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5

알라딘: 여성의 일, 새로고침

여성의 일, 새로고침 - 대한민국 일하는 여성들이 함께 나눈 여섯 번의 이야기



김희경(저자) , 곽정은(저자) , 은수미(저자)
닐다 2017년 1월 3일


100자평(1) 마이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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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는 2016년 여름, 기획 대담 <여성의 일, 새로고침>이라는 타이틀로 여섯 번에 걸친 대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를 통해 자신의 일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존재를 확인하며, 고민을 나누고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그리고 여기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담아 《여성의 일, 새로고침》을 출간했다.

곽정은 작가, 김희경 전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 김현정 CBS PD, 장영화 OEC 대표, 은수미 전 국회의원이 대담에 함께 했다. 이들은 나이와 직업은 물론, 삶의 궤적 역시 서로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성’으로서 부딪히는 불편부당함을 뚫고 자신의 ‘일’을 일궈온 사람들이라는 것. 마찬가지로 일하는 여성인 서른 명의 독자가 오픈테이블을 통해 던진 질문들에 다섯 저자가 화답했다.



목차

오픈테이블 _ 일하는 여성, 당신과 나의 이야기 _ 모색
곽정은 _ 홀로 선 뒤에 알게 된 일의 가치 _ 독립
김희경 _ 일하는 여성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으로 _ 전환
김현정 _ 다음에 올 여성들을 생각하며 _ 개척
장영화 _ 스스로 설계하는 나의 일 _ 자유
은수미 _ 여성이 쓰는 변화의 역사 _ 변화


출판사 제공 책소개
“여성에게도 일은 밥벌이이자,
꿈의 실현이며, 자아의 일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산다는 것,
그 현실을 나누고 좀 더 나은 미래를 모색했던
뜨거운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 책은 성공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비법서가 아닙니다. 같은 길 위에 서 있는 여성들이 서로를 도닥이고, 응원하고, 고민을 나누는 책입니다. 그러니 가장 힘들 때, 외로울 때, 허무할 때 읽어보세요. 분명 든든해질 겁니다.
_ 조남주(《82년생 김지영》 저자)


임금차별, 유리천장, 명예남성, 성희롱, 감정노동, 일과 육아 …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일한다는 것

젠더 차별의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2016년 대한민국, 여성들은 예전에도 일해 왔고 지금도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성의 일은 여전히 사회적 편견, 구조적 차별과 싸워야 하는 분투의 연속이다.
지금의 20-30대는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다고, 똑같이 일하고 자아를 실현하라고 배우며 자랐다. 그렇지만 2016년에도 차별의 현실은 단단한 벽처럼 서 있다. 여성은 남성의 63%에 불과한 임금으로 일을 하고, 대부분의 조직에서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 대한민국의 유리천장 지수는 OECD 29개 국가 중 꼴찌다. 그것도 4년 연속으로.
그 뿐이 아니다. “예쁘게 입고 왔네, 오늘 소개팅 있어?” “여자 목소리 들으니까 좋네요” 같은 칭찬을 가장한 소소한 성희롱이나 외모 평가, 남초 직장에서는 꽃이 되어야 하고, 여초 직장에서는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오해를 받는 상황, 같은 업무성과를 두고도 성에 따라 다르게 평가 받는 사회적 편견 등등 다 열거할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어려움이 일하는 여성을 짓누른다.
또한 여성이기 때문에 언제나 일상에서의 선택의 상황에 놓인다. 결혼 후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경력 단절, ‘육아냐 일이냐’ ‘엄마나 여성이냐’ 같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여성들은 언제나 고군분투한다.
여성이라고 해서 자신이 매 순간 ‘여성’임을 의식하며 일하지 않는다. 그저 똑같이 사람으로서 일을 할 뿐이다. 그러나 사회는 끊임없이 ‘여성’의 자리로 밀어내는 것이다.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는 2016년 여름, 기획 대담 <여성의 일, 새로고침>이라는 타이틀로 여섯 번에 걸친 대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를 통해 자신의 일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존재를 확인하며, 고민을 나누고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로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여기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책 《여성의 일, 새로고침》을 출간했다.


나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여성의 일, 새로고침》은 먼저 오픈테이블을 통해 독자 30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제 취업을 막 준비하기 시작한 대학생, 알바를 전전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취업준비생,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30-40대에서 여성주의 커리어를 연구하는 50대 여성까지, 기혼과 비혼, 아이의 유무 등 다양한 조건을 가진 여성들이 모여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질문을 던지며 공감대를 만들었다. 이후 진행된 다섯 번의 대담은 그 시간에 대한 다섯 저자의 응답이었다.
대담을 이끈 다섯 저자는 곽정은 작가, 김희경 전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 김현정 CBS PD, 장영화 OEC 대표, 은수미 전 국회의원이다. 이들은 나이와 직업은 물론, 삶의 궤적 역시 서로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성’으로서 부딪히는 불편부당함을 뚫고 자신의 ‘일’을 일궈온 사람들이라는 것. 저자들은 각자의 겪은 경험을 나누며 오픈테이블에 모인 독자들의 질문에 화답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모색, 독립, 전환, 개척, 자유, 변화
일하는 여성의 다양한 경험과 조언이 한 자리에

곽정은 작가는 사회적 편견에 부딪히면서도 자신의 일을 끈질기게 밀고나갔던 경험, 그리고 ‘여자 나이 서른’이라는 압박으로 선택한 결혼과 이혼으로 이어진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담담히 이야기했다. 결혼 제도에 편입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많은 비혼 여성의 공감을 얻었다.
김희경 본부장은 남자들이 많은 직장에서 명예남성화 되었던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여성들을 움츠러들게 하는 젠더 고정관념을 떨쳐내고 야심을 품기를 두려워 말자고 제안했다.
김현정 피디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로 많은 기혼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내가 가는 길이 첫 길이라는 마음으로 끈질기게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여성이 중요한 자리로 나아가 문화를 바꾸는 것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영화 대표는 창업은 단순히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삶과 일을 꾸리는 방식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회가 정해주는 일자리의 틀 안에서 전전긍긍하는 대신, 창업을 통해 스스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죄책감 없이 일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은수미 전 의원은 민주화를 위해 함께 싸워왔음에도 이름을 잃어버린 여성 동료들을 회상했다. 덧붙여, 자신의 세대가 여성의 문제를 투쟁의 대상으로 삼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새로운 젊은 세대들은 이 문제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싸움을 밀고나가기를 응원했다. 여성이어서 겪는 문제들은 약자가 겪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밖에 여성들의 성공담에는 왜 성공의 이유와 조건이 아닌 육아에 대한 무용담이나 일과 가정의 양립 같은 고생담만만 늘어놓게 되는지, 편견의 지뢰밭 같은 사회에서 어떻게 끊임없이 상대를 설득해나갈 수 있는지, 크고 작은 성희롱 사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대담의 시간을 풍성하게 만들었던 다양한 층위의 질문과 답들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함께 끝까지 바꿔나갑시다

여기 모인 여성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여성으로 일한다는 것은 쉽지 않고, 앞으로도 당장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러나 이런 어려움이 나만 겪는 일이 아니며,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고.
여기에 모인 일하는 여성들은 죄책감을 갖지 말자고, 끈질기게 일하자고, 더 높은 자리로 가자고,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며 사회의 응답을 요구하자고 서로를 격려하고 독려했다. 이 책이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던 다른 많은 여성들에게도 그런 격려를 건네는 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자 소개
저자 : 김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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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이상한 정상 가족>,<여성의 일, 새로고침>,<내 인생이다> … 총 17종 (모두보기)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18년간 동아일보 기자, 6년간 국제구호개발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권리옹호부장, 사업본부장으로 일했다. 현재 인권정책연구소,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이며 아동인권, 인권옹호활동 기획 등을 강의하고 글을 쓴다.『흥행의 재구성』,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내 인생이다』, 『여성의 일, 새로 고침』(공저)을 썼고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아시안 잉글리시』, 『푸른 눈, 갈색 눈』,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공역)를 번역했다. 기자로 일할 때는 가장 긴 시간을 문화부, 사회부에서 보냈다. 비영리 단체에서는 제도와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는 ‘권리옹호(advocacy)’를 맡아 일했다. 이력이 드러내듯 사람들의 행동에서 문화적 패턴을 읽어내고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어떻게 바꿀까 궁리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쓴 책들의 목록에서 보다시피 초지일관 한 우물을 파는 전문가는 되지 못했다. 그때그때 관심이 꽂히는 영역에 뛰어들어 경험하고 질문하여 책을 써왔다. 여러 분야를 훑고 다녔지만 꾸준히 몰두하는 주제는 사람의 개별적, 집단적 마음이 만들어내는 변화와 성장의 이야기다.- 접기

저자 : 곽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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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여성의 일, 새로고침>,<편견도 두려움도 없이>,<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 총 17종 (모두보기)
칼럼니스트이자 작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코스모폴리탄』 『싱글즈』의 피처에디터로 일해오면서, 여성에 대한 혹은 여성을 위한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다. 사랑으로 인해 벌어지는 행복과 불행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특별히 그와 관련해 많은 기사를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애 전문 에디터’로 불리게 되었다.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에 관한 조언을 전하는 역할로 활약했으며, 『내 사람이다』 『혼자의 발견』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등의 책을 출간했다. 책과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접기

저자 : 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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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만국의 알바여, 정치하라>,<정치의 시대 세트 - 전4권>,<은수미의 희망 마중> … 총 23종 (모두보기)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정책국장으로 일하다 체포되어 6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했다. 1997년 출소 뒤, 대학에 복학해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노동연구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정책 자문위원, 청년유니온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위원을 지냈다. 2016년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10시간 18분 동안 했고, 같은 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여러 학교,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에서 ‘노동, 청년, 정치’를 주제로 한 강의와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IMF 위기』 『날아라 노동』 『은수미의 희망 마중』 『어떤 복지국가인가』(공저) 『여성의 일, 새로고침』(공저) 등이 있다.- 접기

저자 :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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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여성의 일, 새로고침> … 총 2종 (모두보기)
CBS PD
CBS PD이자 앵커로 일하고 있는 16년차 직장인이다. 〈김현정의 뉴스쇼〉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첫 여성 앵커의 길을 열었으며, 2014년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아들과 딸을 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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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장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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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여성의 일, 새로고침> … 총 2종 (모두보기)
OEC 대표
변호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현재는 교육 스타트업 OEC(open entrepreneur center)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현재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저녁이 있는 삶’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접기

기획 : 협동조합 롤링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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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 총 2종 (모두보기)
기획 대담 〈여성의 일, 새로고침〉은 협동조합 롤링다이스가 기획·주최했다. 자신의 일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존재를 확인하며, 고민을 나누고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
롤링다이스는 출범한 지 5년차에 접어든 협동조합으로, 조합원 12명이 일꾼인 동시에 출자자이고 경영자로 참여하는 조직이다. 전자책을 출판하는 출판사이며, 그밖에도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 등을 아우르는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및 컨설팅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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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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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1편)
쓰기

jsshin
2017-01-31
댓글 0
좋아요 4


일하는 여성으로서 각자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공감하는 바가 컸지만 성공한 여성 선배들에게는 세대갈등이랄까, 그런 벽이 느껴진다. 어떤 분은 더 노력해서 여자도 잘할수 있다는걸 보여주라고 하는데, 그게 해결책이 될순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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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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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7-02-15
댓글 0
좋아요 18


<여성의 일, 새로고침> 환멸이라는 에너지


첫 직장에서 만난 직장 상사는 나보다 일곱 살이 많은 여성이었다. 외국어 실력도 뛰어나고 업무 수완도 좋았던 그녀는 출산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었다. 박봉을 받으며 아이 돌보는 사람을 쓰느니 직접 아이를 돌보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두 번째 직장에서 만난 직장 상사도 여성이었다. 그녀는 리더십이 뛰어나고 일처리가 시원시원했다. 어느 날 그녀는 내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다른 직장으로 옮기라고 충고했다. 지금 직장은 여성 직원이 아무리 일을 잘해도 고위직에 기용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어렸을 때는 사람들 앞에서 다소곳하게 행동해야 한다거나 밤늦게까지 밖에서 나돌지 말고 일찍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원망스러웠다면, 이제는 취업이나 승진, 경력 관리 같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한스럽다. 협동조합 롤링다이스가 기획 및 주최한 대담을 엮은 책 <여성의 일, 새로고침>에는 나처럼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의 고민을 듣는 역할은 곽정은, 김희경, 김현정, 장영화, 은수미가 맡았다.




"취업에 계속 실패할 때, 그리고 이혼했을 때 정말 죽고 싶었죠. 누워서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니까 죽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하던 어느 순간, 책장이 보이더라고요. 저기 있는 책만 다 읽고 죽어도 더 나은 사람으로 죽는 것이지 생각했고, 내가 가진 환멸의 에너지를 가지고 뭔가 다른 걸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곽정은)




지금은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이들에게도 힘든 시간은 있었다. 작가 곽정은은 자기보다 학점이 낮고 스펙도 부족한 친구들이 오직 남성이라는 이유로 취업이 잘 되는 것을 보며 한국 사회에 대한 환멸을 느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죄라면 당장이라도 죽어버리자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를 붙든 건 다름 아닌 책이었다. 저 책들만 다 읽고 죽어도 더 나은 사람으로 죽는 것이라는 생각에 죽음 대신 책을 택했고, 그 결과 글로 밥벌이하는 프리랜서 작가가 되었다.




18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고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한 김희경은 오랫동안 '명예 남성'이었다고 고백한다. 명예 남성이란 '나는 여성이지만, 일반 여성들과 다르다'라고 생각하는 여성을 지칭한다. 남성의 방식을 익히려고 애쓰면서 흔히 여성적 속성이라고 일컫는 약한 것이나 부드러운 것을 멸시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사의 여성 후배가 국회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성희롱을 당한 일을 용감하게 고백한 후배를 보며 그는 자신도 과거에 성희롱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일이 있었는데도 참고 넘어간 것이 부끄러웠다. 남성 위주의 조직과 명예 남성이 되기 위해 애썼던 자기 자신에 대한 환멸은 결국 그를 조직으로부터 떠나게 만들었고, NGO와 작가라는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CBS PD이자 앵커인 김현정은 <김현정의 뉴스쇼>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첫 여성 앵커의 길을 열었다. 그는 방송국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의 PD와 앵커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를 모두 해내고 있다. 겉보기엔 영락없는 슈퍼우먼인데 정작 그는 '내려놓기'가 비결이라고 말한다.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완벽하기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다. '어린' 혹은 '여자'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내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지 말고 대신 뒤에서 칼을 갈라고 조언한다. 상대에 대한 환멸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교육 스타트업 OEC의 대표 장영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에 대해, 19대 국회의원 은수미는 여성 문제를 넘어 청년, 비정규직, 장애인, 자영업자, 이주민 등 이 사회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이들과 연대하는 길에 대해 소개한다. 세상에 대한 환멸, 삶이 주는 고통에 굴복하지 않고 이를 에너지로 바꾼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감동적이다. 나는 5년 후, 10년 후에 여성 후배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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