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3

1711 박성용 - >사회 변화를 위한 국제 AVP커뮤니티들의 실험들< - 이야기가 우리를 가르친다



(5) 박성용 - >사회 변화를 위한 국제 AVP커뮤니티들의 실험들< - 이야기가 우리를 가르친다 - Marvellous...




박성용 added 5 new photos.
Yesterday at 01:13 ·



>사회 변화를 위한 국제 AVP커뮤니티들의 실험들<

- 이야기가 우리를 가르친다 -
Marvellous Margaret/AVP in USA

나는 지난 일요일부터 네팔 카투만두에서 일주일간 열리는 ‘삶을 변혁시키는 평화훈련 국제 모임’(AVP World Gathering)에 참석하고 마지막 반나절 세션을 남기고 어제 오후 떠나 오늘 귀국하였다. 약 150명이 참석하여 15개 주요 언어를 쓰는 세계 각국의 AVP진행자들이 모였다. 제 1세계만 아니라 남미, 중미, 그리고 아프리카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나라들로서 20여년 활동가로부터 1년이상의 활동가들이 모인 것이다. 한국은 12명이 이번에 다른 나라들로부터 배우기 위해 큰 마음을 내서 참석하였다. 주로 미국, 독일, 영국, 호주가 AVP로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지만 남미나 아프리카도 거의 10년 이상의 역사들을 지닌 AVP 커뮤니티가 많이 있었다.

AVP(Alternativest to Violence Project)는 70년대 초부터 시작하여 전 세계 약 60개 나라에 퍼져있는 일상적 폭력에 대한 대안으로서 비폭력적인 접근방식을 시도하는 경험적 학습(experiential learning)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나는 주로 미국의 이야기만 들어서 주로 교도소의 재소자를 위한 empowerment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었으나, 수많은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학교, 지역공동체를 돌보는 방식으로 생명력을 가지고 나가고 있음을 각국 사례보고와 비공식모임에서의 접촉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AVP는 비폭력 훈련을 통해 개인과 사회에서의 변화를 위한 실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모델이다.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하여 만 10년이 되었다. 내가 여기 와서 이해하게 된 새로운 현실들은 다름과 같다.

1. 미국, 영국, 독일은 그 원래의 출발인 재소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주류화 되어 있으나, 호주는 오히려 공동체와 학교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주요 AVP 커뮤니티는 교도소만 아니라 그 활동범위를 넓혀 지역 갈등, 피난민, 트라우마, 가정폭력 등에 대해, 아시아에서는 학교, 지역 커뮤니티, 청소년, 피난민, 그리고 트라우마 등에 대한 AVP의 접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각 나라의 폭력의 현실에 대한 각각의 AVP커뮤니티가 어떻게 AVP 고유의 가치와 방법을 가지고 변형하여 재생산의 구조를 갖고 다가가는지를 보여준다. AVP는 최근 5년간 교도소외의 폭력현장에 대한 매우 다양한 재생산의 구조를 갖고 접근해 들어가고 있다.

2. AVP는 그린 헤이븐 교도소가 시작이 아니라, 원래 70년대 초 흑인민권운동과 더불어 특히 72년(73년?) 이티카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의료 접근권, 몸 돌봄 등의 기본적인 인권이슈로 재소자 봉기가 일어났고 국가보안군이 투입되어 20여명이 사살되고서 그 교도소가 봉쇄되어 재소자들이 그린 헤이븐으로 옮겨가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두 가지 이슈가 있었는 데 어떻게 감옥의 문화를 바꿀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자신들의 자녀들이 교도소에 오지 않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미국시민운동과 퀘이커싱크탱크가 합류하며 만든 역량강화(empowerment)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중에는 마틴 루터 킹과 가까이 연결된 Eddie Ellis가 AVP진행자로 활동하였다.)

3. AVP는 그 이론과 실천의 영역에서 다양한 시도와 긍정적인 실천사례들을 통해 훈련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원래 경험적 학습에 의거한 자기 체험중심의 AVP가 국제모임을 할 때도 개인의 발표가 아니라 공동진행자들 중심의 실제적인 접근 사례들에 대한 진행방식과 통찰의 나눔이 있었다. 그 예로서 훈련영역에서는 효과적인 역할극, 다양성의 도전, 팀구축과 조화로운 관계, 퍼실리테이션 기술과 스토리나눔, 대학생을 위한 멘토링 기술로서 AVP, 진행자됨, 반성적 사고(reflection)과 성찰(feedback), 갈등의 역동성과 변혁, AVP공동체에서 지속적인 학습, 변혁시키는 힘의 적용방식, 셀프 가버넌스(협치)와 참여적 의사결정 등의 내용이 다루어졌다. 현장이슈에 접근하는 실천방식으로서는 갈등지역에서 AVP, 구조적 폭력과 AVP, 재난후의 AVP, 청소년과 AVP, 평화와 화해, 중동에서 AVP, 트라우마 힐링, 지역커뮤니티와 국제 커뮤니티 건설 등의 이슈들이 다루어졌다.(심지어 인도네시아 Pati에서는 유치원에서도 AVP가 들어가 비폭력적인 반응의 패턴을 익히는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었다.) 이런 각 세션의 목록을 통해 보듯이 그리고 내가 참여한 몇 가지 세션의 내용을 보면 실질적으로 AVP의 질적인 진행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이 새롭게 도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AVP가 만나게 되는 각국의 폭력 현장들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식들이 새롭게 추가 되었다. 특히 호주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는 대학생 정규 커리큘럼으로 AVP가 새롭게 도입되기도 하였다.

4. AVP의 국제 모임의 특성이나 참가자들의 특성들을 보면 전문가가 아닌 열성과 헌신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발랄한 에너지와 긴장없는 따스함 그리고 자신의 전문적인 지성을 드러내지 않거나 혹은 누구도 열의를 가지고 있으면 기여할 수 있고 진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따스한 환대와 경청 그리고 돌아가는 리더십이 공통인 똑같은 서클형 모델이었지만 몇 달전 25주년 국제 모임에 갔었던 파커 파머의 ‘신뢰의 서클’ 진행자 모임이 더 정적이고 고급 두뇌들(대학교수, 연구자, CEO, 종교지도자들)이 많았다면, AVP활동가들은 더 서민적이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열정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특히 AVP는 폭력 현장의 여러 시도들에 대해 단순히 AVP워크숍을 어떻게 잘 진행하는지만 아니라 오히려 현장 활동가형 마인드를 지니고 있었다.

5. 내가 가장 큰 감동과 충격을 받은 모임은 한국AVP 활동가들이 식사시간의 일부를 내어서 워싱톤에서 활동중인 ‘Relaxed Roger’의 재향군인들을 위한 AVP활동에 대한 나눔이었다. 대부분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의 80~90%가 트라우마와 마약복용, 알콜중독 그리고 반 이상이 길거리의 거지신세로 전락하게 된 상황과 이들에 대한 AVP의 활동이었다. 그리고 자기 그룹에는 그런 증상을 보였던 베트남참전 군인 2명이 AVP진행자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라우마를 지닌 사람들은 보통사람들보다 분노지수가 높다고 한다. 노숙자보다 수감자가 더 높고 전쟁터에 갔던 재향군인이 가장 높아서 평균보다 수치가 22%가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AVP워크숍 이후 15%의 분노지수가 내려가는 임상보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증상이 AVP를 통해 호전되는 이유는 군인으로서 생각하기 전에 반응하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에(쏘고 방어하는 자동반응하기로 그리고 지체하지 않고 빨리 움직이기로 훈련받음) AVP는 반응하기 전에 생각하기를 훈련받게 한다(이는 중요한 AVP 원리의 하나이다). 이로 생각하지 않고 반응하기의 훈련결과로 이들이 가정폭력 경험은 40~45%로 매우 높다. 그리고 현장 이야기를 직접 말하지 않고 (군대와 전투 현장이야기는 고립, 낮은 자존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냄) 그 대신 공동체형성, 연결, 자존감, 신뢰의 AVP 특성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의 동요를 받을 때 그라운딩(grounding)이라는 좋은 경험 떠오르기와 지금여기로 돌아오는 작업을 하는 것이 높은 변화의 효과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이들의 많은 이들이 폭발에 4,5회 몸이 날라간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긴장과 동요가 매우 높다). 그중의 하나가 이라크의 오사마 빈 라딘을 찾았던 특별수색대에 있었던 사람의 말을 빌면 그는 9년 동안 특별 수색대에 있었고 거의 하루 50분 이상을 자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신경이 날카롭고 불안한 증상을 보였었다고 한다. 국가가 이들 군인들에 대해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운 일인 셈이다. 마약중독이나 알콜중독의 치료만으로는 왜 다시 옛날상태로 돌아가는지 근본적인 치유의 부재에 대한 깊은 분노를 나는 로저스의 이야기를 통해 느끼게 되었다.

각 지역에서 폭력의 현장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접근방식을 터득하기 시작한 AVP 활동과 프로그램의 다양한 변형들을 들으면서 나는 다시 한 번 경험적 학습법의 특성을 갖는 AVP의 기여와 거기에 함께하고 있는 각국의 다른 인종, 다른 말의 활동가들에 대한 신뢰와 우애를 느끼고, 다양한 배움의 통찰과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만일 AVP가 갖는 변혁시키는 힘에 대한 신뢰와 배우면서 행하고, 행하면서 배우는 경험적 방식과 서클로 하는 셀프 거버넌스의 방식으로 존중, 정직 그리고 돌봄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비폭력 활동가들이 훈련을 받는다면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사회 변화와 개인 성장이 가능하겠다는 비전을 다시 한 번 품게 되었다. 좀더 초점이 어디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료함과 내가 하고 싶은 방향에 대한 전략 그리고 비전이 눈에 좀더 확실히 그려지게 된 것이다. 폭력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에서 자기 안에서 진정한 것에 대한 내적인 힘을 신뢰하고 더불어 함께 하는 활동가 커뮤니티의 돌봄의 힘이 샘이 되어 흐름을 이제는 만들어가고 있음을 목격하면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이 흐름을 소중히 키워야 한다는 또 다른 자각이 일어나고 있다.

2017.11.11.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