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석 - 댓글로 쓴 건데 일반론으로도 의미 있을지 몰라 옮겨본다. 1, 중국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한다는 점은...
손민석
17 May at 17:09 ·
댓글로 쓴 건데 일반론으로도 의미 있을지 몰라 옮겨본다.
1, 중국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한다는 점은 사드배치 철수 등으로 이미 표면화되었으며 그에 대해서는 이미 인정하시리라 봅니다. 현재까지 중국이 주한미군의 확고한 주둔에 대해 달리 언급한 바가 없는 이상, 그리고 계속해서 중국 - 북조선과의 대화 속에서 주한미군의 위치를 놓고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정보가 유입되는 이상 중국이 계속해서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은 굳이 고칠 필요가 없는 전제입니다. 문제는 북조선이 이러한 중국의 이해관계와 배치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입장을 밝혀오다가 기존의 입장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며, 그것이 시진핑과의 대화 이후에 일어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역시나 중국의 이해관계를 북조선이 아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다시 말해 핵심은 주한미군에 대한 북조선의 입장이 기존과 다르다는 확고한 시그널이 없어져버렸다는 것이고, 그것이 중국과의 회담 이후에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을 너무 무시하시는데 중국은 지금 이 정세에 얹혀갈 정도로 협력모드를 취하는 게 아닙니다. 잠깐 북조선이 중국을 배제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게 판단하시는 것 같은데, 중국은 이미 북조선에게 우리야말로 너네의 뒷배라고 언명했고 북조선도 미국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중국을 끌어들이며 그걸 과시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북조선이 중국을 끌어들였다면 중국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킬 문제를 북미회담에서 제안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지요.
2, “북조선에게 제재는 괴로운 것이지만, 그걸 못버텨서 협상 테이블로 뛰쳐나온 건 아닙니다”라는 말의 근거는 뭔가요?
우리는 그것에 대해 판단할 정도의 정보를 손에 쥐고 있지 못합니다. 북조선 내부의 정보를 그리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북조선의 지도부 외에는 없을 겁니다. 정말 정직하고 솔직한 답변은 우리는 북조선이 제재 때문에 나왔는지 아닌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북조선의 공식적인 입장은 기존의 핵과 경제의 병행적 발전이라는 노선이 크게 성과를 거두어 핵무장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기에 이제 핵보다는 경제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말씀하신 것처럼 북조선 입장에서는 우리가 패전국도 아닌데 왜 우리를 이렇게 후려치냐고 반발할 수 있지요. 근데 그게 우리의 입장입니까 아니면 북조선의 입장입니까? 지금 우리는 북조선의 핵무기를 놓고 흥정을 하고 있는 겁니다.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는게 가장 합리적일까요?
한국과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북조선이 제재를 견디다 못해 협상테이블로 나왔다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제재로 인해 기어나왔으니 값을 높게 쳐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요. 이건 당연한 겁니다. 한국의 국가 이해관계에 당연히 부합하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북조선은 그에 반해 최대한 협상가를 높게 부르는 것이고요. 지금 이걸 놓고 미국이 무분별하게 행동해 북조선이 반발한다고 해석한다면 흥정의 기본을 잠시 잊으신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누구의 입장에서 흥정을 바라보고 계신 건가요? 한국과 미국이 북핵을 싸게 구입하려고 하는데 거기다 대고 그러다가 판이 깨지면 어떻게 하냐며 값을 후하게 쳐주라고 한다면 그건 누구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건가요?
3, 일본 - 네오콘의 로비와 여론압박은 근거를 찾을 수 없을테니 그냥 무시하겠습니다.
4, 이런 흥정의 관점에서 본다면 북조선의 행위에는 당연하게도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그런 의도가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왜 반영이 되면 안됩니까? 상대의 행위를 최대한 선의에 입각해 해석하는 건 좋은 습관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저도 미국이 북조선의 핵기술자 전부를 해외로 이전할 것을 요구한다든지(오보로 판명났습니다만) 그런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북조선이 내부를 수습할 수 있을 정도로는 보장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북조선의 기존의 주장인 핵보유국 - 핵군축이라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그걸 반영시키려는 것으로 볼 여지가 매우 많습니다. 동등한 협상을 주장하시는데, 왜 “동등”해야 합니까? 누구를 위한 동등입니까? 동등이라니요. 우리는 지금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북조선이 동등하게 미국도 핵을 포기하라고 하면 그걸 받아야 합니까? 누구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지를 잠시 망각하신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좀 듭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북조선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미국과 대등하게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게 아니라, 북조선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일방적인 비핵화입니다.
5, 위에서 충분히 해명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우리의 입장은 북조선이 절대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중심에 놓고 사태를 본다면 동의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계속 논의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 말해보자.
주한미군의 철수는 사실 한미관계라는 관점 외에도 주일미군, 중국 등을 넣어서 생각해야 하는 문제인데 한국 보수진영이 이 문제를 거의 국가안보와 반역의 차원으로 다뤄버리니까 약간 문제가 생기는 건 사실이다. 나는 주한미군이 철수하는게 좋지 않다고 보지만, 사실 북미회담이든 무슨 회담이든 주한미군 철수 자체를 의제로 못 올릴 이유는 없다. 상황에 따라 주한미군의 철수 혹은 조정이 필요하면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지 변화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한국의 이해관계를 반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을 생각할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이 몇 가지가 있는데 크게 보자면 1.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2. 주일미군의 성격 및 일본의 재무장, 3.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그에 따른 주한미군의 성격 규정이 있다.
1에 대해 말하자면 냉전의 종식 이후 미국은 군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군의 규모 자체를 줄여나가는 작업을 계속 진행해왔다. 1990년 당시 200만을 헤아리던 미군은 2003년 141만명으로 무려 30%나 줄었으며, 2017년에도 10~20만 줄어든 수준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주둔 미군 규모도 줄어들어 1990년에서 2003년까지 51만명에서 20만 5천명으로 줄었으며 지금까지 대략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거기서 한국에 2만8500명, 일본에 5만2000명, 독일에 3만8000명 등으로 상대적으로 동아시아에 상당히 많은 미군이 편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예전부터 기동력을 높여 신속기동여단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맥락 위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한국내 반한감정의 고조와 맞물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는 움직임이 미국 보수 논객을 중심으로 일어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주둔 미군의 축소는 미국의 군사력 재편이라는 전체적인 관점 하에서 이뤄지는 작업이기에 무조건적인 한국에의 주둔을 주장하기도 애매하다.
왜냐하면 주한미군의 축소 및 성격 변화는 2, 주일미군의 성격 및 일본의 재무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재무장은 미군의 부담을 줄여주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아베의 숙원이기도 했지만 미국 입장에서도 미군의 공백을 일본이 메워주는 건 매우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자꾸 미국이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한국에게 요구했던 것인데, 지금의 상황에서는 미국이 일본의 재무장보다는 북조선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3,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을 전략적 중추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전진기지로 볼 것인지에 따라 주일미군과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이것은 다시 한번 거슬러 가자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국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정해지고, 그에 따라 주일미군과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며, 결과적으로 주한미군의 성격이 결정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주한미군의 축소 혹은 철수의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데 현재까지의 상황 속에서 보여진 미국의 입장은 중국을 완전히 적대시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마도 그런 판단 속에서 북조선 문제를 처리하려 하고 있으며, 일본의 재무장에 약간의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주한미군의 철수를 미국이 고려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아무튼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주한미군 문제에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까지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물론 전문가들은 다르게 보고 있지만, 자꾸 미군이 철수하네 마네 차원의 문제로 환원시켜서 말을 하고 있어서 아쉽다. 마르크스주의 계열의 좌익들은 이 문제에 있어서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게 옳은지 계급론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북조선의 자본주의화를 추진하는 방향이 옳지 않은가 싶다. 그래야 한국의 반공주의도 어느정도 허물 수 있고 그에 따라 노동계급의 정치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걸 추진할 세력이 없기는 하지만..
3, 일본 - 네오콘의 로비와 여론압박은 근거를 찾을 수 없을테니 그냥 무시하겠습니다.
4, 이런 흥정의 관점에서 본다면 북조선의 행위에는 당연하게도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그런 의도가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왜 반영이 되면 안됩니까? 상대의 행위를 최대한 선의에 입각해 해석하는 건 좋은 습관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저도 미국이 북조선의 핵기술자 전부를 해외로 이전할 것을 요구한다든지(오보로 판명났습니다만) 그런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북조선이 내부를 수습할 수 있을 정도로는 보장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북조선의 기존의 주장인 핵보유국 - 핵군축이라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그걸 반영시키려는 것으로 볼 여지가 매우 많습니다. 동등한 협상을 주장하시는데, 왜 “동등”해야 합니까? 누구를 위한 동등입니까? 동등이라니요. 우리는 지금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북조선이 동등하게 미국도 핵을 포기하라고 하면 그걸 받아야 합니까? 누구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지를 잠시 망각하신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좀 듭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북조선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미국과 대등하게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게 아니라, 북조선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일방적인 비핵화입니다.
5, 위에서 충분히 해명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우리의 입장은 북조선이 절대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중심에 놓고 사태를 본다면 동의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계속 논의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 말해보자.
주한미군의 철수는 사실 한미관계라는 관점 외에도 주일미군, 중국 등을 넣어서 생각해야 하는 문제인데 한국 보수진영이 이 문제를 거의 국가안보와 반역의 차원으로 다뤄버리니까 약간 문제가 생기는 건 사실이다. 나는 주한미군이 철수하는게 좋지 않다고 보지만, 사실 북미회담이든 무슨 회담이든 주한미군 철수 자체를 의제로 못 올릴 이유는 없다. 상황에 따라 주한미군의 철수 혹은 조정이 필요하면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지 변화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한국의 이해관계를 반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을 생각할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이 몇 가지가 있는데 크게 보자면 1.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2. 주일미군의 성격 및 일본의 재무장, 3.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그에 따른 주한미군의 성격 규정이 있다.
1에 대해 말하자면 냉전의 종식 이후 미국은 군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군의 규모 자체를 줄여나가는 작업을 계속 진행해왔다. 1990년 당시 200만을 헤아리던 미군은 2003년 141만명으로 무려 30%나 줄었으며, 2017년에도 10~20만 줄어든 수준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주둔 미군 규모도 줄어들어 1990년에서 2003년까지 51만명에서 20만 5천명으로 줄었으며 지금까지 대략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거기서 한국에 2만8500명, 일본에 5만2000명, 독일에 3만8000명 등으로 상대적으로 동아시아에 상당히 많은 미군이 편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예전부터 기동력을 높여 신속기동여단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맥락 위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한국내 반한감정의 고조와 맞물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는 움직임이 미국 보수 논객을 중심으로 일어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주둔 미군의 축소는 미국의 군사력 재편이라는 전체적인 관점 하에서 이뤄지는 작업이기에 무조건적인 한국에의 주둔을 주장하기도 애매하다.
왜냐하면 주한미군의 축소 및 성격 변화는 2, 주일미군의 성격 및 일본의 재무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재무장은 미군의 부담을 줄여주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아베의 숙원이기도 했지만 미국 입장에서도 미군의 공백을 일본이 메워주는 건 매우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자꾸 미국이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한국에게 요구했던 것인데, 지금의 상황에서는 미국이 일본의 재무장보다는 북조선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3,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을 전략적 중추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전진기지로 볼 것인지에 따라 주일미군과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이것은 다시 한번 거슬러 가자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국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정해지고, 그에 따라 주일미군과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며, 결과적으로 주한미군의 성격이 결정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주한미군의 축소 혹은 철수의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데 현재까지의 상황 속에서 보여진 미국의 입장은 중국을 완전히 적대시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마도 그런 판단 속에서 북조선 문제를 처리하려 하고 있으며, 일본의 재무장에 약간의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주한미군의 철수를 미국이 고려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아무튼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주한미군 문제에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까지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물론 전문가들은 다르게 보고 있지만, 자꾸 미군이 철수하네 마네 차원의 문제로 환원시켜서 말을 하고 있어서 아쉽다. 마르크스주의 계열의 좌익들은 이 문제에 있어서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게 옳은지 계급론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북조선의 자본주의화를 추진하는 방향이 옳지 않은가 싶다. 그래야 한국의 반공주의도 어느정도 허물 수 있고 그에 따라 노동계급의 정치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걸 추진할 세력이 없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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