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9

(21) Namgok Lee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어찌할 것인가?

(21) Namgok Lee

삼일운동 백주년을 보내면서 착잡한 심정이 든다.
티브이 화면을 보면서도, 페이스북을 보면서도.
'반성'을 남이 시킬 수는 없다.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어찌할 것인가?
'반성'은 오직 스스로의 몫이다.
단순한 후회와 한탄이 아니라,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며, 의식과 삶이 전환되는 과정이다.
나라를 빼앗긴 일, 해방이 되서 동족간에 전쟁을 한 일, 김구 선생이나 여운형 선생 같은 분들이 해방된 공간에서 동족에게 암살된 일들을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몫이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짧은 시간에 산업화ㆍ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침체 추락의 위험을 안고 있다.
분기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서울의 거리에서 서로 부딪쳐 불상사를 내지 않은 것을 발전이라고 해야할까?
이제 정말로 새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조선을 망하게 한 역사, 동족끼리 잔혹한 전쟁을 하게 한 역사, 민족의 정기를 제대로 못 살린 역사 그리고 산업화ㆍ민주화 세력의 대립, 양극화ㆍ물신숭배ㆍ각자도생의 이기주의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회ㆍ새로운 문명ㆍ새로운 세상에 대한 큰 설계에 나서야 한다.
반목과 갈등 적대가 이 설계 속에서 녹아야 한다.
남북 간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은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다.
앞에 열거한 아픈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현실에 대한 인정이 토대가 될 때라야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
내가 섣부른 통일 논의를 경계하는 것은 자칫 과거의 악몽들을 불러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땅에서 오랜 역사와 같은 말을 사용하는 공동체가 더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민족주의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제언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결국 자신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개방된 상태에서도 안정된 정치체제를 만드는 것이 아마도 최대의 과제인 것 같다.
우리는 그것을 돕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세상 일은 뜻밖의 일들이 일어나, 미래를 세세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큰 그림은 그려볼 수 있다.
이 그림은 과거에 대한 깊은 성찰과 미래에 대한 큰 설계에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삼일백주년을 보내면서 든 생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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