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김파란 · 비 내리는 복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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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파란
  · 
비 내리는 복날에

적폐 청산과 검찰개혁을 외치는 자체가 진보적인 내용을 자동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 아니다. 또 이 말이 급진적인 주장처럼 들리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점에서 논리의 자기당착을 은폐하려는 일종의 기만술이다. 이것을 증명하는 것이 적폐 청산과 제도 개혁이라는 말은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유행했다는 사실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정치적 언어의 기만술이 아니라 이 제도 개혁을 누가 누굴 위해 어떤 개혁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걸 알기 위해서 180석을 가진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  정기국회와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쟁정범안이라고 무더위로 강행처리한 법안과 여기에서 빠진 정말 절박한 법안을 보면 그 정권의 정체와 개혁의 실체는 금방 알 수 있다.
민주화라는 기만의 언어로 무장한 문재인과 민주당 정권의 칼이 향한 것은 수구기득권이 아니라 조롱과 멸시를 견디면서 실제로 목숨을 걸고 투쟁한 숱한 노동자들이었다. 수구와 보수의 언어에서 벗어나 단지 자기 몫으로 목숨만이라도 지킬 수 있는 권리를 가질게 해달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이 사회 전체가 공모해서  죽였고 아직 죽이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이 야만적인 노동 멸시와 탄압은 문재인 정부가 만든 것이나 똑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사회의  야만이 결정적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조국 사태였다. 조국을 지키자는 '서초동의 촛불'과 좌파정권으로부터 나라를 지키자는 '광화문의 태극기'가 지키고자 했던 것이 정말 달랐나? 그리고 이들이 이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배제시킨 사람은 달랐나? 이들은 진보와 보수의 언어로 언론에 포장 되었지만 사실은 둘 다 수구기득권의 범위와 실체를 은폐하기 위한 기만술에 불과했다. 이 조국 사태부터  공수처사태까지....이 두 집단의 악다구니 속에서, 노동자들은 하루에 7명씩 죽어 갔다. 그리고 더 이상 죽을 수도 없고 죽여서는 안 된다고 단식을 했던 사람도 죽어간 이의 어머니와 가족들이었다.
최소한 노동하는 사람들의 '목숨'의 문제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시기상조라는 말만큼은 이제 더 이상 하면 안 된다.  어떤 이유와 명분 이전에 이렇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목숨을 지켜야 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노동하는 상품으로, 그래서 교체 가능한 기계의 부품으로 여기는 야수적인 자본주의 맨 앞에서 저항해야 할 문학인들이 지금처럼  타락하는 것은 참담하다 못해 역겹다. 
문학인들의 타락은  문재인 정부 때 정점을 찍었다.
김정란 이라는 작자가 "김건희를 바라보는 처참함" 이라는 게시글에 서민을 끌어다 붙였다. 문재인 정권 내내 문비어천가만을 외치다, 지난 4.15  총선에서는 "대구는 독립해 일본으로 가라" 는 막말을 하고  논란이 일자 사과를 했다. 여기서 누구든 정치적 선택 때문에 차별 받거나 배제당해서는 안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을 몰라서 그런 막말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2020년에 소설가 공씨가 2018년 단체장 선거와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이 담긴 지도를 공유하며 "투표 잘 하자" 라고 말하며 진영 논리로 피해자 혐오를 부추며 스스로 지식인의 책무를 포기했었다. 이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김정란 교수다. 
그리고 이런 민주당 막가파 지지자를 비판하면서 좌파 정권이 민주주의를 파괴 시킨다고 말하는 인간들도 그 입 좀 다물었으면 좋겠다. 좌파적인 관점에서 정치의 조건은 계급투쟁이다. 과연  자유주의화한 문재인 정권의 주류들이 계급투쟁을 정치의 조건으로  간주한 적이 있는가 말이다.
제발 지배권력화 된 것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싸우면서 민중을 갈아 넣지 마라.
Lee Sam
진보가 그런 논리로 정권을 잡고 이후에 제대로 못해 상대가 그 정권을 다시 잡으려 할 때 진보는 아직 진보인지 권력을 가진 수구인지 판단조차 못하는 지경 아닌가요.
개에게 책이 필요없듯이 돼지에게 다이어트는 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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