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3

알라딘: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알라딘: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심재훈 (지은이) | 푸른역사 |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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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본 | 330쪽 | 152*225mm | 536g | ISBN : 9791156120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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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사를 연구해 온 저자 심재훈의 책으로, 우리 역사 인식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정직한 역사'를 위한 단초와 역사가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다. 책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고대사를 되짚는 역사서인 동시에,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사회학서의 성격을 갖는다.

저자는 한국 전근대 이해에 필수적인 고대 중국 연구의 소홀함과 학문적 불균형을 안타까운 논조로 짚는다. 책의 많은 부분이 고대 중국사가로서 저자의 중국사에 대한 인식과 성찰이다. 책에서 저자는 동아시아 세계의 토대를 마련한 중국 고대 문명이 중국만의 것일 필요는 없음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면서 갑골문과 금문, 죽간 등 출토문헌을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하고, 중요 자료를 중심으로 화수분 같은 중국 고대 문명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 책의 구성

들어가며

1부 중국 고대를 넘어 동아시아학으로

1장_고대 중국에 빠지다
일본의 고분과 구제강顧頡剛이 깨우쳐준 고대사의 진리 | 단국대, 윤내현, 미국행

2장_동아시아학의 과거와 현재
구미의 동아시아학 1: 선구자 유럽 | 구미의 동아시아학 2: 미국으로 넘어간 주도권 | 한국의 동아시아학과 고故 민두기 교수의 화이부동 | SCI급(A&HCI) 논문과 한국의 동양학 분야 세계적 학자들

3장_동아시아의 민족주의적 고대사 서술
중국과 일본 | 한국 | 탈민족주의 | 동아시아 문명의 요람으로서 고대 중국 문명

2부 역사학자 탄생기

1장_인고의 시간 1
시카고대에서 꿈을 품다 | 영어와 중국어 | 에드워드 쇼네시 교수 | 코스워크|출토문헌과 전래문헌 | 역사 수업과 우홍 교수

2장_인고의 시간 2
1994년 여름의 중국 1: ‘프린스턴 인 베이징’의 추억 | 1994년 여름의 중국 2: 석학들과 취촌 고고대의 추억 | 논문 자격 취득

3장_인고의 시간 3
고통의 서막 | 어머니와의 이별 | 박사학위 논문 | 나는 행운아 | 시카고대학 후기

4장_미국에서의 초짜 역사학자
미국 대학 취직 1: 준비와 몸 풀기 | 미국 대학 취직 2: 예일대학 면접 | 미국 대학 취직 3: 옥스퍼드대 면접 | 예일대학 1: 신세계 | 예일대학 2: 부사관 컴플렉스

5장_한국에서 비주류 역사학자로 산다는 것
한국 대학 취직 1: 회귀 | 한국 대학 취직 2: 고마운 모교 | 단국대 동양사 연구 1: 자랑할 만한 성과 | 단국대 동양사 연구 2: 이동윤 교수 | 한국에서 비주류로 산다는 것

3부 중국 고대 문명의 세계

1장_알려지지 않은 중국 역사: 진후소편종晉侯蘇編鐘과 진국사晉國史
진후소편종晉侯蘇編鐘의 출현과 재구성 | 355자 명문의 해석 | 명문이 전하는 새로운 역사 | 진국晉國박물관 | 몐산綿山과 개자추介子推

2장_나의 연구 영역
칭화간 《계년》이라는 죽간 사서 | 세계 최고最古 산표算表와 중국 고대 문명에 대한 인식 전환 | 한국의 중국 선진사 연구 | 한국 선진사 연구 방법론상의 문제와 전망 | 심재훈의 동아시아 고대사 연구

4부 중국 전문가의 한국사 관전평

1장_기자조선 문제
한국 상고사 이해의 관건 | 문헌 증거와 고조선 원고성遠古性의 한계 | 시대착오성

2장_구미의 한국상고사 연구
도널드 베이커와 배형일 | 마크 바잉턴과 고대 한국 프로젝트 | 고조선 연구의 한계

3장_한국사의 쟁점들과 역사교육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지켜보며 | 동북아역사지도 | 마크 바잉턴의 이메일 1 | 하버드 “고대 한국 프로젝트EKP” 성과 | 마크 바잉턴의 이메일 2 | 역사 관련 베스트셀러들의 허울 | 역사를 한다는 것 | 한국사 과잉 vs. 세계사 결핍|내가 글쓰기 과제를 고수하는 이유

4장_한민족의 형성과 동아시아
한민족이란 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한민족 형성을 연구하는 어떤 자료가 있나? |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 | 한민족 형성에 대한 견해들 | 한민족 형성과 민족주의

5장_일본 고분의 이해
일본 고분 문화 특별전 1 | 일본 고분 문화 특별전 2

나가며






지은이 : 심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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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중국 고대 지역국가의 발전>,<청동기와 중국 고대사>,<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 총 7종 (모두보기)
소개 :
1985년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에서 중국 서주사西周史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사학과 동아시아 역사 담당 교수로 있으며, 단국대학교 문과대 학장과 중국고중세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대 중국의 방대한 출토 자료에 매료되어 상주사商周史 연구에 치중해 오다 동아시아 고대사 전반으로 관심의 폭을 넓히고 있다. 관련 저서로 청동기와 금문金文을 활용하여 상주사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청동기와 중국고대사>(사회평론아카데미, 2018)가 있다. 한국을 포함한 전근대 동아시아 문명의 토대인 고대 중국 연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페이스북(Jae-hoon Shim)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그 성과의 일부를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푸른역사, 2016)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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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역사 인식’에 대한 소신 있는 목소리
- ‘역사가’되기에서부터 ‘한국사’성찰까지, 어느 비주류 역사가의 분투기

최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전하는 뉴스들은 하나같이 중국 외교부장의 표정 읽기에 바빴다. 그의 눈빛과 손짓 하나로 한중 관계의 냉기가 확인되자 우리 외교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왔고,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을 우려하고 있는 현실이다. 세계 초강대국을 향해 굴기하는 중국의 기세 운운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미국 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과 한계를 감안할 때, 논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200여 년 전 중국이 상실한 최강국으로의 복귀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지도 모른다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지금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동북공정과 같은 중국과 한국이 대면하고 있는 역사 분쟁도 이런 회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돌출될 수밖에 없는 여러 문제들 중 하나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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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ind 2016-12-29
한국고대사가 얼마나 중요하건 간에, 연구주제로서의 한국고대사가 얼마나 빈약한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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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 심재훈
nana35 2019-03-11


4부 중국 전문가의 한국사 관전평




"한국 상고사 특히 고조선에 관한 문헌기록은 위만조선 멸망과정을 다룬 《사기》 <조선열전> 이전의 자료로 한정하면 정말 한줌에 불과할 정도이다. 사마천이 《사기》를 편찬한 연대가 기원전 2세기 말~1세기 초 정도이니, 그 이전에 조선을 언급한 중국 측 기록은 글자수로 따지면 아마 100자 남짓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니 위만조선 이전의 고조선사를 구축하는 작업은 기둥 몇 개만 가지고 큰 집을 지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다. 고고학 자료 역시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특정 자료를 민족이나 국가의 강역이나 활동 구역을 밝히는 증거로 활용하는 데는 큰 문제들이 따른다. 특정 고고학적 유물을 다른 족속들이 나누어 썼을 가능성뿐만 아니라 같은 족속이라도 다른 유물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고학적 자료를 민족의 구분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문헌자료의 오용 못지않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고조선 연구에 한국 학자들이 남용하고 있는 비파형동검이 좋은 사례다."(222-3)




"기원전 2세기경 출간된 복생伏生의 《상서대전尙書大傳》에는 주나라 무왕武王이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수감 중에 있던 기자箕子를 풀어주자 이를 부끄럽게 여긴 기자가 조선으로 망명했고, 이에 무왕이 기자를 조선에 봉했다고 전한다. 《상서대전》보다 약 50년 후 사마천 역시 〈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에서 비슷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1970년대 랴오닝성遼寧省의 서부 다링하大凌河 유역에서 "기자 일족과 연관될 수 있는 기후라는 명문이 새겨진 상 말기의 청동기가 상당량의 다른 상말주초商末周初 청동기들과 함께 이 지역에서 출토되었다. 따라서 기원전 11세기경 기자 조선동래설은 상당한 고고학적 근거를 갖게 된 셈이다. 문제는 기자의 조선 동래를 전하는 문헌기록과 고고학 자료 간에 연대 편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고고학 자료에서는 기원전 11세기 그 족속의 이동 가능성을 볼 수는 있지만 문헌자료는 그보다 약 1000년 이후인 기원전 2세기 한나라 때나 되어서야 그러한 인식이 존재한다."(224-6)




선진先秦시대 문헌에서 기자는 상의 마지막 왕에게 학대를 받았지만, 주의 무왕에게는 환대를 받은 현인 정도로 묘사될 뿐이며 조선과의 연관성은 언급되지 않는다. "기자와 조선의 연관성이 한대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과 함께 시간이 갈수록 기자 관련 이야기가 증폭되는 양상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상서대전》이나 《사기》가 단지 기자의 조선 이주와 분봉만을 전하는 반면에, 《한서》에는 조선을 교화시킨 문화적 영웅으로서 기자가 나타나고, 이어지는 《삼국지》에서는 40대를 존속한 조선의 통치가문으로서 기자조선 상이 정립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1,400년 이후 조선 왕조에서 더욱 확대되어, 한민족의 시조로서 기자의 위치가 더욱 공고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양상은 전설적인 이야기가 후대의 문헌으로 갈수록 더욱 세밀하게 증폭되어 나타난다는 구제강(고힐강)의 '누층적累層的으로 조성된 고사古史'설과 맞아떨어져, 그 진위 여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229)




"따라서 기원전 11 세기 중엽 상 멸망 직후에 기자가 조선으로 왔다는 《상서대전》과 《사기》 〈송미자세가〉에 언급된 고사의 신빙성 여부도 엄정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 물론 기자 조선동래설을 비판하는 학자들도 상말주초인 기원전 11세기 다링하 유역에서 기자 일족이 일시적으로 존재했을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듯이, 상 멸망 이후 기족을 비롯한 상의 귀족 세력들이 다링하 유역으로 이주했을 개연성은 있다. 이는 그 지역에서 발견된 다량의 상 후기 청동기들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서주 전기 연나라의 도읍으로 추정되는 유리허琉璃河 유적지를 비롯한 연나라의 근거지에서도 기족 관련 청동기들이 다수 출토되었다. 다링하 유역과 가까운 연에 근거지를 둔 소공과 기자와의 인연이나 양 지역에서 모두 출토된 기후 명문을 지닌 청동기들 역시 기자 일족의 동북이주설을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기자 일족이 도피해간 바로 그 지역에 과연 조선이라는 정치체가 존재하고 있었을까는 별개의 문제이다."(229-30)




"고조선에 관심을 가지는 유사역사가들이나 학자들까지도 그 연구에서 범하는 가장 큰 오류는 고조선의 원고성遠古性에 대한 선험적 믿음이다. 고조선이 기원전 2333년이나 혹은 기자조선 얘기처럼 기원전 11세기에라도 존재했다면, 그 후신인 위만조선이 기원전 108년에 멸망했기 때문에 고조선은 최소한 2,000년 혹은 1,000년 이상 존속한 나라가 된다.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장기적으로 존재한 나라다." "역사상 존재한 한 정치체나 나라의 존재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신빙성 있는 문헌 증거로 입증되는 실체가 있어야 한다. 둘째, 고고학적으로 입증되는 실체일 텐데, 최소한 그 중심지로 추정될 만한 성곽이나 묘지 등의 존재가 적절한 편년編年과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중국 최초의 왕조로 알려진 전설상의 하夏나라와 그 유적지로 추정되는 기원전 얼리터우二里頭 유적과의 연관성은 그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230-1)




선진시대 문헌 중에 고조선의 존재를 입증하는 근거로 동원되는 "《관자》와 《전국책》은 기원전 1세기 말 유향劉向의 편집을 통해 현재의 형태로 전래되었고, 조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산해경》의 두 편 역시 한대에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관자》는 그 내용이나 어법이 전국시대 이전으로 소급될 수 없는 부분이 많고, 한 사람의 저작으로 보기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 원형은 전국시대 제나라의 직하稷下에서 활동하던 다양한 학자들이 당시 영웅화된 관중의 사상을 대변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진과 한나라 초기를 거치며 소실되었고 유향의 재편집 당시 많은 부분이 새롭게 추가되었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설사 백번 양보하여 《관자》 두 편에 나오는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문헌으로 입증할 수 있는 조선의 최초 출현은 (환공과 관중이 활동했던 기원전 7세기로서) 기자가 조선으로 왔다는 기원전 11세기 중반과는 무려 400년의 차이가 존재한다."(233-4)




"기원전 211년 진의 통일 이후 《사기》 〈진시황본기〉에 진의 영토가 동쪽으로 조선에까지 이르렀다고 언급되어 있듯이 조선이 중국 동북방의 중심 세력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마천은 또한 〈조선열전〉에서 기원전 194년 위만의 조선 왕위 찬탈 이후 조선의 급성장과 함께 1년을 끌어온 한 무제의 조선 정벌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조선의 존재를 강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선진시대의 학자들과 달리 한대 이래의 학자들에게는 요동의 동부나 한반도 서북부를 차지했을 조선이 오늘날 중국 동북부의 대표 세력으로 각인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한대인들은 오늘날 우리들이 이용 가능한 고고학 자료를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곳의 대략적 위치(다링하 유역)에 대한 정보는 없었을 것이다. 나아가 한 무제의 조선 정벌에 뒤이어 그 지역에 설치한 군현 지배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까지 더해져 기자의 조선동래 고사는 더욱 정치하게 다듬어질 수 있었다."(235-7)




"중국 동북 지역의 역사를 자신들의 충성심에 따라 정치적 변신을 거듭한 요遼나라 때(907~1125) 변경 주민들의 시각을 통해 바라본 나오미 스텐든은 《속박되지 않은 충성심》에서 당시 중국 동북 지역에서 '중국'은 통합된 개체로서나 관념적으로도 존재하지 않았고, 문화적인 정체성이나 민족성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고 본다. 오직 지역 지도자들의 충성심이 정치적 추이를 결정하는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중세까지 이 지역을 단일한 민족이나 국가적 정체성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중국 동북 지역에서 중국의 부재가 지금부터 2,000~3,000여 년 전 그 지역을 아우르는 고조선의 존재를 보증해주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많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연원이라고 믿고 있는 고조선이 어떤 식으로든 존재했을 수 있지만 만주 지역은 고대 이래 청대까지도 다양한 세력이 이합집산하며 명멸한 곳이었다. 결코 민족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종의 용광로였던 것이다."(2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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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사 전문가의 눈으로 바라본 현대 한국의 역사 인식
성냥팔이 2017-06-21

지난봄, 우연히 SNS를 통해 알게 된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를 이제야 읽어보았습니다. 흥미를 느껴 책을 구입한 이후 이래저래 일에 치여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다가, 최근 도종환 문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한 역사학계의 우려와 그에 대한 인터넷 공간의 갑론을박 속에서 문득 저자이신 심재훈 선생님의 이름을 접하고 책의 존재를 다시금 상기하였던 것이지요. 책 읽는 속도보다 사 모으는 양이 더 많아 나날이 생활 공간을 침범하는 '읽지 않은 책'들의 위협 속에서, 약간의 죄책감과 압박을 느껴가며 300여 페이지 분량의 책을 단숨에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SNS를 통해 대중과 나누었던 글들을 모아 한 권의 단행본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50대의, 현직 대학교수인, 대중의 입장에서 매우 생소하고 아카데믹하게 느껴지는 선진사(先秦史) 전공자인 저자가 SNS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게 된 것에는 나름의 고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 고대사라는 넓고 깊은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변방에서나마 아카데미즘을 고수해왔다. 지금까지 감히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학술지들에 5편의 논문을, 한글로도 심혈을 기울인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걸 몇 명이나 읽어주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 (중략) 그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에는 게을렀던 나를 비롯한 그 분야 종사자들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내가 국내에 발표한 논문의 독자가 10명 이내라면, 적어도 이 공간에 쓰는 글은 그보다 열 배 이상은 되는 것 같으니, 여기서 작은 희망을 발견한다. (6쪽)




대학원생들, 특히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석사 학위 논문은 세상에서 단 두 사람만 읽는다. 바로 지도교수와 저자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나눈다고도 합니다. 사실 학계 밖의 평범한 사람들이 전문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성과를 접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기에는 제법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술지에 발표된 역사학 분야의 연구논문 한 편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논문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제에 대해 지금까지 축적된 연구성과를 통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논문들의 경우 대체로 논문의 전반부에 해당 주제에 대한 연구사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하고 논지를 진행합니다만, 전공자가 아닌 이상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이외에도 주제 자체의 난해한 이라던가, 자료에 접근하기 위한 도구적 지식(예를 들어 외국어 독해 능력 같은)이 필요하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장벽이 아카데믹한 역사학 연구 성과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어렵게 합니다. 이런 어려움은 학문적 성과를 대중과 나누고픈 연구자들에게 고민거리가 되었을 법 합니다. 저자는 "학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6쪽)" 여전히 고민하는 가운데에도, 본인의 학문 여정과 연구 성과, 중국 고대사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사 연구의 다양한 문제 등을 풀어냈습니다. 비록 저자 자신이 "대중서에 가까운 이 책이 내 첫 번째 저서라는 점은 연구자로서 무척 부끄러운 일(13쪽)"이라 함에도 불구하고, 독자로서는 이런 시도 자체로도 매우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 저자는 4~6세기에 조성된 일본의 대형 고분과 구제강(고힐강)의 '의고주의' 학풍에 대해 소개하며 민족주의적 고대사 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고대 중국 문명을 서양 사람들이 그리스-로마 문명을 바라보는 것처럼 "동아시아 문명의 요람으로 함께 공유하고 즐기며, 연구 대상으로 삼을(54쪽) "것을 제안합니다. 2부에서는 저자가 한 사람의 역사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미국 유학생활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풀어내며, 3부에서는 저자 자신을 비롯한 한국의 선진사 연구에 대해 대중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부에서는 중국 고대사 전문가로서 저자가 바라보는 한국사 연구와 그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4부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최근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임명에 대한 저자의 우려를 담은 SNS 게시물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었던 내용들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번 도종환 문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하여 학계 구성원 가운데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분이 바로 저자인 심재훈 선생님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저자가 SNS를 통해 대중과 폭넓은 소통을 계속해왔던 것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그에 더하여 저자가 우리 학계와 대중의 민족주의적 고대사 인식에 대하여 크게 우려하고 있었던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그러한 민족주의적 고대사 인식에 대한 우려를 여러 번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동아시아 문명의 요람'인 고대 중국 문명을 연구한 저자의 눈에는 여전히 20세기 민족주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한국 학계와 대중의 역사 인식이 매우 염려스러웠으리라 생각됩니다.

저자는 이 책의 곳곳에서 그러한 민족주의적 고대사 인식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습니다. '역사 왜소 콤플렉스'에 시달려 온 우리 국민들이 '확대된 고조선사'를 통해 위안을 느끼는 현실을 지적하고, 고조선사 연구를"기둥 몇 개만 가지고 큰 집을 지어야 하는 지난한 작업(222쪽)"에 비유하며 "논문 몇 편을 쓰면 더 이상 연구할 게 없는 작은 주제(224쪽)"라고 단언합니다. 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지켜보며 저자는 현행 교과서들의 문제를 "좌우 이념 문제가 아닌 지나친 민족주의적 서술(252쪽)"에서 찾고 있으며, 역사 교육에 있어서 한국사의 과잉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요사이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은 한국 역사학계를 무슨 '식민사학 추종자 카르텔' 정도로 보는 모양입니다만, 20세기 전반에 걸쳐 학계의 한국사 연구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제는 학계 내에서도 이에 대한 자성의 움직임이 하나의 흐름을 이루어 가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대단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통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이미 여러 매체와 저술을 통해 지적되어 오던 민족주의적 역사인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출토 유물과 유적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고대 중국 문명의 압도적 실체,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한성백제의 수도로 짐작되는 '풍납토성'과 유사한 축조 방식으로 조성되었지만 그보다 1800년 정도나 앞서고 규모에서도 두 배에 달하는 '정주산성'의 존재, 백제 사비성에서 출토된 구구단 목간보다 더 정교한 곱셈표가 이미 그보다 2300여 년 전 전국시대의 중국에서 사용되었다는 사실 등은 저에게 막연하고 어렴풋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전근대 중국 문명의 저력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저자의 언급처럼 오늘날 한국인들이 한국과 미국이 도저히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19세기 이전까지 중국이 한국에 그와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20세기 이래 유례없는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는 중국 고고학의 성과와, 갑골문, 금문, 죽간 등의 출토 문헌을 바탕으로 한 상주사 연구 등 지금까지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고대 중국 문명에 대한 정보들도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가 바로 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러한 고대 중국 문명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이제 우리들의 시야를 더 넓혀 서양 사람들이 그리스나 로마 문명을 큰 거부감 없이 공통의 유산으로 여기는 것처럼, 현재 고고학 자료를 통해 드러나는 찬란한 중국 문명을, 100여 년 전까지 우리 조상들이 따르고자 한 중화라는 보편 문명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동아시아 문명의 요람으로 함께 공유하고 즐기며, 연구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을까? 이러한 기대가 아직도 사대주의적 사고로만 치부될 것인가? (54쪽)




저자는 "동아시아 세계의 토대를 제공한 중국 고대 문명이 중국만의 것일 필요는 없다(12쪽)"며, 고대 중국 문명을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문명 전체의 요람으로 바라보는 역사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그에 바탕을 둔 동아시아에서의 패권 추구로부터 비롯한 위협이 엄존하는 오늘날 한국의 현실에서, 저자의 이와 같은 제안이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유사 이래 가장 강고한 민족주의로 무장한 중국을 상대로 한국의 민족주의적 맞대응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는가(53쪽)"라는 물음에는 분명 고민해 보아야 할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민족주의적 고대사 인식이나 고대 중국 문명을 바라보는 시각뿐만 아니라, 오늘날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로 소일하는 어떤 누구에게 추천해도 아깝지 않은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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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채드 2017-06-21
여러모로 유익한 내용이 많지만, 무엇보다 ‘공부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을 만큼 공부의 재미에 푹 빠져살던 때를 생각나게 해서 좋았다. 공부는 계속하겠지만 그때처럼, 짝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설레고 안달할 일은 이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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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각과 인식을 넓혀주는 대중역사서
windwave21 2016-10-24
저자는 시카고대에서 서주시대 관련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단국대 교수로 재직중임.
이 책을 보면서 역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과 기존 갖고 있던 인식이 깨졌다는 것이 개인적으론 상당히 의의가 있었다.
제4부를 읽으면서 우리 스스로가 너무 좁은 시야로 한국사를 보는 것이 아닌지 반성하기도 했고 한반도 나아가서 동아시아 전체를 우리 역사 속의 하나로 볼 필요가 있고 그러기위해선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음.
제3부는 마왕퇴백서나 곽점죽간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초나라죽간인 칭화간에 대해 설명을 한 것으로 출토문헌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줌
제2부는 미국식 공부법 혹은 학문법이라고 보면 될 것으로 왜 중고등학교까진 우리나라 학생들이 우수한데 대학생 이후론 미국 학생에게 뒤처지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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