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3
알라딘: 국가, 유학, 지식인 - 현대 중국의 보수주의와 민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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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유학, 지식인 - 현대 중국의 보수주의와 민족주의
조경란 (지은이) | 책세상 | 201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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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상사 연구자가 현재 중국에서 논의되는 첨예한 이슈들에 대한 사상적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유학의 부흥, 중국 정부의 문명중국 기획, 국가와 지식인의 관계, 보수주의와 민족주의, 소수민족 문제 등 현대 중국의 가장 민감한 주제들을 객관적이고 총체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중국 자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정확한 인식 위에서 중국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국 및 동아시아의 문제로 파악하는 중층적 시점을 확보하고자 시도한다. 이러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문학과 철학 및 사상 분야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회과학 등 분야를 막론하고 현재 중국의 사상 지형을 좌우하는 지식인들의 주장과 견해를 분석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이 직면한 현안들과 관련해 현재의 논의 지형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주제가 근대 시기에는 어떻게 논의되고 평가되었는지를 더불어 배치함으로써 각각의 이슈를 연속적이고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21세기 대국을 꿈꾸는 현재의 중국이 사상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서문 : 21세기, 중국의 자기인식은 가능한가 -‘제국성’과 ‘근대 극복론’의 유혹
1부 국가, 유학, 지식인
1장 현대 중국의 유학 부흥과 ‘문명제국’의 재구축
1. ‘권력-지식 복합체로서의 유학’인가, ‘비판담론으로서의 유학’인가
2. ‘유학 비판’을 통한 ‘국민국가’ 건설
3. ‘유학긍정’을 통한 21세기 ‘문명제국’의 기획
4. 중국모델론과 유학담론
5. ‘비판담론으로서의 유학’의 재건을 위해
2장 중국의 유학담론과 복수의 공공성
1. 왜 ‘복수의 공공성’인가
2. 유학 불러오기에서의 정체성, 역사성, 윤리성
3. 권력과 소비사회
4. 타자성과 윤리성
5. 약자의 기입공간으로서의 ‘복수의 공공성’
2부 문화적 보수주의, 정치적 보수주의, 그리고 유학
3장 1990년대 중국 신보수주의의 탄생과 유학의 재조명
1. 중국의 보수와 진보,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 중국 신보수주의의 출현 배경과 성격
3. 중국 신보수주의의 연원과 특징
4. 신보수주의의 문화 구상과 유학의 재해석
5. 신보수주의가 구상하는 중국의 미래와 동아시아
4장 5·4 시기 신지식인 집단의 출현과 보수주의
1. 5·4 신문화운동과 보수주의의 논의 조건
2. 신문화운동과 5·4운동,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3. 신지식인 집단의 출현과 신문화운동의 유가윤리 비판
4. 신문화운동에 대한 보수주의의 초기 대응
5. 5·4의 보수주의-근대 성찰의 가능성과 한계
3부 현대 중국의 민족주의와 그 아포리아
5장 현대 중국의 민족주의와 동아시아 인식
1. 현대 중국 민족주의의 아포리아
2. 1990년대 이후 중국 민족주의 담론의 발생 배경
3. 중국 민족주의 담론의 내용과 쟁점
4. 민족주의 담론 속의 동아시아 인식과 비판
5. 중국의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6장 중국 근대 민족주의의 구조와 성격
1. 근대 중국 민족주의의 아포리아
2. 중국 민족주의의 구국적 성격-사회주의와 결합한 정치민족주의
3. 중국 민족주의의 구망적 성격-보수주의와 결합한 문화민족주의
4. 중국의 독자적 근대와 민족주의의 향방
4부중국의 소수민족 문제와 중화민족론
7장 중국의 주변 문제, 티베트를 보는 다른 눈-한족 출신 양심적 지식인 왕리슝과의 대담
1. ‘황화黃禍’를 예언하는 불복종의 작가정신
2. 일상화·대중화한 민족 갈등
3. 달라이 라마라는 ‘피안’
4. 마음속의 경찰, 종교
5. 부메랑으로 돌아올 세속화정책
6. 중화민족, 제국의 영광과 꿈
7. 티베트를 보는 균형 잡힌 관점과 아시아적 전망
8장 현대 중국의 소수민족과 ‘국민화’ 이데올로기
1. 중화민족 개념-‘국민화’ 이데올로기
2. 민족담론과 소수민족의 시선
3. 중화민족의 외연 확장과 그 의미
4. 당대의 중화민족 해석-중화민족다원일체론
5. 다민족사회와 공존의 길
출전 / 참고문헌 / 찾아보기
백영서
: 세계사적 문제로 부상한 중국 사상계의 지형도를 솜씨 있게 그려 주목받은 바 있는 저자가 이번에는 보수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한 노련한 안내자로 나선다. 그의 독법은, 주요 사상가들의 사유를 소개?해설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상사적 맥락에 위치시켜 상호 연관을 짚어내는 데서 돋보인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서구의 근대 보편과 중국의 단일권력 사이에서 방황하게 되는 지적 곤혹을 돌파할 단서를 이 책은 열어준다. 중국 문명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을 함께 넘어서려는 그의 냉철한 입장이 한국의 ‘비판적 중국학’의 계보에 터하기에 더욱더 미덥다. 대학 안의 중국철학 연구자로서는 드물게 논쟁의 길을 마다 않고 동시대 중국 사상가들의 작업에 치열하게 개입해온 그의 비평정신을 ‘사회인문학’적 가치의 전범으로 읽고 싶다.
저자 : 조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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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국가, 유학, 지식인>,<20세기 중국 지식의 탄생>,<한국 문화전통과 배려의 윤리> … 총 18종 (모두보기)
소개 :
성균관대학교에서 〈진화론의 중국적 수용과 역사의식의 전환〉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공회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홍콩 중문대학교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연구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중국의 현대 사상과 지식인 문제, 동아시아 근대 이행기에 대해 연구해왔다. 저서로 《20세기 중국 지식의 탄생-전통?근대?혁명으로 본 라이벌 사상사》(2015), 《현대 중국 지식인 지도-신유가, 자유주의, 신좌파》(2013), 《중국 근현대 사상의 탐색》(2003), 《보수주의와 보수의 정치철학》(2013,...
대국굴기를 꿈꾸는 현대의 제국,
21세기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그들과 대화할 것인가?
유학의 부흥, 문화 보수주의와 민족주의, 소수민족…
현대 중국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에 대한 사상적 탐구
중국 사상사 연구자가 현재 중국에서 논의되는 첨예한 이슈들에 대한 사상적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유학의 부흥, 중국 정부의 문명중국 기획, 국가와 지식인의 관계, 보수주의와 민족주의, 소수민족 문제 등 현대 중국의 가장 민감한 주제들을 객관적이고 총체적으로 다룬다. 오늘날 중국을 보는 한국의 시각은 숭중崇中 또는 혐중嫌中의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다. 저자는 두 시각 모두에 동의하지 않으며, 중국 자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정확한 인식 위에서 중국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국 및 동아시아의 문제로 파악하는 중층적 시점을 확보하고자 시도한다. 이러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문학과 철학 및 사상 분야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회과학 등 분야를 막론하고 현재 중국의 사상 지형을 좌우하는 지식인들의 주장과 견해를 분석하고 있다. 또한 저자가 주로 참고한 《21세기二十一世紀》 《개방시대開放時代》 《문화종횡文化縱橫》 같은 중국의 잡지들은 현재 중국의 사상과 문화를 주도하는 매체들이다.
이 책은 오늘날 중국이 직면한 현안들과 관련해 현재의 논의 지형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주제가 근대 시기에는 어떻게 논의되고 평가되었는지를 더불어 배치함으로써 각각의 이슈를 연속적이고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21세기 대국을 꿈꾸는 현재의 중국이 사상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오늘의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동아시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중국의 유학 부흥과 ‘문명제국’의 재구축
‘권력-지식 복합체로서의 유학’에서 ‘비판담론으로서의 유학’으로
오늘날 중국에서 유학은 근대사회로 이행한 이래 가장 번성한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에 유학을 공식적으로 ‘인가’했으며, 2000년대에는 그것을 학제화하고 적극적으로 선양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유학담론의 활성화는 공자와 유학을 중국이라는 대국의 소프트파워의 근간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정부와 지식인의 주도 아래 진행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 중국의 유학 부흥 현상은 국가의 ‘재발견’에 의한 것이다.
이 책은 중국 근현대 시기 유학의 존재 양상을 개혁개방 시기를 전후하여 살펴보고, 국가와 지식인이 유학을 어떤 방식으로 ‘동원’해왔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위정자에게 공자와 유학은 국민 정서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상징인 만큼 현대 중국의 유학 부흥은 ‘문명중국’의 재구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즉 개혁개방 이후의 경제성장이라는 토대 위에서 유학은 중국 정부가 구상하는 문명제국이라는 제국적 국민국가의 재구축 기획에 이데올로기적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중국의 유학 부흥 현상은 국가의 ‘선택’에 의한 것이며 여기에 지식인이 자발적, 반半자발적으로 협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 중국의 유학을 ‘권력-지식 복합체로서의 유학’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항하여 ‘비판담론으로서의 유학’을 제시한다. 국가의 논리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중국 지식계의 현실을 비판하면서, ‘비판담론으로서의 유학’의 재건을 위해 사士 계층의 전통적인 역할에 주목하는 것이다. 과거 사 계층은 도덕적 자각의 담지자이자 천하질서의 개혁자임을 자임하고 거기에 공헌하는 것을 임무로 삼았다. 이러한 역할에 비추어, 현재의 지식인들도 “국가를 포함한 중국의 시장사회를 비판하는 공공담론으로 유학을 재구조화할 수 있다면 그 담론과 담론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저항과 개입,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의 장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제안이다. 이 책은 ‘권력-지식 복합체로서의 유학’에 기울어 있는 대다수 중국 지식인들을 향해 유학을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분리시켜 이것들을 견제하고 비판함으로써 기득권을 제한하는 사회이념, 21세기적 대동사상의 재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식계와 국가의 타협, 신보수주의의 출현과 국가주의적 이데올로기
1990년대에 출현해 주류 이데올로기로 부상한 중국의 신보수주의는 중국 공산당의 이데올로기로서 기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중국 신보수주의의 출현 배경과 성격, 유학과의 관계를 살펴보며, 이것이 지향하는 중국의 미래는 무엇인지를 묻는다.
개혁 개방이 시작된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까지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보수주의 세력이 자본주의로의 변화를 추진하는 등소평 세력을 경계했으며, 지식계도 대부분 보수를 지지했다. 그러나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거치고 1990년대에 자본주의적 개방이 강화되면서 지식계의 내부 분열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식인들과 정부의 이데올로기가 타협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출현한 신보수주의는 중국의 전통을 부정하고 과학과 민주를 강조했던 계몽주의 사상에 대한 거부와 개혁에 대한 국가주의적 접근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신보수주의는 구좌파의 전통적 보수주의와 ‘급진적 개혁가들’ 사이에서 중도를 지향하는 것을 의미했다.
유학 열풍과 민족주의 열풍의 상승 작용 속에서 주류로 부상한 중국 신보수주의는 현대화 추진 주체로서의 중국 공산당과 그 노선을 떠받치는 이데올로기로서, 국가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내에서 무엇을 신보수주의로 보는가는 입장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정치적으로는 신권위주의,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 문화적으로는 전통주의의 입장”을 가리킨다. 일관된 사상 체계라기보다는 일종의 조합인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신보수주의의 성격에서 중국 사상계의 논제가 전통/현대, 중국/서양 같은 도식적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 모델 탐색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읽어낸다.
오늘날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 중 문제가 가장 많은 나라 중의 하나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이것이 사회주의 30년, 개혁 개방 30년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 책은 중국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모두 대상화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저자가 보기에 중국은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환상을 갖지 않을 수 있게 되었으나, 문혁의 트라우마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사회주의를 역사로 성찰하지 못하고 있다. 일원적 보수화로 치닫는 중국의 지식계가 내부적으로는 차별을 지양하고 민주를 실현하며 외부적으로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는 것이 저자의 비판이다. 중국 지식인들 또한 20세기에 인간 해방이라는 보편 가치를 추구했던 기억과 오늘날 인간의 존엄이 상실된 상황의 교차 속에서, 현재의 중국이 미래에 대한 경제적 계획만 있지 정치적, 문화적 이상이 없다는 비판을 포함해 다양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위에서 저자는 이렇게 제안한다.
“중국의 신보수주의가 중국을 세계의 대국으로서 자기 반열에 올려놓고 다른 나라의 환영을 받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자본주의의 역사를 포함한 20세기 100년의 자기 역사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내용으로 하는 하드파워만이 아니라 21세기 미래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소프트파워는 천하주의나 조공 체제의 안이한 재구성만으로는 획득될 수 없다. 유학을 염두에 두되 유학을 훌쩍 뛰어넘는 담대한 창신創新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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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중국의 자기 인식은 가능한가? 파워리뷰어 ㅣ 2016-08-26 ㅣ 공감(6) ㅣ 댓글 (0)
【 국가, 유학, 지식인 】 조경란 / 책세상
일본과 중국의 근대 극복
일본의 유명한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2014년에 출간한 《제국의 구조 ? 중심, 주변, 아주변》에서 중화제국 시대의 ‘선한 제국’의 원리로서 미국으로 상징되는 네이션=국가의 확대인 제국주의의 원리를 대체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의 관심사는 중국이라는 제국을 생각하지 않으면 제국 일반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복종과 보호의 ‘교환’에 따라 통치하는 시스템을 제국의 원리라고 정의를 내린다. 그리고 이를 네이션=국가의 연장인 제국주의의 원리와 구분한다. 가라타니 고진의 논지의 핵심은 중국의 제국의 원리로써 서양의 제국주의를 극복하는 데 있다. 여기에서 일본과 중국의 ‘근대극복’이라는 명제를 발견하게 된다. 중국과 일본은 탈근대에서만큼은 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을 떨어뜨려 버릴 수가 없다.
“21세기, 중국의 자기 인식은 가능한가?”
이 책의 저자 조경란 교수는 주로 중국의 현대사상과 지식인 문제, 동아시아 근대 이행기에 대해 연구해왔다. ‘중국 사상사 연구자’이다. 저자는 “21세기 중국의 자기인식은 가능한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과연 중국의 세기는 가능한가?”로 대체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담론을 제공해준다. 저자는 ‘인문적 가치’의 측면에서 중국의 자기인식이 가능할 때야 비로소 중국의 세기가 유의미할 수 있다는 생각을 서문에 담는다. 저자가 칭하는 ‘인문적 가치’란 중국 굴기(?起)의 역설적인 측면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중국이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진입한 뒤 10여 년 동안 중국의 주류 지식인이 내보인 21세기의 구상과 20세기에 대해 서술한 것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책의 부제로도 언급된 현대 중국의 ‘보수주의’와 ‘민족주의’ 그리고 ‘제국성’과 ‘근대극복론’이다.
현대 중국의 유학 부흥과 ‘문명제국’의 재구축. 국가, 유학, 지식인
중국정부는 1980년대부터 일본과 네 마리의 용으로 상징되는 동아시아 발전이 유학과 관련 있음을 주목했다. 1990년대에는 유학을 공식적으로 ‘인가’했으며 2000년대에는 그것을 학제화하고 적극적으로 선양하는데 까지 이른다. 유학담론의 활성화는 이처럼 국가의 개입을 배경으로 한다. 현재 중국의 유학 부흥 현상은 지식인의 자각에 의한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의 ‘재발견’ 즉 전략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추세는 기존의 유학이 권력-자본-미디어-지식 복합체로서의 유학으로 자리 잡게 된다는 이야기다.
유학이 부흥화하면서 주변화했던 중국 지식인이 사회 전면에 재등장하게 된다. 근현대 중국에서 유교적 지식인은 1905년 과거제도가 없어지면서 1차로 주변화 했고, 현대적인 의미의 지식인이 주변화한 것은 1957년 반 우파 투쟁에서였으며, 문화대혁명 시기에 극대화된다. 현재의 지식인은 개혁개방 이후 역사의 전면에 재등장한 셈이다. “현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세계 속의 중국의 위상을 구상해야 하고, 이럴 때 유학은 사회주의의 중국식 패턴과 더불어 그 핵심 이데올로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의 보수와 진보,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중국에선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기준이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과 같은가? 다른가? 즉 비사회주의 국가에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기준이 사회주의 중국에도 그대로 적용될까? 저자는 이러한 궁금점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중국에서 좌우를 구분하는 방식이 다른 나라와 달리 조금 복잡하고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즉 중국이라는 정치지형과 지식지형의 특수성과 복잡성 속에서 진보와 보수의 아포리아를 잘 간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를 반대하면 좌파이고 그 반대이면 우파다. 그러나 좌파가 진보이고 우파가 보수인가 했을 때, 거기에 대해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 최근 중국학계의 중론이라고 한다.
중국의 주변 문제, 티베트를 보는 다른 눈
책의 후반부엔 저자와 한족 출신의 양심적 지식인 왕리슝과의 대담이 실려 있다. 대담은 두 세 번의 이메일 교환을 통해 이루어졌다. 중국이 티베트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선 다양한 시각과 관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누구의 입장에서 입을 여는가가 차이점이 될 것이다. 왕리슝은 인터넷상에서 ‘중국의 체제 외 티베트 전문가’로 소개된다. 왕리슝은 1953년에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국 지린성(吉林省)에서 태어났다. 그의 대표작은 《황화(黃禍)》와 《천장, 티베트의 운명》등이 있다. 왕리슝은 티베트의 저명한 작가 웨이써(唯色)와 부부이다. 티베트인과 부부가 되다보니 티베트에 관심이 고조되었나? 저자가 묻자, 왕리슝은 웨이써와 결혼하기 전에 이미 《천장, 티베트의 운명》을 비롯한 티베트 관련 책을 출판했다고 한다. 결혼은 그가 티베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유가 아니라 결과였다는 이야기다. 그에게 주어진 상과도 같았다고 한다.
이 책은 오늘날 중국이 직면한 현안들과 관련해 현재의 논의 지형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주제가 근대 시기에는 어떻게 논의되고 평가되었는지를 더불어 배치함으로써 각각의 이슈를 연속적이고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21세기 대국을 꿈꾸는 현재의 중국이 사상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오늘의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동아시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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