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7

1609 “김정은, 체제유지 위해 경제발전 필수”



“김정은, 체제유지 위해 경제발전 필수”
“김정은, 체제유지 위해 경제발전 필수”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6-09-06


랴오닝성 선양의 한 북한식당 입구에서 손님맞이 대기 중인 여종업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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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의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남한에 망명하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데요. 일부에선 해외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경우 자녀들의 장래 때문에 망명을 결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체제에 대한 불만 못지 않에 자녀들 문제도 이들의 탈북에 영향을 준다고 봐야죠?

란코프: 물론 자녀들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많은 기자나 전문가들은 자녀들의 장래 때문에 탈북하는 것이 새로운 현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제가 벌써 10년 전부터 자녀 교육 때문에 탈북한 사람들을 가끔 만났습니다. 흥미롭게도, 그 사람들 대부분은 북한에서 권력도 많고 돈도 많았던 사람들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은 체제를 불가피한 것으로 보았으며 사상이나 도덕 때문에 체제에 도전할 생각마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외부 생활을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의 자녀들이 북한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보람이 있는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자녀 교육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든 남한이든 비슷합니다. 그 때문에 자녀들을 위해서 탈북한 사람들이 10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했지만 최근에 대폭 많아졌습니다. 부모들은 고립된 북한사회에서 잘 살 수 있지만 자녀들은 비슷한 생활을 하면 안 됩니다.

기자: 현재 북한에서 체제에 불만을 가진 엘리트 특권층은 누구이고, 이들은 숫적으로 얼마나 될까요?

란코프: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저와 같은 사람이 알 수도 없고 안다고 해도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숨어서 살고 있습니다. 아마 그 가족들까지 도당 비서나 인민군 소장이 마음속에서 김씨 일가 정권을 싫어하는 것을 모를 수 있습니다. 제가 소련 출신인 러시아 사람이기 때문에, 1953년에 러시아 공산당 독재자 스탈린이 사망한 직후 생긴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사건은 유명한 여류 시인 부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인의 아버지는 소련군대 대좌였습니다. 어머니는 원래 당 간부였지만 남편을 따라 자주 전근을 해야 해서 나중에는 주부생활을 했습니다. 1953년 스탈린이 죽었을 때 공산당간부 출신이며 체제에 대해 충성을 많이 느꼈던 부인은 심한 타격을 받고 눈물을 많이 흘리며 울었습니다. 남편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기 방에서 독한 러시아 보드카를 많이 마셨습니다. 부인과 나중에 유명한 시인이 된 딸도 남편이 스탈린 사망 때문에 고생이 많을 줄 알았습니다. 갑자기 남편은 밖으로 나가서 진짜 행복한 표정으로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 인민군에서도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 대좌들이 없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들은 입을 열 수 없습니다.

기자: 문제는 엘리트층이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어도 김정은 정권에 도전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과 수단이 없는 것 아닙니까?

란코프: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북한 엘리트 계층 대부분이 체제에 절대 도전할 의지가 별로 없습니다. 이유는 남북 분단입니다. 북한 체제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면 남북통일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통일의 경우 북한간부들은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들 대부분은 통일국가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차별을 받거나 감옥으로 갈 지도 모릅니다. 그 때문에 그 사람들은 체제에 대해 불만이 너무 많아도 김정은 정권에 도전하거나, 혁명이나 쿠데타를 시작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에게 음모나 혁명은 성공할 경우에도 통일이라는 재앙을 초래하며, 집단자살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니까, 불만을 품은 엘리트 계층은 기회가 있으면 탈북할 수 있지만, 탈북할 기회가 없을 경우 여전히 견딜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의 경우 아무래도 엘리트 인구보다는 일반 주민인구가 절대 다수인데요. 그런 점에서 다양한 기득권과 특권을 누리는 엘리트보다 일반 주민들의 잠재된 불만이 더 크지 않을까요?

란코프: 이것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지금 북한 서민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보면, 서로 엇갈려진 방향으로 가는 두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북한경제가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어렵게 사는 사람이라도 이제 굶어죽는다는 공포가 없습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김정일시대와 비교할 때 거의 자유롭게, 단속 없이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서민들은 김정은이라는 사람에게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숙청의 대상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인민들이 싫어하는 간부들이 주된 대상입니다. 다른 편으로 보면, 북한에서 해외생활, 특히 중국과 남조선에 대한 지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북한이라는 나라가 어렵게 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경제의 어려움을 초래한 것이 체제라고 생각할 근거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경제성장 때문에 체제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는 동시에, 해외생활에 대한 소문과 지식의 확산 때문에 체제에 대한 반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두 가지의 엇갈려진 생각 가운데 어느 생각이 더 셀지 예측하기가 불가능합니다.

기자: 그렇게 볼 때 김정은이 앞으로 인민들의 탈북을 막고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이 질문에 아주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경제 성장과 인민생활 향상을 초래해야 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자유나 민주주의를 반대하지 않지만 그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먹을거리 문제 및 입을거리 문제의 해결입니다. 북한정권이 경제성장을 이룬다면, 외교관들의 탈북사건이든, 무역일꾼 탈북이 벌어져도 국내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고속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 북한은 중국처럼 경제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김정은 정권이 이러한 개혁을 이룰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희망이 없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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