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30

작은 것들의 신 (무선) | 아룬다티 로이 | 알라딘

작은 것들의 신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 아룬다티 로이 | 알라딘


작은 것들의 신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아룬다티 로이 (지은이),박찬원 (옮긴이)문학동네2016-01-15



























Sales Point : 4,185

8.9 100자평(16)리뷰(19)

책소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권. 1997년 데뷔와 동시에 부커상을 수상한 걸작,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 국내에서 과거 한 차례 출간된 바 있으나, 이번 문학동네판 새로운 번역은 작가가 구사하고 있는 정교한 구성과 치밀한 묘사, 시적인 문체, 언어유희까지 최대한 살려 원작이 지닌 비극적 아름다움을 오롯이 전하고자 했다.

인도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회의 제도와 관습에 의해 한 가족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려낸 이 작품은, 출간 전 16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선인세를 받았고, 출간 후 전 세계에서 4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돼 6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인디펜던트, 선데이타임스, 옵서버 '올해의 책' 등으로 선정되었다. <작은 것들의 신>은 아룬다티 로이의 유일한 소설 작품이다.


목차


1. 파라다이스 피클&보존식품
2. 파파치의 나방
3. 큰 사람 랄타인, 작은 사람 몸바티
4. 아브힐라시 탈키스
5. 신의 나라
6. 코친 공항의 캥거루
7. 지혜 연습장
8. 환영, 우리의 소피 몰
9. 필라이 부인, 에아펜 부인, 라자고팔란 부인
10. 배 안의 강
11. 작은 것들의 신
12. 코추 톰반
13. 비관주의자와 낙관주의자
14. 노동은 투쟁이다
15. 강을 건너다
16. 몇 시간 후
17. 코친 항구 터미널
18. 역사의 집
19. 암무 구하기
20. 마드라스 우편열차
21. 삶의 대가

해설_ 인간의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작은 것들과 큰 것들의 이야기

아룬다티 로이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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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31 때로 죽음에 대한 기억이 죽음에 도둑맞은 삶에 대한 기억보다 훨씬 오래간다는 것은 기이하다.
P. 50~51 이제 와서 돌아보니 자기네 가족이 어려움을 겪은 이 분류라는 문제는, 잼이냐 젤리냐의 문제보다 훨씬 심각했던 것 같다고 라헬은 생각했다. 어쩌면 암무, 에스타, 그리고 그녀가 그런 분류 기준을 벗어나는 최악의 경우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만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도 그랬다. 그들 모두 규칙을 어겼다. 모두 금지된 땅에 발을 들였다. 모두 법을 어겼다, 누구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정해놓은 법칙을. 그리고 얼마나 사랑해야 하는지를 정해놓은. 할머니를 할머니로, 삼촌을 삼촌으로, 어머니를 어머니로, 사촌을 사촌으로, 잼을 잼으로, 젤리를 젤리로 만드는 그 법칙을. 외삼촌이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애인이 되고, 사촌은 죽어서 장례식을 치르던 시절이었다.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되고 불가능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던 시절이었다. 접기
P. 53 사실상 소피 몰이 아예메넴에 오면서 그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는 게 옳을 것이다. 어쩌면 단 하루 만에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 몇십 시간이 모든 삶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그리고 그럴 때 그 몇십 시간을 불탄 집에서 꺼낸 물건들-까맣게 탄 시계, 그을린 사진들, 눌어붙은 가구들-처럼 폐허에서 부활시켜 자세히 살펴봐야만 한다는 것도. 보존시켜야 한다는 것도. 설명해야만 한다는 것도. 작은 사건들, 평범한 것들은 부서지고 재구성된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갑자기 그것들은 한 이야기의 빛바랜 뼈대가 된다. 접기
P. 68 무엇이 암무를 이렇게 ‘위태로운 칼날’ 위에 서게 했는가? 예측불가능한 이런 분위기를 풍기게 했는가? 그것은 내면에서 벌어진 싸움이었다. 하나로 섞일 수 없는 기질. 어머니의 무한한 애정과 자살폭탄범의 무모한 분노. 그것이 마음속에서 커졌고, 결국에는 낮에 그녀의 아이들이 사랑했던 그 남자를 밤에 그녀가 사랑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낮에 탔던 배를 밤에 타도록 했다. 에스타가 앉았던, 라헬이 발견했던 그 배를. 접기
P. 162~163 어떤 것들은 그 자체에 벌이 딸려 있다. 붙박이 옷장이 달린 침실처럼. 곧 그들 모두 그 벌에 관해 알게 될 것이다. 벌이 각기 다른 크기로 온다는 것을. 어떤 벌은 침실의 붙박이 옷장처럼 너무나 크다는 것을. 평생을 그 안에서, 어두운 선반 사이를 헤맬 수도 있다는 것을.
P. 245~246 그 짧은 순간, 고개를 들자 벨루타는 그전까지 본 적이 없었던 것을 보았다. 너무나도 까마득하게 한계를 벗어나 있었던 것들, 역사라는 눈가리개에 가려져 있어 보기 힘들었던 것들을. 간단한 것들. 예를 들면, 라헬의 어머니가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미소를 지을 때면 깊게 볼우물이 패고 눈에서 미소가 사라지고도 오래도록 남아 있다는 것을. 그녀의 갈색 팔이 둥글고 탄탄하고 완벽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어깨는 빛이 났지만 눈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본다는 것도. 그녀에게 선물을 줄 때 이젠 더이상 자신에게 손이 닿지 않도록 손바닥 위에 올려서 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배와 상자. 작은 풍차. 그만이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님도 알았다. 그녀 역시 그에게 줄 선물이 있음을. 이러한 깨달음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단번에 그를 베었다. 차갑고, 또한 뜨거웠다. 한순간의 일이었다. 접기
P. 319 ‘위대한 이야기들’은 이미 들은 것이고 다시 듣고 싶은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든 이야기로 들어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스릴과 교묘한 결말로 현혹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내용으로 놀래키지도 않는다. ‘위대한 이야기들’은 지금 사는 집처럼 친숙하다. 혹은 연인의 살냄새처럼. 결말을 알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귀기울인다. 언젠가 죽을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위대한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누가 살고, 누가 죽고, 누가 사랑을 찾고, 누가 사랑을 찾지 못하는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또다시 알고 싶어한다. 접기
P. 365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그 일을 기억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합리하다.
P. 461 더 나중에도, 이날 이후 이어진 열세 번의 밤 동안에도, 본능적으로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 ‘큰 것들’은 안에 도사리고 있지도 않았다. 자신들에게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미래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
더 자라면서 암무는 이 차갑고 계산적인 잔인함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부당함을 용서하지 않는 고결한 판단력을, 그리고 ‘누군가 큰 사람‘에게 평생 괴롭힘을 당해온 ‘누군가 작은 사람‘에게서 나타나기 마련인 고집스럽고 무모한 성격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다툼이나 대립을 피하기 위한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그러한 것을 찾아냈고, 어쩌면 즐기기까지 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접기 - 책읽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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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진정한 야심을 가진 소설이라면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해야 하는데, 바로 이 작품이 그렇다.
- 존 업다이크 (시인 겸 소설가, 퓰리처상 수상작가)

아룬다티 로이는 놀라울 정도로 능란하게 언어를 다룬다. 어휘와 이미지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결합하고 뒤틀리며 곡예사처럼 페이지에서 페이지로 재주를 넘는다. 독창적인 에너지와 진정성이 가득한 이야기 방식에 독자는 끊임없이 놀라고 매혹된다.
- 워싱턴 포스트

이렇게 효과적으로 국적과 카스트와 종교라는 옷을 잘라내고 인간성의 적나라한 뼈를 드러낸 책도 드물다. 충격적인 소설이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작은 것들의 신』은 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전 비극이다. 아룬다티 로이는 이 작품으로 오늘날 인도 문학에 어울리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 인디펜던트 (미국)

큰 것들을 향한 고요한 싸움

- 김남희 (도보여행가)

감각으로 남는 소설
- 이슬아 (작가, 〈일간 이슬아〉 발행인)

생명으로 가득 찬, 정교한 보석처럼 반짝이는 묘사들을 읽고 있자면, 작가가 5년 동안 아주 조금씩 이 소설(그녀의 첫 소설이자 마지막 소설)을 써나갔다는 사실이 실감된다.
- 한강 (소설가)




저자 및 역자소개
아룬다티 로이 (Arundhati Roy)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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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소설가, 수필가, 사회활동가. 1961년생. 케랄라주 시골에서 빈곤과 계급, 남녀 차별을 겪으며 성장기를 보냈다. 델리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건축가, 시나리오 작가,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1997년 펴낸 첫 소설 『작은 것들의 신』으로 맨부커상(1997)을 받았고, 이 소설은 전 세계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인도의 핵무기 개발, 대형 댐 건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소수자 탄압과 카스트 제도 등에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며 글쓰기로 정치적 투쟁을 활발히 해왔다. 『민주주의에 관한 현장 노트-메뚜기를 듣다』, 『자본주
의-유령 이야기』, 『동지들과 함께 걷기』, 『말할 수 있는 것, 말할 수 없는 것』(공저), 『상상력의 종말』등 여러 논픽션을 썼다. 2017년에는 두 번째 소설 『지복의 성자』를 출간했다. 2002년 래넌 재단이 수여하는 ‘문화의 자유 옹호상’을 수상했고 2015년 ‘ 암베드카르수다르상’과 ‘마하트마조티바풀상’을, 2020년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수상했다.

ⓒMayank Austen Soofi 접기

수상 : 2020년 이호철통일로문학상, 1997년 부커상
최근작 : <박사와 성자>,<지복의 성자>,<작은 것들의 신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 총 177종 (모두보기)

박찬원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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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을 전공했다. 『반 고흐의 마지막 70일』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반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 『반 고흐의 귀』 등 다수의 반 고흐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고, 『환상의 미술』 『어둠의 미술』 『여기, 아르테미시아』 『나의 절친』과 같은 미술서를 비롯해 『고딕 이야기』 『펠리시아의 여정』 『아르카디아』 『지킬박사와 하이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문학작품을 번역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단 하나의 소설로 부커상을 거머쥔 아룬다티 로이의 걸작
카스트제도에 짓밟힌 작은 존재들의 비극적인 사랑

1997년 데뷔와 동시에 부커상을 수상한 걸작,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번으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 과거 한 차례 출간된 바 있으나, 이번 문학동네판 새로운 번역은 작가가 구사하고 있는 정교한 구성과 치밀한 묘사, 시적인 문체, 언어유희까지 최대한 살려 원작이 지닌 비극적 아름다움을 오롯이 전하고자 했다.
인도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회의 제도와 관습에 의해 한 가족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려낸 이 작품은, 출간 전 16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선인세를 받았고, 출간 후 전 세계에서 4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돼 6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인디펜던트, 선데이타임스, 옵서버 ‘올해의 책’ 등으로 선정되었다. 『작은 것들의 신』은 아룬다티 로이의 유일한 소설 작품이다.

작은 존재의 대변인, 아룬다티 로이
아룬다티 로이는 약 5년간 집필한 이 소설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페미니즘, 환경 문제부터 인도와 주변국의 정치 문제, 나아가 세계화에 따른 신제국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에 대해 강렬한 목소리를 내는 사회운동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탁월한 문체와 날카로운 지적 감수성을 지닌 사상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그녀는 라난 재단의 문화자유상, 시드니 평화상, 노먼 메일러 집필상을 수상했으며,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대개의 데뷔작이 그렇듯 『작은 것들의 신』도 아룬다티 로이의 삶을 투영한 반(半)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속 등장인물 설정에서부터 이야기의 사회문화적 배경까지 상당 부분이 아룬다티 로이의 삶과 겹쳐진다. 아룬다티 로이는 『작은 것들의 신』에 대해 “이 소설은 나의 세상이며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 또한 이 소설은 장소나 관습에 관한 것이 아니라 들과 땅과 공간에 관한 것이며, 어떤 특정한 사회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간 본성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라타니 고진은 소설이 아닌 에세이와 비평으로 방향을 튼 그녀의 행보에 대해 “로이는 문학을 버리고 사회활동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학을 정통으로 계승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여성, 아이, 파괴되는 자연 등 지구상의 작고 연약한 존재들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아룬다티 로이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시선, 그리고 문학의 본질에 대한 정수가 이 작품에 담겨 있다.

아름답게 파열된, 매혹적인 이야기
1969년 인도 케랄라 아예메넴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단 하루 만에 모든 것이 바뀐’ 한 가족의 비극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축을 오가는 초반 대여섯 페이지에서 정신적으로 이어져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 에스타와 라헬의 탄생, 영국에서 놀러왔다가 사고로 익사한 외사촌 소피 몰의 장례식, 경찰서에 갇힌 벨루타, 그를 구하고자 진실을 밝히려는 암무 등 앞으로 전개될 주요 사건이 조감도처럼 공개되나 하나의 풍경처럼 제시될 뿐이어서 오히려 궁금증만 커지고 만다. 도대체 이들 가족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작은 것들’은 무엇이며 ‘작은 것들의 신’은 누구인가 혹은 무엇인가.
건축을 전공했고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이력을 반영하듯 아룬다티 로이는 사건의 파편을 하나씩 공고하게, 그리고 마치 스릴러처럼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짜맞춰간다. 시리아 정교도와 힌두교도, 불가촉민과 가촉민, 남자와 여자, 영국 문화와 인도 문화, 과거와 현재, 큰 것과 작은 것, 삶과 죽음 같은 다양한 대립축을 세우고 하나의 조각처럼 제시되는 경험이 쌓이면, 우연히 혹은 어쩌다 겪게 되는 사건처럼 보이는 경험이 쌓이면, 불가피했다고 볼 수 없는 커다란 사건이, 사랑이, 죽음이 드러난다.
‘지구 여인’의 눈이 한순간 깜빡인 것일 뿐일 23년이라는 시간의 경계를 오가는 복합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아룬다티 로이는 누가 사랑받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랑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사랑받아야 하는지를 규정짓는 ‘사랑의 법칙’이라는 규범과 관습의 잔인함을 폭로하고 모든 권위적인 질서에 사랑으로 대항한다. 한 사람의 삶, 미래, 사랑과 죽음은 거대한 질서나 통념, 사회적 체면 같은 ‘큰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이 행한 ‘작은 것’이 서로에게 맞물려 돌아간다는 것을, ‘누구에게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룬다티 로이는 이 작품을 통해 핍박받는 자들의 대의를 대변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긍정하고 위무하는 인간의 ‘작은 힘’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격변의 시기를 사랑으로 맞서다
아룬다티 로이는 이 작품에서 카스트제도에 억압받는 불가촉민과 남성중심적 분위기에 억눌린 여성의 삶을 두 ‘작은 존재’의 결합이라는 방식으로 강렬하게 그려낸다. 불가촉천민인 파라반들은 뒷걸음질치며 자신들의 발자국을 지워야 했고, 가촉민의 집에 발을 들일 수도 그들이 만지는 것에 손을 댈 수 없었으며, 상대에게 오염된 숨결이 가지 않도록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말해야만 했다. 가촉민이라 해도 여성에게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도덕적으로 올바른 여인에게만 긴 머리가 허락된 땅에서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은 남성 임금의 절반을 받았고, 상속권이 없기 때문에 있을 권리가 없는 곳에 머무르거나 폭력을 당해도 인내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통념을 깨고 손재주가 뛰어나 인정받는 파라반인 벨루타 그리고 이혼 후 친정에 얹혀살게 된 암무는 사랑에 빠진다. 자신들에게는 갈 곳이 없음을 아는, 자신들의 운명은 부서지기 쉬운 약한 것임을 아는, 약속할 수 있는 미래란 ‘내일’뿐인 벨루타와 암무는 본능적으로 ‘작은 것들’에 집착한다. 이들의 사랑은, 누명을 쓴 벨루타가 경찰에게 두들겨 맞아 죽으면서 그리고 암무가 집에서 쫓겨나 홀로 외롭게 죽으면서 끝나지만, 그들이 함께한 아름다운 저항의 순간만큼은 반짝이는 구슬알처럼 이야기 곳곳에 알알이 남아 있다.
아룬다티 로이는 말라얄람어를 곁들이고 아이들 특유의 유머와 어법을 섞으며, 색채의 마술을 부리듯 이미지를 묘사하는 식의 독특하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사랑과 상실에 대한 이야기의 결을 짜나가며 독자에게 이런 물음을 던진다. ‘사랑의 법칙’이 그때 그곳의 질서만 규제하느냐고. 모든 ‘큰 것’에 맞서는 원리로서의 사랑은 여전히 존재하느냐고. 인도 사회뿐 아니라 사랑이 존재하는, ‘사랑의 법칙’이 지배하는 모든 시대에 대한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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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영어 공부를 한다. 책만 펴면 얼마나 졸리는지. 순식간에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게 된다. 너무 졸려서 자리에서 일어나 서가를 돌아다닌다. 매해 벽두마다 두근두근 심정이 되지 않기 위해 나는 뭘 준비해야 하나. 딥시크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고용되지 않고 나 자신을 고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제 막... 더보기
단발머리 2025-02-18 공감 (3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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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4-15 공감 (25) 댓글 (9)



얼마 전 다락방님의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리뷰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전에 읽다가 도중에 포기한 책이라서 더 관심이 갔다. 앞부분만 읽었지만, 하루키를 인터뷰했던 젊은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가 그의 왕팬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하루키의 작품을 오랫동안 깊이 있게 읽어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읽던 도중, 하루키 작품을 좀... 더보기
단발머리 2020-05-01 공감 (37) 댓글 (8)


평점
분포

8.9




문장을 하나씩만 뜯어보면 정말 아름다운데, 문장이 모이는 순간 글이 흩어진다. 번역이 문제인 것 같다. 너무 아쉽다.
오늘도 맑음 2017-07-31 공감 (1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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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인도 남부를 배경으로, 부모 자식의 이야기와 연인의 이야기가 뒤엉켜 펼쳐진다. 제국과 독립한 식민지의 이야기. 벗어날 수 없는 남성 우월주의와 카스트의 테두리 이야기. 오해와 실수와 불행의 이야기. 시적인 문장과 아름다운 묘사들.
벌새 2016-06-06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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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도 한 단어도 지나칠 수 없는 너무 아름다운 문장으로 쓰여진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제가 원래 리뷰 안 쓰는데요, 안 쓸 수 없었어요~^^
리젤 2017-07-15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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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장: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그 일을 기억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합리하다.˝
하지만, 이 문장 앞에서, 그것이 누구든, 잠자코 듣고만 있을 수 있을까.
제유 2019-03-1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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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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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작은 것들의 신

인도인들의 삶의 굴레가 촘촘히 얽힌 가운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아픔이 잘 나타나는 책. 아름다운 인도 지방을 배경으로 온갖 인습에 고통을 당하면서도 삶의 작은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 아름다운 소설이다.
노을 2022-07-05 공감(2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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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작은 것들의 신 (반양장)

소설을 읽는 동안 인도 남부의 뜨겁고 축축한 공기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라헬이기도 했다가 에스타였다가 암무였다가 벨루타이기도 했다.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나같이 모두 불쌍하다. 심지어 베이비코참마까지도.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이토록 안쓰러운지. 산다는 것은 이다지도 힘겨운 일인지.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채로 있을 수 없는. 그러나 그것을 그려내는 문학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물고기 2016-12-1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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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작은 것들의 신>



‘더 나중에도, 이날 이후 이어진 열세 번의 밤 동안에도, 본능적으로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 ‘큰 것들’은 안에 도사리고 있지도 않았다. 자신들에게는 살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미래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4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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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룬다티 로이의 첫번째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소설 그리고 1997년 부커상 수상작. 드디어 완독에 성공했다. 인도의 시골마을 아예메넴이 배경이며 암무와 그녀의 쌍둥이 아이들 에스타와 라헬이 중심인물이다. 영국에서 놀러온 사촌 소피 몰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을 둘러싸고 시간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섞여드는 가촉민-불가촉민, 여성-남성, 영국-인도 등 다양한 대립쌍들이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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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뷰에서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쓴 것 같은 소설’이라는 평을 보았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 아룬다티 로이만의 언어. 그녀가 5년동안 계속해서 엮어간 실들이 한 뭉치의 온전한 타래가 되었다.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지만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드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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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도 미래도 없으니 다만 ‘작은 것들’을 붙잡을 수밖에. 사랑할수밖에.




https://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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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북스 2019-07-1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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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을 읽고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인간의 고민은 사소한 것에 불과하고, 우주의 규모를 따진다면 인간의 부질없음은 더욱 대두된다. 인도는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그건 인도의 역사에 있어서 불행한 사건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여러 커다란 사건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수많은 인간을 휘두르고 인간의 방향키를 옮긴다.

그럼에도 커다란 변화와 불행이 나의 작은 불행을 무감각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인간의 삶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느껴지며 같은 무게를 지니고, 계급이나 경제상황, 여러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더 의미 있거나 귀중하지는 않다. 작고 사소한 개인의 삶도 그에게는 영원이고 전부이며,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다. 우주의 크기는 개인의 크기와 동일하다. 인식되는 범위와 나의 고통, 행복이 곧 우주의 고통이자 행복이며 누구도 그를 쉽게 재단할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

인간은 모두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불행한 개인은 불행을 벗기기 위해 타인의 불행을 끌어온다. 불행한 누군가를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고, 행복한 누군가를 바라보며 억울해한다. 타인과 관계하고 마음의 상대적 크기를 가늠하는 한 인간은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카스트제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독교를 믿어야 한다. 하지만 기독교 안에서도 그들은 차별을 받으며 카스트 제도의 보조마저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고난을 떠나 새로운 고난에 빠진 것과 다름이 없다.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의 쓰임 역시 제도를 떠나 만인의 평등을 추구하기 위함이었으나 제대로 활용되지도, 평등해지지도 않았다. 성차별과 제도의 차별 속에 낮은 계급, 그 안에서도 여자는 더더욱 당연한 불평등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역사도 중요하고 세상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한 건 개인의 역사가 되는 각자의 삶과 사랑이다. 개인의 사랑과 삶이 역사와 세상의 기준에 먹혀 사라진다면 그건 바르지 않다. 세상이 무엇이든, 계급이 무엇이든, 인간을 평가절하하고 나누어 분류할 자격을 갖추진 않았다. 작은 것들은 작은 채로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비겁하고 타인을 분류해 집어넣는다. 그 안에서 큰 것은 작은 것을 지우고, 작은 것은 그보다 더 작은 것을 지운다. 가촉민과 불가촉천민, 그리고 그 개념조차 모른 채 살아간 자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세상은 괴물을 낳고, 괴물은 곧 인간이 되어 자신이 괴물이 된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거울을 볼 생각이 없는 그 괴물은 앞으로도 자신이 괴물인지 알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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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승순 2018-08-26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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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울길 손목서가

날도 좋은 늦은 오후에 영도 흰여울길 문화마을에 갔다. 서울에서 내려온 작은딸이랑. 여러가지 활동을 하며 보람찬 대학 2년을 보내고 올해 3학년이 된다. 전공, 이중전공, 밴드동아리, 근로장학까지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여태껏 고마운 딸. 이런저런 젊은날의 고민도 있을 텐데 별로 내색 않고 씩씩하게 살고 있고 할일도 잘 하며 미래도 스스로 계획하여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어 듬직한 딸이다. 팔불출 다 됐네^^

흰여울길에 가고 싶다고 해서 흔쾌히 동행했다. 그곳 바닷가서점 “손목서가”에서 좋은 책을 발견했다. 표지부터 마음을 끌고 북디자인과 편집이 전체적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건반 위의 철학자’는 3월에 피아노 연주 발표회를 위해 연습하고 있는 아이에게 선물하고 아룬다티 로이의 소설은 나에게 선물. 사려던 책이었는데 마침 여기서 만나 반가웠다. 아이가 치던 피아노가 그동안 오래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제기능을 잃고 거실에서 그냥 붙박이 가구가 되어 버렸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저 아래로 절영해안로 따라 바다가 시시각각 얼굴을 달리하며 색의 향연을 벌였다. 절정이던 해가 바다 아래로 잠기고도 한동안 우리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배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골목마다 길냥이들도 많았는데, 혼자 두고 온 냥이 생각하며 반가움에 또 찰칵찰칵 ^^
내일이면 또 올라가네. 하반기에는 독일로 교환학생 가야하고 이후는 계획하는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보기보다 여리고 예민한 아이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잘해나가는 편이라 다행이다. 늘 네 편이고 무조건 응원한다. 부디 어디서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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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9-02-04 공감 (5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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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와 함께 읽는 인도문학



강의 공지다. 독서모임 아사독에서는 이번 봄학기에 인도문학을 읽는다. 지난해봄 미국문학 강의에서 줌파 라히리를 읽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강의다(대표적인 인도계 작가 살만 루슈디는 예전에 다룬 적이 있어서 제외했다). 강의는 매월 1회(월요일 오전11시-13시)에 비대면(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며 구체적인 아래와 같다(유료강의이며 강의 문의 및 신청은 010-4601-6919 송진숙).




로쟈와 함께 읽는 인도문학




1강 3월 14일_ 타고르, <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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