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알라딘: [전자책] 내 인생의 첫 수업 박원순과 52명

알라딘: [전자책] 내 인생의 첫 수업


[eBook] 내 인생의 첫 수업 
박원순,홍세화 (지은이)두리미디어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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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정가
7,200원
Sales Point : 14

8.0 100자평(2)리뷰(10)

책소개
대한민국을 디자인하는 사회디자이너, 시민운동가들이 과거의 어느 순간을 담담하게 회고한다. 53인의 이야기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행동하는 양심의 길에 선 사람들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이들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사회에 대한 무서운 냉소와 자포자기를 딛고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함께 일어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필자들이 인생에서 번쩍하고 깨달음을 느꼈던 '터닝포인트'는 각자 다르다. 그러나 그 순간이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행하게된 지점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이 책에서는 희망제작소를 만들며 시민운동가를 '사회디자이너'라고 처음으로 불렀던 박원순 변호사의 참여연대 초기 고난의 시절을 느낄 수 있다.

사람과 사회를 알기 전에 '반공, 반첩'부터 배웠던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을 바꾼 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또 학습 모임에서 책을 읽지 않고 오던 노동자가 사실은 한글을 모른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낀 오관영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의 이야기 등 사회디자이너들의 가지각색 이야기들이 있다.

이들이 회고한 삶의 터닝포인트는 대개 어설프고, 쉽게 절망하던 순간에 타인의 삶, 역사, 사람과의 부대낌을 통해 이뤄진다.과거를 돌아본 필자들은 다시 외친다. "10년, 20년 전에 그랬듯이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다시 압제와 싸울 것이며, 역사와 미래는 우리 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열정을 다 바쳐 일할 것입니다"라고.


목차


1부 | 희망을 말해주던 인생의 스승들
스물에 만난 그의 질긴 삶 _홍세화
‘싸가지’ 없던 학생의 유일한 스승 _오창익
‘소도둑놈’ 선생님의 혼이 깃든 가르침 _정찬용
대전교도소에서 배운 민중의 삶 _김제선
어머니가 받고 있는 ‘치매’라는 수업 _고은광순
동양고전을 공부하게 된 한 정치학자의 깨우침 _배병삼
내 이름에 얽힌 자존감의 의미 _김금옥
데모 못하는 대학은 삼류다? _송재봉
앎에 대한 열정이 이어준 영국인 스승과의 인연 _서순탁
삶의 화두가 된 친구 K의 충고 _권미혁
나눔을 실천하는 ‘책임’을 배운 시간들 _김혜경
“너의 머리로 남의 행복을 생각하라”_김영호
힘들수록 유머를 잊지 말라던 그 뜻 _나효우
‘학문하기’의 즐거움을 온몸으로 배우다 _조명래

2부 | 시대와 역사가 나에게 다가왔다
독일에서 맞은‘5월 광주’, 그리고 그 약속 _정범구
‘군 부정선거 양심선언’을 이끈 중대장의 눈물 _이지문
‘보도지침사건’이라는 역사로 남은 인생수업_김주언
부모를 기다리던 단칸방 아이들의 죽음 _이은애
‘여자 공원’에서‘여성노동자’로 다시 태어나다 _최순영
‘똥물세례’를 받은 동일방직 노동자와의 만남 _남윤인순
군홧발 아래서 배운 민주주의 _이학영
노조결성 2시간 만에 계엄령이 떨어졌지만 _배옥병
피 흘리던 현실과 모범생의 만남 _권영국
촛불의 바다, 무대에 오르며 _노정렬

3부 | 실천과 배움을 나누며 함께 꾸는 꿈
고난의 수업은 계속된다 _박원순
교사는 학생들로부터 배운다 _정진화
꼬리치레도롱뇽과 어색하던 막걸리 술상 _박병상
<쉰들러 리스트> 같던 농촌학교 지키기의 추억 _전성환
부족함 속에서 얻는 삶의 여유로움 _김혜애
본전을 뽑고도 남은 그 수업 _김언경
사회 변화의 목적은 무엇인가 _오성규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 _박진섭
생의 가장 절박한 수업, 백혈병에서 살아남기 _강주성
IMF의 상처를 딛고 나눌 수 있던 마음들 _위정희
여성이기에 후회 없는 최고의 선택 _이화영
어떤 이유로든 희생은 안 된다 _이호

4부 | 삶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전한다
아직도 갚지 못한 인생의 빚 _김성훈
가난한 이웃의 모습으로 온 예수 _문창식
의약분업 논쟁의 광기 속에서 버틸 수 있게 한 그 힘 _이상윤
택시기사들과 맺은 걸쭉한 연대 _박세길
더운 여름날의 ‘짜고 치던’ 어떤 수업 _김성인
농활서 먹은 꿀맛 같던 감자의 기억 _이유정
10남매 막내와 하늘나라 어머니의 데이트 _정청래
대안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한다 _조희연
산골에서 찾은 강호제현의 한 수 _곽노현
“자네는 차라리 유학을 가게나”_김남근
음악다방 디제이가 겪은 새 세상을 향한 열병 _지금종
어쭙잖은‘위장취업’, 부끄럽지 않게 살기 _오관영
철마산 자락에 뿌린 가슴시린 청춘의 흔적 _김성희
관념의 숲을 헤치고 사람들 속으로 _남효선
학문의 길로 이끈 총학생회장 낙선 _이장희
앞으로 계속될 새로운 수업을 기대하며 _최승국
인생수업의 중간성적표를 적어보자 _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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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박원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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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직을 1년 만에 떠나,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변호사로서 시민단체에 상근하는 첫 번째 시민운동가가 되었다. 서울특별시장을 지냈으며 2020년 7월 세상을 떠났다.

최근작 : <Rewriting the Rules of the Korean Economy>,<한국 경제 규칙 바꾸기>,<몰라서 물어본다> … 총 77종 (모두보기)
SNS : http://twitter.com/wonsoonpark

홍세화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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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사회운동가, 언론인.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66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그만두고 196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재입학했다. 1972년 '민주수호선언문' 사건으로 제적되는 등 순탄치 않은 대학생활 끝에 1977년 졸업했으며 1977~1979년 '민주투위' '남민전' 조직에 가담해 활동했다. 1979년 3월 무역회사 해외지사 근무 차 유럽에 갔다가 남민전 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하고 파리에 정착, 20여 년간 이방인 생활을 했다. 2002년 영구 귀국하여 영원한 사병으로서 발로 뛰는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더보기

최근작 : <청소년을 위한 두 글자 인문학>,<교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나요>,<생각의 좌표> … 총 123종 (모두보기)
SNS : http://twitter.com/hongshenx





평점 분포

8.0





재밌게 읽었지만, 각 이야기가 너무 짧다. 이게 문제다...
zikomo 2010-07-2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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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가 못 되는 학교에 갇힌 사람들






배움터가 못 되는 학교에 갇힌 사람들
[애 아빠가 오늘 읽은 책 13] 박원순과 52명, 《내 인생의 첫 수업》


열여섯 달이 되어 가는 아기는 ‘엄마’와 ‘아빠’와 ‘아기’라는 말 다음으로 ‘아, 됐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참말로 이 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알쏭달쏭이지만, 우리 귀에는 ‘아, 됐다’로 들립니다. 아기가 무언가 집고 싶어서 안달을 하고 떼를 쓸 때에 모른 척하고 있는데, 아기가 집어 달라는 무언가를 집어서 슬그머니 건네면, 아기는 한숨을 쉬듯 ‘아, 됐다’ 하고 내뱉습니다.

엄마가 문득 읊는 소리를 듣고는 따라하는지, 그냥저냥 내는 소리가 ‘아, 됐다’처럼 들리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작은 키로 발돋움을 하며 무언가 집으려고 용쓰는 아기가 드디어 제 손에 무언가를 집고 나서 내뱉는 그 짧은 소리마디는 더없이 잘 어울리면서 재미있다고 느낍니다.


.. 내가 다닌 학교에 민주공화국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면, 대한민국 공교육의 1차적 소명은 대한민국 국민을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으로 형성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공교육의 현장인 학교마다 강조되어야 할 것은 민주공화국이어야 했다. 프랑스의 학교마다 그들의 국가 이념인 ‘자유ㆍ평등ㆍ박애’가 강조되듯이. 그러나 내가 다닌 학교에서 강조된 것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반공ㆍ방첩’이었다 … 젊은 세대들은 거의 이 사건을 모른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과 6ㆍ10민주항쟁조차도 모르는데, 하물며 보도지침사건을 배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보도지침사건은 한국 언론사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 (16∼17쪽/홍세화, 97쪽/김주언)


아기는 날마다 새롭게 배웁니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과 똑같은 집과 똑같은 동네를 보면서도 배우고, 때때로 조금 먼 동네로 마실을 가며 부대끼는 모습과 사람들을 보면서도 배웁니다. 낯선 바람을 쐬면서 배우고, 낯익은 바람을 쐬면서 배웁니다. 어느 하나 배움 아닌 이야기가 없는 우리 터전입니다. 좋은 모습을 배우는 한편, 궂은 모습을 배웁니다. 좋은 사람한테서 좋은 내음과 목소리와 생각과 삶을 살며시 배울 수 있을 테고, 궂은 사람한테서 궂은 내음과 목소리와 생각과 삶을 안타깝게도 어느 결엔가 배울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꼭 아이를 키우는 몸이 되었기 때문에 제 둘레 터전을 더 깊이 돌아보지 않습니다. 아이가 없이 어른끼리 살아가는 터전이라 하여도 ‘사람이 살 만’한 곳이어야 합니다. 맑은 숨과 따뜻한 햇볕을 쬘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나부터 내 이웃한테 따사로운 사람이어야 하며, 내 이웃은 둘레 사람들한테 넉넉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럴 때에야 비로소 살 만합니다. 동네는 돈에 눈먼 이들이 함부로 짓밟거나 까부수는 재개발구역이면 안 됩니다. 한 동네에 뿌리내린 채 서른 해이고 쉰 해이고 백 해이고 걱정없이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시끄럽거나 지저분한 장사꾼이 들이닥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에서는 좀처럼 살 만한 터전을 찾기 어렵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돈이 있는 대로, 돈이 적거나 없는 사람은 돈이 적거나 없는 사람 대로, 마땅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힘이 듭니다.

참말 왜 우리는 이렇게 온누리를 들쑤시면서 끝없이 재개발을 되풀이해야 할까요. 갯벌을 갯벌답게 살리고, 바다와 냇물을 바다와 냇물 그대로 살리면 안 되는가요. 논밭과 산들에 그렇게 비료와 농약을 쳐대야만 하는가요. 좀 못생기고 자그마한 능금과 배와 복숭아와 포도를 먹어서는 안 되는가요. 더 빨리 달리는 고속철도보다, 더 둘레 터전을 아늑하게 보듬으며 환경사랑을 함께하는 철도를 마련할 수는 없을까요.

이 나라를 지키는 길에 국가보안법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국가보안법이 없으면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이 몹시 안쓰러운데, 우리는 우리 스스로 법 없이 느긋하고 넉넉하고 따뜻하고 힘차고 슬기로운 삶터를 일굴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더 많은 돈이 없이도 얼마든지 나라를 북돋우고 살림을 북돋우며 교육과 문화와 과학을 북돋울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 당시에 대한 기억들은 온통 선생님들께 ‘개기고 기어오른 사건’들로 채워져 있다. 내심으로 선생님들을 깔보고 무시했다. 학생이라고 무시하고 때리는 사람들에게는 같은 대접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 세상 물정에 어둡던 나는 쉬는 시간이면 맨 뒷자리에 앉아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교련반대시위가 심심치 않게 벌어졌지만 나는 그냥 멀리 피해 다녔다. 행여 그쪽 가까이 지나가다가 잘못될까 두려웠고, 혹시 졸업 이후에 공무원 등으로 취직하는 데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20쪽/오창익, 112쪽/이학영)


《내 인생의 첫 수업》이라는 책을 읽습니다. 덜컹거리는 지옥철에서 이 사람한테 밀리고 저 사람한테 발을 밟히며 읽습니다. 밀어붙이는 사람이나 발을 밟는 사람이나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차가운 빛조차 없는 메마른 낯빛으로 아무렇지 않게 밀치고 발을 밟을 뿐입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내 옆과 뒤에서 똑같이 하는데 내가 밀치거나 밟을 밟았대서 내가 뭔 잘못인데?’ 하는 뚱한 모습입니다.

가늘게 한숨을 쉬면서 힘겹게 책을 손에 쥐어듭니다. 모두 쉰세 사람이 저마다 당신 삶을 오늘과 같은 흐름으로 이끌어 준 ‘고마운 스승’이 누구였는가를 떠올리면서 다 다른 삶을 다 다른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쉰세 사람은 모두 우리 세상을 좀더 낫고 알차고 아름다운 쪽으로 이끌고 싶어하는 분들로, 저마다 시민사회 모임에 몸을 담고 온마음을 쏟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사회 디자이너’라고 일컬으면서 우리 사회가 제자리걸음이나 뒷걸음을 치지 않게끔 애쓰고 있음을 여러모로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쉰세 사람이 되는 다 다른 삶이지만, 다 다른 사람들 삶이 어쩐지 몹시 닮았구나 싶습니다. 하나같이 초중고등학교 적을 ‘즐겁게’ 떠올리지 않습니다. 입시에 매이는 학생 때는 스스로를 사람답게 살지 못한 때로 떠올립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에는 취업이라는 벽에 부딪쳐 제 밥그릇을 챙기는 쪽에 좀더 기울어져 있거나, 공장이나 시위판에 뛰어들어 ‘보통사람이 누구인가’를 비로소 처음 보고 느끼며 배웠다고 이야기합니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금세 끝까지 읽어치웁니다. 다 읽어치운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에 잠깁니다. 글쓴이는 모두 쉰셋이지만, 왜 한 사람이 쓴 이야기라는 느낌만 드는지 실마리가 잡히지 않습니다. 어이하여 쉰세 사람이 지내온 발자국이 마치 한 사람이 지내온 발자국처럼 보이는지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 비판이라는 미명으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험담해야 자신의 존재가 살아남는 우리 나라 운동권 문화에 익숙하던 나에게,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적절한 유머로 만들어 가는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하고 강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 그 과정에서 강압적이며 불합리한 결정의 뒤에 돈과 권력에 충성하는 과학기술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간파했다. 그래서 과학은 가치중립이라고 믿던 ‘이공계’는 인문학을 더 공부해야만 한다는 걸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 (71쪽/나효우, 149쪽/박병상)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동인천역에서 내려 어두움 깔린 길을 걷습니다. 코앞에 걷고 있는 젊은 짝꿍이 “씨발, 추워.” 하고 한 마디 뱉습니다. 이제 갓 스물을 넘겼음직한 새파란 이들이 그리 춥다고 하기 어려운 이 날씨에 춥다고 하면서 “씨발”을 입에 붙입니다. 영 도 밑으로 뚝 떨어지지 않았더라도 춥다고 느끼면 춥겠지요.

아침에 전철역으로 가는 길에서 스치는 고등학교 아이들 또한 어느 누구한테나 입에 “씨발”이 붙어 있습니다. “씨발, 아침부터 …….”, “씨발, 오늘도 …….” 저녁나절 동인천역 둘레 술집거리에서 노닥거리거나 뒷골목에서 담배를 꼬나무는 고등학교 아이들 입에도 언제나 “씨발”이 매달려 있습니다. 단골로 가던 창영초등학교 앞 분식집은 이제 문을 닫고 말았는데, 이 분식집에 들어앉아 떡볶이를 먹으며 한 시간쯤 옆지기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곳을 드나드는 초등학생과 여고생을 살펴볼 때에는 “씨발”을 입에 달던 아이는 못 보았습니다.

동네 탓일는지, 가게 탓일는지, 또래동무 탓일는지, 둘레에 어떤 어른이 있는가에 따라 다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창영초등학교 앞에 있던(이 학교 바로 옆에는 여상이 있습니다) 분식집 아주머니는 어린 학생이 함부로 “씨발”을 입에 올렸을 때에 가만히 있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넌지시 타이르며 이런 말을 쓰지 않도록 이끌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때때로 떡볶이를 사는 곳이 있습니다. 대한서림과 동인서관 옆에 나란히 세 곳 붙어 있는 분식집 가운데 한 집에서 사는데, 이 분식집들을 드나드는 어린 학생이나 나이 좀 먹은 아저씨들이나, 분식집 할매한테 으레 반말을 늘어놓습니다. “할머니, 빨리 줘.”라든지 “할머니, 얼마야?” 하고. 어떤 이는 ‘할머니’라고도 안 붙이고 그냥 반말만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런 반말지꺼리에 딱히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으레 높임말을 씁니다.

할머니 분식집은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에도 보았고, 옆지기와 함께 살며 딸아이를 낳은 요즈음도 봅니다. 할머니는 더 늙고 힘이 없어질 때에도 가게를 열어 놓으실 텐데, 앞으로 열 해쯤 더 이곳에서 장사를 이을 수 있지 않을까 어림해 봅니다. 그러니까, 이 할매 분식집을 찾아오는 나이 좀 먹은 이들은 당신이 학생 때부터 온 손님이요, 이제는 초등학생 아이를 데려오며 이곳을 들를 만한 때라 하겠습니다. 모르기는 모르지만, 이이들 나이 좀 먹은 이들은 학생 때부터 할매한테 말을 까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학교옷을 입은 어린 아이들은 앞으로 나이를 좀더 먹어 서른이 넘고 마흔이 넘어 이곳을 다시 찾아온다면 그때에도 어김없이 말을 깔 테지요.


.. 그렇지만 중대장의 공명선거 의지는 상급자의 압력에 의해 바로 제동이 걸렸다. 거기에다 기무대 소식 보안반장까지 직접 찾아와서 “상급 라인에서는 발벗고 열심히 뛰고 있지만, 하급 라인에선 많이 ‘민주화’되어 여당표가 70퍼센트도 힘들 것이다. 너무 강압적으로 하지 말고 남들 하는 만큼만 해 줘라. 서신검열기로 표본조사를 하여 여당득표율이 저조할 때는 해당 중대가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라고 엄포를 놨다 … 그 대학이란 것이 이렇게 비싼 것이었구나! 대학생이란 것이 그저 합격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돈을 풍덩풍덩 바쳐야 누릴 수 있는 신분이었구나! 나는 당시 이런 바보 같은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 (87쪽/이지문, 159쪽/김언경)


집에 닿아 가방을 내려놓고 씻고 아기를 안습니다. 하루 내내 아기와 함께하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만 함께해야 하는 삶이 퍽 고단합니다. 더욱이 바깥일을 한다며 서울을 오가는 길에 부대끼거나 복닥이는 사람들이 그리 따사롭거나 넉넉하지 못해, 이런 바깥물이 제 몸에 배어들어 아기한테 옮아갈까 걱정스럽습니다. 제아무리 바깥물이 어지럽고 어수선하더라도 저 스스로 제 몸과 마음을 알뜰히 간수한다면 근심될 일이 없다 할 테지만, 한 사람한테 따스함과 넉넉함보다는 성과와 돈과 이름값을 바라는 이 삶터에서 제자리와 제길을 건사하기란 만만하지 않습니다.

싸우고 싶지 않은데 싸우도록 내몰고, 어깨동무하고 싶은데 어깨를 내어주지 않습니다. 다투고 싶지 않은데 당신들과 같은 옷을 입지 않으면 편을 가릅니다. 따돌리기도 싫고 따돌림받기도 싫은데 당신들과 같은 자리에 서지 않으면 손가락질을 하거나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합니다.

오늘 우리 삶터에는 학교라 할 만한 학교가 없지 않느냐 싶습니다. 오늘 우리 삶터는 학교 울타리 안쪽에서만 가르치고 배우는데, 울타리 안이나 밖이나 매한가지로 어지럽고 어수선할 뿐 아닌가 싶습니다. 제도권을 박차고 나와도 제도권 틀거리요, 제도권 바깥에서 힘내어 싸운다 할지라도 제도권 테두리로구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제도권을 비판하면서 제도권을 바로잡자고 애쓰는 쉰세 분이 쓴 토막글을 모은 《내 인생의 첫 수업》은 어쩔 수 없이 제도권 이야기에 파묻힐밖에 없고, 이리하여 쉰세 사람 쉰세 가지 삶이라고는 하나, 속살은 하나같이 어슷비슷하거나 도토리 키재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같은 목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배움터가 못 되는 학교를 박차고 나오지 못하면, 살림터가 되기 힘든 울타리에 매이는가 봅니다. 배움터가 되는 학교를 스스로 찾아나서지 못하면, 살림터가 될 우리 세상을 일구지 못하는가 봅니다. (4342.11.12.나무.ㅎㄲㅅㄱ)


┌ 《내 인생의 첫 수업》(두리미디어,2009)
├ 글 : 박원순을 비롯해 쉰두 사람
└ 책값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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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09-11-12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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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꿔놓은 터닝포인트







내 인생의 첫 수업. 제목부터 끌리는 책이었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사회디자이너들(사회사업가,시민운동가,환경운동가,노동운동가 등)의

터닝포인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누군가가 화자가 되어 각 사람들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53명의 인사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반추하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수업.

그 수업가운데서도 첫 수업(물론 학교 수업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수업을 의미한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1부에서는 '희망을 말해주던 인생의 스승들'이라는 타이틀로

주로 자신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과의 만남, 선생님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한분의 선생님으로 인해 인생이 바뀐 내용들을 보면서

정말 청소년기때 만나게 되는 학교선생님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보게 된다.

또한 고은광순님의 글에서는 치매라는 수업을 받고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찡해지는 마음.. 떠오르는 나의 어머니.. 역시 우리의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숨어지내는 슬픈 어머니가 계신가 보다.



2부에서는 '시대와 역사가 나에게 다가왔다'라는 타이틀로

'5월 광주'를 비롯하여 역사의 길목에서 만난 사건들이 그들에게 스승이되고, 수업이 되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난 내용들이 담겨 있다.

5월 광주, 보도지침, 군 부정선거에 관한 양심선언, 여성노동자, 군홧발,

동일방직 노동자, 계엄령, 그리고 촛불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많은 역사의 파도를 보게 된다. 그러고보면 나도 이 땅에서 호흡한지가 꽤 되어감을 느낀다.



3부에서는 '실천과 배움을 나누며 함께 꾸는 꿈'이라는 타이틀로

그들이 사회참여 운동을 해 나가면서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그 와중에 받게 되는

수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 누가 시킨일도 아닌데, 편안한 길을 버리고 사회참여운동을 하는 그들의 실상이

가감없이 공개되고 있으며.. 그들의 고뇌와 그들의 번민도 인간적인 솔직함으로 드러나고 있다.

박원순 선생님의 매체기고문 중 일부에 "너무 힘들어서 '시민들이 회원도 안 되어주고 관심도 없으니,

우리도 모두 시민단체 문 닫고 잘 먹고 잘살러 가겠습니다'라고 기자회견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많이 듭니다"라는 대목에서

사회운동가의 솔직한 고민을 만나게 되었다.



4부에서는 '삶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전한다'라는 타이틀로

한사람 한사람의 추억 뒤안길을 걷고 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미 사회사업을 통해, 노동운동을 통해 땀을 흘리고 있기에

삶이 주는 깨달음에 대해, 그 깨우침의 새로움에 대해 이야기 해 주고 있다.

마냥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구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피부를 맞대며, 함께 땀흘리며 어깨동무하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숭고함마저 드는 것은 왜일까?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식인들이, 현대인들이,

나 자신과 우리 가족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거울과도 같은 책인 것 같다.

잘살아야 한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효율성을 강조한다는 내용의 책을 보다가

오랜만에 만난 흙냄새 나는 책이어서 더욱 정겨웠다.





'사회에 대한'책임을 강조하셨다. 아무리 많이 배우더라도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는 요지였다.
- p.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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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긍정주의자 2009-10-21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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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별로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내용은 별로였다. 내 인생의 첫 수업은 이러이러했다. 내용만 소개된 경우가 많아 타인인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고, 자세히 써놓지 않아, 뭔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았다. 자세히 밝혀놓아야 공감이 가고, 그렇지 않아도 알텐데... 너무 아쉬웠다. 별로임ㅁ.
치히로 2011-06-06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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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같은 책

무엇이든 디자인할 수 있는 거구나. 디자인...상위, 우위에 선 자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했다. 사회디자이너란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또 '무엇을 하면 좀 더 인간적이고 민주적이며 효율적이고 함리적인지 생각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아침에 시간이 좀 있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은 나로 하여금 아침부터 눈물을 흘리게 했다. 한분, 한분 사회디자이너들의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도 공감이 가고 감동스럽기도 하고 때론 슬퍼서 말이다.

사회가 어떻게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해봤다. 우리 사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적만 양산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도 생겼다. 신자유주의를 위시한 무한경쟁체제. 경쟁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도 있잖아.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상생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런 경쟁일 때는 나쁘지 않다.그러나 경쟁이 zero sum으로 가게되면 이미 경쟁은 선의의 대열에서 이탈하고 오로지 적과의 싸움으로 변질되어 죽거나 죽이거나의 극단적인 방법만을 남기게 된다. 예전에 면접관이 현시점의 문제를 물었던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떠올리며 양극화해소라고 했더니 그 면접관은 구구절절 이야기를 했다. 우리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그런한 극차는 당연한 것이라고. 그리고 자본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승자의 몫을 나눌 수 없다는 것. 자본주의 사회가 그렇게 간다면 천민자본주의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진국이라며 미국을 따라하는 사대정신은 자본을 형성하는데만 국한될 뿐,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분명 서로 잘사는 길이 있을 텐데 말이다. 조금만 나누면 말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금전적 시혜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일어서게끔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이 책은 사회디자이너에게 삶의 터닝 포인트를 갖게한 귀감이 되는 사람과 사건을 담았다. 책을 읽으며 내 인생의 스승도 함께 떠올려보았다. 내게도 그런 분이 계셨다. 너무나 나약하고 여리고 어린 나에게 주체의식을 갖게 해주셨으며 희망을 심어주었으며 열심히 살면서 남에게도 친절하게, 남과 더불어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신 분 말이다. "선생님 저 해냈어요."라고 기쁨과 고마움을 전할 때 선생님은 축하의 말씀과 더욱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씀하셨다. '공부를 또 해?' 싶었지만 그렇겠다고 대답만 했었었다. 이 책에서 한 스승이 한 말씀을 읽고서 크게 깨달았다.

62p "선생은 무슨 선생, 평생 배우는 게지. 평생 학생인 거야."
한 신문에 난 어느 노교수의 소박한 독백이 인상적이어서 수첩 한 쪽에 적어두었는데, 수첩을 뒤적일 때마다 읽게 된다. 마더 테례사 수녀는 모든 인간에게서 신을 본다고 하던가. 경영의 대가 고 피터 드러커 교수가 만나는 모든 인간에게서 배운다고 했다. 우리는 모든 일이나 사건에서 항상 배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전기轉機는 젊을 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생 뭔가 배울 때마다 크고 작은 전기가 있을 수 있다.

교권이 무너지고 교사로서 부끄러운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도 참된 스승이 더 많기를, 많을 것이라는 것을 믿고 싶다. 그런 분들께서 어린 영혼들을 잘 인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스승이 꼭 가르치는 자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가 한 사람에게 스승이고 제자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점만 배웠으면 하며 조금씩이라도 사회가 따뜻하게 변해갔으면 한다. 노동자, 외국인, 장애인, 노약자 등 약자들이 존중받고 더불어 사는 사회였으면 한다. 그리고 더 이상 교육이 정치에 좌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대적 양심이 살아 숨쉬길 바라며...52인의 깨달음을 아무 노력없이 공짜로 얻는 듯해서 미안하지만 그들의 뜻을 이해해 실천하는 것으로 갚고 싶다. 나 같은 소시민은 물론이고 21세기 글로벌 리더가 될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따뜻한 리더들이 많은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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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샬롯 2009-10-2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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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홍세화 외, [내 인생의 첫 수업], 두리미디어, 2009.






박원순, 홍세화 외, [내 인생의 첫 수업], 두리미디어, 2009.







이 책의 부제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회 디자이너들의 터닝포인트’이다. 사회디자이너란 Social Designer, 즉 어떻게하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 그리고 무엇을 하면 좀 더 인간적이고 민주적이며 효율적이고 합리적일지 생각하는 이들을 뜻한다. 즉,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병폐나 모순, 부조리함 등을 긍정적인 그것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선구자적인 존재인 것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이자 글의 주인공인 53인의 사회디자이너들은 나이, 성별, 활동 무대등이 모두 제각각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공통분모가 하나 있으니 그것은 자신의 인생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한 인생에서의 계기는 선생님으로부터의 수업일 수도 있고, 오랜 삶의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지혜로운 아버지의 가르침일 수도 있고, 오랜 벗과의 대화를 통해 얻게 되는 깨달음일 수도 있다. 이들 모두는 가르침을 주는 대상이기에 학교로 따지면 이네들은 교사이고, 이들과의 만남은 하나의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다. 행동이나 사고가 그냥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야기를 다룬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빌 가니에’라는 등장 인물이 있다. 평소 온순한 성격이었는데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전에 친형의 전사 소식을 듣게 됐고, 이로 인해 숨겨져있던 폭력성과 공격성이 발현되게 된다.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치우칠 수 있는 순간에 소대장인 ‘윈터스 소위’가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게 되었고, 결국 가니에는 부대내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우는 훌륭한 군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 소대장 윈터스는 부하인 가니에의 특징을 파악해내었고, 하나의 사건으로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가니에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조절해 주었다. 이러한 배경이 비록 전장이었지만 이는 선생과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학생이 만들어나가는 수업의 한 장면으로도 볼 수 있다. 사회의 리더이자 인생 선배인 53인의 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그들이, 그리고 그들의 선배와 선생들이 갔던 길과 삶의 지혜를 엿보는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주옥같은 문구가 참 많은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같이 걸으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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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sosh 2009-10-2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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