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의 마지막 단추는 보수우파 정당 국민의힘'
영화 '건국전쟁2'를 제작하며 우리 역사를 다시 보고 있다. 제주4.3사건과 여순반란 사건이 핵심이다.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국가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골자로 하는 '여순반란 사건 특별법'이 2021년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여순사건 특별법)이었다. 명칭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희생자 중심 법안이다.
법안이 결정되는 과정과 내용은 제주4.3과 유사했다. 사회적 혼란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국가의 공권력이 동원되어 무력 출동이 있었고, 이것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다수가 희생당했기 때문에 그 책임을 국가가 져야 한다는 논리다. 사회적 혼란이 무엇이었는지는 말이 없다.
법안에 따라 국가가 피해자 명예를 회복시키는 기념관 건립, 보고서 작성에 나서고, 피해자들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게 되었다. 두 사건의 특별법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건의 원인'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사회적 혼란'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1948년 제주4.3 사건과 같은 해 10월 19일 발생한 여순반란 사건은 서로 연동되어 있다. 제주의 인민유격대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 명령이 내려진 여수 주둔 14연대에서 남로당 소속의 군인들이 부대 내에서 상관을 살해하고 폭동을 일으킨 것이다. 그들은 곧바로 여수와 순천으로 진입, 자칭 해방구를 설정하면서 군경과 교전을 벌였다.
명백한 불법 무장 폭동이며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초기에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고 무너뜨리기 위한 좌익 공산주의자들의 반란이었다. 여순 사건의 경우 당시 반란군 규모가 2천 여 명에 달해,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서 1만 명 가량의 군대가 파견되어야 했다. 당연히 수 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반란에 동조하거나 협조한 민간인들 역시 반란 세력으로 처벌을 당했다.
제주4.3과 여순반란 사건은 국회가 사건의 원인을 무시하고 단지 '국가가 국민을 살해했다'는 일방적인 역사 해석을 우리 사회에 강요한 국회의 폭력이었다. 이로 인해 희생자 중심주의적 역사관만이 인정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심각한 역사적, 법률적 결합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법안의 통과에 보수우파 정당을 표방하는 국민의힘이 동참했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 제주4.3특별법의 시행도 그렇고, 여순사건특별법의 시행 역시도 2024년 윤석열 정부 하에서 제정됐다.
이쯤 되면 혼란에 머리가 아플 정도다. 이건 보수우파의 이념을 표방하는 정당이 해서는 안 될 짓이다. 자기의 팔과 다리를 스스로 잘라 버리는 것과 같은 짓이다. 그러면서 '사회통합'을 외친다.
마치 그렇게 사회통합만 외치면 국민들이 표를 줄 것처럼 착각들을 한다. 착각도 유분수다. 여기서 유분수란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는 뜻이다. 착각을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이다. 보수우파 정당은 그런 점에서 선을 과도하게 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1987년 6월 항쟁 이후, 보수우파의 역사관은 계속해서 밀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보수우파 정당 내부에 존재하는 허울뿐인 '사회통합론'은 일종의 갖은 자의 오만이다. 자신들이 손에 뭔가를 잔뜩 쥐고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낳은 심리적 오류, 판단 미스다.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과 오만함이 좌익들과의 역사 전쟁에서 피를 보기 싫다는 심정적인 회피주의를 낳았다. 역사에 무지하고 공부를 안 한 보수우파 국회의원들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을 것이다. 국민의 표를 얻는데 먹고 사는 경제가 중요하지 무슨 '역사논쟁'이냐고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린 꼴이다.
반면 좌익들은 역사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지금도 여전히 좌익들이 이승만, 박정희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건국과 부국의 상징성을 파괴하기 위해 기를 쓰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심지어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명예 훼손에 대해서 우파정당이 법률적으로 특정한 조치를 취하거나 그런 시도조차 벌인 적도 없다. 그 덕분에 이승만, 박정희를 악마화시킨 '백년전쟁'이란 다큐멘터리에 사법부는 면죄부를 주기도 했다. 이승만 유족이 제기한 사자 명예훼손 소송에 원고 패소 판결이 내린 것이다.
좌익들은 걸핏하면 역사를 소환해서 전쟁을 벌이는 것에 비하면 정말 지나치게 '나이스'하다. 이런 역사의식의 '나이브한'(천진하고 유치한) 생각들이 결국 역사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와 파면으로 이어지는 흐름 역시도 동일한 패턴이 존재한다. 실제로 두 명의 우파 대통령의 국회 탄핵을 결정지은 마지막 단추 역시 보수정당 내부에서 나왔다. 실제로 탄핵을 결정 지은 국회의원 머릿수는 적은 수에 불과했다.
결론은 역사 전쟁이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조지 오웰의 말은 그래서 섬뜩하기만 하다.
영화 '건국전쟁2'는 미래의 승리를 위해서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 원칙과 법률과 상식이 통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누구나 이 역사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Hic Rhodus, hic salta!)
후원: 국민은행 878301-01-239586 김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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