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9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l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13

요시다 타로(저자) | 안철환(역자) | 들녘 | 2004-02-09





반양장본 | 334쪽 | 152*223mm (A5신) | 476g | ISBN : 9788975274145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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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쿠바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붕괴에 직면했다. 소련 붕괴와 1959년 혁명 이후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경제봉쇄로 석유부터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물자를 공급받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했던 것. 그러나 농업국인 쿠바는 국제분업 체계에 편입되었기 때문에 국내 식량 자급률이 40%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아바나 시민은 도시를 '경작'하기 시작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조차 없이 맨손으로 시작한 도시농업은 220만 명이 넘는 도시가 채소를 완전히 자급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북한은 임산부 40만 명이 영양실조에 걸려 아사지경에 몰렸을 정도.

쿠바의 변화는 에너지.교통.의료.교육.토지.녹화.NPO 등의 분야로 뻗어나가 환경친화적인 정책으로 유턴했다. 이제 쿠바는 탈(脫)석유문명을 꿈꾸는 생태주의자들이 주목하는 도시가 되었다. 생태도시 쿠바는, 우리 농가가 나아갈 길이'유기농업'에 있다는 주장을 확실히 예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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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에 즈음하며]
인류 미래의 희망, 쿠바의 친환경 유기농업

[들어가는 글]
세계가 주목하는 쿠바의 도시농업 / 시 면적의 40퍼센트를 농지로 바꾸어 유기농 채소를 지급하다 / 라틴아메리카 최고最古의 도시가 벌이는 새로운 도전 / 살사 리듬이 울려 퍼지는 아바나
칼럼 1 아바나 탄생 이야기

I. 식량위기를 극복한 쿠바의 도시농업

1. 미증유의 경제붕괴가 도시를 엄습하다
돈이 없어도 생계가 가능하나 유토피아 / 소련에 의존했던 가짜 유토피아 / 소련의 붕괴와 경제봉쇄라는 이중 충격 / 수입 식료품 부족과 국내 농업의 와해 / 10킬로그램이나 체중이 줄고, 영양부족으로 실명자가 속출하다 / 병에 걸려도 치료를 받을 수 없다

2. 시가지에서 농사짓는 시민들
일본계 2세가 경작하는 '일본인' 농장 / 오르가 씨가 회고하는 경제붕괴 당시 / 쓰레기 매립지를 실업자들의 협동조합농장으로 / 전직 교직원 부부가 시작한 협동조합농장

II. 생태도시로 거듭난 아바나

1. 군이 시작한 '프로젝트 X'
채소를 비타민제로 대신했던 시절 / 빈 깡통에도 채소를 키운다 / 중국계 전 장군의 아이디어 / 쓰레기장을 밭으로 바꾼 오가노포니코
칼럼 2 아바나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시농업의 실태

2. 도시의 빈 땅을 밭으로 만들다
경작하는 시민에게 국유지를 빌려준다 / '도시농업 동호회'를 만들다 / 토지는 공공의 것, 경작하는 사람이 이용해야 한다 / 도시계획에서 도시농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3. 유기농업의 도우미, 도시농업 보급원
지식이 없는 시민에게 채소 재배법을 가르친다 / 도시농업의 선도 지역, 산타 페 / 풀뿌리 수준에서 유기재배 기술을 지도한다 / 분권화와 책임 / 종이는 없어도 텔레비전이 있다면

4. 농가에서 배우는 연구원들
도시농업을 튼튼하게 받쳐주는 두터운 연구진들 / 일선 현장에 선 연구자들 / 3만 이상의 농가가 세미나를 수강한다 / 농가와 연구자 간 의견 교환의 장, '도시농업 전국회의' / 농가와의 협동 연구에 기초한 도시농업진흥계획

5. 컨설팅 숍
지렁이 퇴비에서 묘목까지 시민에게 판매한다 / 국영에서 독립채산식 자립 운영으로 바꾸다 / 시민들을 위한 농업교육의 거점
칼럼 3 재래품종의 부활

6. 인기 좋은 채소직판장
달걀 30개가 두 달치 월급 / 전국적으로 1백 개 이상의 농민시장을 열다 / 농산물 판매 자유화를 햔한 긴 여정 / 폭동을 계기로 시작된 유통개혁 / 채소 소비량의 반을 공급하는 직판장 / 직판장을 통해 염가로 채소를 공급한다 / 봉사와 기부의 문화

7. 위기를 구한 녹색약품
미국보다 더 앞선 의료복지 대국 / 수입 의약품을 대체한 허브 / 비상시 대안의료를 연구하던 국방군 / 동양의학의 전국적인 보급 / 근대의료와 전통의료를 통합한다

8. 도시농업의 다양한 기능
경기가 회복되어도 도시농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 관광객에게 유기농산물을 제공한다 / 식료품 생산, 환경개선, 고용창출 그리고 삶의 보람 찾기 / 도시농업으로 활력을 얻는 커뮤니티

III. 녹색 도시 만들기

1. 나의 녹화계획
국토 녹화에 국민의 반이 참가한다 / 전 시민이 1천2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 물자 부족을 보충하는 환경의식과 참여의식 / 폐비닐과 빈 깡통으로 묘목을 키운다
칼럼 4 쿠바의 사도, 호세 마르티

2. 수도 공원 프로젝트
수도 한 가운데의 오아시스 / 수도 공원화를 위한 전략을 세우다 / 알멘다레스 천정화 작전 / 유기농장 만들기와 삼림 복원 / 생태주의로 외화를 번다

3. 쿠바의 교통혁명
자동차 천국이었던 수도 아바나 / 중국에서 1백 만대의 자전거를 긴급 수입하다 / 시민의 아이디어로 타기 쉽도록 개량한다 / 경기가 회복되어도 자전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4. 원자력 발전에서 자연에너지로
완성되지 못한, 환상 속의 원자력 발전 / 자연에너지로 방향을 전환하다 / 태양열로 움직이는 산촌의 진료소 / 태양열판으로 산촌 학교 2천 곳에 전기를 공급하다 / 태양은 봉쇄할 수 없다 / 지속가능한 개발의 실험장

5. 경제위기를 거꾸로 이용한 환경교육
연애편지를 쓰기 위해 벌이는 문맹퇴치운동 / 장애인교육에서 평생교육까지, 혜택받은 교육환경 / 경제위기를 계기로 시작된 환경교육 / 아이들의 창조성을 이끌어내는 환경 동호회 / 에너지 절약 운동도 환경교육에 활력을 준다

IV.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하여

1. 샌프란시스코의 도시농업
실업자들의 자력갱생운동 / 채소밭으로 변한 쓰레기장 / 텃밭을 활용한 농사 교육 / 커뮤니티 주민을 건강하게 만드는 도시농업

2. 커뮤니티 해결법
미국과 영국에서도 주목받는 커뮤니티 / 구조개혁의 끝에서 되살아난 공상적 사회주의 / '서민의 비극'을 막는 사회자본 / 권위주의와 시장원리로는 서민의 비극을 피할 수 없다 / 커뮤니티에 근거한 사회개혁을 추진하는 쿠바

3. 커뮤니티 의료와 마을 만들기
상향식 마을 만들기 /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한 지역의료 / 고령화 사회에도 커뮤니티로 대응한다 / 커뮤니티의 면역력을 높이는 가족주치의 / 의사에게 요구되는 커뮤니티의 추천

4. 시민사회와 쿠바의 NPO
지방분권화의 추진과 관 조직의 재편
칼럼 5 지방분권과 군
경제위기 속에서 급성장한 NPO / 시민사회 활성화의 첨병, NPO / 관제 시민조직에서 NPO로 / 해외 NPO와의 연대를 위한 중개자 / 정부, 광제 거대 NPO, 시민 NPO의 동반자 관계
칼럼 6 쿠바의 NPO

5. 시장원리와 균형을 위해
소련식 단작 중시 경제의 파산 / 도덕성에 근거한 도우미 동원과 그 실패 / 고통이 따르지 않는 구조개혁 / 지켜야 할 사회주의의 이념

V. 21세기 도시의 미래, 원예화
1. 약진하는 세계의 도시농업
앞으로 식료품 수유의 반을 담당할 도시농업 / 실태조사를 통해 유엔도 도시농업에 주목한다 / 아프리카에서 동유럽까지 도시농업이 시민을 살찌운다 /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공헌하는 도시농업

[맺는 글]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근대 서양의학을 활용하면서 아울러 전통적인 요법도 재평가해 받아들이는, 세계적으로도 선례가 없는 작업을 쿠바가 시작한 것인데, 이를 통해 자연의료와 전통의료가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세계에 널리 보여주고 있다. 쿠바는 근대의학과 전통의료의 통합을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된 것이다. (p.145~14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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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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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요시다 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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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교육천국, 쿠바를 가다>,<몰락선진국, 쿠바가 옳았다>,<농업이 문명을 움직인다> … 총 19종 (모두보기)
소개 :
1961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쓰쿠바대학 자연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지구과학연구과를 중퇴했다. 도쿄 산업노동국 농림수산부를 거쳐 지금은 나가노 현 농업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생태·쿠바 전문 저술가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 출간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200만 도시가 유기채소로 자급 가능한 이유―도시농업 대국 쿠바 리포트》 《1,000만 명이 반(反)글로벌리즘으로 자급·자립이 가능한 이유―슬로라이프 대국 쿠바 리포트》 《의료천국, 쿠바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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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감동적이기까지 한 쿠바의 생태도시 만들기 이야기. 다만, 문제점 등에 대한 시각이 아쉬움.
알몬 ㅣ 2013-05-15 l 공감(0) ㅣ 댓글(0)



친환경적 농법, 독창적인 기술, 시민들의 참여로 역경을 순경으로 바꾼 쿠바 이야기
봄이오면 ㅣ 2009-07-14 l 공감(14) ㅣ 댓글(0)



지속가능한 세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위로부터의 욕망관리, 의심스럽다.
산딸나무 ㅣ 2008-09-17 l 공감(3) ㅣ 댓글(0)



한일 없이 한 해를 보내자니 맘이 아팠는데, 내년엔 할일이 생겼어요. 텃밭! ㅎㅎ
cmsong7 ㅣ 2007-12-03 l 공감(0) ㅣ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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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12편




새롭게 보는 쿠바 꿈꾸는섬 ㅣ 2010-06-09 ㅣ 공감(3) ㅣ 댓글 (0)


쿠바의 유기농업 기술이 흥미로운 것은 바이오 농약과 미생물 비료 등 최첨단 바이오 기술과 지렁이 퇴비나 윤작과 같은 전통 농법을 연계시켜 자재가 부족한 상황에도 당장 실천 가능한 적정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있는데,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지역마다 토착 재배기술을 훌륭히 개발함으로써 농가의 전통적인 지혜를 재발견하는 데 힘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충개미를 이용한 단순한 방제 방법인 아리모도키조우 벌레를 이용한 방제법을 살펴보자. 먼저 바나나의 줄기를 잘라 사탕과 벌꿀을 발라서 개미집이 있는 곳에 두면 개미가 단맛 대문에 줄기에 모여들게 되는데, 이번엔 이것을 고구마 밭에 가지고 가 햇빛이 쏘이도록 놔둔다. 그러면 개미가 따가운 햇빛을 피하기 위해 땅 속으로 굴을 파고 들어가서는 아리모도키조우의 유충을 먹어버린다. ( p. 103)



쿠바는 분명히 1990년대 중반부터 식량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유기농산물이 국민 전체를 위한 것이지 비싼 고급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 p. 19)



시장원리와 경쟁원리를 도입하지 않으면 생산 의욕은 높아질 수 없고, 그렇다고 시장원리에만 맡겨두면 노인과 결손가정 등 사회적 약자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모순은 쿠바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마찬가지다. (중략) 농산물을 통째로 판매하면 큰 이익을 얻게 됨에도 불구하고 아바나의 도시농장과 시민농장 중 80퍼센트는 생산물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 초등학교와 탁아소, 양로원 등에 무상으로 기부하며, 원예동호회도 생산량의 약 10퍼센트를 인근 학교, 노인동호회, 산부인과에 기부한다. (중략).. "무상으로 토지를 빌리기 때문에 생산물의 일부를 커뮤니티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p. 132~133)



우리들은 님 나무를 밭의 북동쪽에 심었습니다. 바람을 이용하기 위해서였지요. 수분 발산 과정에서 님은 천연의 농약성분을 방출하는데, 바람이 불면 그 성분이 밭으로 퍼져갑니다. 생태적인 해충 방제의 한 방법이지요. (p. 181)

지금까지 에너지는 힘 있는 자와 부자에게는 이익을 남겨주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하게 만들고 부채를 떠맡겨 더욱 예속시키는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재생 가능한 대안 에너지, 그것이 태양열인데 태양열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무기일 수 있습니다. 햇빛은 누구에게나 다 공평하게 내리쬐어줍니다. 중국인, 흑인, 인디언, 백인, 노약자, 가난한 사람 그리고 돈을 가진 사람에게도 빛을 쬐어줄 만큼 그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지요. 태양에 대해서는 봉쇄도, 지배도, 파괴도 불가능합니다. 태양에너지는 인민을 위한 무기이며, 인간이 필요로 하는 참된 경제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p. 205)

하향식 해결법이나 시장에 의한 해결법은 개인을 배제한 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다를 게 없다. 이에 반해 '커뮤니티 해결법'은 개인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세계화라는것에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측면도 있지만 위험성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 지금까지는 정부와 대기업이 신용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불신이 아주 커지면 한계가 뚜렷해진다. 인간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커뮤니티에 신용의 '근거'를 두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 그래야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릴 것이다. (p. 240)

종전의 중앙집권적인 '복지국가'의 체제를 개조하여 의사와 환자와의 동반자 관계에 의해 개인의 자연 치유력과 커뮤니티의 힘을 이끌어내는 '자급적인 의료'로 전환을 꾀한 것이다. (p. 247)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보장해주는 것에서 사회주의가 물러서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가 유지하고 싶어하는 사회주의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중략) 우리는 물질 분배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무조건 신뢰하지 않아 시장의 힘이 여러 가지 일을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의료, 주택, 교육 등 기본적인 인간의 필요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려고 했을 때 시장의 힘으로는 지배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존엄하다는 진리는 시장보다 위에 있고 생존권은 자유시장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분야에서는 유연하게 대응한다 해도 부의 분배에 있어서 만큼은 사회주의의 원리에 따른 엄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p. 289)

사회주의는 자원의 공평한 분배 이상의 것이어야 합니다. 체 게바라는 다만 물자의 재분배가 아니라 사람들을 소외의식으로부터 어떻게 해방시킬 것인가를 늘 고민했습니다. 기술관료technocrat와 관료bureaucrat기구가 공정하게 분배한다 해도 인간소외는 해방할 수 없습니다. 이는 체와 피델이 그려왔던 사회주의가 아닌 것입니다. 체가 추구한 것은 공업화의 진보로 사람들이 많은 소비품을 갖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윤리와 가치관에 근거한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착취와 인종차별, 욕망에 근거한 자본주의와는 다른 가치관을 말이죠. 우리는 이 세계에 없는 종류의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p.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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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가시고 난 후 인구에 회자되던 책들 중에 유독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지구 반대편, 정치적 이념마저도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수도에서 벌어지는 푸른 혁명은 그가 꿈꾸던 세상과 얼마만큼 닮아 있었을까, 내가 잠시 맛보았던 아바나의 유기농업은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어떤 세세한 무늬를 가진 것이었을까를 생각하며 책을 주문했었다. 쿠바에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 많은 것이 보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쿠바는 1959년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 이후 이상적인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것은 설탕과 커피를 국제 시가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공산권에 수출하고 역으로 석유나 식료품, 화학 비료 같은 일상용품을 소련으로부터 헐값에 수입하는, 전적으로 소련에 의지한 불안정한 유토피아였다. 결국 그들은 소련 및 공산권의 붕괴와 61년부터 시작되어 92년의 '쿠바 민주화법', 96년의 '헬무드 버튼 법'으로 심화되는 미국의 무자비한 대 쿠바 경제봉쇄로 인해 끔찍한 위기를 맞게 된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 심지어 생존에 필수인 의약품조차 공급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들이 사회적 약자를 최대한 보호하며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를 보여주는 보고서이다. 또한 어떻게 살아남는가와 같은 1차원적인 목표를 넘어서서, 생태보전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유기농업이란 틀 안에서 어떻게 동시에 달성하며 (p. 7), 교통혁명과 대체 에너지 개발을 통해 어떻게 생태도시로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범세계적인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 부딪힌 쿠바의 모든 것이 내게 그러했듯, 이 책에 일관되는 저자의 시각에 대해, 그들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는 아닐까와 그동안의 미국 편향적인 정보 접촉의 폐해로 인한 근거없는 의심이 아닐까 하는 양가감정이 교차하여 혼란스러워지는 고약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생존해온 이력,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은 우리의 현실과 비교해봤을 때 감동과 진지한 생각거리를 주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환경. 생태. 고용 패러다임을 생각하게 만드는.... ky5885 ㅣ 2009-10-31 ㅣ 공감(1) ㅣ 댓글 (0)


미국의 경제봉쇄와 소련의 붕괴이후 더욱 어려워진 경제상황에서 도시농업이 자구책으로 시작되었지만, 쿠바의 도시농업은 식량자급률이 20%후반대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나 폐쇄된 북한사회에도 적용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농약 덩어리 채소나 과일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먹거리 생산방식인 것 같다.

특히 환경. 생태문제에 대한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좋은 책이고, 새로 의료나 에너지 문제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생활화하고 있는 쿠바의 사례는 물질적 풍요를 떠나서 어떤 사회가 진정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 사회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사회에 경쟁과 효율성, 이익이라는 미명하에 고용의 축소를 야기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의 농업. 의료, 도시녹색화, 에너지 사업은 더 많은 고용창출을 통해 재생산 가능한 발전적 모델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마냥 후진국이라는 인식만 갖고 있던 쿠바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자 우리사회에 즉시 도입 가능한 좋은 모델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갖게 되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강하게 추천합니다.

태양을 봉쇄할 수는 없다 샬롬 ㅣ 2008-11-11 ㅣ 공감(1) ㅣ 댓글 (0)
요시니 타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작은 나라 쿠바의 커다란 도전, '늘 푸른 혁명'>, 들녘, 2004.


쿠바는 내게 피델 카스트로와 그의 동지 체 게바라라는 이름으로만 기억되고 있던 나라다. 그런데 몇 년 전인가 얼핏 듣기에 그곳에선 일체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농 농법으로 전환해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신문에서 살짝 본 것인지, 아니면 어떤 강연회에서 들은 것인지 자세한 기억은 없다. 그래서 아주 피상적인 기억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하면서 그 실체를 보다 상세히 알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의 제목을 보았던 건,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 내는 책 <역사교욱>에서였다. 역사연구에 있어서도 이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녹색사관이라고나 할까. 물론 아직은 초보단계다. 그런 과정에서 제목만 만났던 이 책.

대학원 '조직사회학'과목의 책을 읽다가 대안적 조직이라는 화두를 잡기 시작한 건 불과 한 달 전이다. 몬드라곤, 혹은 여러 영성 공동체 등 어쨌거나 경쟁과 불신과 탐욕의 현재 조직을 넘어선 그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젠 나도 지쳤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대안이 없으면 정말 참담할 것만 같다.

그런 과정에서 만난 책이라 참으로 좋았다. 그리고 피상적으로만 보았던 쿠바의 생태농업에 대해서 그 배경부터 경과까지 자세히 살필 수 있어서 좋았다.

본래 쿠바는 한국보다 더 생태농법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플랜테이션 농업이라고 대량의 단일 작물 재배국가였으니 말이다. 그런 쿠바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것은 자발적 전환이 아니었다. 처음엔 강요된 환경 때문에 그랬다. 미국의 경제 봉쇄와 소련의 몰락, 쿠바에겐 절망밖에 남을 게 없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또다른 표현이라든가. 쿠바는 암담한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냈다. 권력의 분산과 풀뿌리 권력의 육성, 엔지오와 지역 켜뮤니티의 활성화가 그 바탕을 이뤄줬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아름다움도 많았다.
"정치와 경제에 막다른 길이 보이면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소리가 규제완화와 경쟁원리의 도입이다. 그러나 쿠바에는 시장원리의 도임은 거스를 수 없다해도 신자유주의로 인해 사회가 물질적인 욕망에 지배당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이 때문에 경제적 동기를 대신하는 것으로서 국민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참여가 중시되었다."

"사회주의는 자원의 공평한 분배 이상의 것이어야 합니다......체 게바라가 추구한 것은 공업화의 진보로 사람들이 많은 소비품을 갖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윤리와 가치관에 근거한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착취와 인종차별, 욕망에 근거한 자본주의와는 다른 가치관 말이죠."

"그런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보장해주는 것에서 사회주의가 물러서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우리는 물질 분배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무조건 신뢰하지 않아 시장의 힘이 여러가지 일을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의료, 주택, 교육 등 기본적인 인간의 필요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려고 했을 때 시장의 힘으로는 지배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존엄하다는 진리는 시장보다 위에 있고, 생존권은 자유시장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특히 이 구절, "인간이 존엄하다는 진리는 시장보다 위에 있다"는 말이 참으로 좋았다. 우린 종종 이런 상식조차 잊고 시장은 절대불변의 신인양 대하는 경우가 참 많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그러고 보면 미국의 어떠한 봉쇄도 결국 태양을 막을 수는 없었다는 말이 된다. 자연으로 향하는 지향이 있는 한 어떠한 위협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우리에게도 다가오는 위기이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 식량과 석유 위기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우리사회도 쿠바와 같은 변화가 가능할까 하며 회의를 했다. 그것도 아주 진한 회의를.
솔직히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역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쓰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는 항상 극적인 반전 속에서 태어나게 마련이다. 아직은 비주류이지만 분명 신뢰와 자발성에 기초한 새로운 기운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웅크리고 있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는 더욱 쿠바의 희마이 결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맞다. 격동성 하면 한국 아닌가. 지금이야 참담해 보일지라도 결정적 순간에 무한 에너지를 발휘하는 한국현대사를 보면 쿠바의 경험을 결코 남의 일로 미뤄둘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제 준비하자. 생태적 삶을.

작은나라 쿠바의 커다란 도전, '늘 푸른 혁명' 똘랑 ㅣ 2008-07-21 ㅣ 공감(0) ㅣ 댓글 (0)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작은나라 쿠바의 커다란 도전, '늘 푸른 혁명'
요시다 타로 지음/안철환 옮김/들녘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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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한편에서는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가 장기집권하는 사회주의국가로, 또 한편에서는 '체 게바라'라는 혁명의 이미지를 상품으로 팔아 수익을 올리는 나라로, 다른 한편에서는 굶주림과 경제침체로 수많은 난민들이 죽음을 걸고 카리브해를 건너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나라로 말이다. 그런데 최근 쿠바에 대한 새로운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공중파 언론에서도 앞을 다투어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취재하고,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학자들이 쿠바를 공부하기위해 아바나로 향하고 있다. 이른바 쿠바의 도전 '늘 푸른 혁명'을 배우고 듣고, 보기 위해서다.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은 쿠바의 '도시농업'에 대한 보고서지만, 단순한 보고서 이상이 실려있다. 수많은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아바나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도시농업' 뿐만아니라 지역의 풀뿌리 커뮤니티들의 사례들도 풍부하다. 저자는 쿠바의 '도시농업'에 대해 쓰며 '지속가능한 세계',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델로 쿠바의 아바나를 꼽는다. 냉전의 해체가 가져온 미국의 경제봉쇄와 이에 따른 쿠바의 경기침체와 식량위기는 쿠바에게 전혀 다른길을 열게했다. 중국식 사회주의의 개혁과 개방과 같은 체제의 변화가 아니라 쿠바식 사회주의를 도시농업과 재생에너지 개발, 적정기술의 진전을 통해 굳건한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쿠바 국민들의 '피델 카스트로'에 대한 영원한 신뢰, 도덕성에 기초한 사회주의 관리들의 헌신과 노력, 국민들의 자발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풀뿌리 민간단체의 노력과 이에 더한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오늘의 쿠바를 만들었음을 책을 읽는 내내 접할 수 있었다. 그것이 쿠바를 현재 '도시농업'의 메카로, '지속가능한 세계'의 모델로 우뚝 설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도시 전체가 회색의 도시로 변해버린 지금, 쿠바의 사례는 단순한 '농업'과 '식량의 자급'을 넘어 새로운 비젼을 제시해준다. 속도와 성장, 무한경쟁이 세상의 유일한 기준일 수 없다는 것, 인간의 삶의 질은 계량화되고 수치화되는 경제성장률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공동체 연대의식'이 생성되어야 한다는 것 등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은 우리에게 세계화 시대, 다르게 살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쿠바의 한 시민과 인터뷰한 내용은 그래서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울림을 준다.

"우리는 물질 분배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무조건 신뢰하지 않아 시장의 힘이 여러가지 일을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의료, 주책, 교육 등 기본적인 인간의 필요에 때한 권리를 보호하려고 했을 때 시장의 힘으로는 지배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존엄하다는 진리는 시장보다 위에 있고 생존권은 자유시장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 책 속에서)

2mb 시대, 미친 MB노믹스가 국민의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는 지금, 지구 반대편의 작은 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노력, 인간의 삶의 질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우리에게 더욱 더 절실하게 들린다.


좋은 책입니다. 에너지닥터 ㅣ 2008-07-18 ㅣ 공감(0) ㅣ 댓글 (0)알맹이가 꽉찬,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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