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3

디터 젱하스의 평화론: 문명화의 복합구성

 디터 젱하스의 평화론: 문명화의 복합구성  31

목  차

I. 머리말 II. 비판적 평화연구와 젱하스의 초기 평화연구 III. 젱하스의 문명육모 평화론 IV. 문명육모 평화론에 대한 비판과 응답 V. 맺는말

요  약

이 논문은 디터 젱하스의 평화론을 다룬다. 디터 젱하스가 제시한 복합구성 관점의 평화론은 평화 구성의 다양한 조건들을 연관시키고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를 보였다는 점에서 평화론의 중요한 이론적 성취다. 젱하스는 ‘원평비평’의 준칙에 기초한 ‘인과적 평화주의’로 평화의 복합적 구조와 건설적 평화형성 정책을 위한 복합적 원인과 과정들을 구상했다. 젱하스의 문명육모 평화론은 폭력독점, 법치국가, 민주적 정치참여, 상호의존과 흥분통제, 사회정의 그리고 건설적 갈등해결문화 등 여섯 가지 문명화 요소에 기초했다. 그것은 유럽적 경험에 기초해 있긴 하지만 ‘건설적 평화구상’의 사유 양상을 잘 보여 주었기에 다른 지역의 평화형성을 위해서도 매우 유의미한 경험이 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젱하스의 평화론은 지속적인 평화의 ‘조건’과 ‘과정’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함의가 있다. ‘한반도발 평화론’도 남북한 분단에 대한 더 나은 이해에 달려 있다기 보다는 더 많은 평화의 조건과 원인들의 ‘복합구성’ 과정을 얼마나 정묀히 분석하고 상상하는가에 달려있다.

주제어: 디터 젱하스, 복합구성, 문명육모, 인과적 평화론, 원평비평 디터 젱하스의 평화론: 문명화의 복합구성 * 15) 이 동 기 ** * 이 논문(저서)은 2010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0-361-A00017) ** 서울대학교 / 서양현대사


32  OUGHTOPIA: The Journal of Social Paradigm Studies

I. 머리말

평화학은 20세기 파괴적 전쟁과 파국적 갈등 상황이 낳은 지적 숙고와 문화적 고투의 산물이다(Koppe 2010). 세계사적 맥락에서 본다면, 1914년 부터 1945년까지의 “31년 전쟁”(홉스봄 1997), 히로시마와 아우슈비츠로 함축되는 20세기 전반 인류의 파국적 경험은 근대 사회의 “문명 단 절”(Diner 1988)적 폭력 발산의 원인들과 과학기술의 인간 파괴적 성격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하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20세기 후반 지구적 냉전 은 한편으로는 “상상의 전쟁”(Kaldor 1990)으로서 정치문화와 일상세계 에 공포와 적대성을 내면화하도록 만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곳곳에서 다양한 무장 충돌과 ‘대리전’, 즉 “냉전 속의 열전들”(Greiner 2006)을 확산 시켰다. 아울러 1989/90년의 역사적 전환 이후에도 세계화의 부정적 영 향과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제적 위기의 확산 및 테러리즘, 기후변화와 환경재앙 등의 요인으로 오히려 “산사태”(홉스봄) 같은 갈등의 소용돌이 와 세계 문명의 위기는 증폭되었다. 지구 곳곳의 분쟁과 무장 충돌, 사회 도처의 폭력적 갈등, 다차원적 위험과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학문적 정립이 요청되었다. 20세기 후반에 비로소 자기정립한 평화학은 급박한 실천적 요구와 문명사적 위기를 배경으로 탄생했기에 애초부터 현실 개입과 조정해결의 실천성을 전제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독자적 학문 체계로서 발전하기 위한 학제적 접근을 요구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들에서 평화연구는 1960년대 후반부터 이미 의미 있는 학문적 축적을 쌓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도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 요한 갈퉁(Johan Galtung)을 비롯한 일부 해외 평화연구의 문제틀과 개념들이 알려져 있지만(갈퉁 2000; 구갑우 2007; 하영선 2002),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소개나 파편적인 수용에 그쳐 더 체계적이고 풍부한 관심과 함께 비판적이고 주체적인 논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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