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어르신 - 나무위키

어르신

Contents
1 Korean
1.1 Etymology
1.2 Pronunciation
1.3 Noun
1.3.1 Related terms
Korean
Etymology
First attested in the Beonyeok Bak Tongsa (飜譯朴通事 / 번역박통사), before 1517, as Middle Korean 얼우신 (Yale: elGwusin), honorific form with 시 (-si-) of 얼〯운〮 (Yale: ělGwún, “adult”), modern 어른 (eoreun). Note that this is possible because the noun is derived from a verb.

Pronunciation
(SK Standard/Seoul) IPA(key): [ˈɘ(ː)ɾɯɕʰin]
Phonetic hangul: [어(ː)르신]
Though still prescribed in Standard Korean, most speakers in both Koreas no longer distinguish vowel length.
Romanizations
Noun
어르신 • (eoreusin)

(polite) elder; the elderly
어르신을 위한 보험 ― eoreusin-eul wihan boheom ― an insurance for the elderly
Related terms
어른 (eoreun, “adult”)





어르신 - 나무위키

어르신

최근 수정 시각: 
1노인을 칭하는 순우리말이자 점잖게 이르는 말2눈물을 마시는 새 용어3수호캐릭터의 등장인물4개그 콘서트의 전 코너5. 만화 갓핸드 테루 의 등장인물6네이버 웹툰 호랑이형님의 등장인물
6.1. 진용진의 단편영화 없는영화 시리즈
7휴먼버그대학교의 등장인물

1. 노인을 칭하는 순우리말이자 점잖게 이르는 말[편집]

원래는 남의 아버지를 높여 부를 때 사용하는 말이었다. 이 경우에 다른 뜻으로 춘부장(椿府丈)[1]이라는 존칭이 있다. '어른'보다 더 격이 높은 느낌을 주며, 아버지보다 연세가 더 높으신 비친족 어른을 지칭할 때도 사용한다.

노인복지시설등 노인과 관련된 기관에서 대부분 어르신이라고 지칭하는게 원칙이다.

요즘은 노인의 대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평균 연령이 늘어나는데 반해 경제적 생산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가 되고, 시대별로 급격하게 달라지는 필요 지식 등으로 인해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는 뜻 자체를 점점 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미국에선 old man 대신 senior citizen을 쓰며, 일본에선 老人 대신에 お年寄り(오토시요리)를 쓴다. 오토시요리는 국가 공모를 통해 노인을 대체하는 단어로 당당하게 뽑힌 말이다.

공적이거나 사전적 목적이 있는 위키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쓰일 일이 없는 단어이다.

긍정적 차별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평등주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서는 공적인 사안에서 젊은이는 젊으신이라고 높여부르지 않지만 노인은 어르신이라고 높여 부르는데 이는 엄밀히 따지면 인권개념에서의 평등에 위배된다.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차별표현이라 어르신이라는 단어조차 듣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왜냐하면 "60~70대면 아직 청춘인데 한참 늙은 사람같이 취급하는 것 같아서 싫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저씨, 아줌마 소리 듣기 싫어하는 20~30대의 심리와 대동소이하다. 또한 제법 나이가 있는 중년의 경우 이들에게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대신 친근하게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데 이것도 같은 이유로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

2. 눈물을 마시는 새 용어[편집]

눈물을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종족 도깨비가 죽어서 취하는 형태.

자세한 것은 해당항목 참조.

3. 수호캐릭터의 등장인물[편집]

이스터 사의 회장. 대부분 그의 이름을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엠브리오를 포획하라는 명령을 내린 사람이며 사실상 이 만화의 만악의 근원 중 하나. 항상 천에 가려진 채 자신의 옥좌에만 앉아 있으며, 전무조차도 일단 무릎을 끓고 인사할 정도로 권위가 높다. 이 인물에 대한 정체에 대해서는 전무를 제외한 이스터 사의 다른 간부들도 모르고 있으며, 작중에서는 엠브리오를 포획하라는 명령만 내릴 뿐 단 한번도 자신이 직접 나서본 적이 없다.
이후 후반부에서 전무가 엠브리오를 포획하는데 성공하여 어르신이 있는 곳으로 도망쳤고, 이에 아무, 타다세, 이쿠토가 전무의 뒤를 쫓으면서 마침내 어르신의 정체가 밝혀지게 된다.
이후 자세한 내용은 이 캐릭터(스포일러 주의)를 참조.

4. 개그 콘서트의 전 코너[편집]

상세 내용 아이콘  자세한 내용은 어르신(개그콘서트) 문서
 참고하십시오.

5. 만화 갓핸드 테루 의 등장인물[편집]

상세 내용 아이콘  자세한 내용은 시노미야 류호 문서
 참고하십시오.

6. 네이버 웹툰 호랑이형님의 등장인물[편집]

상세 내용 아이콘  자세한 내용은 압카 문서
 참고하십시오.

6.1. 진용진의 단편영화 없는영화 시리즈[편집]

상세 내용 아이콘  자세한 내용은 어르신(없는영화) 문서
 참고하십시오.

7. 휴먼버그대학교의 등장인물[편집]

상세 내용 아이콘  자세한 내용은 어르신(휴먼버그대학교) 문서
 참고하십시오.
[1] 춘부장과 자주 헷갈리는 단어로 선친(先親)이 있는데 이건 자녀가 자신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남에게 일컫는 단어라 남이 "자네의 선친께서는~" 식으로 쓸 단어도 아니거니와 잘못 쓰면 고인드립이 되니 주의. 선친은 망자의 자녀가 "저의 선친께서는~"처럼 자신의 아버지를 일컬을 때만 쓰고, 남이 그 자녀의 죽은 아버지를 일컬을 때에는 선대인(先大人)이라 한다(ex. 자네의 선대인께서 살아생전에~"). 자녀가 자신의 살아 있는 아버지를 남에게 일컬을 때에는 가친(家親)이라 한다(ex. 춘부장은 건강히 지내시는가? / 네, 가친은 늘 건강하십니다.). 한편 춘부장과 같은 의미의 단어로서 존부(尊父)도 있지만 이건 거의 북한에서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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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노인과 어른의 차이
입력 : 2017-02-16

[겨자씨] 노인과 어른의 차이 기사의 사진고령화 시대입니다. 노인이 많으면 사회가 병약해지지만 어른이 많으면 윤택해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하는 음식이 있고 발효하는 음식이 있듯이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노인이 되는 사람과 어른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노인은 나이를 날려버린 사람이지만 어른은 나이를 먹을수록 성숙해지는 사람입니다. 노인은 머리만 커진 사람이고, 어른은 마음이 커진 사람입니다. 노인은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지만 어른은 어린 사람에게도 배우려 합니다. 노인은 아직도 채우려 하지만 어른은 비우고 나눠 줍니다. 노인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만 알지만 어른은 이웃을 배려합니다. 노인은 나를 밟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른은 나를 밟고 올라서라 합니다. 노인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만 어른은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은 사람입니다. 노인은 겉모습이 늙어가는 것을 슬퍼하지만 어른은 속사람이 충만해지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깊이 숙성된 잉크가 좋은 시를 씁니다. 속사람이 주님을 닮은, 향기로운 어른들이 사회를 빛나게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도 바울을 통해 이런 사람이 어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고후 4:16)

<글=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삽화=이영은 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96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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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과 어른의 어원

어르신과 어른의 어원
by 언덕에서 2022 9 12
언덕에서 구독하기
4/21/24, 12:57 PM ‘어르신’과 ‘어른’의 어원
https://yoont3.tistory.com/11300556 2/7


텔레비전을 보면 ‘6시 내 고향’ 등 여러 프로에서 농,어촌
마을 소개를 하는데 리포터가 할머니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
대화 장면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할머니에게 칭한 '어르신'이라는 표현이 뭔가 어울리지
않은 느낌 때문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 어르신( 어르신네) : 명사.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
는 말. 어른보다 높여 이르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대중매체에서는 왜 여자에게도 ‘어르신’이라는 표
현을 쓸까?
한글학회(02-738-2238)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
았다.
답변은 이러했다.
"남자에게 쓰는 말이 분명히 맞다. 남녀평등의 시류에
따라 의미가 확충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체적인 부
분은 '국립국어원'에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
다.
그래서 국립국어원(02-2669-9775) 에 문의를 해보았
으나 답변은 비슷했다.
"분명히 남자에게 쓰는 말이 맞다. 그러나 여성 할머
니에 대한 적절한 명칭이 없어서 의미가 확장되어 있
는 것으로 보인다."
언어는 항상 변화한다.
비슷한 예로 요즘 젊은이들이 잘 쓰는 ‘완전’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야!, 이거 완전 좋다.”
완전이란 말은 명사로서 “ (주로 다른 명사 앞에 쓰여)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을 의미
하는 것이지만 위의 사용 예에서 보듯이 부사로 사용되고

있다. ‘매우’ 도는 ‘대단히’ 정도의 의미로 변화 중인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어른’의 어원은 무엇일까?
“어른한테 그 말버릇이 뭐냐?”
“그 어른께서는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박갑천의 어원수필에 의하면 어른은 다 성장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지위나 항렬이 높은 사람에 대해서
도 쓰인다고 했다. 물론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도 쓰인다.
그러나 본래의 시작은 장가들거나 시집을 간 사람이었다
니 놀랍다. 결혼을 해서 한 집안을 이룬 사람의 일컬음에
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른한테 말버릇이 뭐냐'고 하여 사뭇 점잖기만
한 ‘어른’도 그 줄기를 따라 올라가 보노라면, 옛날 양반들
의 ‘점잔’이라는 뜻에서는 조금 꺼림칙한 어원을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부터는 박갑천 선생의 「어원수필」에 게재된 내용을
인용해 보겠다.

“어른한테 그 말버릇이 뭐냐?”
“그 어른께서는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어른은 다 성장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지위나 항렬이 높은
사람에 대해서도 쓰인다. 물론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도 쓰
인다. 그러나 본디의 시작은 장가들거나 시집을 간 사람이
었다고 할 것이다. 결혼을 해서 한 집안을 이룬 사람의 일
컬음이 시작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른한테 말버릇이 뭐냐고 하여 사뭇 점잖기만 한
‘어른’도 그 줄기를 따라 올라가 보노라면, 옛날 양반들의
‘점잔’이라는 뜻에서는 조금 꺼림칙한 여운(餘韻)을 갖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세어에서 ‘얼다’라는 말은 교합
( 交合) 하다, 성교( 性交)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고,
‘어르다’는 ‘혼인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
다. 얼음이 언다는 ‘얼다’도 굳게 합해 있다는 뜻에서 살핀
다면 본줄기는 같았던 것이라고 해 볼 수도 있다.
‘어른’의 그때 말은 ‘얼운’ 또는 ‘어룬’이었다. ‘얼다’의
‘얼’에 ‘운’이라는 발가지(접미어)가 붙었던 형태였다고 생
각될 수도 있고, 그대로 ‘어루다’나 ‘어르다’가 주저앉아

‘얼운’ㆍ‘어른’이라는 말로 내려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어쨌든 간에 ‘어른’이라는 것은 ‘언(얼은) 사람’이다. 그
것이 결국 어른이라는 것이다. ‘얼우다’ㆍ‘얼이다’ㆍ‘얼유
다’ㆍ‘어루다’ 같은 중세어가 다 시집보내고 장가보내는 것
을 나타내는 말이었거니와 지금도 아주 높여서 쓰고 있는
말,
“자네 어르신네께서는 지금 뭘 하고 계시는가?”의
‘어르신네’도 ‘얼우신’ 또는 ‘어루신’이어서 어른이라는
말은 결국 혼인( 婚姻), 즉 남녀의 교합( 交合) 을 전제
한 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스울 것도 없는 것이
그럼으로써 곧 ‘어른’이라는 인정을 받았던 것일 테니까.
그런데 ‘어루만지다’라는 말도 ‘얼다’ㆍ‘어르다’라는 데서
출발된 말이라고 생각해 볼 수가 있는 일이다.
“얼운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던 황진이
(黃眞伊)의 생각이 동짓달이라는 말이 들어서 추웠기 째
문의 ‘얼운님’이기도 했으려니와 여기서 말하는 ‘얼운님’
생각이 은근히 안 풍긴다고 할 수 없는 일 아니가.
어른이 되면 점잖아져야 했던 우리 할아버지들인 것인데,
하여간 그 양반들, 메타포는 없었다 해도 솔직한 생각의
표현 그것만은 멋있었던 일이라고 해 두자.
- 박갑천 : <어원수필(語源隨筆)>(1974) -
참고 서적 : 1. 민중서관 <한글사전>(2005) -
2. 박갑천 : <어원수필(語源隨筆)>(1974) -
==
‘노인’과 다른 ‘어르신’…뇌 기준 25살부터 성인이라면
[한겨레21] 늙음의 과학
“34살-60살-78살 노화 변곡점”이 시사하는 것
수정 2023-08-03 19:51등록 2023-08-03 17:22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큰아이가 여섯 살, 쌍둥이 아이들이 돌 즈음의 일입니다. 평일에 아이를 돌봐주시던 부모님이 일이 있어 잠시 본가로 내려가셨고, 남편과는 주말부부였습니다. 미취학 아동 셋과의 하루하루는 정신없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숨가쁘게 흘러갔습니다. 그 와중에도 연재 중인 원고의 마감은 꼬박꼬박 돌아왔고, 젖은 빨랫감과 설거지할 우유병과 치워야 할 잡동사니는 쌓여갔지요.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와 진공청소기가 다소 도움이 됐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내 손을 타야 했습니다.

■ 24살까지 변화무쌍한 뇌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문제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평소 아기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잘 자던 아기들이 그날따라 도통 품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첫째의 잠자리도 제대로 못 봐주고 돌쟁이들을 양팔에 끼고 안방 침대에 누웠습니다. 칭얼거리는 아기들을 달래다 지쳐서 저도 모르게 잠들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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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작게 흐느끼는 소리에 설핏 잠에서 깨었습니다. 희미한 취침등 불빛 아래 첫째가 훌쩍이며 서 있었습니다. 아무리 침대에서 누워 기다려도 엄마가 밤 인사를 해주러 오지 않자 직접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 눈에 들어온 모습은, 양팔에 아기들을 하나씩 안고 잠들어버린 엄마였습니다.

아이는 문득 서러워진 모양입니다. 아무리 봐도 엄마 곁이 보이지 않았겠지요. 차마 아기인 동생들을 밀어내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홀로 방으로 돌아가긴 외롭고, 엄마는 너무 피곤해 보이고…. 그래서 아이는 엄마를 깨우지도 못하고 그저 훌쩍거리고만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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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도 훌쩍 넘은 일이지만 아직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 한쪽이 묵직해집니다. 오래전에 법적 성년의 나이를 넘겼지만, 온전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습니다. 

■ 아이는 언제부터 어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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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생물은 태어나고 성장하며, 아이에서 어른이 돼갑니다. 어떤 생물은 아이와 어른의 경계가 자못 뚜렷합니다. 배춧잎을 갉아먹는 통통한 초록색 애벌레와 흰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다니는 배추흰나비처럼 말이죠.

이처럼 여러 곤충과 갑각류처럼 뚜렷한 변태 과정을 거치는 동물은 유생체와 성체의 경계가 비교적 분명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탈피를 마치고 고치를 뚫고 나오는 때가 바로 성체가 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순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기에, 언제까지 아이이고 언제부터 어른인지 나누는 경계가 다소 모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와 어른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라면 아이에게는 생식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전통사회에서는 성적으로 재생산이 가능해지면 성인으로 대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몽룡과 성춘향은 열여섯에 눈이 맞았고, 줄리엣은 14살 생일을 앞두고 사랑에 빠졌다. 한겨레 자료
전통사회에서는 성적으로 재생산이 가능해지면 성인으로 대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몽룡과 성춘향은 열여섯에 눈이 맞았고, 줄리엣은 14살 생일을 앞두고 사랑에 빠졌다. 한겨레 자료
그래서 전통사회에서는 아이가 자라 2차 성징이 드러나고 성적으로 재생산이 가능해지면 성인으로 대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몽룡과 성춘향은 이팔청춘 열여섯에 눈이 맞아 만리장성을 쌓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불같은 사랑은 줄리엣의 14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일어났습니다. 화랑 관창이 황산벌에서 목숨을 걸고 내달리던 때의 나이는 겨우 15살이었고, 16살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전장에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섭정을 맡아 반란을 진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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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앳된 구석은 남아 있어도, 이 정도 나이면 충분히 사랑하고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지키고 세상에 뜻을 펼칠 수 있는 나이라 여겼죠.

근대 이후, 성인으로 인정받는 나이는 이보다 조금 올라갑니다. 재생산 여부에 더해 법적 기준이 제시됐죠. 법적으로 성인이란 혼인, 음주, 흡연, 각종 계약, 운전면허, 선거 등의 행위를 친권자나 후견인의 동의 없이 행사하는 것이 자유로워지는 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들을 행할 수 있을 만큼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숙했다는 것으로 여겨지는 나이가 기준이 됐지요. 현재 가장 많은 나라에서 인정하는 성인 기준은 18살 전후입니다(우리나라는 19살 이후를 법적 성인으로 규정합니다). 

전세계 각국의 성인 기준 나이. 자료: 위키피디아
전세계 각국의 성인 기준 나이. 자료: 위키피디아
최근 이 법적 기준을 더 늦추는 게 좋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이의 특성이 성장이라면, 성장이 모두 완료된 시점 이후를 성인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어른은 언제부터 노인일까

물론 인체의 성장에서 모든 부분이 반드시 동일한 시기에 완료되지는 않습니다. 개인차는 있지만 16~18살이 지나면 뼈의 성장판이 닫혀 키가 더는 자라지 않습니다. 키 성장이 멈춘 뒤에도 신체의 다른 부분은 더 자라고 성숙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뇌입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고, 10대 청소년의 뇌는 확실히 무모하고 저돌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감정 기복이 심해 불안정한 행태를 보입니다. 10대의 두뇌 발달을 연구한 신경학자들은 인간의 뇌는 20대 중반까지 계속 새롭게 재편되기에 인간의 청소년기를 틴에이저(13~19살)를 넘어선 24살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성인의 연령은 25살이 되겠지요.

또한 이들은 조현병이 처음 발현되는 시기가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것도, 이 시기까지는 뇌 발달이 아직 안정화되지 못해 작은 충격과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연속적인 인간의 삶은 성인이 되는 지점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노인이 되는 시기도 확실하게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성장하고 어른은 안정을 유지합니다. 아이는 지원받고 어른은 생산을 맡습니다. 그렇다면 노인은 어떨까요?

사회가 노인을 대하는 방식은 생산 영역에서 물러나 은퇴한 이들을 대하는 그것입니다.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하듯 성인의 권리는 그대로지만, 성인에게 부여된 의무에서 상당 부분 면제해주죠. 조선시대에도 건장한 성인 남성은 16살부터 60살까지 군역의 의무를 졌기에, 1년에 두 달씩 군대에 복무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베, 즉 군포를 납부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60살이 넘어가면 이 군역이 면제됐지요.

기준이 다를 뿐, 현대에도 노인을 규정하는 기준은 비슷합니다. 성인의 권리를 가지되 책임과 의무에서 면제되죠. 대한민국 헌법 제24조에 의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투표권을 가지는데, 2023년 현재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만 18살 이상의 국민이라면 선거권이 부여됩니다. 1년 이상 형을 받고 집행 중인 사람 등 몇몇 예외는 있지만, 선거권 결격 사유에 나이는 없습니다. 그러니 별다른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한, 18살 이후 사망할 때까지 선거권은 유지되죠.

또한 성인이 응당 해야 할 일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경제활동과 건강유지입니다. 무릇 성인이라면 제 밥벌이는 할 수 있고 제 몸 하나는 건사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법적 노인이 되면 이런 것도 의무가 되지 않습니다. 근대 복지국가에선 노인이라 인정되는 나이가 되면 경제활동에서 은퇴했음을 상정해 연금 지급을 개시하고, 각종 세금과 요금에서 감면 혜택 혹은 무료 혜택을 줍니다. 여기에 장기요양보험이나 국가의료지원도 제공하지요. 현재 우리나라의 법적 노인 기준은 65살입니다. 이는 공무원의 퇴직연령으로, 더는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이며 노인복지법에서 명시한 기초연금이나 장기요양보험, 도시철도 무임승차가 제공되는 나이이지요.

■ 성인과 어른, 노인과 어르신의 차이

노인의 법적 기준 나이가 왜 65살이 됐는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실시된 유럽 각국의 연금제도에서 65살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 기준이 65살이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딱히 생물학적 이유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의 혈장 단백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34살, 60살, 78살 이렇게 세 시기에 갑작스러운 노화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연속적인 삶에서도 분기점이 존재하듯, 노화에서도 세 번의 주요 변곡점이 있다는 거죠. 65살이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지점이라 여전히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현행법상 성인과 노인의 기준은 그저 살아온 날수로 정해지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살다보면 성인이 되고 자연스럽게 노년기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같은 나이대를 의미하는 단어라도 ‘성인’과 ‘어른’, ‘노인’과 ‘어르신’은 다릅니다. 전자가 그저 물리적 숫자만을 잣대로 판별한다면, 후자는 숫자에 더해 그 시기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 권리와 의무의 조화, 다음 세대를 대하는 태도 등 복합적인 의미가 부여됩니다. 하지만 성인은 됐으나 어른은 되지 못하고, 노인이지만 어르신으로 변모하지 못한 이가 드물지 않게 눈에 띕니다.

우는 아이를 마주한 순간, 팔이 두 개뿐이라는 사실이 심히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렇다고 팔이 돋아날 리 없으니 방법을 고민해야죠. 곤히 자는 막둥이를 가슴 위에 얹고, 겨우 틈이 난 한쪽 팔을 첫째에게 내줬습니다. 울음을 그친 아이는 곁을 파고들었고 곧 새근새근 잠들었습니다. 팔은 두 개여도 세 아이를 모두 보듬을 수 있었습니다.

양팔과 가슴 위에서 느껴지는 세 아이의 숨소리를 느끼며 한참이나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손을 잡고 걸음마를 하던 시절은 지났고, 제 몸 하나만 건사하면 되는 시기도 넘어섰으며, 이제 내가 세상에 내어놓은 생명을 오롯이 책임지고 지켜야 하는 세월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세 생명의 무게감은 매우 묵직했지만, 그보다 훨씬 큰 질량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줬습니다.

■ ‘어르신 되기’, 인생 후반부의 숙제

이제 아이들은 제 눈높이를 넘어섰고, 더는 제 팔을 베고 품을 파고들지 않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제 몸을 스스로 건사할 시기가 그리 머지않아 보입니다. 그때쯤이면 저도 노인이라 불릴 만한 나이가 되겠지요. 성인이 된 뒤에도 한참 지나 어른이 됐던 경험이 있으니, 노인이 된 뒤 진짜 어르신이 될 때까지는 좀더 많은 일을 겪어야겠지요. 그것이 지금 생각하는 제 인생 후반부의 숙제인 듯합니다.

이은희 과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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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의 과학: 나이 들어가는 당신은 노화하고 있나요, 노쇠해지고 있나요.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은희의 나이 드는 것의 과학 이야기. 3주마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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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어른의 차이
중앙일보
입력 2010.05.22 00:38

업데이트 2010.05.2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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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어른은 나이가 들수록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다. 타인을 위해 기꺼이 그늘이 되어주기에, 어른은 나이 들어 병석에 누워 있어도 만나는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어른 주위에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중요한 사실은 노인은 노력하거나 훈련하지 않아도 세월 속에서 절로 노인이 되지만, 나이 들어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부단히 자신을 가꾸고 가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이 들수록 유치하다는 소리를 듣는 노인이 많아지는 것은 나이를 훈장으로만 여길 뿐, 어른이 되려고 자신을 가꾸려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가지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일러스트 = 강일구

먼저 몸과 마음이 함께 늙어가야 한다. ‘나이는 육십이지만 마음은 이십대’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나이 듦은 자기중심적으로만 살던 마음이 후덕해지는 것을 뜻한다. 이해할 수 없던 것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없던 사람을 포용하며, 나눌 수 없던 것을 나누는 후덕함이 나이 듦의 자산이다. 후덕한 청년이라는 말이 없는 것은 후덕함은 언제나 세월의 길이와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십대가 이십대의 마음으로 살려는 것은 그 나이에도 후덕한 마음을 지닌 어른이 아니라, 여전히 이기적인 마음으로 소아적 삶을 살겠다는 말이다. 육십대의 시어머니가 이십대의 마음으로 살려 하면 그 시어머니에게 이십대의 며느리는 라이벌이기 마련이고, 젊은 며느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을 것이다. 육십대의 아버지가 삼십대 젊은이의 마음을 지니려 하면 삼십대 아들의 후덕한 아버지가 될 수는 없다. 삼십대 마음을 지닌 아버지가 삼십대 아들의 부족함과 허물을 감싸 안기보다는, 아들의 삶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지배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늙어서도 젊은이의 마음에 집착하는 것은 젊어지기는커녕 도리어 자신을 이기적인 노인으로 몰아가는 첩경이다. 육십대 아버지는 육십대의 마음을 지녀야 젊은 아들을 품는 후덕한 어른이 될 수 있고, 육십대의 시어머니는 육십대의 마음으로 며느리를 맞아야 젊은 며느리를 친딸처럼 거두는 자애로운 그늘이 될 수 있다.
나이 들어 노인이 아니라 어른이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전제는 바른 재물관(財物觀)을 갖는 것이다. 재물관이라고 해서 거창한 담론이 아니다. 어른이 지녀야 할 재물관은 단순 명료하다. 자신이 지닌 재물이 비록 동전 한 잎뿐이라 해도 그 속에는 반드시 타인을 위한 몫이 포함되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생전의 어머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어느 만석꾼 집에 신식 며느리가 들어갔다. 가만히 보니 시어머니가 광을 열고 아무에게나 퍼주었다. 머슴이든 소작농이든 동네 사람이든, 와서 아쉬운 소리만 하면 마구 퍼 주는 것이었다. 신식 며느리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시어머님은 규모 있는 살림살이를 모르시는구나. 내 시대가 되면 나는 저런 식으로 낭비하지 않을 거야’. 세월이 흘러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며느리의 시대가 도래했다. 경제권을 이어받은 며느리는 고등교육 받은 사람답게 매일 가계부를 펼쳐놓고 시어머니와는 달리 모든 것을 알뜰하게 절약했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며느리가 경제권을 행사하면서부터 만석이 나지 않았다. 며느리는 알뜰하게 경제를 꾸리면 소출이 더 커지리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다. 젊은 며느리가 보기에는 시어머니가 헤픈 것 같았지만, 그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시어머니이기 이전에 온 동네의 어른이었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베풂으로써 동네 사람들을 위한 넉넉한 그늘이 되어준 것이다. 그 넉넉한 그늘 밑에서 모든 사람이 신명 나게 일했으니 만석이 나는 것은 당연했다. 젊은 며느리는 배운 사람답게 가계부는 철저하게 정리했지만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그늘이 되지는 못했다. 삶의 그늘이 없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이 본능적으로 인색해지기에, 그런 삭막함 속에서 예전처럼 만석이 나올 리 만무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처신이 그렇듯 극명하게 갈린 근본적인 원인은 재물관에 있었다.

우리는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노인이 많은 사회는 허약할 수밖에 없지만 어른이 많은 사회는 더 없이 강하다. 어른의 경륜과 지혜는 핵무기보다 더 강한 까닭이다. 우리 사회에 어른이 없다고 남의 이야기하듯 한탄만 할 일이 아니다. 각자가 젊은 시절부터 자기 자신을 어른으로 가꾸어 가면 머지않아 이 세상은 존경스러운 어른으로 가득할 것이다. 종교인들이 그 선봉장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미신을 좇는 하등종교라면 모르되, 무릇 자기부인(否認)을 통한 절대가치를 추구하는 고등종교라면 예외 없이 자기중심적인 소아적 인간을 이타적 어른으로 이끌어주는 어른됨의 길이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 노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어른이 될 것인가? 그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워즈워스의 시처럼, 세월은 지금 이 시간에도 마구 달려가고 있다.

이재철 100주년기념교회 목사
일러스트 = 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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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어르신 어떻게 다를까?
 제주일보 승인 2012.12.03 댓글 0기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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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 명예도민
우리나라는 세계 10위를 자랑하는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랐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에서 노인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이 1위라는 부끄럽고 걱정스러운 속살을 갖고 있다.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나 사회차원에서 노년 인구의 삶의 질과 복지에 대한 정책은 뒤처져 있는 현실이다.

최근 서울시는 추락한 노인의 지위를 높이고자 하는 일환으로, ‘노인’에서 ‘어르신’을 공식명칭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노인’이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는 것이 이러한 명칭 개정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늙었다’는 말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년, 소년, 청소년, 청년, 장년, 노년의 각 연령 구분에 따라 노인은 공식적인 표현일 뿐이다. 그런데 노인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것은 늙음 자체에 대한 부정이라기보다는 ‘어떻게 늙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치기준을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기준은 바로 우리말 속에 있다. 우리말에는 ‘늙은 사람’을 표현하는 다섯 가지 말이 있다. 늙은이, 노인, 노인장, 어른, 어르신이다. 나이만 든 사람을 비하할 때 늙은이라 하고, 중립적으로 표현할 때 노인, 노인을 높여서 불러야 하는 상황에서 노인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른과 어르신은 다르다. 늙은이, 노인, 노인장과 어른, 어르신을 구분하는 경계는 바로‘얼’이다. ‘얼’은 생명의 본질이고 만물의 근원이며, 정신이다. 얼을 깨우쳐야 어른이 되고 어르신이 될 수 있다. 어른과 어르신은 육체적인 나이가 아니라, 정신적인 기준, 양심의 나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우리는 ‘얼’의 의미를 ‘얼굴’이라는 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어로는 face, 한자로는 안면(顔面)으로 서로 마주 대하는 면이라는 일반적인 의미이다. 그러나 우리말 얼굴은 ‘얼’과 ‘굴’이 합해서 나온 말이다. 얼굴에는 눈구멍, 귓구멍, 콧구멍, 입구멍 등 많은 굴이 있고, 그 굴로 얼이 드나든다는 정신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얼굴은 ‘얼이 드나드는 굴’ 또는 ‘얼이 깃든 굴’이라는 의미이다. 얼굴은 사람에게만 쓰고, 동물에게는 쓰지 않는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당연히 얼을 가져야 한다. 얼을 가지면 얼굴을 들고 당당하게 살 수가 있다. 하지만 얼이 빠지면 얼굴을 들고 살 수가 없다. ‘얼’이 빠진 사람을 ‘얼간이’라고 한다. ‘얼’을 가지면 조화로운 ‘좋은 사람’이 되고, ‘얼’이 빠지면 나만 아는 ‘나쁜 사람’이 된다. ‘나쁘다’는 것은 ‘나뿐’인 상태이다. 자기만 알고 자기 이익만 앞세우는 이기적인 욕망에 이끌려 사는 사람이 곧 나쁜 사람이다.

어른과 어르신에는 나이가 든 좋은 분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얼을 깨우치고 살아가면 ‘어른’이 되고, 그 얼이 신의 경지에까지 이르면 ‘어르신’이라 한다. 그래서 ‘어르신’은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는 큰 마음(大德)을 품고, 사람과 세상을 살릴 수 있는 큰 지혜(大惠)가 열리고, 그것을 실천하는데 온 힘(大力)을 다해 애쓰는 분으로,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흠모를 받는 분이다.

이렇듯 우리말은 국학의 정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우리말은 바로 국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얼을 가진 어른과 어르신이 많은 사회가 좋은 사회다. 그렇지 못하고 노인만 많으면 그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어른이 되고 어르신이 될 수 있는 내면의 공부와 실천을 하는 노년 인구가 많아지면, 건강하고 행복한 복지국가가 될 것이다. 평균수명 80세,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비율이 10%를 훨씬 넘어선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대처하는 가장 슬기로운 길이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른과 어르신이 많이 사는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 우리말 속에 이렇듯 깊은 뜻과 정신이 숨어 있다. 우리말 속에 사람이 살아가는 할 도리와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는 물론 세계적인 정신문화대국이 될 수 있는 정신이 샘물처럼 담겨있다. 그 정신의 샘물을 퍼 올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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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어르신



우리말에는 나이 듦에 대한
다양한 표현이 있습니다.
늙은이라는 말이 있고
한자로 노인, 노인장이 있습니다.
노인장이 되면 존칭어가 되지요.

다음으로 어른이라는 말이 있지요.
어른은 얼이 큰 분입니다.
영적인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르신입니다.
얼이 커서 신이 된 사람입니다.
인간완성의 경지에 이른 분입니다.
신인합일 정신의 표현이며
최고가는 존경입니다.

어른이나 어르신이 되려면
홍익인간의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정신을 갖고
나이가 들면 어른이 되고 어르신이 됩니다.
그렇지 않고 나이가 들면
늙은이, 노인, 노인장이 되는 겁니다.   
from the ilchi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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