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30

171030 박유하 재판통신

171030 박유하 재판통신 


Park Yuha to 강남순, 구인모, 권보드래, 권순엽, 권정희, 권창규, 김경옥, 김두철, 김미영, 김석희, 김성보, 김승구, 김예림, 김용찬, 김우재, 김, 김현석, 김현주, 나병철, 나일경, 남기정, 남상욱, 문정인, 박경수, 박노현, 박삼헌, 박성현, me, 박슬기, 박정란, 박재석, 박진영, 박진용, 박현선, 박혜란, 박혜성, 백규석, 백문임, 서동진, 서현석, 송은영, 신경숙, 신인섭, 신형기, 오경환, 오김숙이, 오덕재, 유승경, 유승진, 윤성호, 윤태진, 이강민, 이경분, 이경원, 이경훈, 이권희, 이기연, 이순재, 이승은, 이승희, 이우연, 이윤석, 이윤영, 이종일, 이진경, 이창남, 이혜령, 임정화, 임진영, 장세진, 정규영, 정병호, 정승원, 정영희, 정의태, 정종현, 정혜선, 정희모, 조관자, 조관자, 조문영, 조석주, 조세영, 진영복, 차승기, 최건영, 최길성, 최순애, 표세만, 한승욱, 허병식, 홍윤표, 고영범, 고종석, 김곰치, 김병익, 김원우, 김현호, 문강형준, 문부식, 박일환, 배수아, 배홍진, 서준환, 손이상, 송태욱, 신은실, 양한승, 이문재, 이원석, 장윤선, 장정일, 정과리, 정숙희, 정찬용, 조일영, 최규승, 최, 함성호, 홍미화, 강운구, 경, 김인범, 안악희, 유성준, 정경록, 조미영, 조세영, 최정우, 태준식, 김규항, 김종영, 김지현, 노재현, 박성태, 안보영, 오태규, 이강택, 임현규, 장혜경, 정종주, 조기조, 조용래, 최성욱, 황영식, 금태섭, 김용찬, 김향훈, 박도준, 정우성, 최명규, 박성환, 윤종완, 정, 최명환, 이정우, 임성모, 윤해동, 최현식, 홍종욱, 황호덕, 고운기, 이영훈, 김현주, 권보드래, 심희찬, 정종현, 이재원, 강지윤, 한영인, 허지향, Michael, 유임하, 임진영, 박진영, 주익종, Steven, 이영재, 박지향, 정다함, 서은주, 서영채, 임옥상, freeman0728, hjongyon, nekrosyoon, marry04, soh, kwon, shiawase, hogshenx, joo ...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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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락 드립니다.



이미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들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지난 금요일 형사2심 판결은 벌금 1000만원 형이라는 유죄로 나왔습니다.

1심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증거도 없었는데도 그렇게 나왔고, 어렵게 입수한 판결문은, (정식으로 송달 받는 건 이번주인 듯 합니다), 저의 책의 취지를 `읽었다는 표시`인 듯 내용을 약간 끼워 넣긴 했지만, 1심에서 제출한 자료는 전혀 읽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검사의 기소장을 그대로 반복한 내용이었습니다.

1심처럼 양식있는 판결을 내려 줄 것을 기대했지만, 50대판사가 중심인 2심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여러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아무튼 상고하기로 했습니다. 판결에 대한 간단한 반박문도 곧 쓸 생각입니다.

기소를 반대해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는 면구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만, 대법원심에서의 양식을 기대해 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우선은 페이스북에 쓴 글을 보내드립니다. 곧 다시 쓰겠습니다.


박유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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渦中日記 20171029

판결이 나고 이틀이 지났네요. 당일 아침에 데리러 와 준 후배를비롯해 재판, 점심, 그리고 저녁시간을 마음 졸이고 슬픔 혹은 분노로 함께 해 주신 분들, 소회를 이런 저런 형태로 써 주신 분들,또 저의 포스팅에 댓글과 감정표현으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감사드립니다.

사실 아직 기사들도 찾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판결직후 제가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기사화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심때처럼 수많은 기자분들이 있었는데.
누가 보내준 조선일보 기사가 저의 말은 싣고 있지 않았지만 그나마 사태를 중립적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실한 기사조차 1심 판결이 "틀린의견이라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고 썼더군요.
그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 기사를 볼 수천 수만명의사람들에게 제가 엉터리학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되니까요. 1심판결문이 말한 건 "틀린의견인지 여부를 법원이 알 수 없으니보호해야 한다"였습니다.
그 신중하고도 명쾌한 인식을 제대로 전달한 곳은 거의 없었고, 여전히 잘못된 기사가 다시 재생산됩니다. 

<제국의 위안부>를 둘러싸고 명예가 훼손된 건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니라 저입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시켰고 여전히 훼손중인 건 제가 아니라, ...................

저의 책이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썼다고 주장하면서 고발해 결과적으로 언론이 반복해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말하도록 만들었던( 그때마다 할머니들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겠지요),

차별의식 때문에 우리가 외면해온 그 옛날 소녀들의 삶과 실존을여전히 보고 싶어 하지 않았던,

나눔의집등 지원단체 관계자들과
그에 선동당한 언론과,
저에게 "자위대 위안부나 되라"고 말하는 이들을 방치하는 일로이 사회의 여성혐오를 오히려 조장중인, `여성의 인권`을 말하는이들입니다.


어젯밤에야 페북을 둘러 봤는데, 그동안 페북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던 적의가 다시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냈더군요.
이 사건에서 가장 큰 아이러니는 <제국의 위안부>의 "학술적수준"이 어떤 건지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즉 직접 자료와 증언집에 접하지 않은 이들이) 학술적논의대상이 아니라는 등의 말을 서슴없이 하는 정황입니다.
물론 그 역시 학자들의 말을 옮긴 거지만 그렇게 말한 대표주자인재일교포 정영환은 위안부문제 연구자가 아니고(즉 스스로 자료로 판단한 게 아니라 남의 연구에 의존해 발언), 제 의견이 틀렸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지적은 못하고 있는 강성현은 프로젝트 일원으로 연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고,
위안부문제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은 침묵하거나 인성공격에만 집중합니다. 

그런데 그 정황을 모르는 이들이 저를 "무지""대단치 않다"는 등의 말로 저를 폄훼하는 것이지요.

사실 그런 말들은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일들의 구조가 이제는 너무나 명료하게 보이기 때문이지요. 다만그게 제가 속한 한국사회의 문제여서 슬플 뿐입니다.
조만간 이 기간동안, 그리고 여전히 목도중인 정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쓸 수 있겠지요.

덧붙이자면, "내용에 반대하지만(엉터리지만/혹은 마음에 안 들지만) 법정판결에 반대"라는 말도 그 의도와 달리 저의 책이 법정에 가게 된 걸 당연시하는 구조를 공고히 하고 만다는 얘기도 해두고 싶군요. 저의 책을 "허위"라고 한 원고와 검찰과 재판부처럼요.

물론 마음은 감사하게 기억해 둡니다.
아무튼 책을 법정으로 보내고, 유죄판결을 부추기고, 그에 부응해, 자료준비와 검토에 소요된 1심에서의 그많은 시간들, 저와변호사의 노력과 판사의 진중하고도 섬세한 판단까지의 시간을
"전혀 고심/고려하지 않고 완벽하게 무시한" 2심 재판부의 인간에 대한 경시보다는 수백배 지적이고 겸허한 인식이니까요.

이제 판결에 대한 간단한 반박문을 쓸 생각입니다. 주심인 김문석판사가 김영란 전 대법관의 동생이라 듣고 더욱 착잡한 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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