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손민석 - 정규재 보수행동강령 - 한국의 자유주의, 보수주의

손민석 - 정규재가 보수행동강령 만들었을 때 내가 한참 웃었던 게 저 양반이 자유주의=하이에크로 해놓고 옛날에 진짜... | Facebook

손민석

정규재가 보수행동강령 만들었을 때 내가 한참 웃었던 게 저 양반이 자유주의=하이에크로 해놓고 옛날에 진짜 엄청 시건방 많이 떨었거든. 최장집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두고 자유주의가 뭔지도, 자유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좌파 깡통 교수가 이런 쓰레기 책으로 애들 선전선동한다면서 욕하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 최장집이 윤석열 만나고 나서 최장집이 좀 전향한 게 아닌가, 좀 자유주의가 뭔지 이제야 알게 된 것 아닌가 막 이러는걸 보고 내가 좀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나도 최장집 좋아하지 않고 그가 말하는 민주주의라는 게 좀 이상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은 한다만 정규재 수준에 댈 건 아니다. 아무튼 한국에는 전경련 중심으로 하이에크, 미제스 등을 숭배하는 애들이 자기네만 자유주의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공적 자유주의를 좀 제대로나 읽으면 모를까? 얘네 비판하려고 하이에크 읽다가 얘네의 하이에크 이해가 너무 저열하다는 생각에 좀 하이에크가 불쌍해졌다고 해야 할까.

 전에는 그냥 얘네가 좀 모자라서 그렇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에는 아, 이게 전제주의적 특질이 반영돼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한국의 하이에크주의자들은 하이에크를 원자론적 개인으로"만" 파악하는 경향이 되게 강하다. 하이에크가 시장경제를 수호하려고 한 근본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가 없다. 공동체와 개인 간의 통일이라는 유럽적 맥락이 되게 소거되고 그냥 그 행태만 들어온다고 해야 할까? 버크의 보수주의도 내가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을 꼼꼼하게 읽어보면 이게 단순히 그냥 전통이 중요하고, 진보와 이성이 모든 제도를 파괴하는 걸 반대하고.. 그게 아니다. 내가 이해하는 게 틀렸을 수도 있지만 보수주의가 작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배경 혹은 "주체"라는 건 "민족공동체"다. 하나의 민족공동체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서 축적한 제도, 문화, 전통 등의 총체를 버크는 '보수'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버크의 보수주의는 기본적으로 '민족'이라는 주체와 떼어놓고 사유할 수가 없는데, 한국에 보수주의를 널리 선전하려고 하는 박지향을 보라. 이 사람은 민족공동체, 민족주의 이런 걸 부정하거든. 그러고 나서 보수는 뭘 보수해야 될까? 이러고 있다. 답답한거야. 보면.. 박지향 책 거의다 사서 읽어봤지만 이 사람이 아일랜드 얘기하는 것 외에 지적으로 무언가 깨달음을 준 게 없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얘네는 무언가 흉내는 내려고 하는데 저쪽에서 공동체와 개인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이런 맥락은 다 소거하고 그냥 반공주의, 그거 하나밖에 없다. 박지향도 결국 박근혜를 한국의 대처로 만들려다가 실패하고 저러는거다. 너는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니? 라고 믿는 광신도들 주장에 동조되면 그것도 지적으로 문제가 있는거다. 얘네가 왜 그런 식으로밖에 보수주의, 자유주의 등을 읽어내는지에 대해서는 역시나 한국적인 맥락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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