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2

백두현, [조선시대의 한글 교육과 확산>

Kyung Hee Rho -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1446년에 반포한 것과, 그 문자가 일반(은 또... | Facebook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1446년에 반포한 것과, 그 문자가 일반(은 또 어찌 정의할지--;)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기에 된 일은 전혀 다른 종류의 사건이다.
그러니까 흔히 쉽게 말하는,
*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해 백성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히 문자생활을 하게 되었다,
* 불경을 언해(번역)하여 백성들에게 불교를 널리 전파했다,
* 사서삼경을 언해하여 백성들이 유학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등등의 말들은 한참 시간이 흐른 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맞을 수도 있겠지만(그러나 과연? <논어> 한글 번역 되었다 해서 그거 읽은 사람들이 전체 국민의 몇 퍼센트일지 ㅋㅋ)
절대 ’동시대적‘으로 벌어진 현상이 아니었다. 저 문장의 앞뒤 말들 사이에는 무려 500년이나 펼쳐지는 시차와 신분의 층차가 존재한다.
인터넷이 이리 발달한 요즘 세상에도 어떤 새로운 문물이 한 국가의 전 지역 전 계층의 사람들에게 전파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데, 저 시대는 교통 통신의 발달이 지금에 비해 말도 안되게 열악한 시대였다. 반정이 일어나 왕이 바뀌어도 시골 어디에선 여전히 그 소식을 전혀 모르고 평생을 살아간 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거기에 저 새로운 문자를 대체 어디서 누가 누구에게 가르친다는 말인가. 지금같이 초중등 교육이 의무화 된 시대도 아니고, 일반 백성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일은 500년의 시간 동안 매 시기/지역별로 각각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조선 전기와 후기는 사실상 교육의 문제에서 완전 다른 지형이 펼쳐졌다.
무엇보다 저 새로운 문자를 실어 나를 ’서적 출판’ 환경까지 생각한다면 더욱 그 이해의 어려움이 가중된다. 세조가 궁궐 안에 설치한 간경도감에서 나온 불경언해본을 당시에 한번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그 책들은 그 시절 아무나 그리 막 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이러한 복잡다단한 사항들을 고려한다면 “불경의 번역으로 일반 백성들에게 널리 불교가 전파되었다”라는 언술이, 얼마나 그 중간에 많은 비약을 포함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무작정 훈민정음 ‘창제’가 무슨 ‘절대 반지’인 것처럼 모든 것을 해결해줬다고 생각한다면...그건 ’조선‘이라는 나라를 정말 너무나 모르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당연히 페북글로 짧게 몇 마디 써서 해결될 일이 아니고....실은 올초에 이러한 문제를 평생에 걸쳐 연구하신 선생님의 너무나 훌륭한 책을 만났다.
* 백두현, <조선시대의 한글 교육과 확산>, 태학사, 2023.
이 책은 철저히 자료를 바탕으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저자 자신의 논의를 체계적으로 또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깊은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하고 있어,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들도 너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입문서와 통사야말로 가장 그 분야에 정통한 연구자가 쓸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저 입문서라는 것은 아니고 충분한 학술적 깊이와 넓이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그 학문의 온축을 너무나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조선시대 한글의 보급과 유통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은 부디 꼭 읽어 보시기를 적극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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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진행된 한글의 교육과 학습 그리고 이를 통해 이루어진 한글의 확산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제1장에서는 훈민정음 반포 후 이 문자의 교육이 어떻게 시행되었는지,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정음 교육 관련 기사를 분석하여 그 양상을 밝힌다.
제2장에서는 각 세기별 한글 문헌 간행의 추이를 분석하여 한글의 시대적 확산을 논한다. 한글의 확산과 관련된 문헌을 중심으로 문헌의 산출이 한글 사용의 확대와 어떤 상관성을 갖는지 고찰한다.
제3장에서는 한글의 공간적 확산과 사회 계층적 확산을 논한다. 지방에서 간행된 한글 문헌과 지방에 거주하는 양반층의 한글 사용 양상을 분석하여 공간적 확산을 기술한다.
제4장에서는 한글 문헌과 한글 학습을 관련지어 고찰한 결과를 요약하고, 한글 확산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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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한글 교육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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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한글 교육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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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조선시대에 진행된 한글의 교육과 학습 그리고 이를 통해 이루어진 한글의 확산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제1장에서는 훈민정음 반포 후 이 문자의 교육이 어떻게 시행되었는지,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정음 교육 관련 기사를 분석하여 그 양상을 밝힌다. 제2장에서는 각 세기별 한글 문헌 간행의 추이를 분석하여 한글의 시대적 확산을 논한다. 한글의 확산과 관련된 문헌을 중심으로 문헌의 산출이 한글 사용의 확대와 어떤 상관성을 갖는지 고찰한다.

제3장에서는 한글의 공간적 확산과 사회 계층적 확산을 논한다. 지방에서 간행된 한글 문헌과 지방에 거주하는 양반층의 한글 사용 양상을 분석하여 공간적 확산을 기술한다. 제4장에서는 한글 문헌과 한글 학습을 관련지어 고찰한 결과를 요약하고, 한글 확산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해석하였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조선시대의 한글 교육

1.1. 한글 교육의 역사적 특성
1.2. 용어의 뜻매김
1.3. 세종·세조 시대의 훈민정음 교육
1) 이서들에게 훈민정음을 가르침
2) 세자의 교육에 훈민정음 과목을 둠
3) 왕명을 훈민정음으로 써서 신하들에게 준 세종
4) 문과 초장의 강경 시험에 훈민정음을 넣은 세조
1.4. 조선 후기의 한글 교육
1) 어린이에 대한 한글 교육
2) 양반가 부녀자의 한글 학습
3) 서당과 한글 교육의 연관성
4) 갑오개혁 이후의 국문 교육
1.5. 한글 교육의 주체 변화 : 사사로운 가르침에서 공적 교육 제도로

제2장 한글 문헌을 통해서 본 한글의 확산

2.1. 선행 연구의 검토
2.2. 주요 한글 문헌이 한글 확산에 미친 영향
1) 『훈민정음』 해례본과 15세기 문헌
2) 『훈몽자회』와 16세기 문헌
3) 17세기의 제 문헌
4) 『염불보권문』과 18세기 문헌
5) 한글 음절표와 19세기 문헌
6) 20세기의 국문 교과서와 지식 교양서
2.3. 요약과 해석
1) 한글 확산에 미친 문헌의 영향력과 그 의미
2) 한글 확산의 주요 전기(轉機)와 관련 문헌
3) 한글 학습 자료를 기준으로 한 시대 구분
4) 한글 확산과 방각본의 상관성

제3장 한글의 공간적 확산과 사회 계층적 확산

3.1. 공간적 확산
1) 궁중과 서울 도성의 훈민정음 사용
2) 한글의 지역적 확산
3.2. 사회 계층적 확산
1) 상위층
(1) 왕실가
(2) 양반가 남성
(3) 양반가 여성
2) 중간층
(1) 중인과 서리
(2) 승려
3) 하위층
(1) 서울 지역 하층민의 한글 사용
(2) 지방 거주 하층민의 한글 사용
(3) 해남윤씨가 한글 고문서의 경우
(4) 영남대학교 소장 한글 고문서의 경우
(5) 19세기 말기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하층민의 한글 사용
3.3. 요약과 해석
1) 공간적 확산
2) 사회 계층적 확산

제4장 마무리 : 한글 교육과 확산의 상관적 해석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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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대계》 발간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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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백두현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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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1990). 경성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 퇴임하였다. 옛 한글 문헌과 그 속에 담긴 한국어의 역사적 변화 그리고 한글생활사의 변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 훈민정음 해례본과 문자체계의 원리, 한글 편지와 한글 음식조리서, 한글 학습 자료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왔다. 주요 저서로는 『영남 문헌어의 음운사 연구』, 『현풍곽씨언간 주해』, 『음식디미방주해』, 『석독구결의 문자체계와 기능』, 『한글생활사 연구』, 『훈민정음의 문화중층론 - 관점의 전환과 새로운 해석』, 『조선시대의 한글 교육과 확산』 등이 있고, 훈민정음과 한글 문헌에 대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훈민정음학회 회장 및 국어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제22회 일석국어학상(2024. 6.)을 수상하였다. 접기
최근작 : <한글 문헌학>,<조선시대의 한글 교육과 확산>,<훈민정음의 문화중층론> … 총 4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조선시대 한글 교육과 학습, 그리고 한글의 확산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서술하다

양반층이 지배한 조선시대의 계급 사회가 타파되고, 국권을 되찾은 광복 이후 민주 정부가 수립되면서 국가는 전 국민에게 한글 교육을 시행하였다. 20세기 이후 한국은 한글을 매개로 과학기술을 비롯한 근대 문명 지식을 흡수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한국문화를 건설해 왔다. 이것을 가능케 한 토대를 조선시대의 한글 교육과 확산에서 찾을 수 있다. 한글 교육과 확산 과정을 밝히는 것은 한국 사회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것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훈민정음은 반포(1446) 직후 세종의 뜻으로 서리(胥吏) 선발 시험에 잠시 부과되었다. 그 후 갑오개혁(1894)에 이르기까지 440여 년 동안 훈민정음은 국가의 공식적 교육 제도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양반가에서는 아이들의 한문자 학습과 부녀자 교육을 위해 ‘언문’을 집안에서 사사롭게 가르쳤다. 평민 이하 하층민들은 한글을 배울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이처럼 어려운 한글 학습 여건에서도 한글은 퍼져나갔고. 소수였지만 한글을 익힌 하층민은 조금씩 늘어갔다.” - 「머리말」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조선시대에 진행된 한글의 교육과 학습 그리고 이를 통해 이루어진 한글의 확산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제1장에서는 훈민정음 반포 후 이 문자의 교육이 어떻게 시행되었는지,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정음 교육 관련 기사를 분석하여 그 양상을 밝힌다. 훈민정음 교육에 관련된 실록의 기사는 극히 드물고 그 내용이 단편적이라 일관성 있는 체계를 세워 서술하기 어렵다. 몇몇 사례를 중심으로 정음 교육의 일면을 짚어 본다.
제2장에서는 각 세기별 한글 문헌 간행의 추이를 분석하여 한글의 시대적 확산을 논한다. 한글의 확산과 관련된 문헌을 중심으로 문헌의 산출이 한글 사용의 확대와 어떤 상관성을 갖는지 고찰한다. 특히 한글 음절표의 공간(公刊)과 인쇄된 방각본 음절표의 출현이 한글 확산과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주목한다.
제3장에서는 한글의 공간적 확산과 사회 계층적 확산을 논한다. 지방에서 간행된 한글 문헌과 지방에 거주하는 양반층의 한글 사용 양상을 분석하여 공간적 확산을 기술한다. 한글 문헌을 산출하는 데 참여한 사람의 사회적 신분 및 한글 사용 주체에 관한 자료를 분석하여, 한글 사용의 사회 계층적 확산을 고찰한다. 이 작업을 통해 필자는 한글이 “서울을 넘어, 양반층에서 하층민으로” 확산되어 갔음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다. 한글의 교육과 확산을 고찰하는 시대적 범위는 조선시대에 중점을 두고, 20세기에 이루어진 한글의 보급과 확산은 간략히 언급하는 데 그친다.
제4장에서는 한글 문헌과 한글 학습을 관련지어 고찰한 결과를 요약하고, 한글 확산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해석함으로써 이 책을 마무리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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