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7

박가분 글 댓글

  • 자와히리 2016.02.15. 02:11답글
    네이션 스테이트를 성립한 측에 의한 다른 네이션 파괴와 착취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여지는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봅니다. 박유하 식대로 바라보고 풀어간다는 것은 결국 '제국 일반'이란 것으로 쉽사리 퉁쳐지고 그 내부의 이중성-기만성 모두가 일본의 입장에서 정리될 우려가 크다고 봅니다.(마치 아세아 운운하다가 현재 일본 극우의 조상이 된 현양사들처럼) 어찌되었건 조선은 파괴당한 곳인데, 박유하가 구태여 조선인 업자를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해 '탈민족주의'라는 매력적 치장으로 본질을 흐리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식민지근대화론이 통계만으로 식민지 시절의 근대적 발전상만을 조망하듯이.(경제적 발전만 앞세우는 식민지근대화론자들에 의해 근대적 폭력성은 으레 그렇듯 은폐되거나 이전 조선의 후진성과 미개함과 짬뽕이 되버리고요)

    또 하나 제가 박유하의 글에서 상당히 불쾌함을 느끼는 것은 기금으로 기억을 퉁치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각국 인민 단위의 대화가 이루어진다한들 그게 고작 기금 마련 따위라면 안하느니만 못하지 않나 싶군요. 중요한건 어찌되었건 과거 국가에 의한 폭력행위가 (아무리 좋게 표현해줘도) 방조되었고 이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 하는 인권 의식이나 그를 명시하는 '국가 배상' 흔적이 남는게 우선이라 봅니다. 박유하는 그 부분에 대해서 그냥 경시해버리고 뭐 딴에 구조적으로 일본이 책임지게 만든답시고 일본 극우들이 쓰기 딱 좋은 무기만 만들어줬다고 봅니다.(혹자는 이걸 예방주사라고 받아들이던데ㅋㅋ) 사족으로 하시마 섬의 유네스코 등재가 문제되던 2014년 7월 당시 당시 조선인만 강제 징용당한것도 아닌데 그냥 단순히 근대화의 상징으로 등재하는게 이상할게 없다 운운하던 박유하의 수준을 생각하면 이 사람은 철저히 근대 일본국의 폭력에 대한 애정과 '동지적 관계'가 깊은 점철된 위선적 지식인이 아닌가 의심하게 합니다. 실제로 한국의 민족주의만 문제란 식으로 접근하던데 박유하는 왜 일본의 극우 민족주의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더군요.(그냥 애초에 일본은 정치적으로 '개노답'인 곳이니깐 거기는 변하지 않을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봐야하나요) 그렇게 화해라는 목적 자체를 위해 '애쓰는' 사람이 고작해야 한국 좌파의 '민족주의'만 공격하고 페북에서 푸념 늘어놓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전혀 공정치 못한 태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2015년 연말에도 그랬고 정작 이걸 아사리판으로 만든 일은 각국 극우 정치인들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박유하야 말로 양국 극우들에게 화해의 기본도 되어있지 않다고 공격했어야 하는게 맞지 않나 싶군요.
  • 박가분 2016.02.15. 11:35답글
    일본 극우는 우리에게도 참 편리한 수단이 되는구나 싶네요. 내 생각에 이건 좀 감정이 앞서는 (일본 극우는? 왜 우리만?) 유치한 비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님 말씀대로 '국가배상'이 중요하다면 이미 아베가 해결해준 거기도 하고요. 박유하에 대한 지금까지의 비판의 본질은 결국 '왜 이건 비판하고 저건 안 비판하냐'는 식의 비아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감정의 문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상술하겠습니다.
  • 자와히리 2016.02.15. 11:43답글
    박가분  유치한 수준인건 인정합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들도 유치한 것들이었고요.(60년대에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긴 커녕 덮어버리는 식으로 진행되었으니) 근본적으로 양측이 계속해서 극우 정치세력에게 정치를 '맡기는' 이상 반복될 일이겠지요? - 그런 상황에서 과연 양 국가의 인민이 이야기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거라 봅니다.
    감정이 앞서는건 뭐 죄송합니다. 지난 1년간 박유하의 피해자 코스프레 보다가 실망만 잔뜩해서 이젠 저사람에게선 아무런 발전적 이야기가 나올것 같지 않기에 화만 납니다.(물론 아예 책조차 안읽고 비난 퍼붓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행동도 가능하겠지만요) 특히나 뒤늦게 하시마 섬 관련된 그 사람의 생각을 접하곤 도무지 좋게 보거나 보다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없게되더군요.
  • 박가분 2016.02.15. 11:48답글
    자와히리  비판에 대해서는 저도 박유하 측의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논쟁이 공회전하는 근본원인은 민형사상의 소송과 실익이 없는 법적책임론(애초에 국제법상 한국이 지우지도 못할 법적 책임)에 감정의 과부하가 걸린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자와히리 2016.02.15. 11:56답글
    박가분  솔직히 그 책 가지고 가처분까지 가는건 저도 반대입니다. 그냥 확 꺼내서 열린 공간에서 옹호를 하건 난도질을 하건 해야지 이건뭐....

    법적 책임 분야에 있어서 좀 고민되는게 피해자 할머니들도 그게 '일제'의 폭력으로 기록되고 기억되길 더 원하는것 같던데 대체 어떻게 거기에 이를 수 있을지... 그래서 단순 보상이 아니라 배상에 천착하는거라고도 봅니다. 그 와중에 이영훈 교수마냥 위안부도 화대받고 일 한거라 한다면 기억으로는 몰라도 법적으로나 기록으로나 이 할머니들은 그냥 잊혀질것 같은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 박가분 2016.02.15. 16:46답글
    자와히리  단순보상이 아니라 법적배상의 경우, 다른 열강이 식민지배의 피해국에 별도의 입법을 통해 법적배상을 한 사례가 있는지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한일양국의 차원을 넘어선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선례가 있다면 이야기가 더 쉬워지겠지요. 진짜로 잘 몰라서요. 그리고 위안부는 화대를 받았습니다. 빚도 왕창 지기도 했고요. 그렇지 않았으면 살아남지 못했겠죠. 우익들은 자꾸 그걸 쟁점으로 삼으려 하는데, 그것은 아무런 쟁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화를 내기보다는 화대를 받았다면 그게 어쨌다는 거냐고 반문을 해야죠. 그런다고 피해자가 아닌 건 아니니까요.
  • 자와히리 2016.02.15. 19:19답글
    박가분  식민통치 자체로 배상에 이른 경우는 없지만 그보다는 제한적인 사건들에 대한 배상은 있었다고 알고있습니다. 얼마전에 경향신문에서 본 기사였는데 (아시겠지만) 인도네시아 독립운동에 대한 네덜란드의 학살이 '즉결처형'이라는 다소 축소된 형태로 배상판결이 되기도 했었죠. 그리고 진행중인것 중 눈여겨 볼 것이 카리브 국가들의 노예무역 등에 대한 소송.... 이게 박가분 님이 이야기한 것에 대해 뭐하나라도 충족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화대에 대한 견해는 다소 놀랍습니다. 그들이 피해자란 것에는 변함없음에서 출발했을때 극우들, 특히 뉴라이트들이주장하듯이 화대를 지급받을 정도로 나름 '대우받은' '매춘' 노동자라는 것과 충돌하지 않을까, 그래서 부당한 국가폭력이라는 것이 희석되지 않을까하는게 기존의 제 생각이었는데... (문옥주 할머니의 사례 처럼 화대 지급이 기록상으로만 되어있고 실제론 아니었던 경우도 있었으니 기록상의 화대와 괴리되는 부분때문에 뉴라이트의 주장 자체가 오히려 문제투성이일 것이란 생각도 들고요)  화대라는 것 자체로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수 있다는 것에 대해 조금만 더 말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가분 2016.02.15. 20:21답글
    자와히리  주신 링크는 생각의 여지를 남겨주는군요.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예외적인 사례로 보입니다. 더군더나 지금 걸려 있는 문제는 이미 국제법상 일본이 법적보상을 한것으로 되어버린 65년 한일협정입니다.

    매춘부나 화대 이 부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박교수가 인용한 증언만 해도 대다수가 성매매 여성출신이 아니었고, 성매매를 바라고 간 것이 아니었으니 이 부분을 분명히 해아 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을 두고 화대를 받지 않았다, 성매매 여성이 아니었다, 라는 식의 반론만으로 초지일관하는 것은 피해의 외연을 오히려 축소시키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인신매매'와 '강요된 성매매'의 구조를 가진 위안소에서 벌어진 일들(금전갈취, 폭행, 강간, 낙태, 윤간 등등)에 대해서 어떻게 피해여성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설사 성매매 여성 출신이었던 위안부라 해도 폭행과 위안소에서 있었던 참상을 당해선 안되었다는 것이죠. 위안소도 '표면상'으로는 군이 민간에 위탁한 성매매 업소였습니다. 그러나 말씀대로 민간인이라는 군속이 군과의 유착 등이 만연하므로 그 같은 민간/군 구별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고 업자와 군에 의해 인신이 구속된 상태에서 위안부들이 화대(?)를 받는 형태로 생존해야 했다면, 그것은 그것은 성매매를 빙자한 집단윤간이자 집단성폭행이지 보통의 성매매와 다르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물론 박유하 교수님이 이 부분에서 선명하지 못했고 업자의 책임과 군의 책임을 기계적으로 분리하려 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본인도 그걸 나눌 수 없다는 사례를 책에서 가져오는데 잘 납득이 안갑니다. 그러나 이렇듯 쟁점에 대한 이해의 어긋남이 어디에 있느냐를 짚는 것은 그의 말대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일본인들은 성매매 업소의 형태를 취했던 위안소의 표면만을 보고 '위안부 문제는 과장되었다'고 물타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쟁점은 법적보상만이 진짜 사과이고, 정부차원의 정치적 보상과 총리담화는 가짜사과냐는 건데. 저는 이 논의구도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기금에 참여했던 문제해결을 바랬던 사람들에 대한 몰이해이기도 하고요. 법적보상에 구애된다면 법리상의 세부사항부터 시작해서(65년 한일협정이 유효하냐 아니냐) 여러 양상으로 존재한 위안부에 관한 세부사항에 천착해야 할 것인데(가령 자발적이었느냐 아니었느냐, 어떤 경위로 갔느냐, 금전적 보상을 받았느냐 아니었느냐), 저는 피해자 대부분이 별세하신 지금 상황에서 이것이 시간상으로 과연 유효한 논의인지에 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오히려 출신과 배경 그리고 위안소에 이르게 된 과정여하를 막론하고 피해자 모두가 사과를 받고 포괄적으로 보상을 받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물론 개별적으로 더 참혹한 일을 당했으니 피해보상과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보상은 별개로 병행한다, 라는 접근은 유효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것이 국가 대 국가 차원의 협상을 부정할 사항 역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즉 박교수의 저서는 국가 대 국가, 네이션 대 네이션의 차원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해결과정을 제안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대 국민에 대한 마음을 열 필요가 있다고 봐요. 분명 일본에는 여전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고, 식민지와 제국주의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야만 일본 내에서도 인식전환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전문분야가 아닌 법적책임의 쟁점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요.
  • 소피아 2016.02.15. 21:23답글
     
  • 소피아 2016.02.15. 21:23답글
    두 분 다 멋지십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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