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8

<연재>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3

<연재>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유익한 지원과 유해한 지원~ 3 식량은 실제로 어떻게 조달되고 있는가 이시마루 지로 | NorthKorea Report



<연재>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유익한 지원과 유해한 지원~ 3 식량은 실제로 어떻게 조달되고 있는가 이시마루 지로
2017/5/31
경제, 사회/인권, 전체기사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에서 지원된 옥수수를 나르는 ‘양정 사업소’ 직원들. 2008년 9월 평양시 교외의 강동군에서 장정길 촬영(아시아프레스)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1>>>


북한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여전히 열악하다는 것은, 각종 통계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한 정보 등으로 볼 때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식량원조 관련 국제기구의 상주를 허락하면서 북한 당국이 그것을 부정하고 있지 않는 것도 분명하다. 또 북한은 국민의 ‘영양 상태만 나쁜’것은 아니다. 의료보건, 위생, 음료수, 전기, 통신, 교통, 가정용 연료 등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최소한의 인프라조차도 정권은 충분히 제공하지 못해 많은 주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


국제사회는 물론 한국도 오랜 기간 지원을 해왔지만, 현재 상황이 크게 개선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 식량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또한, 투명성이 크게 결여되고 부정부패가 만연한 ‘취약국가’ 북한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원조가 바람직한 것인가? 아니면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인가에 대해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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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다양화된 식량 입수 방법을 분류한다


◆ 배급제도의 마비로 분화된 식량조달 방법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 일찍이 주민의 영양섭취의 주 원천이었던 식량배급제도는 이제 그 기능 대부분을 상실해버렸다. 그리고 지역, 계층, 직장, 조직에 의해 진행되는 식량입수방법, 그 질과 양에도 큰 차이와 다양성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국민 대부분은 배급 식량에 의존하지 않고, 상행위나 자기 노동력을 파는 것으로 현금 수입을 얻어 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해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민중의 식량 접근 방법이 다양화되고 있음에도 국제사회의 식량 원조 방법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고 있다.


90년대 후반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기의 사회 대혼란 이후, 막대한 식량원조가 외부세계로부터 북한으로 들어왔다. 그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절대량의 부족을 원조로서 보충한다’이었다. 즉 ‘필요량-절대량=지원해야 할 양’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부터 나온 수치가 발표 돼, 세계에 북한으로의 원조를 호소해 온 것이다.


그리고 이 방식은 북한의 배급 시스템을 보완(또는 복구)하자는 것이었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 식량원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WFP(세계식량계획) 등의 지원 방법의 대부분이 현재도 이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물론, 유아나 임산부 등 약자 대상의 계획도 실행되고 있다)

다음 페이지: 식량 조달방법의 분류. 사람들은 어떻게 식량에 접근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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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실조에 걸려 병원에 집단 이송 중인 인민군. 2011년 6월 평안남도에서 아시아프레스



◆ 식량 조달방법의 분류. 사람들은 어떻게 식량에 접근하고 있는가

A’우선배급대상‘

현재의 북한에서 국가에 의한 식량공급 시스템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것은, 정권이 체제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최고 중요한 조직, 기업, 계층, 지역에 대해서일 뿐이다. 이 ‘우선배급대상’은 인구(※)의 20%정도라는 것이 필자의 추정이다. 정리해보자.

조직…군대, 경찰(보안부), 국가안전보위부(비밀경찰), 노동당과 당산하의 조직 일부, 행정기관 등

산업…군수산업과 기간 기업소 중 일부. 예를 들면 우량탄광・광산 등으로, 국가가 가동하는 것을 최고 중요시하고 있는 기업소의 노동자이다. (부양가족에 대한 배급은 거의 없다)

계층…간부, 고급인텔리
지역…평양의 주민

평양에서 탈북한 백창룡씨의 증언에 따르면 ‘100% 배급을 받아도 부족하기 때문에, 장사를 한다’는 것이 평양의 평균적인 현상이고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보위부원, 보안부원, 군의 중견 이하 장교들의 배급은 본인 분밖에 나오지 않아 가족 분은 각자가 시장에서 현금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에 의한 식량공급 시스템의 대상인 군대에 영양실조가 만연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력과 어울리지 않는 100만이 넘는 병력으로 공급의 절대량이 부족한데다 군 상층부에 의한 횡령과 부정 유출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프레스 취재팀에 의한 인민군 병사 취재 2011년, 2013년)

체제유지를 위해 가장 중시해 온 이 핵심부분에 대해서조차, 김정일 시대부터는 식량배급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돼 ‘우선배급대상’ 가운데에서도 심각하게 영양 상태가 나쁜 사람이 많은 것이 실정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군대, 군수산업의 노동자이다. 어설픈 배급이 있기 때문에 시장으로의 접근이 제한돼버린 것이 그 이유이다.

군수산업 노동자 대부분은 안보상의 비밀 유지 목적으로 공장 지역 외에는 출입이 제한돼 있어 시장에서의 장사 활동에 통제를 받는다. 따라서 시장 활동을 통해 현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빈곤한 식생활을 강요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우선배급대상’의 식량확보 방법은 다음과 같다.

ⅰ국가나 기업소・기관에 의한 배급.
ⅱ시장에서 현금으로 구입.
iii 마당이나 비농지 등에서 자가 재배.
(비농지란, 개인이 관공서와 기업소에 돈을 주고 농사를 짓는, 주로 산비탈에 위치한 좁은 땅)

B ‘배급 단절 그룹‘

식량배급도 월급도 전혀, 혹은 거의 나오지 않는, 주로 도시주민들이다. 많은 일반 국영기업소의 노동자, 교원과 철도원, 병원직원 등 공공서비스 종사자도 대체로 여기에 포함된다. 가족까지 포함, 인구의 40~5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주로 장사행위와 노동력을 팔아 현금을 얻고 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하는, 북한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그룹이다. 식량 확보 방법은 다음과 같다.

ⅰ 시장에서 현금으로 구입.
ⅱ 마당과 비농지 등에서 자가 재배.
다음 페이지: C 협동농장원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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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협동농장원 세대

한국 통계청의 추정에 의하면 총 인구의 37%이다.(2008년) 식량확보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ⅰ 농장에서 수확 후의 분배.
ⅱ 시장에서 현금으로 구입.
ⅲ 마당, 비농지 등에서 자가 재배.
ⅳ 농장의 수확물을 훔쳐 은닉한 것.

농민은, 직업적으로는 북한 사회에서 최하층의 대우를 받고 있다. ‘우선배급대상’에 대한 식량 공급자로, 과도한 징발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식량 생산자이면서도 식량 사정이 나쁘다. 분배는 간단하게 말하면 수확 후 국가에 규정분을 거둔 후의 농민의 몫이지만, 2013년까지 ‘분배 제로’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국가의 영농자재(농기구, 비료, 농약, 비닐 등)의 공급이 나쁘기 때문에 농장원이 자기 부담으로 시장에서 구입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많다.

※2014년부터 협동농장의 운영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 ‘분조 관리제, 포전 담당제’를 골자로 한 영농 방식이 실시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언급하고 싶다.

◆ 정권에 의한 식량 확보

‘우선배급대상’에 대한 배급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식량을 조달해야 한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협동농장의 생산에서의 상납분.
2 각 기업소나 기관이 경작하는 논밭 생산분.
3 군이나 경찰 등 권력 기관이 보유한 ‘부업지’로 불리는 논밭 생산분.
4 수입.
5 국제사회로부터의 원조.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에 식량 원조를 바라는 것은, 1~4에 의한 ‘우선배급대상’에 공급할 식량이 확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배급대상’에 공급되는 식량은 ‘국가 보유 식량’이다. 반대로 시장 등에서 팔리는 식량은 ‘민간 보유 식량’이다. 전자는 싼 국정 가격으로 배급되고, 후자는 시장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

국가 권력이라 할지라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민간 보유 식량’을 강탈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생산자인 농민이 수탈의 표적이 돼 왔다. 북한 정부가 자주 언급하는 ‘식량 문제 해결’은 ‘국가 보유 식량’의 부족 문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계속)

※북한의 인구는 약 2498.5만 명(2013년 UN경제사회국 인구부)이라는 추정치가 있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90년대 아사자 발생을 숨기기 위해 북한 당국이 과대신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

※참고: 2012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은 139,276달러(전년 대비+10.9%) (출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북한의 대외무역 동향)

※각종 구금 시설에서 수용자에 의해 생산되는 농산물도 상당한 양이라고 생각된다. 실례로 평안남도 증산 교화소의 경우 보안부(경찰)가 관할하고 있으며 수용자 7,000명(추정)이 농사에 강제 동원되고 있다. 생산물은 보안원의 배급에 들어가거나 시장에 판매되기도 한다. (북한내부로부터의 통신, 림진강 일본어판 제4호 ‘탈북난민은 북한 송환 후 어떻게 취급되는가’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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