치 파동 : 돌아오지 않는 다리
제5장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 : 송진우
제6장 장덕수의 소설 같은 삶
제7장 미소공동위원회 : 하지 장군의 꿈과 야망
제8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1) : 일제 시대와 해방정국
제9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2) : 좌우합작의 희생자들
제10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1) : 은원의 30년, 임시정부
제11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2) : 단독 정부를 둘러싼 갈등
제12장 백관수 : 한 애국자의 얼룩진 삶
제13장 친일 논쟁 : 그 떨쳐야 할 업장
제14장 박헌영 : 한 공산주의자의 사랑과 야망
제15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1) : 청년 마르크시스트의 탄생
제16장 세 번의 비극(1) : 대구 사건
제17장 남북협상(1) : 김구와 김일성의 다른 계산
제18장 남북협상(2) : 돌아오지 않은 사람, 홍명희
제19장 남북협상(3) : 돌아오지 않은 사람, 백남운과 이극로
제20장 한숨 돌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제21장 세 번의 비극(2) : 제주 4·3 사건
제22장 세 번의 비극(3) : 여수·순천 사건
제23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2) : 한국전쟁
제24장 한국전쟁의 미스터리 : 미국의 함정이었나?
제25장 맥아더 : “미국의 시저”
제26장 자식을 가슴에 묻은 모택동
제27장 휴전 회담(1) : 후회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제28장 휴전 회담(2) : 밀사들의 막전 막후
제29장 휴전 회담(3) : 북방한계선(NLL)의 실체
제30장 죽산 조봉암의 해원
제31장 통일 논의를 둘러싼 허구들
제32장 무엇이 통일을 가로막는가?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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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80~81우리는 해방정국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좌우익의 갈등이 비극을 낳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좌익 내부의 갈등과 우익 내부의 갈등이 좌우익 사이의 갈등보다 더 심각했고 더 적의(敵意)에 차 있었으며 잔혹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해방정국을 더욱 비극의 길로 몰아갔다는 점이다. 몽양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해방정국의 희생자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념이 다른 적대 세력의 손에 희생된 것이 아니라, 우익은 우익의 손에 죽었고 좌익은 좌익의 손에 죽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이데올로기 집단 안에서도 중도 온건 노선을 배신이나 변절 또는 기회주의자로 보려는 극단적 도그마와 성숙하지 않은 이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에서 해방정국에서 이념이나 노선의 문제는 당사자들이나 후세의 사가들에 의해 과장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난마와 같은 해방정국에서 “신탁 통치의 문제를 가슴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냉정과 이성으로 지혜롭게 고민하자”고 주장하던 고하나 설산이나 몽양은 좌우의 십자포화로 말미암아 희생되었다. 접기
P. 90지금 일부 김구를 숭모하는 사람은 “이승만이 김구를 죽였다”고 내놓고 말하고 있고, 이에 질세라 이승만 측에서는 “김구가 장덕수와 여운형을 죽인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진실을 밝히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암살의 배후란 본디 희미하며, 이와 같은 갈등과 마찰이 서로에게는 상처를 주며 누군가에겐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덮어야 한다. 접기
P. 115격동기의 정치적 양상은 “질주”이다. 그것이 오른쪽으로 치닫든 왼쪽으로 치닫든, 격정의 소음 속에서 민중에게 호소하려면 먼저 크게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사태를 관망하며, 야심을 버리지 않고 처신을 조심하는 무리가 있는데, 해방정국에서 그들을 중도파라 부른다. 온건파(Moderate)라는 용어는 들어봤지만, 중도파(Middle-of-the-Road)라는 용어에 생소했던 미군정은 저들이 “왔다 갔다 하는 무리”(wobbler)인가 의심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우선 미국인들이 보기에 저들이 “뻘갱이”(pinko)인지 “퍼랭이”(blue)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낮에 보면 퍼랭이 같고 밤에 보면 뻘갱이 같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했다. 접기
P. 141~142이런 상황에서 이승만과 김구가 갈등하게 된 첫 번째 사건은 통속적이게도 돈 문제였다. 이승만이 상해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한 3개월 동안 임정이 그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은 독립운동 자금의 문제였다. 이승만도 그 문제에 관해서는 책임질 수 있다는 언질을 주었다. 하와이 교포와 미국 동부 교포들의 헌금이 있었으나 “푼돈” 정도에 그쳤고, 이승만 자신도 생활이 여유롭지 않았다.(서재필의 증언) 그가 임정을 도와준 것은 공식적으로 200달러가 전부였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볼 때 그때의 1달러는 지금의 한화 2만 원 정도이다. 이것은 이승만이 임정을 홀대해서가 아니라 실은 그 자신도 어려운 삶을 살고 있어 임정을 재정적으로 도와줄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접기
P. 246김일성의 가짜 논쟁에 관한 나의 논문이 발표된 다음 나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나의 글을 읽는 독자의 소감에는 “아슬아슬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드디어 사고가 났다. 곧 “김일성은 가짜라고 일관되게 주장한 성균관대학교 이명영 교수는 중앙정보부 요원이었다”는 구절이 필화(筆禍)가 되었다. 정확히 말해서 이명영이 중앙정보부 요원이 아니었는데 일부 항간에서 오고 가던 이야기와 인터넷에 오르내리던 이야기를 확인하지 않고 쓴 것이 나의 실수였다. 유족의 입장에서 볼 때 선대가 중앙정보부의 요원이었다는 기록에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몹시 당황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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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신복룡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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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괴산 출신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동 대학원 수료(정치학박사, 1977), 건국대학교 교수(1979~2007), Georgetown University 방문 교수(1985~86),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1999~2000), 건국대학교 중앙도서관장·대학원장 역임, 한국정치학회 학술상 수상(2001),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 회장(2007),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2007~2012), 한국정치학회 인재(仁齋)저술상 수상(2011),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심사위원(장)(2009~2022)
저서
· 『한국정... 더보기
최근작 : <한국분단사연구 1943∼1953 (양장)>,<한국현대사관계 미국관문서자료집 - 전2권>,<전봉준 평전> … 총 107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중앙books(중앙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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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프렌즈 미국 서부>,<홍콩백끼>,<프렌즈 후쿠오카 : 유후인.벳부.키타큐슈>등 총 382종
대표분야 : 다이어트 1위 (브랜드 지수 167,649점), 여행 2위 (브랜드 지수 417,036점), 인터넷 연재 만화 6위 (브랜드 지수 261,413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 대립이 가장 극심했던 해방정국 시기를 통해,
비통하고도 찬란한 역사의 거울을 다시금 비춰주는 책!
본 도서의 제목자로 쓰인 해방정국解防政局은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 대림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다. 한국사에서는 보통 이 시기를 현대사로 간주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군정 기간(1945~1948)은 사실상 1907년부터 1910년까지의 일본의 통감(統監) 정치보다 더 자유롭거나 주권적인 국가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4대 강국의 `해방을 시켜주지만, 독립을 시키지 않는다`는 확고한 정책 하에서 한국은 미국의 준식민지로 불리었다. 그러다 대한민국이 수립되었으나 곧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3개월 정도 `공화국 군대` 가 지배하던 시대를 맞이했고, 이는 중공군이 참전했다 물러난 `겨울 피난`(1·4후퇴)이 끝난 1952년 3월까지 계속되었다. 다시 대한민국은 주권을 찾았으나, 그 과정에서 일본, 미군정, 대한민국, 이른바 인민공화국(북한), 미8군 사령관(UN군 사령관)을 거쳐 다시 대한민국이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다. 통치권자가 여섯 번은 바뀐 셈인데, 저자는 현대사에 이렇게 팔자가 드센 세대가 일찍이 없었으며, 이 기간에 겪은 10년의 세월은 누구에게나 소설이었고, 밤새 이야기를 해도 쉬이 끝내기 어려운 한국전쟁의 전말이라 이야기한다.
현재 팔순을 훌쩍 넘긴 저자는 지금껏 강의나 연구서에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풀어놓는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은 결국 사람이 저지른 업보였고, 그 가운데 일부만을 우발이론(contingency theory)으로 메꿀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격동의 시대에 이념, 체제, 강대국의 입김이 세태를 좌지우지했을 수 있지만, 어느 시대이든 사람이 독립 변수였기에, 이 책은 바로 그 사람,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최근 세간의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들의 희생과 투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2024) 을 본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그 당시의 생생한 상황과 이승만 대통령, 김구 등 당시 건국 1세대 인물들에 대한 저자 특유의 분석을 엿볼 수도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승만과 김구는 현실 인식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김구는 민중적인 지지 기반이 취약해 민중 봉기나 지지에 대한 국가 건설이 당초 불가능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윤봉길이나 이봉창 의사처럼 순교자적 희생정신으로 무장된 개별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그를 테러리즘에 몰두하게 했다고도 전한다. 이는 김구를 숭모하는 무리에게는 반발을 살 수도 있는 분석이나, 저자는 테러리즘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는 ‘자금이나 훈련이 부족해 조직적인 투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략) 순교자적 우국심으로 무장된 개별적 투사가 적군에게 무장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중략) 적군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투쟁 방법‘을 뜻한다고 전한다. 또한 한국 독립운동사를 전공하는 학자들은 이를 ’의열 투쟁’이라고도 일컫는데, 본질적으로 테러리즘과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는 흥미로운 의견도 덧붙이고 있다.
영화 ‘건국전쟁’(2024)에는 “이승만이 민주주의자였기 때문에 혁명이 일어났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저자는 이에 대해 역사의 평가가 그렇게 바뀐다면, 수유리에 묻힌 150명의 영혼은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 라며 반문한다. 역사에는 모든 정치인이 과오와 공덕을 함께 이루었으나, 그렇다고 공덕이 과오를 덮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저자는 무엇보다 지금 와서 이승만이나 김구의 숭모자들이 해야 할 일은 누구의 죄를 묻기보다는 양쪽 후손들이 먼저 화해하고 좌익에 대해 항거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승만과 김구의 기일에 서로 초대장을 보내고, 그 답례로 조화를 들고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 저자의 소망이다.
십수 년 전, 매체 사이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작,
2025년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출간되다
이 책은 본래 2015년에 광복 70주년을 맞아 『주간조선』에 연재되던 글을 엮어 2017년에 1판이 출간되었으며, 본판은 절판 상태였는데 이번에 중앙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됐다. 저자는 연재를 진행하던 당시 좌우익 모두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고 전한다. 우익들은 저자를 빨갱이라고 몰아붙였고, 좌익들은 보수 신문에 기생(寄生)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대구 사건과 여순 사건, 제주 4·3사건, 그리고 김일성(金日成)의 항일 투쟁과 가짜 논쟁의 진위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룰 무렵 『주간조선』 데스크로부터 저자의 글이 『조선일보』의 입장과는 달리 다소 좌경의 색채를 보이고 있으니 용어들을 수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결국 연재는 끝을 보지 못하고 17회로 마감됐다.
2025년은 곧 해방 80주년을 맞는 해이다. 2025년을 앞두고 저자는 논란이 많았던 원고를 새롭게 더중앙플러스에서 온라인상으로 연재하고, 또 책을 다시 펴낼 기회를 얻게 됐다. 이 책은 역사학의 주류 논쟁에서 조금 비켜 서서 교과서나 연구서 또는 강의실에서 말할 수 없었던 해방정국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해방정국의 공부에 몰두하는 것은 대단한 고뇌의 결과도 아니고 이념의 경도나 편들기도 아니며, 그저 담담하고 소박한 소망, 곧 왜 해방정국은 파열했는가에 관한 질문일 뿐이라 이야기한다. 한국 5,000년 역사에서 망국과 일제,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과 지금의 암울한 현실의 밑바닥에는 분단이라는 업장(karma)이 깔려 있다고 확신하기에 염력(念力)도 없이 이 화두를 잡고 몇십 년을 보냈다고 한다. 저자는 해방과 분단 80년을 앞둔 현재의 상황에서 그 시대를 돌아보는 것은 그때나 이제나 역사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그래서 그저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고치려는 소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전한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해방정국 시기를 제대로 돌아보며,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진정한 역사적 의미를 나름대로 찾게 될 것이다. 접기
평점 분포
10.0
해방정국의 풍경
우리 민족은 36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족의 철제 하에 신음하다가 1945년 해방의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그 기쁨도 잠시, 남북이 분단되고 좌우가 대립하여 급기야는 동족 상잔의 비극까지 이어졌습니다. 1945년부터 1948년 단정 수립까지를 보통 해방공간, 해방 정국이라 부르는데요. 신복룡 박사님의 이 묵직한 책을 보면 우리 민족이 그 기간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장래를 모색하고 민족의 앞날을 설계하려 노력했는지 그 생생한 단면을 개관할 수 있습니다. 분량도 풍성하거니와 대석학의 원대한 통찰까지 지면 곳곳에 숨어 있기에 독자로서는 너무도 행복하면서도 유익한 독서가 가능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역사는 대개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 간 쟁패의 연속으로 채워졌습니다. p29를 보면 저자께서도 버나드로 몽고메리의 말을 인용하여 "결국 해양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패권자가 된다"고 소결론을 내십니다. 일본은 왜 그리도 잔인하거나 호전적이었나? 이에 대해서는 무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도 언급이 있다고 하시며, 이렇게 호전적이고 냉혈 기질이 다분한 그들, 집단의 명예와 가치를 위해 (자신을 포함하여) 개인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릴 것을 당연시하는 그들의 심성이, 바다를 지배하는 실력과 결합되었을 때 이웃 반도에 위치한 우리 겨레에 어떤 피해가 닥쳤는지는 이미 역사를 통해 우리가 확인한 바입니다.
언변 좋고, 부티 나고, 사회적 지위도 번듯한,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사람, 아마도 우리 모두가 이런 유형이 되고 싶어하며 혹은 그런 사람과 친분을 맺길 원할 것입니다. 저자는 몽양 여운형을 가리켜 그런 축복 받은 인물이었겠다고 추정하며, 다만 이런 분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처럼, 해방공간에서처럼 좌와 우가 극렬히 대립하는 국면에서 과연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지, 양자를 조화롭게 중재하는 게 가장 바람직했겠으나 그런 고상하고 숭고한 시도가 좌절했을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 실감나게 보여 준 위인이 바로 몽양 아니었겠냐는 취지로 말씀하십니다. 합리적인 중도가 설 자리가 없었다는 게 해방공간 비극의 한 국면이었음은 우리 모두가 통감하는 바입니다.
p147을 보면 저자의 참으로 심오한 통찰이 담긴 말씀이 나옵니다. 해방공간은 과연 좌우의 대립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방울뱀도 동종의 공격에 대해서나 생사를 걸고 싸우지, 이종과의 대치 상태에서는 상대가 강하다 싶을 때 적정선에서 꼬리를 미리 내리는 게 보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우파 내에서, 또는 좌파 안에서의 권력 투쟁이 더 심각했으며, 이승만과 백범의 갈등도 두 사람 모두 (각각의 이유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대표하는 이들이었기에 더욱 심각성을 띠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두 사람이 대등한 위치에서 대립했는지에 대해 저자는 회의적입니다. 백범은 올곧은 지사형 인물이었지 권력투쟁 쪽에는 무관심했으며 실제로 한 살 연상이었던 이승만에 대해서도 대체로는 형님 대접을 하며 양보하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반면 이승만은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 권력욕의 화신 같은 권위주의적 성격이었습니다.
"용서해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과거의 원한을 간직하고 살아야 할까요? 대체로 사람은 아무리 지독한 악몽에 대해서도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면 잊기 마련인데, 이는 머리가 나쁘거나 사람이 물러터져서가 아니라, 나쁜 기억을 갖고 사는 게 자신의 생리적 건강 유지에 해롭기 때문입니다. 전후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색출 처단은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었으나, 그저 생계 유지를 위해 적군에 몸을 허락했던 매춘부 등에 대한 린치, 마녀사냥, 사력구제 등 한심한 분풀이에 그쳤던 일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이걸 자랑스러워할 게 아니라 반대로 자성의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또 칼 야스페르스 역시, 뉘른베르크 재판은 진정한 전범자를 가리는 정의의 심판장이 아니라, 거꾸로 크고작은 공범자들이 자신만은 가담의 책임을 면하려고 더 큰 범죄자를 지목하기에 바빴던 위선의 퍼레이드였다는 취지로 말한 적 있었다고 p199에 나옵니다.
김일성은 과연 진짜 독립 운동가였을까요 아님 가짜를 덧칠한 과장일까요? 일단 나이 서른을 갓 넘긴 젊은 나이였다고 해서 그 많은 공훈이 그것만으로 부정될 근거는 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북측에서는 만주 일대의 가혹한 기후, 지형 조건을 고려할 때 오히려 젊은이라야 그런 행적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옹호하기도 합니다. 반면, 만주 일대에서 벌어진 일련의 혁혁한 공적은 1920년대까지도 거슬러올라가는데, 그 많은 전승이 심지어 10대 시절의 김일성에게 낱낱이 귀속되는 게 과연 물리적으로 가능하냐는 상식 선의 반론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한국전은 과연 남침을 유도한 미국의 음모 같은 게 개재했었나? 이 역시도 근 70년 동안 불씨가 꺼지지 않고 이어지는 오래된 논쟁거리입니다. 미 국무성에서 유엔 담당 업무를 맡던 D W 웨인하우스가 이미 한국전이 발발하기도 전에, 침략자로서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이미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수정주의도 두 갈래 입장이 있는데 하나는 브루스 쿠밍스(=커밍스)의 주장처럼 미국의 압도적인 구조적 유도 끝에 북한이 필연적으로 남침을 감행한, 사실상의 북침설이며, 다른 하나는 이 신복룡 박사님처럼 미국이 어설프게 뭔가 함정을 파 두기는 했었는데 우연도 다분히 개재하여 북한이 덜컥 미끼를 물었다는 입장입니다.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신복룡 박사님의 이 주제에 한정된 어떤 압권(壓卷)이 하나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었는데 마침 딱 맞게 이 멋진 신간이 출간되어 독자로서 너무 행복하고 책을 받아들어 읽게 된 자체가 영광입니다. 원래 주간조선에 연재되던 아티클을 모은 2017년 지식산업사판이 있었고, 이 신간은 그에 여운형, 김규식론, 남북협상 등의 화제가 더 보강되었습니다. 두고두고 읽으며 제 마음의 양식과 교양의 원천으로 삼겠습니다!
- 접기
빙혈 2024-10-14 공감(3) 댓글(0)

한국은 일본 제국의 식민지를 벗어나자마자,
한국 전쟁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몰락하는 비극을 맞는다.
해방둥이가 노인이 된 상황에서,
해방의 격변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좌편향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현재 상황에서,
역사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지 않으면,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 될 것이다.
해방 정국을 겪어 내면서 건국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해방정국의 풍경"을 선택한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제1장 해방 :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
제2장 제2차 세계대전 전시 회담 : 4대국 영수들의 꿈과 좌절
제3장 한반도 분단의 결정 과정 : 3성조정위원회의 젊은 장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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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1) : 일제 시대와 해방정국
제9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2) : 좌우합작의 희생자들
제10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1) : 은원의 30년, 임시정부
제11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2) : 단독 정부를 둘러싼 갈등
제12장 백관수 : 한 애국자의 얼룩진 삶
제13장 친일 논쟁 : 그 떨쳐야 할 업장
제14장 박헌영 : 한 공산주의자의 사랑과 야망
제15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1) : 청년 마르크시스트의 탄생
제16장 세 번의 비극(1) : 대구 사건
제17장 남북협상(1) : 김구와 김일성의 다른 계산
제18장 남북협상(2) : 돌아오지 않은 사람, 홍명희
제19장 남북협상(3) : 돌아오지 않은 사람, 백남운과 이극로
제20장 한숨 돌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제21장 세 번의 비극(2) : 제주 4·3 사건
제22장 세 번의 비극(3) : 여수·순천 사건
제23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2) : 한국전쟁
제24장 한국전쟁의 미스터리 : 미국의 함정이었나?
제25장 맥아더 : “미국의 시저”
제26장 자식을 가슴에 묻은 모택동
제27장 휴전 회담(1) : 후회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제28장 휴전 회담(2) : 밀사들의 막전 막후
제29장 휴전 회담(3) : 북방한계선(NLL)의 실체
제30장 죽산 조봉암의 해원
제31장 통일 논의를 둘러싼 허구들
제32장 무엇이 통일을 가로막는가?
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 해방 :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 에서는
정조의 시대가 끝난 조선은 이미 국가로서의 활력을 잃는다.
뼈 빠지게 일한다고 하더라도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체념은
조선인을 가난으로 몰아넣고 민심의 이탈은 망국의 원인이 된다.
문민 우위의 원칙, 공도 정책 등 어리석은 실정을 한
무능한 조선왕조가 아니라, 친일파에 대한 팔매질로
망국의 죄상을 전가한다.
제2장 제2차 세계대전 전시 회담 : 4대국 영수들의 꿈과 좌절에서는
루스벨트, 처칠, 장개석은 카이로 에서 회동한다.
한국의 신탁 통치가 논의된다.
루스벨트 는 외교 문제를 혼자 처리하고, 소련을 잘 다룬다고 착각한다.
루스벨트가 급사하자, 트루먼 이 대통령 직책을 승계하고,
처칠은 총선 패배로 물러나고, 애틀리 가 수상으로 취임한다.
한국의 운명에는 필연보다 우발적인 경우가 많다.
제3장 한반도 분단의 결정 과정 : 3성조정위원회의 젊은 장교들에서는
유태계 자본 로스차일드 가 운영을 맡은
로즈장학재단 의 로즈 스칼라 후원을 받은
조지 링컨, 찰스 본스틸, 딘 러스크 는
3성조정위원회에서 활동한다.
소련군의 한반도 남진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
서울과 인천이 포함되는 38도 선을 보고한다.
미 해군 수뇌부는 40도 까지 북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일개 육군 소장의 의견이 채택되고, 소련은 예상보다
위도가 남쪽으로 내려간 데 놀라면서,
해상이나 대평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위도에 따른 분할이 일어난다.
제4장 신탁 통치 파동 : 돌아오지 않는 다리 에서는
임시 정부 대통령 이승만이 UN의 한반도 위임 통치 의견을 피력하자,
김구는 이승만을 반민족주의자로 몰아 탄핵으로 파면시킨다.
신탁통치는 좌우익의 적대 행위의 시발점이며,
분단의 고착화로 가는 원인을 제공한다.
루스벨트 는 필리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은 2-30년의 신탁 통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소련은 북한의 신속한 소비에트화를 자신하고,
영국은 한국의 가치가 중요하지 않았으며,
중국은 미국의 비위를 건드릴 입장이 아니다.
김구가 파업 요청 등 격렬한 반탁 운동을 조장하자,
미국은 쿠데타 로 판단한다.
이승만은 반탁을 우익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며,
반탁 운동을 전개한다.
박헌영은 소련의 지령을 받고 반탁에서 찬탁으로 노선을 바꾼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찬탁, 반탁에 몰두하며,
국론 통일 노력을 하지 않는다.
제5장 중도파의 비극적 운명 : 송진우 에서는
온건 중도 노선 지도자들에게는 설 땅이 없다.
온건파들은 대중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의지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하며,
자신을 보호하는 지혜가 부족하다.
좌우익 갈등보다는, 좌익 내부, 우익 내부 갈등이
더 심각하고 잔혹해지면서, 해방 정국을 비극으로 이끈다.
중도 온건파가 설 자리가 없어지자, 전쟁과 분단의 비극이 이어진다.
제6장 장덕수의 소설 같은 삶 에서는
암살은 해방정국에서 문제를 푸는 한 방법이 된다.
장덕수는 중국 공산당 진독수와 이름이 비슷해
일본 유학 시절 공산주의자로 오해 받는다.
모스크바 의정서를 받아들이고, 미소공위에 참여해,
민족의 의지를 스스로 밝히고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덕수 암살에 김구의 수족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 군정은 김구의 살인 교사를 의심한다.
찬탁은 매국, 반탁은 애국이라는 부질없는 논리에,
민중은 이성을 잃고 휘말리지만,
지도자들은 올바른 길을 인도하는 소명을 감당하지 않는다.
제7장 미소공동위원회 : 하지 장군의 꿈과 야망 에서는
하지 장군은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지휘관으로 정글 전투의 권위자다.
하지 는 정부의 인계를 순조롭게 진행하고자,
아베 총독을 시간이 흐른 뒤에 교체하려고 하지만,
한국인의 정서는 허락하지 않는다.
군정은 한국 실정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가지지 못한다.
하지 는 일본인이 떠난 자리를 친일 부역 한국인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마음 내키지 않아 하지만,
통역정치라는 소통의 어려움은 오해를 낳는다.
미소공동위원회는 처음부터 되지 않을 일을 논의한다.
좌파 찬탁 진영은 소련군의 후원 아래 남한을 개혁하려 시도하고,
미국은 민전을 통한 소련의 한국 지배 전략에 대응해 무리한 논리를 편다.
국무성과 군정간 의견차이, 소련의 북한 소비에트화 성공 등은
미소공위의 판을 깬다.
해방정국의 문제는 외교관과 개혁가가 다루어야 할 성격이지만,
하지 는 정치적 감각이 없는 투철한 무인으로,
신생 독립국가에 연민과 선의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맡겨진 직무에 최선을 다한다.
제8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1) : 일제 시대와 해방정국 에서는
인간은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이어지는 운명적인 존재다.
여운형은 도쿄에서 조선 독립을 주장하는 연설을 하면서,
일본 정가 거물들과 인연을 맺는다.
김구가 여운형을 상해 일본영사관 밀정으로 의심하자,
여운형은 임정의 살해 위협 때문에 상해를 떠난다.
제9장 여운형과 김규식의 꿈과 좌절(2) : 좌우합작의 희생자들 에서는
미군정사령관 하지 는 국내파 민족 지도자의 선봉 여운형이
신생 국가의 지도자가 될 만하다고 판단하고,
중도파를 동원해 극좌, 극우의 갈등을 초극하려 한다.
여운형은 공산주의자와 연루되고, 군정청에서 한자리 얻으려 하므로,
한국을 방공의 보루로 삼으려는 미국에게 내키지 않는다.
여운형이 북한 지도자와 연계에도 신경을 쓰자,
미국은 여운형의 인민당을 황폐화시키며,
극우로 치닫는 우익이 정국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여운형을 좌익으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
여운형은 박헌영을 압도하면, 좌익의 주도권을 잡고,
정국의 중심으로 부상하리라 계산한다.
여운형은 해방정국에서 가장 정확한 현실 인식과 판단을 갖추지만,
공명심이 강하고, 조직적이지 못하며,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
처사를 보이면서, 지도자들 사이에 불신을 증폭시킨다.
김규식은 희박한 좌우합작 좌우합작 가능성을 알지만,
미 군정의 요정으로 합작에 참여한다.
제10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1) : 은원의 30년, 임시정부 에서는
이승만은 양녕대군의 후손으로, 유교적 권위주의에 매몰된다.
김구는 역신 김자점의 후손으로 열등감을 갖는다.
이승만은 상해 임시 정부 국무총리로 당선되었지만,
대통령으로 직함을 부르면서, 임정과 갈등을 겪는다.
이승만은 임정 대통령으로 취임하지만, 상해에 귀임하지 않는다.
레닌이 임정에 60만 루블을 지원하면서, 살인이 발생하자,
엉뚱하게 이승만에 대한 원성이 고조된다.
미 대통령 윌슨 에게 국제연맹에 의한 위임통치로
일본 지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임정은 이승만을 탄핵해 해임시킨다.
가슴으로 살아온 김구는 냉혈하고 전략 개념이 부족했고,
이지로 살아온 이승만은 차가운 판단력이 있었지만
장점을 합하고 단점을 극복하면서 내일을 풀어가지 못한다.
김구는 테러리즘에 몰두하지만, 이승만은 외교우선주의를 선택한다.
의회는 국내 민족주의자와 중국계 민족주의자가 장악해,
이승만에게 반감을 표출한다.
제11장 이승만과 김구의 만남과 헤어짐(2) : 단독 정부를 둘러싼 갈등 에서는
이승만은 단독 정부 수립을 주장하면서, 정국 운영의 기선을 제압하려 한다.
남한의 소비에트화를 막야야 한다는 소명의식,
이승만의 정치적 판단과 권력 의지는,
단정이 분단의 영구화로 갈 수 있음을 무시한다.
김구는 단정을 지지하다가, 통일지상주의로 노선을 바꾼다.
군정과 이승만은 김구가 장덕수 암살에 개입한 것을 의심하고,
제주 4.3사건은 국회 내 구도를 우파 대 좌파의 대결로 변경시킨다.
안두희는 김구를 암살하고, 박기서 는 뇌졸중에 걸린 노인 안두희를 때려죽인다.
역사에는 모든 정치인이 과오와 함께 공업을 이룬다.
이승만과 김구의 키재기가, 건국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도 투쟁을 고집한다.
제12장 백관수 : 한 애국자의 얼룩진 삶 에서는
근촌 백관수는 미묘하고도 접근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대일 항쟁노선에서 외교우선주의로 분류될 수 있는 자치론은
패배주의, 순응주의라는 비난을 받는 분위기다.
동아일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복간 처분을 받는 대신,
총독부 시국강연반, 경성군사후원연맹 창립에 참여한다.
해방 후, 백관수는 영국식 의회 제도를 주장하면서,
이승만과 갈등을 유발하고, 6.25에 납북된다.
도쿄 2.8 독립선언의 주역이 친일 논재에 휘말리고,
애국지사의 반열에서 제외되는 것은 비극적인 사실이다.
제13장 친일 논쟁 : 그 떨쳐야 할 업장 에서는
반일을 외쳐야 애국인 시대, 일본에 관해 긍정적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토착 왜구로 온갖 고초를 겪어야 하는 시대다.
한국인은 중화주의라는 백내장이 깔려 있다.
친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반일을 외치고 있다.
김구는 일제 시대에 국내에 남아 있던 사람은 모두 친일파이며,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자, 사람들은 아연실색한다.
이승만은 친일파 처단을 주장하는 김구나 좌익의 주장을 따르지 않는다.
망국의 원인을 몇 명의 친일파에게 추궁함으로써,
망국이라는 거대 담론을 희석한다.
과거사 청산은 당사자에 대한 할퀴기의 역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제14장 박헌영 : 한 공산주의자의 사랑과 야망 에서는
역사학이 소명으로서의 학문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싸움이 좌우로만 치닫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동학 연구는 합리성이나 객관성을 떠나,
전두환 대통령 시대에 배정된 돈을 어떻게 나누느냐로,
머리가 터지게 싸우고 있다.
박헌영은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으로 인민전선에 물두한다.
일제시대의 토지 모순에서 해방정국의 해법을 얻으려 한다.
해방 직후 여론조사는 민중의 사회주의에 대한 선호를 보여준다.
조선공산당이 찬탁 노선을 지지하면서,
남한에서 박헌영의 정치 생명은 끝난다.
북한에서 재기할 꿈을 꾸지만, 스탈린은 김일성을 지도자로 낙점한다.
지지기반이 없는 평양에서, 박헌영은 국외자에 지나지 않는다.
스탈린이 죽자, 김일성은 남로당을 숙청한다.
김일성은 정적 박헌영을 한국전쟁 개전 책임의 희생양으로 선택한다.
제15장 김일성 신화의 진실(1) : 청년 마르크시스트의 탄생 에서는
김일성은 대부분의 공산주의자 지도자처럼
젊은 시절 기독교를 믿으며,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조직을 이끄는 방법을 배운다.
김일성은 보천보 사건으로 항일 빨치산으로서 이름을 드날린다.
토굴 생활에서, 야행성, 굴토성, 광선기피증을 갖게 되고,
고소공포증, 비행기피증이 생긴다.
지배 계급에는 신화를 생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 정권이 존재하는 한 김일성 신화의 존재 가치는 감소되지 않는다.
제16장 세 번의 비극(1) : 대구 사건 에서는
1946년 조선공산당 수뇌부는 9월 9일 총파업을 지시한다.
대구는 대체로 좌익적 분위기가 강하며 우익을 압도한다.
9월 30일 남로당원은 민중을 선동해 시위를 하고,
사체를 들것에 싣고 경찰서 앞에서 군중심리를 격분시킨다.
군정의 계엄령이 선포되고, 무법천지가 된다.
무장 시위대가 경찰서장과 경관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수감 중이던 죄수들이 탈출하며, 공무원 가족을 납치한다.
대구 사건은 신생국 창설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의 표출이지만,
박헌영은 공산 혁명으로 미화하고, 우익은 이념을 덧씌운다.
제17장 남북협상(1) : 김구와 김일성의 다른 계산 에서는
단정과 분단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김규식은 새로운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한다.
김일성은 인민위원회 조직을 완성하고 단정 수립 순서를 밟지만,
단정을 추진했다는 역사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평양에 남한 지도자를 참석시켜 북한의 단정 수립을 윤색한다.
북한은 김구를 제국주의의 주구라고 격렬하게 비판하지만,
김구를 이용해 이승만의 단정 의지를 규탄하고,
북한의 단정 추진을 합리화한다.
김구와 김규식은 통일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귀국한다.
김구의 북행은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이다.
제18장 남북협상(2) : 돌아오지 않은 사람, 홍명희 에서는
홍명희는 충북 괴산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인물이다.
홍명희는 평양으로 올라가, 북한에 남기로 작정한다.
이기붕이 부통령에 당선되자, 괴산 사람들 사이에는
남북한 부통령이 모두 괴산 사람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남북 협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비교적 냉혹하다.
제19장 남북협상(3) : 돌아오지 않은 사람, 백남운과 이극로 에서는
좌파 지식인들은 남한의 우익적 분위기에 억압을 느끼자,
북한으로 넘어간다.
북한 교육상,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
조국통일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극로 등을 소개한다.
김구, 김규식은 단독정부 수립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 를 성립하기 위해 도피한다.
제20장 한숨 돌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에서는
김구 는 좌파일 수 없는 데, 자칭 진보 세력이
묘소를 찾아가 국경일 행사를 치른다.
이념의 왜곡으로부터 김구를 구출해야 한다.
현대사 연구자들은 해방정국사를 설명하면서 이데올로기 문제를 과장한다.
제21장 세 번의 비극(2) : 제주 4·3 사건 에서는
해방 후 5만 명이 제주도로 귀환하면서,
상당수가 좌익 사상에 젖어 있고, 남로당과 연결된다.
남로당이 암약하면서, 좌우익 충돌이 확대되고,
민심이 격분하면서, 도민들은 경찰서와 우익을 습격한다.
경찰관과 민간이 사망하자, 군정은 본토 경찰을 파견하고,
비상경비사령부를 설치하여 해상교통망을 차단해
외부 세력의 가세를 막고, 민병대 귀순을 유도한다.
남로당 세력은 일본군이 버리고 간 무기를 모아 무장하고,
팔로군 출신들이 군사 훈련을 담당해, 기세가 당당하다.
박진경 중령이 초토화 작전으로 대대적인 토벌이 시작되면서,
산간 주민들이 도주해 유격대에 가담하기 시작한다.
박진경 대령 진급 축하연 후 문상길 중위 등이 박진경을 살해한다.
여순 사건이 일어나고, 유격대가 경찰 초소를 공격하자,
경비대와 경찰은 제주도 주민을 해안으로 소개한 후,
유격대와 가족들을 살해한다.
남로당은 승리할 수 없는 때에 무장 투쟁에 뛰어들고,
우익들에게 양민 학살이라는 오명을 안겨준다.
제22장 세 번의 비극(3) : 여수·순천 사건 에서는
국방경비대 정보처장 백선엽은 군부에서 남로당 첩자들을
정리하기 위해, 조용하면서 대규모적인 정보 수집 활동을 전개한다.
제주도 토벌 작전에 출동 준비를 갖추고, 여수항 출항 지시를 받자,
숙청의 위협을 느낀 좌익 군인들은 제주도 토벌 작전에 불복하고,
장교를 사살하고, 여수경찰서와 순천경찰서를 점령한다.
반란군은 인민위원회를 설치하고, 공무원, 경찰 가족, 우익 정당,
청년 단원 등을 인민재판에 회부해 총살한다.
여수, 순천 반란은 초토화 작전으로 종식된다.
여수, 순천 사건은 군부 안에 있던 공산주의자들의 사주로 일어났고,
여수, 순천 사건 이후로 한국은 엄혹한 우익의 길로 접어든다.
김일성은 개전 후 빨치산과 지하당원의 봉기로 남한의 붕괴를 장담한다.
서울 점령으로 한반도 전역의 공산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서울 점령 후 3일 동안 군인, 경찰, 민족 반역자 등 납치를 통해
납북 협상의 우위를 장악하려 한다.
음모론은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어려울 때 가장 편리한 논리다.
애치슨의 극동방위선은 한국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극동의 섬을 연결한 해상권으로 극동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인천상륙작전은 허점을 찔러 인천을 공격하여 승리하지만,
중공군은 야음을 이용해 압록강을 넘어 장진호 일대까지 접근한다.
장진호 전투는 미국 해병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흥남 부두에서 메리디스 빅토리 호는 1만4천 명의 민간인을 후송한다.
장진호 전투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필수 과목에 들어 있다.
한국은 좌파 정권 수립과 함께, 육군사관학교에서
한국전쟁사가 선택 과목으로 강등된다.
맥아더는 만주에 원폭 투하를 건의하지만,
트루먼은 맥아더 원수를 퇴역시킨다.
맥아더 동상이 서 있는 인천 자유공원에서는
지금도 좌파들이 동상 철거 시위를 벌인다.
제26장 자식을 가슴에 묻은 모택동 에서는
모택동은 혁명 초기 30만 병력을 서금에 집결시켜,
모든 화력을 한곳에 집중하면서 탈출로를 뚫는다.
연안에 도착한 2만 명은 소비에트 정부를 수립한다.
모택동은 전후 복구를 위해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지만,
김일성의 참전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모택동은 아들 모안영에게 팽덕회를 돕게 한다.
신혼 초 였던 아들은 폭격으로 전사하고 북한에 묻힌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막은 책임이 있지만,
한국의 분단과 현대사의 비극을 치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없다.
제27장 휴전 회담(1) : 후회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에서는
김일성은 남한 공산화가 가능하다고 오판한다.
스탈린은 한국전쟁 개전을 후회하면서,
중공에 대한 군수지원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
막대한 경제적 희생, 높아지는 인명 피해 등은
미국에게 큰 부담이 된다.
중국은 군사 대국으로 국제적 위신을 높이지만,
전후 경제 복구가 무위로 돌아가는 심각한 타격을 입자,
소련에게 휴전 문제를 자문한다.
스탈린 은 일찍 카드를 보이지 말라는 답신을 한다.
가장 소통스러운 것은 군량의 보급이다.
소련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을 고갈시키면서,
유럽 주둔 연합군의 재동원을 지연시킨다.
소련은 휴전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과 함께,
미국도 휴전을 제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이승만의 반공노선은 북진통일론으로 나타나자,
미국은 이승만이 휴전을 반대할 경우 제거 계획을 세우고,
미국의 강수에 이승만은 물러선다.
제28장 휴전 회담(2) : 밀사들의 막전 막후 에서는
중공을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국무성 공식 입장이었음에도,
국무성은 중공을 휴전 협상의 상대국으로 지목한다.
미국이 중공의 UN 가입을 지지하면, 중공에 대한 국가 승인 의미까지 갖는다.
찰스 B. 마셜, G. F. 케넌 등 밀사들이 휴전을 교섭한다.
공산 측은 회담 공개를 요구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며,
미국은 중공의 정치 선전장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박진목, 최익환 등 밀사 등이 북행하지만,
결실 없이, 남로당 숙청의 빌미가 되며,
역사의 제물이 된다.
제29장 휴전 회담(3) : 북방한계선(NLL)의 실체 에서는
조선의 후두부는 옹진반도와 아산만이다.
웅진반도와 서해 5도는 휴전 회담 내내 중요한 쟁점이 된다.
침착하고 노련한 협상가 터너 조이 제독,
날카롭고 단호하게 중공 대표단을 이끈 해방,
군인이 아닌 중국 회담 요원들은 미군의 동정을 염탐한다.
모택동과 주은래는 외교부 부부장 이극농을
휴전 회담의 막후에서 지시하도록 한다.
이극농은 적의 의중을 정확하게 꿰뚫는 능력을 지닌다.
미국의 조바심을 읽고, 지연전술 전략을 선택한다.
북방한계선에 대한 어떠한 일차 문건도 보이지 않는다.
해상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패퇴한 공산군 측은
UN군의 서해 도서 점령을 격퇴할 여력이 없고,
해상권이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을 간과한다.
백령도 정상에서 장산곶을 바라보면
목에 비수를 겨누고 있는 듯하다.
제30장 죽산 조봉암의 해원 에서는
현장체험적 공산주의자 박헌영은
이론적 공산주의자 조봉암에 열패감을 느낀다.
박헌영은 민전에서 조봉암을 제명 처분하고,
조봉암은 극우, 극좌 배척 운동을 시작한다.
조봉암은 볼셰비즘을 지양한 사회주의자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고,
보수와 좌익이 함께 의심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조봉암을 죽였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제31장 통일 논의를 둘러싼 허구들 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20세기 안에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자,
김일성은 공감을 표하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통일은 멀어진다.
북한의 멸망은 쉽지 않으며, 북한 붕괴가 남한의 흡수 통일을 의미하지 않는다.
민중주의는 신화며, 미망이다.
통일은 지도자의 의지와 경륜, 역사 인식의 결정체다.
남북한의 갈등은 지배 계급의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악이다.
정통성의 도전을 받았던 남한 군부 정권,
세습 권력의 상실이 두려운 북한 유일 체제는
권력자로서 잃는 것이 있다면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의 분단이 냉전의 소산이었다면,
현재 분단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분단과, 한국전쟁, 분단의 고착화는
정치인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부른 것이다.
제32장 무엇이 통일을 가로막는가? 에서는
우리와 유사한 남북 예멘의 통일과 내전은 시사를 준다.
통일 비용, 남북의 군사 문화, 지배 계급의 통일 의지박약 등 내인
국제적 역학 관계의 영향을 받는다.
민족의 과제인 분단 문제를 극복할 것인가는,
남북한 스스로 선택할 문제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2차 세계대전 말부터 한국전쟁까지
주요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연합국 4대국 영수, 38선을 결정한 3성조정위원회 장교들,
신탁 통치 파동과 송진우, 장덕수 등 중도파의 몰락,
미 군정 하지 장군, 여운형, 김규식, 이승만, 김구,
백관수, 친일 논쟁의 문제점, 박헌영, 김일성,
대구 사건, 김일성의 남북협상에 이용당한 김구,
월북을 선택한 홍명희, 백남운, 이극로,
제주 4·3 사건, 여수·순천 사건,
한국전쟁, 맥아더, 모택동, 휴전을 위해 활약한 밀사들,
휴전 회담의 치열한 진행 과정,
죽산 조봉암의 실체, 통일 논의와 통일이 어려운 이유를 살펴본다.
조선인은 뼈 빠지게 일해도 내 것이 될 수 없다고 체념하면서,
조선은 국가로서의 활력을 잃는다.
망국의 원인은 무능한 조선왕조에 대한 민심의 이탈이지만,
친일파에 대한 팔매질로 망국의 죄상을 전가한다.
루스벨트, 처칠, 장개석은 카이로 에서 회동하면서,
한국의 신탁 통치를 논의한다.
로스차일드 가 운영하는 로즈장학재단 의 장학생
조지 링컨, 찰스 본스틸, 딘 러스크 는
3성조정위원회에서 38도 선을 계획한다.
미 해군 수뇌부는 40도 까지 북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위도 38도에 따른 분할이 일어난다.
신탁통치는 좌우익의 적대 행위의 시발점이며,
분단의 고착화로 가는 원인을 제공한다.
김구는 격렬한 반탁 운동을 조장하고,
이승만은 반탁을 우익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며,
박헌영은 소련의 지령을 받고 반탁에서 찬탁으로 노선을 바꾼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찬탁, 반탁에 몰두하며,
국론 통일 노력을 하지 않는다.
온건 중도 노선 지도자들에게는 설 땅이 없다.
좌우익 갈등보다는, 좌익 내부, 우익 내부 갈등이 심각해지며,
중도 온건파가 설 자리가 없어지자, 전쟁과 분단의 비극이 이어진다.
암살은 해방정국에서 문제를 푸는 한 방법이 된다.
장덕수 암살에 김구의 수족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 군정은 김구의 살인 교사를 의심한다.
하지 장군은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지휘관으로 정글 전투의 권위자다.
하지 가 이끄는 군정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가지지 못한다.
하지 는 일본인이 떠난 자리를 친일 부역 한국인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
미소공동위원회는 처음부터 되지 않을 일을 논의한다.
하지 는 정치적 감각이 없는 투철한 무인으로,
신생 독립국가에 연민과 선의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맡겨진 직무에 최선을 다한다.
여운형은 일본 정가 거물들과 인연을 맺는다.
김구가 여운형을 상해 일본영사관 밀정으로 의심하자,
여운형은 임정의 살해 위협 때문에 상해를 떠난다.
미군정사령관 하지 는 중도파를 동원해 극좌, 극우의 갈등을 초극하려 한다.
한국을 방공의 보루로 삼으려는 미국은 여운형이 내키지 않는다.
미국은 극우로 치닫는 우익이 정국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여운형을 좌익으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
여운형은 해방정국에서 가장 정확한 현실 인식과 판단을 갖추지만,
공명심이 강하고, 조직적이지 못하며,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
처사를 보이면서, 지도자들 사이에 불신을 증폭시킨다.
김규식은 희박한 좌우합작 좌우합작 가능성을 알지만,
미 군정의 요정으로 합작에 참여한다.
이승만은 양녕대군의 후손으로, 유교적 권위주의에 매몰된다.
김구는 역신 김자점의 후손으로 열등감을 갖는다.
이승만은 상해 임시 정부 국무총리로 당선되었지만,
대통령으로 직함을 부르면서, 임정과 갈등을 겪는다.
이승만이 일본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 국제연맹에 의한 위임통치를
이야기를 하자, 임정은 이승만을 탄핵한다.
김구는 테러리즘에 몰두하지만, 이승만은 외교우선주의를 선택한다.
장점을 합하고 단점을 극복하면서 내일을 풀어가지 못한다.
이승만은 남한의 소비에트화를 막야야 한다는 소명의식,
정치적 판단과 권력 의지는 단독 정부 수립을 주장한다.
김구는 단정을 지지하다가, 통일지상주의로 노선을 바꾼다.,
제주 4.3사건은 국회 내 구도를 우파 대 좌파의 대결로 변경시킨다.
이승만과 김구의 키재기가, 건국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도 투쟁을 고집하는 상황이다.
백관수는 동아일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복간 처분을 받는 대신,
총독부 시국강연반, 경성군사후원연맹 창립에 참여한다.
도쿄 2.8 독립선언의 주역이 친일 논재에 휘말리고,
애국지사의 반열에서 제외되는 것은 비극적인 사실이다.
한국인은 중화주의라는 백내장이 깔려 있으며,
친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반일을 외치고 있다.
김구는 일제 시대에 국내에 남아 있던 사람은 모두 친일파라고 주장한다.
이승만은 친일파 처단을 주장하는 김구나 좌익의 주장을 따르지 않고
망국의 원인을 몇 명의 친일파에게 추궁한다.
과거사 청산은 당사자에 대한 할퀴기의 역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박헌영은 인민전선에 물두하고, 해방정국 해법으로 토지를 이용하려 한다.
한국 민중은 사회주의를 압도적으로 선호하지만,
조선공산당이 찬탁을 지지하면서, 박헌영의 정치 생명은 끝난다.
북한에서 재기할 꿈을 꾸지만, 박헌영은 국외자에 지나지 않는다.
스탈린이 죽자, 김일성은 박헌영을 한국전쟁 개전 책임의 희생양으로 선택한다.
김일성은 보천보 사건으로 항일 빨치산으로서 이름을 드날린다.
지배 계급에는 신화를 생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 정권이 존재하는 한 김일성 신화의 존재 가치는 감소되지 않는다.
1946년 조선공산당 수뇌부는 9월 9일 총파업을 지시한다.
9월 30일 남로당원은 민중을 선동하고, 군중심리를 격분시킨다.
무장 시위대가 경찰서장과 경관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수감 중이던 죄수들이 탈출하며, 공무원 가족을 납치한다
대구 사건은 신생국 창설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의 표출이지만,
박헌영은 공산 혁명으로 미화하고, 우익은 이념을 덧씌운다.
김일성은 단정 수립 순서를 밟지만, 단정 추진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김구를 이용해 이승만의 단정 의지를 규탄하고,
북한의 단정 추진을 합리화한다.
김구와 김규식은 통일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귀국한다.
김구의 북행은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이다.
홍명희는 평양으로 올라가, 북한에 남기로 작정한다.
이기붕이 부통령에 당선되자, 남북한 부통령이 모두
괴산 사람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북한 교육상,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
조국통일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극로 등
북한으로 넘어간 좌파 지식인들을 소개한다.
김구 는 좌파일 수 없는 데, 자칭 진보 세력이
묘소를 찾아가 국경일 행사를 치른다.
이념의 왜곡으로부터 김구를 구출해야 한다.
해방 후 5만 명이 제주도로 귀환하면서,
상당수가 좌익 사상에 젖어 있고, 남로당과 연결된다.
남로당이 암약하면서, 도민들은 경찰서와 우익을 습격하고,
경찰관과 민간이 사망하자, 군정은 본토 경찰을 파견하고,
비상경비사령부를 설치한다.
박진경 중령이 초토화 작전으로 대대적인 토벌이 시작되면서,
산간 주민들이 도주해 유격대에 가담하기 시작한다.
문상길 중위 등이 박진경을 살해한다.
여순 사건이 일어나고, 유격대가 경찰 초소를 공격하자,
경비대와 경찰은 제주도 주민을 해안으로 소개한 후,
유격대와 가족들을 살해한다.
제주도 토벌 작전에 출동 준비를 갖추고, 여수항 출항 지시를 받자,
연대 주임상사 지창수는 출병 장교 환송 회식 자리에서 장교를 사살한다.
숙청의 위협을 느낀 좌익 군인들은 제주도 토벌 작전에 불복하고,
여수경찰서와 순천경찰서를 점령한다.
여수를 점령한 반란군은 인민위원회를 설치하고,
공무원, 경찰 가족, 우익 정당, 청년 단원 등을 인민재판에 회부해 총살한다.
여수, 순천 반란은 초토화 작전으로 종식되었으며,
처절한 보복 살인이 벌어진다.
여수, 순천 사건은 군부 안에 있던 공산주의자들의 사주로 일어났고,
여수, 순천 사건 이후로 한국은 엄혹한 우익의 길로 접어든다.
권좌에 오른 김일성은 도박사의 자기 최면에 빠진다.
김일성은 개전 후 남한 빨치산과 지하당원의 봉기로 남한의 붕괴를 장담한다.
김일성은 장마가 오기 전에 전쟁을 종식해야 하며,
옹진-서울의 장악에 주력한다.
서울을 점령하자 3일 동안 군인, 경찰, 민족 반역자 등
납치를 통해 납북 협상의 우위를 장악하려 한다.
김일성은 서울을 점령함으로써 한반도 전역의 공산화가
가능하리라 오판한다.
민족주의적 열망은 국제 문제의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원인일 경우가 많다.
애치슨의 극동방위선은 한국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극동의 섬을 연결한 해상권으로 극동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함정설, 유인설 등 한국 전쟁 음모론은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어려울 때 가장 편리한 논리다.
맥아더는 수원 비행장에 도착해, 개전 초 한강 남쪽 전선을 살펴본다.
인천상륙작전은 승리를 위한 작전이다.
허점을 찔러 인천을 공격하며, 영광을 얻는다.
중공군은 압록강을 넘어 야음을 틈타 장진호 일대까지 접근한다.
장진호 전투는 미국 해병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흥남 부두에서 퇴각을 위한 승선이 시작되고,
메리디스 빅토리 호는 1만4천 명의 민간인을 후송한다.
맥아더는 만주에 원폭 투하를 건의하지만,
트루먼은 맥아더 원수를 퇴역시킨다.
모택동은 전후 복구를 위해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지만,
김일성의 참전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모택동은 아들 모안영에게 팽덕회를 돕게 한다.
신혼 초 였던 아들은 폭격으로 전사하고 북한에 묻힌다.
김일성은 남한 공산화가 가능하다고 오판한다.
스탈린은 한국전쟁 개전을 후회하고,
미국은 막대한 경제적 희생, 인명 피해 등이 큰 부담이 되며,
중국은 전후 경제 복구가 무위로 돌아간다.
중국이 소련에게 휴전 문제를 자문하자,
스탈린 은 일찍 카드를 보이지 말라는 답신을 한다.
소련은 미국의 힘을 고갈시키면서,
유럽 주둔 연합군의 재동원을 지연시키며,
휴전의 시점을 저울질 한다.
미국은 이승만이 휴전을 반대할 경우 제거 계획을 세우고,
이승만은 북진통일에서 물러선다.
국무성이 중공을 휴전 협상의 상대국으로 지목하는 것은
중공에 대한 국가 승인 의미까지 갖는다.
공산 측은 회담 공개를 요구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며,
미국은 중공의 정치 선전장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웅진반도와 서해 5도는 휴전 회담에서 중요한 쟁점이지만,
북방한계선에 대한 어떠한 일차 문건도 보이지 않는다.
해상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패퇴한 공산군 측은
UN군의 서해 도서 점령을 격퇴할 여력이 없고,
해상권이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을 간과한다.
현장체험적 공산주의자 박헌영은
이론적 공산주의자 조봉암에 열패감을 느낀다.
조봉암은 볼셰비즘을 지양한 사회주의자로,
보수와 좌익의 의심을 받는다.
북한 붕괴가 남한의 흡수 통일을 의미하지 않는다.
민중주의는 신화며, 미망이다.
통일은 지도자의 의지와 경륜, 역사 인식의 결정체다.
남북한의 갈등은 지배 계급의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악이다.
분단과, 한국전쟁, 분단의 고착화는
정치인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부른 것이다.
통일은 통일 비용, 남북의 군사 문화, 지배 계급의 통일 의지박약 등 내인과
국제적 역학 관계의 영향을 받는다.
분단 문제를 극복할 것인가는 남북한 스스로 선택할 문제다.
해방정국은 남북한을 형성시킨 중요한 시기며,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암울한 시대다.
현대사의 비극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똑같은 비극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다.
이념과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해방정국의 현실을 제대로 보는 것은
한국의 현실이 일어난 배경을 이해하고,
한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필요하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한국의 성립 과정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발생한 모순과 갈등의 근본 원인을 생각하고,
한국의 현실을 이해하도록 한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중요 인물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를 증언한다.
인물들의 성장 배경, 성격 등을 이해하면서,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한국 현대사의 바른 이해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헤쳐나갈 지혜를 전한다.
중앙북스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해방정국의 풍경"을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해방정국의풍경 #중앙북스 #서평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신복룡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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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달인 2024-10-2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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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정국의 풍경
79년 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일제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러나 광복의 기쁨은 순간이었고 곧 바로 국토가 분단되고, 분단 정부가 수립되었으며, 민족 역사상 최악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벌어졌다. 1953년 7월 27일, 수백만의 사상자와 수천만의 이산가족, 폐허가 된 국토와 골 깊은 적대감을 남긴 채 전쟁의 포화가 멈추고 정전협정이 체결되어 지금까지 정전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남북관계는 상대방을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날로 강화하고, 한·미·일은 핵확장억지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책은 정치학자이자 인물 연구가인 신복룡 박사가 이승만, 김구, 김일성, 박헌영 등 한국 현대사를 풍미하는 좌익과 중도, 우익을 대표하는 인물들 사이에 일어난 일화와 사건을 상세히 소개하며, 이에 대한 치밀한 분석으로 한국 역사의 진실과 이면을 상세히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는 해방정국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좌우익의 갈등이 비극을 낳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좌익 내부의 갈등과 우익 내부의 갈등이 좌우익 사이의 갈등보다 더 심각했고 더 적의(敵意)에 차 있었으며 잔혹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해방정국을 더욱 비극의 길로 몰아갔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한국의 정치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적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야가 상대를 증오하고 적대시하는 요즘 행태와 극한 정쟁을 보면서 지금이 마치 1945년 해방 직후란 착각이 들 정도다. 해방정국에는 김구·여운형·장덕수·송진우 등이 암살되는 비극이 잦았다. 지금은 총만 들지 않았을 뿐 세 치 혀로 상대의 숨통을 끊어 놓고야 말겠다는 극단적 태도는 결코 덜 험악하지 않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해방정국을 심층적으로 해부한 이유에 대해 “왜 해방정국이 파열했는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하면서 “현대사의 비극은 결국 사람이 저지른 업보였고 그 가운데 일부만 우발이론으로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승만과 김구는 해방 정국의 최대 라이벌이었다.”고 말한다. 이승만과 김구가 갈등하게 된 첫 사건은 돈 문제였다고 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저자는 “일부 김구를 숭모하는 사람은 ‘이승만이 김구를 죽였다’고 내놓고 말하고 있고, 이승만 측에서는 ‘김구가 장덕수와 여운형을 죽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하면서 “지금 이승만이나 김구의 숭모자들이 해야 할 일은 내가 법통이니,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를 두고 다툴 것이 아니라 그 양쪽 후손들이 먼저 화해하고 좌익에 대해 항거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남과 북이 통일하지 말고, 두 개의 국가로 지내자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데, 저자는 한국의 통일에 대해 “문득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이는 체제 경쟁에서 남한의 승리나 북한의 붕괴에 의한 통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우발성을 의미하는 것이다.”(p.532) 라고 말했다.
해방과 분단 80년을 앞둔 현재의 상황에서 그 시대를 돌아보는 것은 그때나 이제나 역사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 책을 통해서 해방정국 시기를 제대로 돌아보며,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진정한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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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2024-09-2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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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해방정국, 한국전쟁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지은이 신복룡 선생은 원로 정치학자. 주된 연구 분야는 정치사상사로, 구체적으로 구한말의 동학과 전봉준의 일생에 몰두해있다. 1985년 40 나이에 미국 유학을 계기로 현대사로 눈길을 돌렸다. 해방정국의 자료 1만 5천여 쪽을 복사하여 돌아온 후, 2001년 <한국분단사연구:1943~1953>, 대한민국 광복군이 설립되고 3년이 지난 시점부터 한국전쟁의 정전까지를 담아냈다.
이후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주간 조선>에 연재했던 글이 이 책의 바탕을 이룬다. 좌, 우로부터 보수신문에 기생하는 사람으로, 우파 쪽에서는 빨갱이라고, 오도 가도 못 하는 사면초가의 상태가 됐다. 아무튼, 이 책은 2017년 학교를 떠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해방정국사를 정리한 역사와 절반의 구술사로 엮어냈다. 노학자는 주간 조선에 연재하려고 2016년부터 썼던 원고를 2024년 광복절을 앞두고 마무리했다. 실로 9년 동안을, 자신이 세상에 내놓는 마지막 책이자, 지금까지 속 시원하게 자기 생각을 떨어놓을 수 없었던 여러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쓴 글이다. 이 책은 3판으로 중앙북스에서 펴냈다.

신복룡 선생은 이 책의 곳곳에 좌우 어느 쪽으로부터도 자신의 주장과 견해가 지지받지 못함을 답답하게 여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 선생은 6.25 전쟁이라는 용어에 민감하다. 3년 동안의 전쟁을 발발 일을 기준으로 이름 붙이는 예는 없다. “한국전쟁”이란 표현이 적합하고, 국내에서 벌어진 전쟁이라 내전이라는 부른다고, 전 성신여대 교수로 통일부 장관인 김영호(87년 녹두비평사건으로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이후, 뉴라이트로 전향)는 그의 책<한국전쟁의 기원과 전개 과정>(두레, 1998, 성신여대출판사에서 2006. 다시 출간)에서 한국전쟁이 미, 소 냉전의 소산이었지 김일성의 결심이 아니었고, 김일성은 서울만 점령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남한 전역을 공산화하려 했다고 하여, 신복룡의 내전설 즉, 김일성의 개전 의지에 따른 전쟁이었다는 논리보다는 한국전쟁이라는 거대한 미, 소 냉전 구도 속에서 김일성은 한낱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김일성에게 더 강한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겠냐고….
와다 하루키는 한국전쟁의 개전 의지는 김일성의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썼다(<와다 하루키의 한국전쟁 전사>(남상구,조윤수 역, 청아출판사,2023), 현상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기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이 책은 <해방전후사의 인식>(전 6권, 한길사, 2004년 25주년 재출간, 한국의 근현대사연구 발전과 역사관에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송건호, 백기완, 강만길, 최장집, 김윤식 등이 저술에 참여했다) 중 1~3권 해방 3년사(1948년 정부 수립)와 4권 해방 8년사(한국전쟁 종전까지)에서 언급된 내용 속, 인물들을 중심으로 해방정국, 한국전쟁을 살펴보고 있어, 결이 다르다. 곳곳에 인용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아포리즘과 사상, 이것이 어떻게 미군지휘부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다룬 총 32장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실려있다.

신복룡의 정치사상사적 인식, 이른바 역사적 인식
그는 영국의 역사학자 스트래치의 글에서 영향받은 바가 크다고 적었다. “역사가의 첫 번째 필요조건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여기에 “우리에게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해가면서, 촘스키의 말처럼 “가진 무리가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권력과 재화를 합리화하기 위한 모종의 합의(놈 촘스키<지식인의 자격>(황소걸음, 2024)에게 지나지 않는가, 해방에서 한국전쟁의 정전(휴전)까지 10년 동안 수백만의 사람이 죽었지만, 이들의 주검 앞에 이데올로기의 의미는 무엇인지,
선행연구를 애써 보려 하지 않는 이유는 선입견이 생기기에 그렇다고, 달리 말하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며,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정해놓은 조건과 관념의 틀에서 문제를 보게 되면 마치 베이컨이 지적했던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책은 자료를 토대로 한 역사연구와 구술사가 함께 실려있다. 인물탐구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유념해서 정독해야 할 부분으로는 1장 해방, ‘망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다. 조선의 ‘중화주의’도그마, 서양인이 지적하는 ‘부패’ 김영호(통일부 장관)가 왜곡하는 우리 역사, 자학 사관과 반일종족주의 낙성대파 등 뉴라이트적 접근과는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38도선은 누가 그었나
30대의 영관급 장교들이 그었다는 딘 러스키 국무장관의 말을 신복룡 선생은 허풍이라고 규정한다. 미국이 공개한 자료 속에서 러스키 헛소리를 깨버리는데, 당시 미국과 소련은 일본을 두고 바다를 북과 남으로 나눠서 담당하기로 했던 합의가 있었기에, 우리 동해 쪽에서 서해 쪽으로 쭉 그어 내려오다가 38도로 그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근거 자료를 찾아 하나하나 답을 해주고 있는 매주 흥미롭고 귀중한 자료다.

아마도 이 책의 압권은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한국전쟁의 참전(미, 소 등)에 영향을 끼친 인물연구다. 어떤 장군이 무슨 결정에 관여했는지, 당시의 해군성, 전쟁성, 국무장관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등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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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bh 2024-10-0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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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정국의 풍경


때로는 매우 예민한 주제로도 볼 수 있고 우리 역사를 좋아하며 공부하는 입장에 있어서도 가장 정치적인 가치 판단이나 영향력 등을 체감할 수 있는 시기에 관한 내용과 소개, 이 책은 그 의미에 대해 전하는 한국 현대사 관련한 책으로 기존의 관점에서 더해진 인물 중심으로 구성으로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해방 정국 관련한 역사책일 것이다. <해방정국의 풍경> 격동의 현대사를 보낸 우리의 입장에서 잊혀진 인물이나 사건 등을 접할 수도 있고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이나 이해도와는 어떤 점에서 차이점이 발생될 수 있는지도 함께 배우며 알아 보게 될 것이다.
<해방정국의 풍경> 지금까지도 우리는 남북 분단으로 인해 엄청난 비용적 낭비와 안보적 불안, 사람들이 느끼는 일상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요소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통일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안타까운 감정이 들지만 결국 이런 문제나 원인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자 한다면 해방 정국에 대한 역사에 대해 자세히 배우며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도 이런 기본적인 구성을 통해 표현하면서도 유명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건과 의미에 대해 함께 소개해 주고 있어서 긍정적일 것이다.


물론 지나친 정치적 해석이나 자신만의 정치 철학을 고수한다면 책의 내용 자체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했으면 하며 그만큼 지금까지도 논쟁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도 많고 요즘처럼 양극단적 사고가 당연시 되는 현실에서는 이에 대한 일정한 가치 판단과 중립적인 입장을 잘 취하며 역사적 의미에 대해 배워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해방정국의 풍경> 하지만 정치적인 의미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왜 이런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가 나뉘는지, 그리고 어렵게 느껴지는 영역에 있어서는 어떤 형태로 우리 현대사를 배우며 판단해 나가야 하는지도 함께 접하며 고려해 보게 된다.
<해방정국의 풍경> 그만큼 중요한 시기의 역사를 표현하기도 하면서도 각 세대나 정치 진영, 혹은 이념적인 잣대로 인해 충분히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우리가 현대사 공부를 제대로 해나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저자가 말하는 소개와 가이드라인을 통해 접하며 자세히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현대사를 관통했던 주요 인물들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점이나 다양한 시대적, 상황적, 사회적 배경 등에 대해서도 함께 접하며 공부해 볼 수 있는 현대사 관련 가이드북, 이 책이 갖는 특장점일 것이며 관심이 있다면 배우며 판단해 볼 것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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