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iranizm.egloos.com/3943845
※ 이 글의 내용은 2007년 기준입니다.
2007년 여름휴가는 백두산으로 정했습니다.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던 곳...
백두산은 필수! 오가는 길에 고구려 유적지를 둘러보려 합니다.
많은 배낭여행객들은 보통 배를 타고 다롄이나 단동을 통해 들어간다고 합니다만 그다지 많은 시간이 없는 직장인은 비행기로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연길이나 장춘까지는 비행기도 비싸고 표도 없었던 고로 다롄까지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다롄공항에서 다롄역>
다롄공항에 내려 당일 기차를 타든, 기차표를 예약하든 할 마음으로 다롄역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Tip: 중국 철도는 아직 온라인 예약이 안 된다고 합니다. 무조건 역으로 가야 합니다.
어리버리 둘러보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말을 겁니다.
"시내가세요?" 조선족 아주머니네요. 한국말을 합니다.
"네"
"20원에 같이 갈래요?"
얼른 가이드북을 꺼내 보니 시내까지 택시가 25~30YUAN이라네요. Why not???
아주머니의 다른 일행 둘과 같이 택시를 타고 시내를 향했습니다. 대충 상황을 보니 어떤 이유로 공항에 왔는데 시내로 돌아가려니 택시비가 아까운(?) 모양...같이 가면서 택시비를 대신 내줄 누군가를 찾고 있었던 듯 합니다. 중국어를 모르는 여행객을 잡는다면 서로 손해보지 않는 장사ㅋ물론 아무나 따라나서면 절대 안 됩니다! 눈치 잘 보고 착한 사람(?) 같으면 따라 나섭니다.
다롄역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어를 모르면 기차표 끊기 어려울 꺼라고 하면서 50YUAN 주면 대신 끊어 주겠답니다. 정중히 거절...
*Tip: 중국어 몰라도 괜찮습니다. 우리나라 기차역과 똑같이 커다란 전광판 있습니다. 거기서 목적지, 시간 보고 잔여석이 있으면 종이에 적어서(그려서?) 매표 창구에 들이밀면 다 통합니다. 제가 못 알아듣는거 알고 창구 직원도 말로 안 하고 종이에 써 줍니다.
<다롄에서 선양>
다롄역에서 백두산 아래 백하역까지는 22시간. 잉쭈어석(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가는 좌석)만 남아 있었습니다. 22시간을 꼿꼿하게 앉아서 가는 건 무리라는 판단으로 우선 선양북역으로 가는 표를 끊었습니다. 오후 6시 넘어 기차타고 4시간 후 선양북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백하역까지 가는 다음날 아침 기차를 예약하고 근처 여관에서 1박했습니다.
*Tip: 중국 열차는 4등급 좌석이 있습니다. 딱딱한 의자/딱딱한 침대/푹신한 의자/푹신한 침대. 딱딱한 의자는 우리나라 지하철 좌석 비슷한 느낌입니다. 푹신한 의자는 우리나라 기차정도...딱딱한 침대는 와이셔츠 다리미판 같은 느낌입니다. 판넬에 천 둘러놓은 정도? 푹신한 침대칸만 못 타봤네요. 멀리 갈땐 푹신한게 낫습니다. 물론 조금 비싸죠...
<선양에서 백하>
다음날 아침 일찍 백하로 가는 기차를 타고 11시간쯤의 대장정 끝에 밤이 되어서야 백하역에 도착했습니다. 백하역에 도착해 어디서 자야하나 고민하는데 조선족 민박집에서 마중나와 있습니다. 선양에서 유학중이라는 대학생들이 예약하여 pickup 나왔던 것인데 늦은 시간이라 숙소 찾아 헤매기도 그렇고 해서 저도 꼽사리~^^
<백하에서 백두산 여행, 그리고 지안으로 이동>
다음날 아침 같은 민박집에 묵었던 대학생들과 함께 백두산 여행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하루종일을 백두산에서 보내고, 게다가 오후에는 비가 내려 홀딱 젖은채로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밤입니다. 민박집에서 샤워하고 차려주신 밥먹고 바로 밤기차를 타고 통화로 갔습니다. 침대칸을 끊어 자다보니 다음날 아침 통화에 도착, 바로 지안가는 기차로 갈아탔습니다. 딱딱한 침대칸에서 대략 잤네요.
<지안에서 고구려 유적지 여행, 그리고 단동으로 이동>
지안역에 내리니 조선족 택시기사 아저씨가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50YAUN에 유적지와 시내 관광하는 것으로 합의합니다. 백두산을 함께 올랐던 대학생팀과 함께하니 1인당 10YUAN이면 되겠네요. 광개토대왕비와 장군총에 들르고, 5호분묘에서 고구려 벽화를 보고 나서 대학생팀은 선양으로 돌아간다해서 헤어졌습니다. 기사 아저씨가 30YUAN을 더 주면 추가 관광시켜 준다네요. 아저씨의 안내로 국내성 터와 환도산성을 들르고 북한이 가장 가까이 보인다는 곳으로 갔습니다. 보이는 곳이 북한 만포시라고 하는데 압록강 건너로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다 보입니다. 중국에서 북한이 가장 가까운 곳이랍니다. 시내 곳곳을 둘러본 후 기사아저씨의 부모님이 하시는 민박집에서 1박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고 단동으로 이동했습니다.
<단동에서 압록강변 여행, 그리고 칭산거우로 이동>
단동은 압록강이 바로 보이는 곳입니다. 압록강과 압록강 철교, 건너편에 보이는 북한을 구경하고(단동이 더 유명하긴 한데 북한은 지안에서가 더 가깝게 잘 보이네요) 사우나에서 1박했습니다. 단동에는 조선족보다는 한족이 많고, 한족은 민박을 잘 안 한답니다. 민박집 찾기가 힘들더군요. 사우나의 수면실에서 1박했는데 허름한 여관보다 훨씬 낫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단동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오염되지 않은 자연 중의 하나로 지정된 칭산거우에 가기 위해 단동으로 온 것입니다. 다음날 아침 버스를 타고 콴디엔으로, 콴디엔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칭산거우로 갔습니다.
<칭산거우 관광 후 다시 다롄으로>
칭산거우에 도착하니 오후 2시쯤. 칭산거우 공원은 크게 2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도착한날 오후에는 폭포 쪽을, 다음날 오전에 칭산호 유람을 하고 나가면 된답니다. 남은 일정이 애매하여 폭포쪽은 포기. 도착한 날 오후 칭산호 유람선을 타고 자연을 만끽했습니다. 워낙에 시골이고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라서인지 한국말, 영어 모두 안 통합니다.ㅡㅡ;; 그래도 운좋게 눈치빠른 택시기사 만나서 중국어라고는 숫자밖에 못 세는 저와 영어라고는 숫자밖에 못 세는 그 아저씨가 한 팀이 되어 충분히 관광했습니다. 기사 아저씨 소개로 근처 식당에서 운영하는 숙소에서 침대한칸 빌려서 묵고 다음날 새벽 버스로 콴디엔을 거쳐 다롄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다롄에서의 마지막날, 그리고 귀국>
다시 돌아온 다롄에서 하룻밤 묵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짧은 여행을 정리하고 다음날 공항으로 출발~
짧지만 알찬 일정이었습니다. 워낙에 큰 나라인데다 동북부지역은 중국내에서는 시골지방이라 교통도 발달하지 않아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출장으로 중국 대도시만 다녔었는데 이런 외곽으로 다니다보니 전혀 다른 중국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속에서 보던 중국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그들의 삶을 공유하고자 했던 일주일이었습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